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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야> <내 남자친구 이야기>로 소녀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야자와 아이의 신작들이 속간되고 있다. 나나라는 이름을 가진 두 여자가 사랑과 진로에 큰 곡절을 겪으며 도쿄로 향해가는 이야기 <나나>에 이어, <내 남자친구 이야기>의 후속편인 <파라다이스 키스>가 발간되어 나왔다. 현재 일본의 잡지 <지퍼>(Zipper)에 연재되고 있는 <파라다이스 키스>는 <내 남자친구 이야기>를 새롭게 이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전편의 패션디자이너 지망생 세계에서 이제 좀더 본격적인 패션모델과 디자이너의 세계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림에서도 <내 남자친구 이야기>의 소녀 취향에서 벗어나 좀더 성숙해 보이며 스타일 감각 넘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야자와 아이는 <천사가 아니야>에 출연했던 인물을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 카메오로 출연시켜 왔는데, <파라다이스 키
<파라다이스 키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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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우디 앨런의 도시. 그러나 그의 것만은 아니다. 그곳은 수많은 영화인과 시인, 화가, 가수, 디자이너들의 꿈이 뒤얽혀 있는 곳이다. 20세기의 뉴욕은 그야말로 세계 문화의 수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가 즐겨 보는 동아시아의 만화에서조차 뉴욕이라는 도시가 빈번히 출몰하는 것은 이상스럽다. 왜 그처럼 많은 만화가들이 자신의 도시를 놔두고 저 이국의 도시를 그리려고 노력했을까? 뉴욕은 이미 실제의 모습을 넘어서 온갖 상상이 얽혀져 자라난 <배트맨>의 ‘고담’시와 같이 되어버린 것이다. 동아시아의 영화감독들은 단지 꿈밖에 꾸지 못하는 ‘뉴욕이야기’를 만화가들은 초저예산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80년대 이후 일본 여성만화에서는 유럽의 공주이야기를 대체할 새로운 환상이 필요했다. 좀더 감각적이고 풍요로운 세대에 맞춰 현대적인 스타일을 담아내고, 그러면서도 온갖 빛깔의 무지개로 채색된 환상을 그려낼 수 있는 공간. 아름다운 뮤지컬과 다채로운 이민족의
상상을 먹고 자란 고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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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evolence 1996년, 감독 벨르 에버리 출연 마이클 맥그래디 장르 스릴러 (CIC)
우발적인 살인으로 시작된 한 남자의 치열한 일생을 그린 범죄 스릴러. 열살의 평범한 소년 빌리는 어느 날, 강간당하는 누나를 구하기 위해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결국 감옥에 수감된다. 그러나 감옥에서도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간수에게 폭력을 행사해 점차 형기가 늘어나, 40살이 되어서야 출감하게 된다. 불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우연히 만난 여인에게 사기를 당해 그녀의 죄까지 뒤집어쓰고 재수감된다. 간신히 탈옥을 하지만, 결국 그는 흑인 지도자 암살누명까지 쓰게 된다. 그런데 그의 불운에는 흑인의 정치참여를 방해하려는 FBI의 음모가 숨어 있다.
크라임 서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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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ole 1998년, 감독 차이밍량 출연 이강생 장르 드라마 (새롬)
<애정만세> <하류> 등을 만들어온 대만감독 차이밍량의 98년작. 21세기를 며칠 앞둔 미래의 대만. 연일 내리는 빗줄기와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도시 전체가 오염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이러스를 피해 대피하였는데, 한 아파트의 위 아래층에 살고 있는 남자와 여자는 집을 떠나지 않고 있다. 어느 날 위층에 살고 있는 남자의 아파트 바닥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으로 여자의 집이 들여다보이게 된다. 이 구멍을 통해 남자와 여자는 조금씩 삶의 교감을 나누기 시작한다. 미래와 과거의 정서가 독특하게 혼재된 SF이자 뮤지컬영화이다. 이강생과 양귀매가 출연한다.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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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수없이 많은 사전들이 포진되어 있다. 물론 영화사전도 있다. 대부분 기존 영화용어사전의 정리판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모비딕에서는 조금 다른 느낌의 인터넷영화사전을 만날 수 있다. 아직 사전이라기에는 너무 적은 정보를 갖고 있지만, 단락단락 나뉜 문단 구성과 곳곳에 배치된 사진은 화면상으로 봐야 하는 인터넷사전의 단점인 가독률 저하를 보안해주고 있으며, 한글과 영어 어느 쪽으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이 사이트에는 인터넷영화사전 MovDic 외에 이주의 영화를 선정하여 간단한 시놉시스와 감상평을 실은 Choice 코너도 있는데 주관적인 만큼 더 재밌다. 지금은 구조주의, 젠더, 반달리즘, 퀴어시네마, 패티시즘, 트라우마 등 30여종의 용어만이 올라와 있지만, 기존 인터넷사전과는 다른 개념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방문해 볼 만한 사이트.
