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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수복과 동시에 진해에서 주워 만든 기계를 전부 뜯어다 서울 공보처 영화과에 이양을 해줬어요. 그때 공보처 영화과에 아리후렉스가 두대가 들어와 있었고. 거기서 <북위 사십 일도>니 이런 것을 녹음을 했고. 그 당시에 공보처는 녹음 시설이 너무나 참(이경순은 당시 제대로 방음 장치된 녹음실을 구할 수 없어 자정 이후에 방송사 녹음실을 사용했다고 증언한다. 이경순, <소리의 창조>- 필자).그래서 일본 세기정밀녹음기계 16㎜와 35㎜를 도입했어요. 그것을 조립을 해갖고 말이죠, 그거로 또 <대한뉴우스>와 <국방뉴우스>를 녹음해 줬어요. 그 기계로 극영화 녹음을 한 것이 <코리아>(신상옥 감독, 1954). 그러고선 16미리 기계로선 이강천씨 첫 작품 <아리랑>을 녹음해줬고. 이게 미군하고 같이 연구해서 한 거고. 그 담에 세기 기계로 <출격명령>(홍성기 감독, 1954), <고향의 노래>(윤봉
“독일서 사온 동시녹음 기계, 마루에서 썩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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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카메라를 잡으면 카메라가 움직인다.” 이는 촬영감독 마이클 발하우스의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사랑의 행로>에서 상앗빛 피부가 드러나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그랜드 피아노 위에서 부르던 미셸 파이퍼의 <Makin’ Whoopee>의 선율은 감정의 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카메라의 조심스러운 움직임과 어우러져 영화팬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돌아가는 카메라에 몸을 실은 미셸 파이퍼는 이후 할리우드 1급 여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물론 촬영기법 하나로 그를 설명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단순한 잡기 이상의 자신만의 눈, 자기만의 ‘문체’를 알아나간다는 촬영감독 마이클 발하우스. 60을 훌쩍 넘긴 그를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독일 아이헬스도르프에서 태어나 베를린의 무대사진사로 일하던 20살 청년 미하엘 발하우스를 영화라는 매체에 푹 빠지게 한 건 <롤라 몬테스>(1955)라는 한편의 영화였다. 감독 막스 오퓔스가 친
뉴저먼 시네마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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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태평양도 친구 아이가! 지난 10월16일부터 20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46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친구>의 유오성과 장동건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수상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그 어떤 영화보다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종상이 외면했던 <친구>의 배우들에겐 이번 수상은 늦었지만 반가운 선물. 또한 올해 아태영화제에서는 <무사>의 김현이 편집상을, 심사위원 특별상인 신인감독상은 <스물넷>의 임종재 감독이 수상했다.
수상대에 오른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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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제2회 한국영화문화상을 수상한다. 한국영화문화정책연구소가 지난 2000년, 설립 5주년을 맞이하여 제정한 한국영화문화상은 건전한 한국영화문화와 그 정체성을 대내외적으로 선양한 영화인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올해 두돌을 맞았다. 지난해 태흥영화사의 이태원 사장이 <춘향뎐>으로 첫 번째 수혜자가 되었고, 올해의 트로피는 서정적이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어법으로 사랑을 노래한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1월2일 오후 5시30분 한국영상자료원 로비에서 열린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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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두나를 막을 수 없다? 튜브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는 블록버스터 <튜브>에 배두나가 캐스팅되었다.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테러범과 한 형사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초스피드하게 전개해갈 <튜브>는 이미 김석훈을 주인공 장 형사 역에 포진시킨 채 다음 탑승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두나가 연기할 인경은 지하철의 소매치기이지만 장 형사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당찬 아가씨. 수사중에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아픔을 지닌 장 형사는 테러범 강기택에 맞서 싸우게 되고 인경은 그런 장 형사의 주변을 맴돌다 우연찮게 인질극에 휘말리지만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인경의 캐릭터는 테러범 강기택을 향해서는 독하게 악다구니를 내뱉다가도 사랑하는 장 형사의 외로운 어깨 앞에서는 눈빛을 사그라트리고 마는 여성적인 면을 동시에 품고 있다. 노란색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쓰고 돌진하던 <플란다스의 개>에서의 가능성을 배반하지 않고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배두나, 블록버스터 <튜브>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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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와 모나리자? 유달리 호탕스런 웃음이 인상적인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혹성탈출>의 마크 로젠탈과 TV시리즈 <레밍턴 스틸>의 래리 코너가 각본을 쓴 새 영화 <모나리자의 미소>에서 주연을 맡았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감독도, 다른 캐스팅 결과도, 크랭크인 날짜도, 그리고 구체적인 줄거리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영화. 다만 줄리아 로버츠가 교사직을 얻어내는 버클리 졸업생을 연기한다는 것만 발표돼 있다. 줄리아 로버츠는 우선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앤디 가르시아와 공연한 <오션스 일레븐>으로 스크린을 찾는다. <오션스 일레븐>은 내년 설 국내개봉한다.
