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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_태흥영화 대표
“지금은 추락하지 않는 게 발전보다 중요하다”
1. 무엇보다 <친구>의 성공이다. 800만 관객이란 것은 경이적인 스코어다. 예전 한국영화 시장에선 상상도 못할 수치다. 한국영화인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사건이라고 본다.
2. 역시 <친구>의 성공이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제도에 의해 금기시됐던 영화라는 점을 주목한다. 사람을 수십번이나 찔러죽이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 아닌가. 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확대됐다고 본다. 사전심의에 대한 위헌판결 등이 영향을 줬으리라 본다. 우리 역시 앞으로 경우에 따라선 넓어진 표현의 자유를 활용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3. 남의 영화를 잘 안 봐서 뭐라고 말을 못한다. 하긴 그동안엔 남들 영화를 잘 안 봤는데, 요즘 들어서 <두사부일체>와 <화산고>를 봤다. 다 잘 만들었더라. 그리고 <친구>를 잘 봤다. 리얼하다고 해야 할까. 연기도 훌륭하다. 비판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1년 [5] - 이태원, 차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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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_명필름 대표
“어떤 영화를 만들지, 공황상태에 빠졌다”
1.특정 장르 영화의 놀라운 흥행. 서울 150만명 전국 3400만명 넘는 영화를 5편씩 배출하는 놀라운 관객 동원력은 제작 규모나 장르 등 가이드라인은 물론 유통, 배급까지 산업적으로도 불가피한 변화를 가져온다.
2.1번 답과 같다. 어떤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생존할 것인지 공황상태에 빠졌다. 명필름이 지금까지 견지해온 마케팅 전략이나 작품 선택이 맞을 것인지 이런 흐름에 어떻게 ‘조응’할 것인지 근본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 던지게 됐다.
3.윤종찬 감독의 <소름>.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의 가련함, 연민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처연함과 상처에 대한 통찰을 공포영화의 틀에 담아냈다. 극단적 롱숏에서 클로즈숏으로 가는 움직임 등 형식미에서 겉으로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모든 컷, 숏, 조명, 음악, 미술이 하나같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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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1년 [4] - 심재명, 이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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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_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
“배급 접기 전, 영화인이 아니라 돈 구하는 사람같았다”
1. <친구>의 흥행이다. 영화 하는 사람에겐 희망을 주는 사건이었다. 스코어가 800만명이나 나올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쉬리> 때는 자랑스럽다는 느낌과 언제 또 이런 영화가 나오겠나, 하는 생각이었지만 <친구> 이후로는, 영화를 잘 만들기만 하면 1000만명도 동원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갖게 됐다.
2. 배급을 포기한 것이 당연히 가장 큰일이었다. 또 <친구> 이후 한국영화가 성공하는 것을 보며 영화산업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95년 이후 품어왔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느꼈다. 또 그 현상이 내 생각을 뛰어넘었다는 점에 고무받았다.
3. <봄날은 간다>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이로움이었다. 저렇게 정성들여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고맙기까지 했다. 단 1초도 정성이 들어가지 않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1년 [3] - 김승범, 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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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_코리아픽처스 대표
“한국영화 잘하면 홍콩처럼 될 수 있다”
1. <친구>의 흥행결과다. <친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올해 최고 사건이다. <친구>로 인해 그동안 극장가서 표 끊는 걸 잊었던 30∼40대 관객이 영화를 소비하게 됐다. 올해 한국영화가 괄목할 성장을 보인 것도 <친구>의 영향이라고 본다. 지방관객의 비중이 서울의 2배가 넘는다는 것도 <친구>를 통해 보여졌다. <친구>가 없었다면 관객 8천만명 시대가 됐겠는가?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50%가 이뤄졌겠는가?
2. 개인적인 사건을 꼽으래도 역시 <친구>다. 2001년은 <친구>를 빼고 얘기할 수 없는 한해였다.
3. 역시 <친구>지만 <친구>를 빼고 얘기하라면 <봄날은 간다>를 꼽겠다. 유지태가 이영애를 찾아가 차를 긁는 장면에서 내 가슴에 탱크가 지나갔다.
4. 극장부율 문제다. 왜 한국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1년 [2] - 김동주,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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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를 움직이는 제작, 투자자들은 올해 영화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가? 그들이 바라보는 2002년 영화계는 어떤 모습인가? 강우석, 강제규, 김동주, 김미희, 김승범, 신철, 심재명, 이강복, 이태원, 차승재 등 투자, 제작자 10인에게 아래 7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어보았다. 그들의 답변 속엔 언제나 제삼자일 수밖에 없는 언론과 달리 현장에서 발로 뛰며 흥행에 일희일비하는 업계의 시각이 투명하게 담겨 있다.
질문내용
1. 올해 한국영화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사건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2. 개인적으로 영향을 준 사건이 있습니까. 발상의 전환을 유발시킨 사건이나 계기가 있었는지.