http://my.dreamwiz.com/nanukii
인터넷영화사전 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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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밖 전쟁, 일상 속 상처1999년, 감독 밥 클라크 출연 할리 조엘 오스먼트 장르 드라마 (브에나비스타)세계대전의 전운이 전세계를 뒤덮은 1942년. 직접적인 전쟁의 화마를 피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주변마을은 비교적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라디오에서 일본 전함이 미국 서부해안에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애국심에 충만한 마을 주민들은 적국의 낙오병을 잡기 위한 일대 소란에 빠진다. 실재했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 <아일 리멤버 에이프릴>은 치열한 전장이 아닌 그 외곽에서 벌어지는 전쟁영화이며, 총알과 폭격 대신 사람들의 일상심리까지 작용하는 공포와 적대, 편견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전쟁과 상처를 묘사하는 영화이다.조용했던 마을에 일본 군함에서 낙오된 적국 병사가 숨어들어오고 그를 잡기 위한 FBI와 마을 주민들의 불타는 애국심과 증오심은 극에 달한다. 그런데 적국의 병사를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10살가량의 4인방 소년들
<아일 리멤버 에이프릴>(I’ll Remember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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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천재가 살기에 적당한 시대가 아니다. 뭐든 자급자족해야 했던 시절과는 달리 현대는 ‘만능 재주꾼’(handyman)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분업 시스템은 꼭 공장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학문이나 예술도 철저히 분업화하고 단편화해 있다. 모르긴 몰라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다시 태어난다면 명문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억대 연봉을 주는 직장에 취직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모든 장르는 자기만의 문법을 가지고 있고, 이 문법을 익히는 데만 평생을 바쳐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살아남은 재주꾼들이 있다. 클라이브 바커는 그중 한명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호러영화 감독이나 제작자로만 알려져 있다. 사디즘과 공포가 엮어내는 에로티즘의 세계를 그린 영화 <헬레이저>를 비롯해 많은 영화를 감독하고 제작했으며 극본도 썼다. 하지만 그는 소설가로도 유명하다. 대표작인 <피의 책> 시리즈는 장르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취를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스티븐 킹으로부터 ‘호
다빈치, 게임에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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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졸리니의 영화만큼 사람을 당혹시키는 영화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취향이 맞지 않지만, 영화 마니아들이 거쳐가야 할 관문 중 하나로 파졸리니의 영화들이 버티고 서 있기에 그의 작품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마태복음>처럼 ‘엽기적인 것’하고는 거리가 아주 먼 작품도 있지만, 우리의 뇌리에 파졸리니라는 감독을 각인시킨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살로, 소돔의 120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변태 성행위, 배설물 섭취, 참혹한 고문 등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을 당혹하게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역겹게까지 만들기 때문이다. 굳이 저런 영화를 찍어야 했을까? 혹은 굳이 저런 영화를 봐야만 하는 걸까? 하는 아주 근원적인 질문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 속에 맴돌 정도니 말이다.물론 여기서 파졸리니의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이 내포하고 있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반사회적인 메시지를 논의하고자 함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독창적이며 동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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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ert Fox, The story Of Rommel 1951년, 감독 헨리 헤서웨이 출연 제임스 메이슨 EBS 4월15일(일) 오후 2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영웅이자 최고사령관을 지낸 롬멜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롬멜과 동료들은 히틀러의 통치로 인해 독일이 패망의 길로 치닫고 있음을 점차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라를 구하는 길은 오직 히틀러를 제거하는 것임을 알기에 이른다. 롬멜은 히틀러 암살계획을 세우지만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반역자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작업이 뒤따른다. 롬멜은 독일군 수뇌부로부터 반역자로 낙인찍히는 몸이 되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다. 전형적인 전쟁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적인 효과를 도입한 점이 이채롭다.
