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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은 큰 시너지 효과가 안 나오지만 이런 노력들을 쌓아가는 회사와, 안 하는 회사는 영화시장 규모가 더 커지고 세계적인 경쟁을 하게 되는 날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사 사이더스의 차승재(41) 대표는 한국영화를 가장 많이 만드는 제작자이면서도 남들이 안하는 일을 많이 한다. 올해 그가 제작한 영화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디안 썸머> <썸머타임> <무사> <봄날은 간다> <화산고> 등 여섯편. 크게 실패한 영화도 없지만, 크게 성공한 것도 없어서 합하면 조금 번 정도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스태프 300명을 모아 5개월 동안 중국대륙 1만km를 횡단하며 현지촬영을 하고(무사), 컴퓨터그래픽에 의지한 가상공간에서의학원 무협물이라는 전에 없던 장르를 시도했다(화산고). <화산고>에서는 또 외국의 전문 기술진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달려들어, 10m 높이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차승재, “소재 갉아먹는 영화사 언젠간 큰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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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스크린을 편안하게 만들어준 `빛나는` 조연으로는 기주봉, 공효진 외에 이원종, 유해진, 김수로, 송옥숙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주유소 습격사건>의 자장면 배달부, <반칙왕>의 프로레슬러, <달마야 놀자>의 조폭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김수로는 <화산고>에서 장혁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해 이젠 `조연 전문'이라는 딱지가 어울리지 않는 경우다.<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형사, <반칙왕>에서 박상면의 연습게임 상대 레슬러로 얼굴이 익은 이원종은 <신라의 달밤>에서 영준(이성재)의 조직에 당한 뒤 치사한 복수를 꾀하는 경주 토착 조직의 보수 마천수로 나온다. 천연덕스런 사투리와 뻔뻔한 표정으로 이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은 그는 <달마야 놀자>에서 스님으로 둔갑하는 데 성공했다.지난 97년 극단 목화의 연극배우로 입문한 유해진은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용가리, <무사>에서
올해 눈에 띄는 `조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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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부터 <두사부일체>까지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한 다섯편의 영화가 올해 2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한햇동안 41편의 한국영화가 동원한 2270만명과 맞먹는다. 올해 영화기자를 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건 이런 흥행의 원인이 뭘까였다.<친구>가 대박을 떠트릴 때, 왜 한물간 조폭영화가 흥행하는지 궁금해 영화계 인사들의 견해를 묻고 기사를 썼다. `교복세대의 향수` `학교를 뛰쳐나간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성장한 대다수 모범생들에 대한 위로` 등의 표현을 썼지만 딱 집어 이거라고 말하기 힘들었다. 마침 고교생이 교실에서 급우를 살해한 사건이 터지자, <친구>가 폭력교사의 주범으로 몰렸다. 한 방송사에서 조폭영화의 폐해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해도 되겠냐고 물었을 때, “학교 현실이 문제지 그걸 표현한 영화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곧 이어 나온 <신라의 달밤>의 조폭 두목 이성재는
조폭답지 않은 조폭들의 스크린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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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가 개봉 1주일만에 흥행수입(박스 오피스) 1억달러에 육박했으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돌>은 올 최대흥행작이 됐다.26일 미 영화흥행집계사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에 따르면 무소불위의 `절대반지`를 놓고 선악대결을 그린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은 지난 21-25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6천610만달러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지난 19일 개봉이래 7일간 총 9천4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은 성탄절 하루에만 1천150만달러를 거뒀으나 3시간의 러닝타임으로 개봉관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비해 2천여군데나 적었던 탓에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가 세운 개봉 첫 사흘간 및 주말 사흘간 최고수입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다.`천재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일대기를 그린 <알리>(Ali)는 1천20만달러의 수입으로 성탄절에 개봉한 영화중 하루 수입 최고작
