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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주> <가족시네마>로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한 재일동포작가 유미리의 연애소설. 화장품 회사와 관련업계내의 인간군상의 관계를 통해 연애와 행복에 대한 ‘유미리식’ 코드를 읽을 수 있다. 화장품 회사 직원 리사는 우연히 모델로 발탁되고, 연예인이 되라는 권유도 받는다. 갑작스럽게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 고민하던 리사는 카피라이터이자 이혼남인 아키바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들 앞에 사진작가이자 게이인 구로카와가 나타나고, 리사는 뭔가 결핍된 듯한 그에게 끌린다.<트리스탄과 이즈>조제프 베디에 지음/ 궁리 펴냄/ 9천원중세를 배경으로 백부의 아내인 이즈와 슬픈 사랑에 빠지는 젊은 기사 트리스탄의 이야기는 그 비극성과 장중함에 있어 ‘로미오와 줄리엣’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트리스탄과 이즈>는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문학사가인 조제프 베디에가 토마스, 베룰, 아일하르트 등 12세기 음유시인들이 노래했던 트리스탄과 이즈의 사랑이야기 중 오늘날까지 전
책...<루주>, <트리스탄과 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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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의 산실 쌈지스페이스의 연례기획전 가운데 신진작가의 발표장인 <Emerging> 세 번째 전시회. 20대 후반의 신진 여성작가 구동희, 윤미연, 정은영의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정신이 빛나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일상의 한 부분을 낯설게 사유하기를 실험하는 <Sensation>, 소녀와 분홍빛 등을 모티브로 한 비디오작업 <play with dorothy>, 여성적 정체성 찾기의 대안을 보여주는 <elsewhere>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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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록의 메카 마타도어 레이블의 간판밴드이자 지금은 해산한 ‘페이브먼트’의 리드싱어이자 송라이터, 기타리스트였던 스티븐 말크머스와 97년작 <Magic City>로 ‘70년대 프로그레시브와 90년대 로-파이 노이즈 팝의 행복한 만남’이라는 평단의 격찬을 받았던 밴드 ‘헬륨’의 리더이자 리드싱어, 멀티 플레이어인 메리 티머니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오프닝 밴드로 언니네 이발관이 참여한다.
공연...<스티븐 말크머스 & 메리 티머니 라이브 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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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Steady> 노다웃전작 <Return of the Saturn>이 뉴웨이브의 풍부한 실험이었다면, 노다웃의 4번째 정규음반 <Rock Steady>는 레게와 뉴웨이브에 힙합과 댄스음악까지 넘나드는 ‘춤추기 좋은’ 음악이다. 자메이카의 레게팀 슬라이 앤 로비, 카스 출신인 뉴웨이브의 베테랑 릭 오케이섹 등이 참여한 음반은, 스카 펑크의 박력을 줄이는 대신 <Underneath It All>처럼 여유롭게 쿵짝대는 레게, &glt;Don’t Let Me Down>의 경쾌한 복고풍 신시사이저 사운드 위주로 여성보컬 그웬 스테파니의 매력적인 음색이 잘 어우러져 있다.<J POP ALL STARS 2002>BMG 발매언더와 오버를 막론하고, 일본 팝스타들의 음악을 모은 두장짜리 컴필레이션 음반. 아직 일본어 가사를 쓴 음악이 금지된 관계로, 영어가사로 부른 노래들만 실렸다. 첫 번째 CD는 여성보컬 미샤가 부르는 <N
음반... 노다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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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뮤지션들이 어우러져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패거리(crew) 문화는 힙합을 움직이는 힘 중 하나다. 한국의 힙합 역시 이같은 ‘크루’들이 힙합 신(scene)을 이끌어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이 원타임과 지누션을 내놓으면서 가장 먼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YG 패밀리’, 지금은 없어진 신촌의 클럽 마스터플랜을 주축으로 활약하던 ‘MP 힙합’, 그리고 드렁큰 타이거, CB Mass, 최근 ‘T’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인 윤미래, 션2슬로우, 디지 등이 모여 만든 ‘무브먼트’(Movement)가 바로 그들.이 가운데 요즘 가장 막강한 영향력과 인기를 자랑하는 크루는 단연 무브먼트일 것이다. 드렁큰 타이거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신보를 발매하고 활동중인 CB Mass와 T는 가요를 듣는 이들에게건, 힙합을 듣는 이들에게건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 최근 이 둘의 콘서트를 비롯해 다양한 힙합 플로어에 얼굴을 내비치며 왕성한 라이브를 펼치는 뉴페이스들
