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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코미디의 여왕 멕 라이언과 역시 그 분야라면 지지 않을 리처드 기어가 신작 로맨틱코미디 영화 한편에 함께 출연할 것을 막바지 논의중이다. <결혼생활>(Wedlocked)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이혼소송 전문 변호사 커플의 이야기. 이혼하는 부부들의 사정에 ‘빠삭’한 이들이 그들 자신의 결혼이 파경에 이를 조짐이 보이자 심리치료사를 찾는 등 결혼을 유지하려 애쓰면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그린다.
감독은 미정. 멕 라이언이 현재 촬영중인 복싱영화 <어게인스트 더 로프>를 마치고, 리처드 기어 또한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와 공연중인 영화 <시카고>를 끝낸 뒤 이 영화는 내년 봄쯤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연애에 빠삭한 남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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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한번 더럽네, 모두 피해갈 눈치다. 영하 9도까지 내려간 온도에 반팔 셔츠를 입고 스포츠 머리를 깎은 남자가 인상을 구기고 지나가는데, 어느 누군들 가까이 가고 싶을까.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을 마치고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촬영을 위해 20kg 정도 무게를 덜어낸 설경구는 정말 깡말라 있었다. <오아시스>는 살인미수와 강간범으로 옥살이를 하고 나온 남자 홍종두(설경구)가 중증 뇌성마비의 순수한 여인 한공주(문소리)와 사랑에 빠지는 ‘찐한 멜로영화’.12월14일 중랑구 하계동 서민아파트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은 감방에서 나온 홍종두가 자기도 모르게 가족이 이사 나간 아파트를 찾아와 황당해하는 장면과 아파트 지하상가에서 두부를 먹는 장면을 담았다. 촬영용 모니터와 카메라가 얼어 작동을 잠시 멈출 정도로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촬영에서 설경구는 얼어붙은 얼굴에 반팔로 연기해야 했지만 시종일관 스탭들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
나쁜 놈, 사랑과 맞장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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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이 요즘 싱글벙글이다. <악어>부터 <수취인불명>까지 ‘김기덕의 페르소나’ 혹은 ‘김기덕 전문배우’라고 불리던 조재현이 최근 김기덕의 신작 <나쁜 남자>가 베를린영화제로부터 초청장을 거머쥐면서 국제영화제 인사들 사이에서는 “Great actor”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게다가 오종록 PD의 SBS 드라마 <피아노>의 시청률이 하늘을 찌르고 있고 맨몸뚱아리 하나와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순정밖에 없는 사나이, 한억관 역의 조재현의 인기 역시 안방극장에서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얼마 전 한 연기자 순위집계에서는 데뷔 14년 만에 1위에 오르는 기쁨을 안기도 했던 조재현. ‘온몸 뿌사지도록’ 연기하다보니 정말 이런 날도 온다.
온몸 뿌사지게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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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이 대마초 흡입혐의로 구속되었다. 얼마 전 <로드무비>의 촬영을 끝내고 <오버 더 레인보우>에 합류한 정찬은 지난 12월19일 <오버…>의 부산 촬영지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경찰에 따르면 정찬은 지난 3월과 9월 미국 하와이와 부산 해운대에서 2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웠으며, 마약진단시약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로드무비>의 촬영감독 김재호씨 역시 정찬과 함께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같은 날 자택 앞에서 체포되었다. 하지만 <로드무비>의 제작사인 사이더스쪽은 “손해보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정찬, 대마초 흡입혐의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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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키드먼은 셀 수 없이 여러 번 공중에서 몸을 날렸다. 그녀의 공중곡예는, 그러나 땅으로의 추락이 아닌, 놀라운 공중부양이 되곤 했다. 그녀의 활력, 그녀의 탄력, 그녀의 탤런트, 언제나 새로운 연기로 우리에게 마법을 걸고 놀라움을 주는 그녀의 능력으로 인해, 우리는 니콜 키드먼을 올해 우리의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부른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12월21치 발행한 호에서 2001년 최고의 엔터테이너 베스트 12를 꼽으며, 니콜 키드먼을 그 맨 앞자리에 내세웠다. “엔너테이너라고요? 정말 맘에 드네요. 배우보다 듣기 좋아요”라는 게 키드먼의 짤막한 인사말. 미색의 실크 슬립을 입고 엎드린 뇌쇄적인 키드먼의 사진을 실으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34살의 이 배우가 올해 과감하고 활발한 활동으로 ‘미세즈 톰 크루즈’라는 꼬리표를 영원히 떼어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인 폰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수잔 서랜던, 캐서린 헵번 등이 현재의 그녀 나이인
