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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도축장 노동자 라이카이넨은 혼카넨의 아파트에 들어가 태연하게 그를 총살한다. 마침 혼카넨의 아파트로 출장 요리를 나왔던 에바가 살인현장을 목격한다. 경찰은 에바를 데려와 살인용의자인 라이카이넨과 대질시키지만 에바는 라이카이넨이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마르쿠 토이카 출연, 백두대간 수입·배급, 상영시간 93분
박평식 그 깜찍한 해석에 도스토예프스키도 미소짓겠어 ★★★☆
홍성남 미니멀리즘에도 격조가 있다는 교훈에 대한 반증 ★★★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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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헬싱키의 도축장에서 일하는 라이카이넨(마르쿠 토이카)은 어느날 혼카넨이란 사람의 아파트에 들어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총으로 그를 쏴죽인다. 마침 그날은 혼카넨의 생일파티가 있을 예정이라 혼카넨의 아파트로 출장 요리를 나왔던 에바(아이노 세포)가 살인현장을 목격한다. 사건을 수사하게 된 경찰은 목격자인 에바를 데려와 살인용의자인 라이카이넨과 대질시키지만 에바는 라이카이넨이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라이카이넨에게 자수할 것을 권고하는 에바. 경찰의 수사망이 점점 좁혀지는 가운데 라이카이넨은 위조 여권을 만들어 외국으로 도주할 계획을 세운다.■ Review <히치콕과의 대화>라는 유명한 책에서 앨프리드 히치콕은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같은 문학의 고전을 영화화할 생각도 없으며 또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아마 원작만큼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는 수많은 단어들이
[Review]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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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00만 관객을 동원해 `국내 영화사상 최고의 대박 영화'로 기록된 곽경택 감독의 <친구>를 안방 극장에서는 언제쯤 볼 수있게 될까.현재로서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폭력성' 등을 이유로 「친구」의 TV 판권 구입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안방 시청자들이 관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설사 방영된다 하더라도 폭력적인 장면과 욕설 대사의 일부가 가위질 당할 가능성이 높아 `극장용 버전'이 그대로 전달되기는 힘들 전망이다.현재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친구>의 TV 판권 구매에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곳은 SBS. KBS와 MBC는 `방송하기 적합하지 않은 데다 판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구매 의사를 일찍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도 비록 판권 구입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당장 사겠다'고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최근 이 영화를 흉내 낸 `고교생 급우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친구
<친구> 안방에서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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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1억2천만달러 짜리 영화 한편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매우 비싸고 섬세하게 계획된 군사작전에 가깝다. “주의”(caution)야말로 그들의 표어였고, 이미 쟁취된 승리를 그대로 지켜내는 데에 온 힘을 다했던 것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라는 이 새로운 신화가 영화시장에 안착하고 이미 빼앗긴 당신의 영혼을 단숨에 공격하기 위해 이 영화는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으며 위험요소들을 노골적으로 피해갔다.투자에 대한 엄청난 이익(과연 ‘마법사의 돌’ 아닌가!)을 예견한 프로듀서들은 조앤 롤링이 조성해낸 어마어마한 어린이 문화현상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법을, 아니, 그것을 그대로 극장용으로 옮겨오는 방법을 택했다. 괴벽스런 환영(幻影) 그려내기가 특기인 팀 버튼은 AOL 타임워너가 원하는 일꾼이 아니었다. <나 홀로 집에>의 제왕 크리스 콜럼버스라면 적역일 터였다. 특히나 그의 초기 필모그래피에는 스필버그 제작의 어린이 어드벤처 <구
맥없는 마법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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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행사가 무엇일까요, 라는 싱거운 퀴즈가 있다면, 정답은 국제영화제다. 우리의 오래된 꿈은 관객으로 영화제 구경 가는 것이다. 데일리 만드느라 새벽 두세시에 퇴근해, 아침에 눈비비며 헐레벌떡 인터뷰 장소로 가다보면, 깔깔거리며 극장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귀족계급처럼 보인다. 프레스카드라는 걸 차고 있지만 극장에 가는 건 귀한 경험이다. 올해 부산영화제 때는 누군가 여섯편을 봤다고 말하자, 와 그렇게 많이 봤어, 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짬을 내 지난 12월7일부터 열렸던 광주국제영상축제에 3일 동안 다녀왔다. 국내의 다른 국제영화제의 열기를 즐겁게 체험한 사람에게라면, 이건 영화제도 아니다. 예산이 다른 영화제의 10% 수준이고, 대학 시험기간과 겹친 일정도 불우하며, 그나마 홍보도 제대로 안 돼, 상영관들은 안쓰러울 정도로 썰렁했다. 몇편 안 되는 한국영화 상영관은 달랐다지만, 내가 간 상영관은 30명 이상 찬 적이 없었다(게다가