3. 올해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좋았던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4< 올해 한국영화계를 돌아볼 때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안은 있습니까.
5.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올해 목표했던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1년 [1] - 강우석, 강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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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만든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는 마술적인 코미디다. 슬랩스틱의 정반대, 썰렁하고 창백하고 무표정하며 몸을 거의 쓰지 않는 툰드라식 슬랩스틱. 이 영화는 실존하는 밴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를 중심 캐릭터로 삼아 그들이 매니저와 함께 황량한 얼음땅에서 미국으로, 다시 멕시코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이다. 핀란드의 80년대 ‘누벨바그’에서 핵심인물인 그가 대중적으로도 성공시킨 이 작품은 1989년에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건 1996년의 일이다. 그리고 그 사운드트랙 앨범이 뒤늦게나마 발매되었다.이 영화를 보고, 또 사운드트랙을 듣고 새삼 되묻게 되는 건 지금 세계인의 음악적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가령 우리의 음악적 정체성은 순수한 ‘국악’과 일대일로 대응될 수 없다. 국악을 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꼭 이중언어 사용자 같다. 무대에 올라 <춘향가> 한 대목을 멋들어지게 뽑지만 휴대폰 사서함에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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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어떻게 변하니? 불변상의 스티븐 시걸"타잔 행색의 톰 행크스와 팬티스타킹 신은 멜 깁슨이 선두에 나섰던 2001년 외화 퍼레이드도 몬스터 설리의 파란 꼬리를 끝으로 어느새 모퉁이를 돌고 있다. 별이라도 따다줄 듯 성대했던 예고편의 약속을 배신한 대작도 있었고 우리를 끝까지 어리둥절하게 한 종잡을 수 없는 영화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좋은 기억도 적지 않다. 전례없이 철든 왕자와 공주도 만날 수 있었고, 폭격하고 질주하는 영화의 스릴에 멀미가 날 만하면 부에나비스타 사교클럽과 카바레 물랭루주에서 여독을 풀 수도 있었다. 소년 빌리와 비욕의 ‘팬시 댄스’에 발 구르고 10대 소녀 공주와 런던의 노처녀, 괴짜 감독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한해 동안 우리에게 감격어린 수다와 농담의 재료를 아낌없이 선사한 외화들의 꾸러미를 묶으며, <씨네21> 마음대로 끼적거린 2001년 외화 비망록을 펼친다.김혜리 vermeer@hani.co.kr, 디자인 김연선최고의
2001 BEST & WORST 외화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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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이 넘는 작가가 참여한 전시회를 이 자리에서 가늠하는 일은 무모하다(계산해보면 1인당 200자 원고지 한줄). 운좋게 노익장의 미술평론가 김윤수와 시간이 맞아 그의 유려한 식견을 공유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요약할 자리로도 마땅치 않다.이 전시회에 대해 내가 애착을 갖는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이다. 내가 알았던, 그러나 상당기간 작품을 접하지 못했던 화가친구들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는 것. 작품으로나 궁금증으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안창홍의 <목신>(木神)이다. 괴기의 풀밭에 살점과 핏방울의 잔혹을 흩뿌려 시대를 고발하던 그가 이제 나뭇잎과 잔가지에 진한 물감을 흩뿌려 만들어낸 <목신>은 신화와 자연의 충돌 공간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시대의 괴기’를 벗고 ‘예술의 그로테스크’에 도달한다.홍성담 작품의 경우 양 극단은 거대-미개한 북구풍 동상과, 그 텅 빈 속을 꿰뚫고 들어가 섬뜩한 날을 번뜩이는 샤머니즘의 칼이다. 그리고, 안창홍의 미세지향과 홍성담의 거대지
제13회 조국의 산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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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로큰롤이라는 것이 일종의 ‘펀치 드렁크’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때이다. 하도 쳐대다보니 이제 얼얼할 뿐 어떤 감흥인지 잘 알지도 못하겠고 청중도 그저 그 얼얼함을 즐길 뿐이다. 핌프 록은 이런 로큰롤의 피로를 가장 얼얼하게 보여주는 장르라 할 수 있다. 도시 변두리의 욕구불만 남자아이들의 ‘어슬렁거림’을 기본 정서로 하고 있는 것이 핌프 록이다. 핌프 록은 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힙합 박카스’를 마셨다. 사실 그들이 마신 ‘힙합 박카스’는 힙합의 건강한 면보다는 폭력성, 남성편향 등의 그늘진 면이 많이 담긴 음료이다. 어쨌거나 ‘힙합 박카스’가 없었다면 미국의 대도시 변두리 청년들이 즐길 록이 없을 뻔했다. 미국의 록음악은 지금 완전히 힙합에 부축당해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이다. 림프 비즈킷은 그런 상황 속에서 가장 적절하게, 힙합 박카스를 마신 피로한 로큰롤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리믹스 앨범을 듣다보니 솔직히 말해 그간 그나마 림프 비즈킷을 들을 만하게 만들었던 것들
림프 비즈킷 리믹스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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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을 찾아서>유용주 지음/ 한겨레신문사/ 7500원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유용주의 소설 <노동일기>가 <마린을 찾아서>로 제목이 바뀌어 나왔다. 지금 ‘복고’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70년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현재의 풍요와 소비가 수많은 노동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드러낸다. 정치·사회적인 사건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중국집 주인, 자전거를 가르쳐주었던 복수 형, 어린 용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재홍이 형과 마린과의 만남 등 소소한 개인사를 통해 70년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서정적인 문장과 리얼리즘적인 시선이 만들어낸 꼿꼿한 성장소설.<참 아름다운 도전> 1, 2이병철 엮음/ 명상/ 각권 1만2천원 세계 여성 위인들은 신사임당, 나이팅게일, 마리 퀴리, 헬렌 켈러밖에 없을까. <참 아름다운 도전>은 고전적인 여성 위인 리스트에 현대적인 이름들을 추가하려는 시도로, 전문적 직업을 가진 ‘아름다운’ 근현대 여성들의
[책] <마린을 찾아서> , <참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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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옥
예당 발매
벨칸토 창법의 정상급 소프라노인 신영옥의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 마른 체구로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광란의 영창’를 힘있게 소화해내던 에너지와는 또 다르게, 편안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캐럴을 불러준다. 어빙 벌린의 같은 팝송부터 같은 고전, 16세기곡 와 영국 민요 등 14곡을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콘스탄틴 오벨리안의 지휘로 녹음했다.