니콜 키드먼, 2001 최고의 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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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일부터 9일 사이에 펼쳐진 27회 한국독립영화제의 개막식에서는, 그간 소문만 무성하고 실체는 알려지지 않던 한 그룹사운드의 공연이 있었다. 지하 창작집단 ‘파적’의 밴드부 ‘플랫(b)폼’ 리더 김일안(33)이 퍼스트 기타를 잡고, 중앙대 록밴드 ‘블루 드래곤’ 출신이자 단편 <고리>의 감독인 강만진이 드럼, 왕년에 명동의 ‘고고장’에서 오르간을 연주한 바 있는 황규덕 감독(<꼴지부터 일등까지 우리 반을 찾습니다>)이 신시사이저, 고교 때 밴드를 했던 김동원 감독(현 ‘푸른 영상’ 대표)이 세컨드 기타 겸 보컬 보조, <지우개 따먹기> <외계의 제19호 계획>의 민동현 감독이 베이스, <절망>으로 제1회 대한민국영상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규만 감독이 보컬을, 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평론가인 이효인이 매니저를 자처한 초특급 프로젝트 밴드 ‘깜장 고무신’의 공연이 그것. 이들은 이날 크라잉 너트의 <말달리자>부터 김일
독립영화 음악감독 김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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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가을 부산에서 <허쉬!>를 본 이라면, 이 사람의 얼굴을 기억할는지도 모르겠다. 다카하시 가즈야는, 부산영화제 상영작이었던 <허쉬!>를 비롯, <가미가제 택시> 등 개성있는 일본영화에서 주연을 맡았고 이제 막 강정수 감독의 <런투유>라는 영화로 한국영화계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의 배우 겸 가수다. 그리고 1980년대, 일본 자니스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틴에이저 록밴드 오토코쿠미(소년대)의 베이스주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서른둘, 이 강렬하지만 수수한 인상의 배우에게서 요란한 조명 아래의 아이돌 록스타의 모습을 읽어내기란 힘들다. 다카하시는, 바로 그런 모습을 거부하고 자니스 엔터테인먼트를 뛰쳐나와 혼자 힘으로 배우로서의 새 삶을 개척해온, 조금은 색다른 경력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토코쿠미를 관두고, 미국에서 1년간 영화연출과 작곡을 공부한 뒤 일본에 돌아왔을 때, 다카하시가 만난 게 하라다 마사토 감독의 <가미가제 택시>
다음 기착지는 할리우드! <런투유> 배우 다카하시 가즈야(高橋和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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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왔다. 신작 <바닐라 스카이>와 연인 페넬로페 크루즈를 안고서. 코트깃을 절로 여밀 만큼 겨울바람이 매섭던 지난 12월15일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바닐라 스카이> 홍보차 한국을 찾아온 배우 톰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 감독 카메론 크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200여명의 취재진이 기다리는 가운데 <바닐라 스카이> 주제가가 울려퍼지면서 페넬로페 크루즈를 앞세우고 감독 카메론 크로, 톰 크루즈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의 어깨에 팔을 올린 채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한 뒤, 자신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바닐라 스카이> 대형 포스터를 배경으로 자리에 앉은 톰 크루즈는 특유의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편당 출연료 2천만달러짜리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라는 타이틀이 주던 거리감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약 1시간 동안 한꺼번에 두어개씩 질문이 쏟아졌
한국 찾은 <바닐라 스카이>의 톰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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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음성이 찍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김상경은 환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하하하’ 하고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가장하거나 시늉하는 건 체질상 안 맞는다는 듯. 그 겸연쩍은 웃음소리는, 연기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자신의 연기는 단순한 가장이나 시늉과는 거리가 멀다는 웅변처럼 들렸다. 더 일찍 연락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김상경은 지금 같지 않았다. 그는 <생활의 발견> 촬영을 멀쩡히 끝내고, 외롭고 허탈해서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홍상수 감독을 불러내 술도 마시고, 북한산에도 올라가고, 음악도 듣고, 피아노도 배워봤다. ‘유체 이탈’과도 같은 멍하고 나른한 나날을 보낸 뒤, 그는 일상으로 컴백했다. 노련한 분위기메이커이자 자발적인 이야기꾼의 모습으로, 다시 ‘준비된 배우’의 모습으로.
