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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서비스(대표 김정상)가 태흥영화사(대표 이태원)에서 제작하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의 투자와 배급을 맡게 됐다. 시네마서비스는 이 영화의 총제작비 60억원 가운데 50%인 3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 봄 배급하게 된다.
오원 장승업의 생애를 그리는 최민식 주연의 <취화선>은 서울종합촬영소에 차린 22억원짜리 오픈세트와 가을 정취가 나는 로케이션 현장을 오가며 절반 정도 촬영을 끝낸 상태다.
<취화선> 시네마서비스서 투자·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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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선정하는 `엔터테인먼트산업 파워 100인` 명단에서 `올해의 1위`를 차지한 인물은 유니버설의 쌍두마차 론 메이어와 스테이시 스나이더.<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그들이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제작한 영화 가운데 북미흥행 1억달러를 넘긴 10편을 증거물로 들이밀었다. 특히 올해 거둔 성적은 눈부신데 <미이라2> <쥬라기공원3> <분노의 질주> <아메리칸 파이2> 등 4편이 대히트를 기록했다.그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미이라>와 <미이라2>를 연출한 스티븐 소머즈는 “많은 스튜디오들이 대중의 입맛을 맞추겠다고 우왕좌왕하는 데 비해 그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다”고 말한다. 스나이더가 영화화할 시나리오를 결정하면 메이어가 그걸 포장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공조체
유니버설,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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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생각해봐도 유치하지만, 예전에 ‘언젠가 한번 꼭 해봐야지’라고 다짐했던 일 하나는 눈이 부시도록 화사한 남국의 해안 백사장에 놓인 긴 의자에 누워 한가로이 책을 읽는 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떨어져나와,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호젓하게 즐기는 것. 새소리가 들리는 산사나 제주도의 푸른 밤이 아니라는 건 분명 할리우드영화 어딘가에서 영향을 받은 이식된 이미지겠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꽤 간절하게 그리워했던 꿈이었다. 후일 직접 경험하고 나서, 별다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어딘가의 풍경으로만 존재하고 싶은 욕망은 단지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다.수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기를 원하고, 전혀 낯선 곳에 머무르기를 원한다. 낙원이 아니라, 단지 도피처로 전락하기 일쑤지만. 대니 보일의 <비치>는 그런 여행자들의 백일몽을 그린 영화였다. 그곳에 나오는 게스트 하우스의 풍경을 만난 곳은 <툼레이더>의 현장이었던 캄보디아에서
이탈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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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좋아요?”
“왜 영화가 좋아요?”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뭐예요?”
“특별히 좋아하는 감독은 누구예요?”
다른 사람들의 궁금증이 이쯤 되면 난 내가 영화와 관련된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하여 후회하게 되고는 한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감독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그들에게 설명하고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것은 최소한 다른 직업을 가진 그 누군가들은 자신이 선택한 일들에 대해서 그렇게 집요하게 “좋아하는 것”에 대한 취조를 당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나의 넋두리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 이건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2001년 10월17일 새벽.
내가 좋아하는 숫자는 23, 좋아하는 색은 블랙 & 화이트, 좋아하는 맥주는 하이네켄 병맥주. 다시 가만히 기억을 되씹으며 생각해낸 내가 좋아하는 것들…. 비틀스의 음악,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 이병우의 기타소리, 서태지
삶에 희망걸기, <하나 그리고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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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보통 그 시간까지 집에 없니?’‘그렇진 않지만….나도 내가 언제 집에 있는지 잘 몰라.’-강경옥, <현재진행형>-내가 가진 것은 생활이 아니라 인생뿐인데도, 이 일상이 미치게 한다. 제보에 따르면 써클k 앞의 그 공중전화박스는 국내에 수입된 역사가 없다고 한다- 더구나 요즘은 휴대폰 전성시대라 공중전화부터 찾기가 별따기다. 초승달이 된 달님은 아무 대답이 없다. 누워 있느라 찾지도 못했지만, 졸타 기계인 척하고 있는 것은 사주팔자 기계라든가 마귀할멈 기계밖에 없고 모두 착실히 플러그가 꽂혀 있었다. 한국에서 뭐 되는 게 있더냐는 말을 들었으나- 그래도 고국인데, 나라 탓은 말아야지. 어쨌거나 그 사이에 이미 바닥에 얼마간밖에 남지 않았던 희망의 눈금도 증발해간다. 목걸이, 목걸이를 찾자.하우프트만 왕국의 그 목걸이 말이다.<마네킨2>, 생각해보니 그 목걸이는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금발 처녀에게나 어울리는 목걸이로구나. 내 목에 걸어서 마네킹이 되었다간 돼지목