크게 웃는 모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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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탓이라고? 로버트 앨트먼이 미국 테러사건에 할리우드가 ‘영감을 주었다’라고 말해 화제다. 그에 의하면, 폭력적인 블록버스터들이 ‘테러의 방식’을 교습했다고. “영화가 패턴을 만들고 테러리스트들이 그것을 카피했다”라고,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영화에 대량 살상장면이 더이상 나와선 안 되며, 폭력 대신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도 이번 일이 유머와 드라마적 가치를 되살릴 기회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감정을 다루고, 또 사람이 사람에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그런 것 말이다.”
테러범은 바로…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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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라이즈 디스>의 속편 <애널라이즈 댓>에 로버트 드 니로가 다시 나온다. 이번에도 그는 마피아 보스를 연기할 예정. 이 영화의 출연료로, 드 니로는 이제까지의 출연료 중 최고액인 1400만달러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연작들의 속편이 속속들이 기획되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드 니로는 <애널라이즈 댓> 이외에도 최근작 <미트 페어런츠>의 속편 <미트 폭커스>에 출연계약을 맺어놓은 상태다. <애널라이즈 디스>에서 오금 저려 하며 드 니로의 불안한 정서상태를 어루만져줬던 빌리 크리스털이 <애널라이즈 댓>에서 다시 그의 정신과 의사 역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
“속편으로 최고액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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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 오브 뉴욕>에서 호흡을 맞춘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신작 <알렉산더>로 한번 더 의기투합한다. <알렉산더>는 알렉산더 대제의 인생을 그리는 전기영화로, 그의 마케도니아 왕 대관식과 그뒤 찾아온 과대망상증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유주얼 서스펙트>로 오스카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매커리와 <쥬라기 공원3>의 작가 페터 부흐만이 썼다. 한편 <갱스 오브 뉴욕>의 미국 내 개봉은 애초 예정보다 늦어져 마틴 스코시즈와 제작사 미라맥스는 2003년 오스카 수상을 내다보게 됐다.
스코시즈·디카프리오, 신작 <알렉산더>로 한번 더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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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감독들이 서울 당산동 한 허름한 건물 지하로 모여들었다. 밴드 ‘빨간 구두’의 지하연습실. 영화계를 떠나 돌연 음악계로 투신하는 걸까? 아니다. 김동원, 황규덕, 민동현, 강만진, 이규만 감독과 김일안 음악감독이 가칭 ‘깜장 고무신’이라는 이름을 내건 6인조 ‘밴드’로 묶인 건, 12월1일 한국독립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할 공연 때문.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이효인 영화평론가의 긴급제안으로 결성됐다.‘파적’의 음악담당 김일안씨가 퍼스트 기타 겸 밴드지도, 중앙대 록 밴드 ‘블루 드래곤’ 출신의 강만진 감독(<고리>)이 드럼, 왕년에 ‘고고장’ 명동 에버그린에서 오르간을 연주했던 황규덕 감독이 신시사이저, 고교 때 밴드를 했던 김동원 감독이 세컨드 기타 겸 보컬보조, “악기 실어주러 왔다가 덜미를 잡힌” 민동현 감독이 베이스, 그리고 “독립영화계를 통틀어 노래방 오디션 결과 최고로 판명된” 이규만 감독(<절망>)이 보컬. 인디밴드들과 절친한 사이이며 한때 밴드