김상경에게는 철칙이 하나 있었다. 작품을 결정할 때 반드시 대본을 먼저 받아본다는 것. 그런데 예외를 만든 이가 바로 홍상수 감독이다. <홍국영> 촬영
술 수십궤짝 마시고 초심으로 돌아왔죠, <생활의 발견> 김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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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18만명. 올해 <친구>가 만들어낸 흥행성적은 단순한 수치를 떠나 하나의 사회현상이었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같은 영화 속 대사들은 유행어가 되어 방송과 지면을 덮었고, 각종 패러디가 이어졌으며, 부산은 TV드라마, 뮤직비디오, CF의 주요 무대로 선택되기도 했다. 하지만 <억수탕> <닥터K>로 이어졌던 고전(苦戰)을 <친구> 한편으로 완전히 엎어버린 곽경택 감독은 이른바 ‘성공’의 기쁨에 취해 있을 법도 한데 이 웅성거림이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다음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강원도로 들어갔다.관심을 모으고 있는 곽 감독의 신작 <챔피언>은 지난 8월 가진 제작발표회에서조차 링 위에서 생을 마감한 권투선수 김득구의 이야기란 것과 유오성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제외한 어떤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언급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뭐, 변할 게 있겠습니까?” 내년 3월 일본 개봉을 앞둔 <친구> 때문에 부산에 잠시
<친구> 메가히트한 뒤 <챔피언> 크랭크인 한 곽경택 감독 인터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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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다음 바로 들어가는 작품이라 부담이 많이 되지 않나. 비교하려는 시선도 많을 테고.조심스러웠던 부분이다. 2고까지 썼다가 다 뒤집고 새로 시나리오를 쓴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난 재미있다고 썼는데, 저거 <친구>에서 써먹었던거 또 써먹었네, 하면 끝장이라는 거지. 하지만 나도 모르게 녹아들어간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 냉정하게 들어갔다. 결국 <친구>의 코드들을 바꾸든지, 빼버려야 했다. 가령 <친구>가 빨간색이라면 <챔피언>은 파란색이다. <친구>는 관객이 가장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연대기적 구성이었다면 <챔피언>은 전혀 그렇지 않다. 멘시니와의 경기가 82년이었고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김득구가 복서로 커나가고 약혼녀를 만나고 경기에 이르기까지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실존 인물을 영화화하는 것은 완전한 창작이 아니라서, 쉬운 점과 어려운 점이 따로 있겠다.<친구>는 나는 알지만
<친구> 메가히트한 뒤 <챔피언> 크랭크인 한 곽경택 감독 인터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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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묵시록> 등의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 <빛으로 글을 쓰다> 출간 영화관을 찾는 대부분의 경우, 어떤 스타가 나오느냐 혹은 누가 감독을 했는지를 보고 영화를 선택한다. 혹시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선택게 하는 촬영감독은 없을까? 만약 있다면, 비토리오 스토라로는 분명 그중 하나일 것이다. 아카데미에서 세번이나 촬영감독상을 수상한(<지옥의 묵시룩> <레즈> <마지막 황제>) 세계 최고의 촬영감독 중 한명인 그가 자신의 영화인생과 예술관, 그리고 빛의 철학이 담긴 책 <빛으로 글을 쓰다>를 출간했다. 제목 ‘빛으로 글을 쓰다’(Scrivere con la luce)는 단어‘Fotografia’(photographic)의 그리스 원어를 직역한 것. 그가 낼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이 책의 주제는 빛이다. 스토라로는 그림자와 반그림자, 인공빛과 자연빛 등의 관계과 달빛, 태양빛 그리고 영원이라는 주제로 빛의 철
[로마통신] 촬영의 신, 글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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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산업이 올 한해에 두배로 성장했다. 4~5년 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올해 한국 영화의 성장세를 나타내는 통계수치들은 실로 놀랍다. 경제 전반이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로 대중문화를 주도한다. `조폭' `엽기' 등 대중문화를 특징짓는 대다수 키워드를 영화가 만들어낸다. 일시적 거품에 그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최근 영화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에 더해 은행권의 자금까지 영화계로 유입될 조짐을 보이는 등 계속 뒷심이 따라붙고 있다.관객 80%, 매출액 102% 증가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7일 올해 초부터 12월15일까지 서울 관객 추이를 기초로 `2001년 영화산업 규모예측'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 영화의 극장상영 매출액은 지난해 1209억원에서 올해 2444억원으로 무려 10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지역의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관객수에, 지난해 지방에서의 한국
한국영화 `올해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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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올해 신조어 가운데 하나가 `그들만의 리그'이다. 2차대전 때 군대에 간 남자 선수들을 대신해 만들어진 여자 프로야구 리그를 다룬 미국 영화의 제목이다. 올 하반기에 충무로에서 탄생한 `그들만의 리그'의 구성원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놓고도 흥행에 죽을 쑨 일련의 영화들이다.지난 10월부터 잇달아 개봉한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꽃섬> 등 5편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예산이 적고 검증된 스타가 없는 대신 연출력과 주제의식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문승욱 감독이 디지털 카메라에 잡아낸 우수에 찬 디스토피아 <나비>는 첫 주말에 3천명 들고 막을 내렸고, 처음 시도된 여자들의 성장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는 평단의 극찬도 아랑곳 없이 3만7천명에 그쳤다. <꽃섬>은 베니스영화제, 부산영화제, 도쿄필름엑스 등의 수상에도 불구하고 1만1천명, 장현수 감독의 페이소스 가
`조폭`에 두들겨맞은 `고양이`와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