청춘, 천년 뒤에 해동시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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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고양이에 대한 전통적인 편견(차갑고 배은망덕한 동물이라는) 때문이라기보다 ‘동물을 애완하는 일’에 대한 내 혐오 때문이다. 이를테면, 수캐의 ‘불필요한’ 성기를 거세하고선 ‘가족처럼’ 사랑해주는 식의 빌어먹을 ‘애완’ 말이다. 가족나들이의 최적지라는 동물원이라는 곳도 동물 처지에선 참으로 끔찍한 것이고, 하여튼 동물을 사랑한다면 그들을 ‘애완’할 게 아니라 그들의 방식대로 살게 둘 일이다(동물을 사랑하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의 재앙이며, 인간이 없다면 지구의 문제도 없다).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오늘 두 고양이에 호감을 갖게 된다. 웹에 사는 고양이 ‘스노우캣’과 스크린 속의 고양이 <고양이를 부탁해>다. 지난해 초 스노우캣 웹사이트(www.snowcat.co.kr)에 들어가자 이내 나는 손 그림과 디지털 그림이 묘하게 조화된, 그 흑과 백의 세계에 매료되었다. 세상의 속도나 리듬과 무관하게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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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KBS, MBC 등 두 방송사가 전세계 60개국 203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부산국제영화제 특집 프로그램을 정규편성키로 했다.KBS는 위성 2TV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되는 오는 11월 9일부터 17일까지하루 평균 약 10시간씩 9일간 88시간에 걸쳐 'TV로 보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기획,편성한다.개.폐막식은 물론 부산 현지에서 취재한 각종 생방송 프로그램과 역대 주요 출품작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위성 2TV는 지난 99년 개막식을 중계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대대적인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는 처음이다.이번 특집을 통해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영화는 모두 21편이다.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던「화양연화」를 비롯해 제1회 개막작「비밀과 거짓말」, 올해 출품작「ABC아프리카」, 제4회 개막작「박하사탕」등이 전파를 탈 예정이며, '신상옥 감독 특별전', '태국영화 특별전', '핸드 프
부산영화제 안방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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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소재의 영화도 흥행에 자신 있습니다.”한국영화의 일본 최초 견본시인 `코리안·시네마 위크' 행사를 앞두고 30일 일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 가운데 가장 젊은 김상진 감독은 일본기자의 물음에 거침없이 답변했다.<신라의 달밤>을 연출한 김 감독은 한 일본 기자가 “<쉬리>나 은 남북분단 상황 등 소재가 특이해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했으나 이번에 가져온 작품은 일반적인 소재인데도 성공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현재 한국에는 우수한 인력과 자금이 풍부하고, 각자 만들고 싶은 쟝르를 제약없이 만들 수 있다”며 좋은 영화가 관객 호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견본시의 실행위원장인 유길촌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도 “몇년 전 일본 영화 <철도원>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일상성을 가지고도 좋은 영화를 만들고 있으므로, 일본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나도 궁금하다”며 은근히 기대감을 나타냈다.이날
“어떤 소재든 일본흥행 자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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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종합촬영소 제1 스튜디오. 3일째 영화 <버스, 정류장>의 촬영이 계속되고 있다. 그 큰 스튜디오 안팎으로 정적이 흐르고, 수십명 스탭의 눈은, 처음으로 어린 소녀에게 가슴에 담겨 있던 진심을 말로 꺼내 놓는 남자에게로 향해 있다. 소녀의 눈이 스르르 감기고, 잠이 드는 순간에서야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라고 입을 여는 남자.그동안 강북의 꾀죄죄한 거리를 헤집고 다니며 촬영을 진행했던 이 영화는 처음으로 본심을 겉으로 드러내는 그 남자처럼, 이 춥고 고요한 세트장에서 본격적인 ‘말하기’를 시작한다.식사도 거른 채 12시간 동안 한 신을 끝낸 촬영팀은 늦은 저녁을 먹고 바로, 낙태수술을 하고 돌아온 소녀와 남자가, 남자의 방에서 본심의 언저리만 더듬는 얘기를 나누다가, 잠이 든 남자 뒤에 앉아 그만 아이처럼 울어버리는 신을 이어서 진행했다.카메라 위치와 구도가 결정되고, 이어서 조명 세팅으로 서너 시간이 흐른 뒤 감정을 준비하고 누워 있는 남자와 침대에 앉아 있
새벽 5시, 그들의 진심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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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제든 조선제든 일본제든, 겨자를 주식으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절한 자리를 찾은 겨자는 그 톡 쏘는 맛으로 음식 맛을 풍부하게 하고 질림을 막는다. <킬러들의 수다>도 내게 그랬다. 4인조 남성 킬러단의 몽환적 무용담을 따라가며 나는 시간 반 즐거웠고, 내 밋밋한 일상은 적절한 자극을 얻었다. 장진 감독의 장점은 자기갱신력인 것 같다. <기막힌 사내들>은 머스터드 같았고, <간첩 리철진>은 머스터드에 조선 겨자를 섞은 것 같았는데, <킬러들의 수다>는 머스터드와 겨자에 와사비를 섞은 것 같았다. 쏘는 맛이 진해지며 다양해졌다는 뜻이다. 자기를 갱신할 줄 아는 사람을 당할 자는 없다. 시간이 그의 편이기 때문이다. 벌써 장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킬러는 의뢰인에게서 대가를 받고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살인행위가 지닌 의미에 무심하다. 반면에 테러리스트는 자신의 살인행위에 깃들인 의미에 민감하다(테러리스트라는
시와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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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에 안성기, 이병헌, 배종옥, 장항선, 나문희, 공형진 등 인기 영화배우와 탤런트가 목소리 배우로 대거 참여한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마리 이야기」는 국내외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온 이성강 감독의 첫 장편. 바닷가 외딴 마을에 사는 소년이 신비의 구슬을 통해 환상의 소녀 마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병헌이 주인공 남우의 성인 역으로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배종옥은 남우 엄마,안성기는 남우 엄마를 사랑하는 바닷가 아저씨, 나문희는 남우 할머니, 공형진은 남우의 친구 준호, 장항선은 선장인 준호 아버지의 목소리를 각각 연기한다.