영화 <반지의 제왕> 1억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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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열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은 한국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일부 영화사들은 벌써부터 월드컵 기간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대폭 줄 것을 염려해 영화 개봉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월드컵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월드컵 관객과 맞서겠다`며 6월 개봉을 선언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화들은 상황을 봐가면서 개봉일을 조절한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영화사들의 심적 우려와는 달리 각 배급사들과 영화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월드컵이 한국 영화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정확한 통계가 나와있진 않지만 과거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게임 같은 대규모 행사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영화계 종사자들의 설명. 물론 일시적으로는 관객이 줄어들 수 있다.석 달 전 세계를 경악시킨 `미(美) 9.11 테러 참사`의 불똥이 엉뚱하게도 영화<무사>로 튀었던 게 대표적인 예.<무사>의 `
월드컵, 한국 영화계에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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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주연의 `한일합작 영화'<서울>이 내년 2월과 3월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개봉된다.일본의 도호영화사가 약 8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 완성한 <서울>은 한국의 베테랑 형사(최민수)와 일본의 신참 형사(나가세 도모야)가 우연히 은행 강탈 사건을 맡게 되면서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을 그린 형사 액션물. 지난 7월부터 국내에서 2개월 동안 촬영됐다.최민수와 함께 일본의 인기그룹 `토키오'의 멤버인 나가세 도모야가 주연을 맡았고, 97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 김지연이 여형사역으로 나온다.연출은 <러브레터>의 프로듀서 출신인 나가사와 마사히코가 맡았다.<쉬리>의 정두홍 무술감독을 비롯해 특수효과, 미술 등을 담당했던 국내 스태프들과 일본 액션대작 <화이트 아웃>의 스태프들이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했다.개봉에 앞서 내년 1월 15일 일본의 주연 배우와 감독, 스태프 등이 대거 내한해 국내에서 첫 시사회를 갖는다.(서울/연합뉴스)-------
한일합작영화 <서울> 2월 일본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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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우리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를 심어놓고 우리 가슴에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제공한 영화들은 어떤 작품이었나? 우리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고 함께 울고 웃으며 애태우게 했던 스크린 속 남녀는 누구였던가?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이 50%에 육박한 올해 영화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가? 한해를 마무리하며 <씨네21>은 우리 곁을 스쳐간 영화들을 불러모아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고 그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여 본다. <씨네21> 기자들과 필진이 뽑은 올해의 영화는 <소름>이다. <고양이를 부탁해> <봄날은 간다> <파이란> <와이키키 브라더스> <수취인불명>이 순서대로 2위부터 5위를 차지했고 안타깝게 5위권 밖으로 밀린 작품으로 <나비> <친구> <라이방> 등이 있었다. 윤종찬, 정재은 두 신인감독의 데뷔작이 1, 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2001년 한국영화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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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소름>
2001년 한국영화 결산 [2] - 올해의 한국영화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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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허진호
“작은 이야기인데, 평가해줘서 고맙다.” 두 번째 영화 <봄날은 간다>를 통해 찰랑거리며 흘러가는 사랑의 오로라를 슬며시 보여줬던 허진호 감독은 <씨네21>이 뽑은 올해의 감독이 됐다는 소식에 평소처럼 나직한 반응만을 보였다. “삶을 차분하게 바라볼 줄 아는 인생내공이 더 무서운 감독”(심영섭), “두 작품밖에 만들지 않았지만 탄탄한 연출력, 감독의 뚜렷한 스타일 등을 <봄날은 간다>에서 보여준 점을 평가한다”(김의찬) 등의 칭찬에 대해서도 그는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나 때문에 많이들 고생했다. 지태는 많이 힘들었을 거다. 자신과 극중 상우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해줬다. 영애씨의 경우 테이크마다 연기가 달라지고 내용이 계속 바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둘 다 감독을 신뢰해준 것 같아 고맙다.” 완결된 시나리오보다는 현장의 상황과 스탭, 배우의 의견에 따라 장면을 구성해나가는 그의 연출법도 배우가
2001년 한국영화 결산 [3] - 올해의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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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영화평론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뿐 아니라 일반관객이 뽑은 네티즌 설문까지 2001년 최고의 남자·여자배우 1순위를 평정한 최민식과 이영애. 영화평론가 심영섭은 최민식을 ‘날것의 비애를 체화하는 통곡의 연기’로 평하며 그의 이름을 첫 번째 줄에 올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영화평론가 김의찬은 “이영애라는 배우는 신기하게도,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배우다. 그 빛이 <봄날은 간다>에서는 깊이까지 껴안게 되었다”며 자신도 그 빛의 수혜자였음을 기꺼이 드러냈다.