TV영화 - 사막의 여우 롬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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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ect Murder 1999년, 감독 앤드루 데이비스 출연 마이클 더글러스 SBS 4월13일(금) 밤 10시55분
히치콕 감독의 <다이얼 M을 돌려라>를 리메이크한 작품. 스티븐과 에밀리 부부는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전형적인 뉴욕 상류층 부부다. 스티븐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는 자신을 액세서리 취급하는 남편과의 생활에 싫증이 난 상태다. 에밀리의 심중을 알게 된 스티븐은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꾸민다. 그는 아내를 살해했다고 믿지만 뜻밖에도 그녀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상황은 복잡하게 얽힌다. 마이클 더글러스, 기네스 팰트로 등이 출연한다. 원작에 대한 리메이크 사실보다 뉴욕 상류층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TV영화 - 퍼펙트 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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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go 1996년, 감독 조엘 코언 출연 프랜시스 맥도먼드, 스티브 부세미 MBC 4월14일(토) 밤 11시10분 <분노의 저격자>와 <밀러스 크로싱>을 만든 코언 형제의 1996년작. 세일즈맨 제리는 아내를 유괴해 장인으로부터 몸값을 뜯어내려고 한다. 그는 칼과 게어를 만나 아내를 납치해 줄 것을 종용한다. 납치엔 성공하지만 사건은 엉뚱하게 꼬이고 살인극이 이어진다. 경찰은 사건의 배후에 제리가 있음을 알게 되지만 이 와중에 칼과 게어는 서로에게 총을 들이대는 형국이 된다. 전형적인 스릴러영화를 코언 형제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비튼 작품. 같은 해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촌스런 시골 경관으로 분한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가 볼 만하다.
TV영화 - 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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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서 ‘정보’란 정말 중요하단 걸 많은 이들이 실감할 것이다. 비디오대여점을 보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갖은 ‘정보’와 새로 출시될 ‘정보’는 대여점주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아주 중요하다. 더욱이 ‘정보’는 신뢰할 수 있을 때에 그 기능을 다 한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비디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서의 ‘영화마을’은 그 무엇보다 이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예전에 이른바 ‘특선영화’ 목록이란 것을 만들었을 때, 청계천 중고시장에서의 위력은 대단하여 그 목록에 있는 영화들은 몇 만원을 호가할 정도였다. 또한 매달 출시되는 비디오를 분석하여 대여점에서 구입해야 할 ‘매출액 대비 구매 리스트’를 만들 당시, 정작 제작사들에서 그 리스트를 보고 해당영화의 출시량을 결정하고 판매량을 가늠할 정도였다. 게다가 영업사원들이 그 리스트를 들고 다니면서 영업을 할 정도였다. 신뢰할 만한 ‘정보’는 이렇듯 때론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정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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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perado 1995년,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스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KBS24월14일(토) 밤 10시40분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엘 마리아치>로 성공한 뒤 할리우드 스타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기용해 만든 영화. 마리아치는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다. 기타 케이스를 들고 부초 일당을 찾아낸 마리아치는 총격전을 벌인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그가 숨어든 곳은 근처의 서점. 여주인 카롤리나는 영문도 모른 채 마리아치의 생명을 구해준 뒤 사랑에 빠진다. 마리아치가 서점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부초 일당은 서점을 습격하기에 이른다. 대규모 폭발장면이나 총격전은 화려하지만 전편만한 연출자의 눈부신 재기를 찾기는 힘들다.
TV영화 - 데스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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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 1996년, 감독 피터 힉스 출연 제프리 러시OCN 4월15일(일) 오후 6시“처음부터 내겐 없었지. 높이 오를 수 있는 날개. 진실이란 언제나 그렇듯 깊은 상처를 비웃을 뿐.” 어느 노래가사처럼 <샤인>은 날개를 잃은 한 음악인에 관한 영화다. 어린애처럼 투정을 부리고 예기치 못한 돌발행동을 일삼는 그이지만, 일단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손가락이 저절로 건반 위를 달리면서 멜로디를 만들고 리듬을 만든다. 혹자는 그를 사기꾼이라고 부르고 혹자는 천재라고 칭하기도 했다. 영화 <샤인>은 데이비드 헬프갓이라는 한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삶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데이빗은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인물이다. 그는 혈연에 집착하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유학길을 떠난다. 데이빗은 학교에서 점차 뛰어난 피아노 솜씨를 인정받지만 그에 비례해 가족에 대한 부담감도 점차 커간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습하던 데이빗은 연
케이블 영화 <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