독립영화 축제에서 말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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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서화(書畵)계의 드림팀’이라 부를 만하다. 일랑 이종상 서울대 박물관장을 비롯해 박대성, 김선두 화백까지 불러모았으니. 혹여 ‘진품명품’을 감별하기 위함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 조선시대 전설적인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취화선>에 담느라 애쓰고 있는 임권택 감독을 돕기 위해서다. 서예가 하석 박원규(55) 또한 ‘드림팀’의 일원이다. 그의 몫은 각종 현판, 주련 등에 쓰일 약 250여점의 글씨. “내가 다 쓰는 건 아니고. 제자들이 도와주니까 가능해요. 한점 고르려면 몇 백장을 써야 하는데,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하석과 임권택 감독과의 만남은 <춘향뎐> 때로 거슬러올라간다. 한 방송사의 명인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를 보고서 임 감독이 프로포즈를 던졌고, “뜻이 있으면 힘껏 도와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대로 하석은 무료 봉사를 선뜻 자원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어진 인연. 이로 말미암아 지금 그는 ‘취화선’ 타이틀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
질펀하고 시원하게, 붓끝에 장승업의 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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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용 <고양이를 부탁해>의 디자인이 영화는 참 이상한 영화다. 가뜩이나 경계가 불분명한 나의 일에 ‘장소 섭외’까지 천연덕스럽게 끼워놓았다. 그런데도 난 별 군말이 없다. 이것 저것 쌓이고 쌓여 끝이 보이지 않는 일도 언젠가는 끝이 날 걸 알고 있어설까? ‘디자이너’라고 명함에 박힌 고상한 이름씨 뒤엔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일이 있다. 특히 잔손이 가야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그 대표적인 일이 자막처리다. 외국으로 나가는 작품들은 특히 자막에 공을 들인다. 외국인들이 우리말 자막을 읽을 리 없다. 그렇지만 손님에게 대접하는 심정으로 한자 한자 예쁘게(?) 새겨 넣는다. 그렇게 갈고 닦은 실력을 <고양이…>에 다 쏟아부었다. 처음에 감독은, “아이들이 주고받는 휴대폰 문자를 화면에 띄우는 게 어때?” 하고 운만 띄웠다. 실력을 발휘할 때라 생각했다. 사용되는 이모티콘(emoticon)과 최대한 비슷한 모양을 만들기 위해 몇번을 다시 쓰고 지웠다. 문자가 들어
영화보다 먼저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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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감독의 신작 <라이방>을 제작한 신화필름의 사무실은 방배동 카페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한때 번창했으나 한물간 느낌이 역력한 그 동네에서 조금 구석진 곳에 ‘귀족’이라는 고풍스런 이름의 카페가 있는 빌딩 3층, 궁색해보이는 사무실 문은 열려 있고 장현수 감독이 반가운 얼굴로 맞는다. 영화사가 분명한데 변변한 포스터 한장 걸려 있지 않은 사무실 풍경은 <라이방>에 나오는 택시회사 사무실을 연상시킨다. 옆에 서 있는데 누군지 몰랐다가 감독의 소개로 인사를 나눈 <라이방>의 주연배우, 조준형씨와 최학락씨의 외모도 영화배우에게 있음직한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두 사람은 <라이방>의 택시기사 준형과 학락, 그대로의 모습으로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인다. 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요즘 영화사 풍경과 너무 다른 묘한 장면이 영화 <라이방>이 전해준 푸근함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장현수 감독의 이번 영화는 올해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
“정말 맘대로 찍어보고 싶었다” <라이방> 감독 장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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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감독의 새 영화 <라이방>(11월3일 개봉)의 절정 부분은 두고 두고 곱씹게 만드는 감칠 맛이 있다. 친구사이인 세 택시 운전사가 저마다 돈많은 점쟁이 할머니 집을 털기로 하지만 막판에 셋 가운데 가장 소심한 해곤(김해곤)은 불참을 선언한다. 거사 당일 밤, 나머지 둘이 땀 투성이가 돼 겨우 문을 따고 할머니 집에 들어간다. 그때 해곤은 술에 잔뜩 취한 채 그 집을 찾아와 친구들의 이름을 고래고래 부른다. 넘어지고 벽에 부닥치고 난리를 떤다. 들킬까봐 어쩔줄 몰라하는 두 친구를 붙잡고 해곤은 말한다.“야, 니들 정말 보고 싶었다. 나 반갑지?”평생 철 들지 않을 것 같은 인간. 정 많고, 우스개 소리도 잘 하지만 도무지 고독할 줄 모르고 모진 판단을 못 내리는 이 인간은 친구들의 삶까지 다 소극으로 만들어 버린다. 주변에 있을 법한, 잘 연출된 이 캐릭터가 김해곤(37)씨의 연기로 더욱 뚜렷한 생명력을 얻어 소극 <라이방>의 리얼리티를 더욱 강화한다.“장
<라이방> 주연 시나리오작가 출신 김해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