태도와 취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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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영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로 이야기가 옮아갔다.가장 가깝게는, 지난 추석연휴에 이미 새롭고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설 땅을 잃는 상황은 예견됐었다. ‘새롭고 다양한’이라는 아주 모호한 형용사를 사용한 것은 그 영화들을 예술영화나 작가주의 영화라는 개념으로 묶어버리기에는 석연치 않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눈 있고 귀 있는 사람은 보고 들으라고 정좌한 채, 관객에게 말걸기를 거부하는 실험실의 영화들도 거기 없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들이 외면당한 것이냐를 많은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그것이 올 가을 한국영화가 거둔 수확인 성싶다. 배급의 문제가 새삼 재발견됐고, 이같은 영화를 옹호하는 ‘운동’이 발생했다. 인천에서 <고양이를 부탁해>를 재개봉하고, 서울 센트럴6에서 네편의 영화를 다시 틀고, 스카라극장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재상영하는 일들. 이 낯선 일들을 반기는 이들에게 문화적 귀족주의의 혐의는 없는지 감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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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 라이프>는 기억에 관한 영화다. 정확히는 추억에 관한 영화다. 막 죽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생을 되돌아보며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골라내는 이야기. 영화의 배경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지대인 림보다. 따지고 보면 저승에 더 가깝지만, 아무튼 영원의 시간 속으로 내던져지기 직전의 기착지다. 이승을 떠난 사람들은 그곳에서 일주일을 머문다. 그들이 거기서 해야 할 일은 그곳 면접관들과 상담을 하며 자기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골라내는 것이다.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일생을 사는 동안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훨씬 많이 겪을 것이다. 림보의 면접관들은 죽은 사람들이 그 속에 영원히 머물고자 하는 추억을 영상으로 만들어 그것만을 그들의 기억에 주입시킨다. 사람들은 그 좋은 기억만을 안고 영원의 시간 속으로 떠나간다. 죽음이라는 것이 정녕 그런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영화는 죽은 사람들이 입소하는 어느 월요일에서 그들이 모두 퇴소하는 주말을 지나 또다
아저씨, <원더풀 라이프> 보고 문득 인생의 회의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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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7일 폐막됐다. 출범 이듬해에 이미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란 평가가 나라 밖에서 들여온 이 영화제는 이제 ‘세계 최대의 아시아 영화제’라는 호칭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부산은 우리들에겐 세계 영화의 오늘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외국의 영화전문가들에겐 아시아 영화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독파할 자리를 제공하는 명실공히 ‘아시아 영화의 창’이 되었다. PPP를 통해서 아시아 주요감독들의 새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으니, ‘미래’란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이 부산에서 한국영화가 모든 상을 휩쓸었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우리가 뛰어난 가작을 적잖이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국제영화제인데 주최국을 너무 배려한 건 혹시 아닌지 염려됐다. 그러나 “눈에 띄는 건 한국영화뿐이었다”는 어느 심사위원의 심사 후일담을 전해듣고 노파심을 조금 덜어냈다. 어쨌든, 이 일은 관객들이 외면한 올해의 저예산 수작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을 성 싶
부산국제영화제, 양지와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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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비틀스를 꿈꾸었지만, 이제는 초라한 밴드조차 와해돼 주인공은 고향인 온천도시 단란주점에서 생계를 잇는다. 벌거벗고 ‘광란’하던 취객은 그에게 너도 옷을 벗으라 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주인공이 체념하듯 벗은 알몸을 기타로 가리고 연주를 계속하는 장면은 이렇게 하면서도 음악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고등학교 시절 음악을 함께하던 친구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생활 속으로 들어간 이 친구의 질문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사니 “너 행복하냐”였다. 거기에는 어린 시절의 꿈에 대한 미련이 묻어 있기는 했다.임순례 감독은 그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을 하지 않는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신세대 웨이터에게 차라리 다른 기술을 배우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떠돌이 밴드 생활이 그 역시 견디기 힘들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지만. 함께하던 밴드의 동료들은 하나둘 떠나고, 어린 시절의 음악스승도 무너져 떠나고, 연주흉내만 겨우 배
“너 행복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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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lle The Conqueror 1987년, 감독 빌 어거스트 주연 막스 폰 시도, 펠레 베네가르드 자막 영어, 한국어, 일본어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제작사 다음미디어
덴마크와 스웨덴의 합작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19세기 덴마크 이민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과 소년의 눈에 비친 인생의 여러 단면을 담아낸 수작. 8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89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89년 골든글로브 외국영화상을 수상했다. 원작은 마틴 앤더슨 넥소의 대표작 <정복자 펠레>이다. 덴마크풍 갈색조의 단아한 케이스와 오리지널 포스터를 그대로 살린 재킷이 돋보인다. 영화 본편 외에 극장용 예고편, 프로덕션 노트, 캐스트 및 감독 소개와 프로필을 서플로 만날 수 있다.