안성기·이병헌, <마리이야기>에서 목소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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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이 크면 클수록 키치적이며, 키치적이려면 아예 심하게 키치적인 게 더 낫다. 20세기 전체를 그저 바보 같은 한곡의 사랑노래로 전환해버렸다 한들 뭐 어떠리? 그저 열심히 오버할 뿐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는 바즈 루어만의 <물랑루즈>는 주류의 광기일 뿐이되, 그 광기는 잘 계산돼 교활한 광기다. 별것도 아닌 것이 대단히 잰 체한다.엉망으로 보낸 어린 시절을 회상하노라면 다 썩어가는 호수의 흉측한 쓰레기가 생명체로 살아나 구역질나게 만드는 공포만화를 패러디했던 한 잡지가 생각난다. 영화를 뮤지컬로(그리고 한편으로는 <라보엠>으로) 되살려내려던 루어만의 집요한 시도는 그 잡지의 절반의 완성도조차 내놓지 못했다. 혼돈스러울 것은 거의 없는 채, <물랑루즈>는 적어도 100년어치는 될 온갖 쓰레기들을 게걸스레 빨아들인 진공청소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고도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평온할 정도로 태연자약하다.그래도 영사기를 멈춰버리고 싶어지기까진 시간이
별것도 아니면서 젠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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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으로 강렬한 인물화 중심의 흑백사진과 다큐멘터리적 영상을 왔다갔다하는 <귀신이 온다>의 미장센은 특별한 주의를 끌지 못할 수도 있다. 바다를 향해 웅승거리듯 포복하는 자세의 중국 촌락은 그전의 영화들에서 익히 봐왔던 모습으로 별 감흥 없이 널브러져 있다. 오히려 그곳에서 좋아라 수영하는 일본 군인들의 모습은 일견 어린아이들의 장난 그것처럼 비쳐진다. 원탁회의를 하는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뿌연 흙먼지가 부유하는 강렬한 명암의 클로즈업 속으로 빨려들어가서 때론 비현실적인 인물화의 이미지로 화면에 각인되어 있다.그러나 단 한 장면, 배고픈 일본군 병사 두명이 닭에 눈이 빨개져 마을로 들이닥치는 이 장면만은 예외이다. 이때 만리장성은 중국 촌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지막한 흙벼락과 그 높이나 크기에 있어 크게 차이가 없이 등장한다. 기적소리 드높게 일본군들은 삼단 허들 뛰어넘기를 하듯 가볍게 만리장성을 돌파하여 중국 인민을 가두고 닭 한 마리 때문에 온 마을을 헤집고
역사야, 광기의 포대에서 나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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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방창진운수 택시기사 해곤, 학락, 준형은 치킨집에 모여 생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친구들. 별볼일 없는 30대 아저씨인 그들에게 자랑거리란 베트남 참전용사였던 삼촌 이야기 혹은 대학 나온 티를 내는 것. 어느날 회사 상무가 택시기사들의 돈을 떼어먹고 도망가는 사건이 생긴다. 장현수 감독, 김해곤, 조준형 출연, 신화필름 제작, 미로비전 배급, 상영시간 91분박평식 땡볕 세상에서 함께 뒹굴기. 장현수의 ‘회심의 역작’ ★★★☆심영섭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은 영화 ★★★☆홍성남 지친 남자들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데 깡패들은 안 나와도 된다 ★★★☆■ 아들의 방이탈리아 소도시에서 정신분석의 조반니는 아내 파올라 사이에 남매를 둔 중산층 가장. 어느날 아들 안드레가 스쿠버다이빙을 갔다가 사고로 죽는다. 이때부터 남은 가족은 고통스런 슬픔에 빠져든다. 난니 모레티 감독, 난니 모레티, 로라 모란테 출연, 제이넷이미지 수입,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상영시간 87분박평식 황망한 이
라이방/아들의 방/나의 즐거운 일기/넥스트 베스트 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