2001년 관객은 <파이란>의 강재가 방파제에 퍼질러 앉아 쏟아내던 회한의 눈물과 함께 봄날이 가고 있음을 알았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묻는 남자를 뒤로 하고 냉정히 돌아서던 <봄날은 간다>의 은수와 함께 겨울이 다가옴을 느꼈다. 이 두 배우가 올해 한국영화계에서 차지했던 공간은 누군가 떠난 자리를 메움이 아니었고, 온전히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겸손하기도 한
2001년 올해의 배우 이영애, 최민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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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게 왔구나 했던 그날, 3월 태흥영화사
<파이란> 촬영 후반쯤, 임권택 감독님으로부터 <취화선>의 캐스팅 제의를 받았어요. 앞뒤 잴 것 없이 이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 전에 함께 작품했던 감독들은 대부분 또래거나 후배였거든요. 형, 아우하면서 일하는 현장에서의 장점도 분명히 있었지만, 어떤 때는 시건방을 떨 때가 있었다고요. 그런 건 배우생활 하는 데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거거든. 물론 지금이 개구리라고 할 수 있을는지 몰라도, 올챙이 시절로 돌아가야겠다, 거장 의사에게 종합검진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라는 자세로 시작하니까 허, 그나름의 편안함이 있데요. 내 것을 다 비우고, 다 없애고 나니까 내 안에 있는 진짜가 나오더라고요. 버린다고 손해가 아니구나. 계산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다가선 순간들이었어요.
올해 가장 행복했던 그날, 6월 이종상 선생자택
<취화선> 촬영 들어가기 전, 서울대 동양화과
2001년 올해의 배우 이영애, 최민식 [2] - 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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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얻은 것과 잃은 것
얼마 전 <봄날은 간다>가 홍콩 개봉해서 홍콩에, 도쿄영화제에 출품되서 도쿄에 다녀온 것말고는 휴식시간이에요. 집에서 지내면서 자고, 먹고, TV보고. 얼마만의 휴식인지. 11월부터 쉬었나? 거의 3년 만에 쉬는 거예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선물> <봄날은 간다>, TV드라마 <불꽃> <초대> <파도> 등등. 작품 욕심이 많아서 그동안은 작품을 하는 것이 일이 아니라 쉬는 거라고 말해왔는데, 이젠 힘들다는 걸 느끼겠어요. 2001년에 얻은 것이라면 모든 걸 버리고 영화에 뿌리를 내리려 했던 소망을 어느 정도 이룬 것, 잃은 것은 체력이랄까.
2002년, 바라는 것은 단지…
탤런트나 연예인이라기보다 배우로서 <공동경비구역 JSA>가 시작이라면 올해는 제가 원하는 만큼 배우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2002년에는 새로운
2001년 올해의 배우 이영애, 최민식 [3] - 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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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한국영화, 극장의 절반 관객점유율 50%시대 개막
정말 스크린쿼터가 필요없는 시대에 들어선 것일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타이타닉>의 기록을 깰지 두고 봐야겠지만 <두사부일체>와 <화산고>가 선전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이 50%에 육박할 것은 확실하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46%로 지난해 35.1%를 10% 이상 추월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이 예측한 12월까지 관객점유율은 49.5%. 점유율도 점유율이지만 전체 영화산업과 관련, 주목할 것은 관객 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영화관람객 수는 지난해보다 1500만명 이상 늘어난 8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럴 경우 1인당 평균 관람횟수는 1.4회에서 1.7회로 증가하게 된다. 한국영화가 급성장한 만큼 직배영화의 관객점유율은 떨어졌다. 지난해 36.3%에서 올해 30% 미만이 될 것이라는 전망. 11월까지 직배영화의 관객점
2001년 한국영화 10대 사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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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친구> 흥행 신기록 전국 818만명 동원
“한국영화 모든 기록에 도전한다.” 개봉 첫 주말 <공동경비구역 JSA>의 주말 이틀간 흥행기록을 뛰어넘자 <친구>의 신문광고 전면에 내걸린 카피였다. 당시엔 누구나 ‘과장이 아닐까’ 여겼지만 <친구>의 도전은 성공했다. 3월31일 개봉해 장장 9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134일간 상영된 <친구>가 불러모은 관객 수는 서울 266만6414, 전국 818만1377명. 종전 기록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전국 579만5820명이었다. 코리아픽처스가 전국 직배로 배급한 <친구>는 특히 지방관객의 호응이 대단했다. 이는 서울관객 수에서 <공동경비구역 JSA>가 250만9320명으로 <친구>와 15만명쯤 벌어지는 반면 전국관객에서 240만명가량 차이나는 데서 입증된다.
<친구>는 극장에서 배급사로 보낸 부금만 212억원.
2001년 한국영화 10대 사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