정복자 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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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 Away 2000년,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헬렌 헌트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DTS & 돌비 디지털 6.0 출시사 CJ 엔터테인먼트
<포레스트 검프>의 두 콤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톰 행크스가 빚어낸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 가장 압권은 톰 행크스의 연기이다. 무인도에서의 원맨쇼와 서서히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여기에 DTS와 돌비 디지털 6.0을 동시에 지원하는 사운드가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영화 본편 외에 한글 자막이 지원되는 서플을 별도의 디스크에 담았으며 감독의 육성해설과 극장 예고편, 톰 행크스 인터뷰, 제작과정, 특수효과 소개, 아트갤러리, 스토리 보드 등이 담겨져 있다.
캐스트 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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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ildren of Heaven 1999년,감독 마지드 마지디 출연 아미르 파로크 하슈미안, 바하레 세디키 자막 한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서라운드 2.0 출시사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신발 한 켤레를 번갈아 신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란영화. 99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함께 노미네이트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몬트리올영화제 그랑프리와 관객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골고루 갖췄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오랜 시간 가슴에 남을 정도. 서플로 영화 리뷰와 평론가의 영화평, 영화 예고편 등이 실렸다.
천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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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ost Famous Untitled The Extended Cut 2000년, 감독 카메론 크로 출연 빌리 크루덥, 프랜시스 맥도먼드, 케이트 허드슨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포르투칼어, 스페인어, 타이어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사 콜럼비아
국내 미개봉작으로 감독인 카메론 크로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 직접 각본, 제작 그리고 감독을 맡아 지난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출시된 타이틀은 두장으로 구성되었으며 280분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영화 본편 외에 삭제된 장면들과 극장용 예고편, 감독 자신이 <롤링스톤>에 기고한 기사 원문, 제작노트, 필모그래피, 감독 육성해설, 캐스트 오디션과 연기 리허설 장면, 감독이 선정한 1973년 앨범 베스트 10 등의 방대한 서플을 담고 있다.
올모스트 훼이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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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물도 거의 없어요…. 조금만 참아요. 그리고 추운 내색하지 말고요. 자 조금만 참읍시다.”현장진행 스탭들이 추위에 오돌오돌 떠는 보조출연자들을 독려해본다. 지난 12월15일 새벽 부산역, 난데없는 입영열차와 살수차까지 등장해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를 촬영하는 중이다. 오늘은 진수(이정재)가 절친한 대학동창인 상인(정찬)의 배웅을 받으며 입영열차에 타는 신으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상인이 달리는 기차를 따라가 진수에게 우산을 던져주는 장면이다. 스테디캠 카메라로 기차와 함께 달려가며 촬영해야 하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장면이라 벌써 십여 차례나 NG가 났다. 살수차에서 뿌려진 물은 금세 고드름이 되어 기차 끝에 매달릴 정도로 추운 날씨라 배우도 스탭들도 하얀 입김을 불어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다.겨우 우산 건네주는 신이 끝났나 싶더니 이번에는 카메라 방향을 바꾸어 기차에서 스테디캠으로 달리는 상인을 찍기 시작한다. 시종일관 계속 뛰어다녀야 하는 정찬은 만능
<오버 더 레인보우>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