<비밀>
BMG 발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팝 발라드, 포크, 샹송, 영화음악, 클래식, 재즈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하되, 특히 15곡 중 12곡은 지금까지 국내에 CD로 발매된 바 없는 명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 미카엘 홈이 부른 영화 <나자리노>의 주제가 , 70년대 6인조 컨트리록 그룹 오작 마운틴 데어데블스의 ,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레이 파커 주니어의 등이 수록됐다.
[음반] 신영옥 ,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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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라이브 콘서트>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 12월29, 30일 6시, 31일 밤 11시/ (주)라이브엔터테인먼트/ 1588-1555, www.ticketpark.com4월 단독공연, 9월 어어부프로젝트와의 조인트 공연, 그리고 얼마 전 아프간 난민 돕기 콘서트까지 올 한해 비교적 활발히 콘서트를 해온 이상은이 대형무대에서의 세 차례 공연으로 다시 한번 찾아온다. 시를 읊는 듯한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한해를 마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공연을 찾는 관람객은 이상은이 직접 만든 연하장도 선물로 받을 수 있다.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12월28일 7시30분/ 체인지21/ 02-336-1036 신해철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의 컨셉으로 단독 콘서트를 마련한다. 신해철이 뉴욕의 녹음실에서 녹음, 인터넷으로 전송해 방송되는 SBS FM의 이색라디오프로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청취자들은, 번개 모임에 잠옷차림의
[공연] <이상은 콘서트>, <2001 신해철 단독 콘서트 `유령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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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반지의 제왕>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같은 주에 개봉되는 영화들은 아니지만 이 두 시리즈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대상이 된다. 둘 다 모두 경악스러울 정도로 성공적인 환상문학 작품이 원작이라는 것, 둘 다 시리즈물이며 앞으로 한동안 일년에 한편꼴로 개봉되어 계속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것, 둘 다 원작의 명성이 불러들인 참견꾼들로 가득하다는 것…. 기타등등 기타등등….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표면상의 유사점일 뿐이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와 레벨들을 모두 떼어낸다면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1대1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도대체 환상물의 시리즈라는 이유만으로 이 두 작품을 직접 비교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둘 사이에 무언가 더 있는 것일까?<반지의 제왕>, 장르팬들의 집단의식적 이미지<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의 장르는 무엇일까? 가장 손쉬운 답변은
듀나의 비교론 반지의 제왕 vs 해리 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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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의 지난날스크린에 오르기 전 제왕의 반세기J.R.R 톨킨의 장대한 판타지 <반지의 제왕>(1954)이 출간된 지도 벌써 47년이 흘렀다. 2001년이 되어서야 실사영화로 조우하게 된 이 매력적인 이야기에 대한 갈증은 그 사이 3편의 애니메이션과 2편의 라디오드라마가 달래주었다.4시간 분량의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진 <호빗>(The hobbit, 1968년)은 원작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사적인 내용을 더한 작품. 배경음악을 르네상스 시대의 악기로 연주해 청취자들의 상상을 북돋웠다. 폴 다네만이 빌보 배긴스 역을, 헤론 카빅이 간달프 역을 맡은 성우들. 1977년작 <호빗>(The hobbit, 1977년)은 <반지의 제왕> 서주격인 동화를 90분 짜리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전설적인 감독 존 휴스턴이 간달프 역을 연기한 것으로 유명하다.<고양이 프리츠>를 만들었던 랠프 박시가 감독한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제왕>의 지난날, <해리 포터...>의 앞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