BUGA KINGZ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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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시를, 강제로 쓴 행사용 몇편말고는 단 1편밖에 쓰지 못했다. 아니 그것도 좀 찝찝하다. 그것도 청탁자의 정성은 가상했지만 내 동기가 불순했으니 ‘순수한 자진’의 발로라 할 수 없고, 활자로 인쇄된 걸 보니 내용도 분량도 영 시원찮다.신년 벽두부터 웬 자해성 자기 시(詩) 광고? 사정 및 경위는 이렇다. ‘손에서 시가 영 뜸하여’ 월간지 청탁들을 서너달씩 넘겼더니 <현대문학>의 목소리 예쁜 편집부 직원이 꾀를 낸다. 이건요, 다음달 청탁이 아니라 내년 신년호 기획용 청탁인데요…. 그런 전화가 온 게 마감 5개월 전이었고 나는 마치 결의를 하듯 청탁을 받아들였다. ‘신년기획’은 내 허영심을 부추겼고 ‘5개월’이라는 시간은 상당한 여유감을 풍겼다. 하지만 좀더 큰 이유는 신년호 권말부록 ‘문단인주소록’. <현대문학>의 문단인주소록은 해가 거듭될수록 권위와 정확도를 질적-양적으로 높여 이제는 독보적인 사전-자료의 입지를 굳힌 터다. 오로지 그것 때문에 ‘신
<현대문학> 2002년 1월호 통권 5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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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히트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음악은 존 윌리엄스가 맡았다. 정답? 정답.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정답’을 보여준다. 이렇게 작성하고 이렇게 만들고 이렇게 이슈화하면 돈 번다. 재미? 물론 있다. 그 ‘정답’ 안에 재미의 항목이 있으므로. 재미 자신이 아니라 목록에서 기능하는 재미 말이다. 아이들은 그 재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른들은 ‘목록’ 속에서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그 목록의 관습을 자기도 모르게 익히면서 어른이 된다. 그렇게 어른이 되면 목록 바깥의 것을 읽을 수 없거나, 최소한 그 목록 바깥의 것을 읽기 위해서는 따로 각성을 하거나 훈련을 하거나 감식안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하는 일을 ‘거리 두기’라고 한다.존 윌리엄스는 그 ‘목록’에 가장 깊이 연루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다. 음악적으로 그는 자유롭다. 그는 자유자재다. 달인. 그는 목록 안에서 자유롭다. 어떻게 해야 정답의 음악을 구성해내는지 보통 사람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따질 것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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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세기말의 대재앙에 대해 이야기해온 만화가들은, 역설적이게도 그 세기말을 가볍게 통과한 직후 가장 큰 시련을 맞고 있는 듯하다. ‘만화가들의 생존 가능성’ 논란에까지 이른 국내 만화산업의 위기는 어찌 보면 전세계적인 만화산업의 위축과도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 90년대 중후반 급격한 쇠퇴를 맞이한 미국 만화계는 구닥다리 슈퍼 영웅들을 SF영화계에 팔아먹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1996년 이후 만화산업의 양적인 위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일본의 출판계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 파생상품 구조를 적절히 활용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대여점 중심의 만화 종수 늘리기에 급급해 질적인 도약을 이루어내지 못한 국내 만화계는, 적정한 수준의 일본만화의 공급이 끊어지자 PC방과 영화관으로 향하는 만화 독자들의 발길을 붙잡아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누적된 구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나는 ‘궁극적으로 작품이 돌파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세기초 만화의 어떤 경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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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고음질’과 ‘사용의 편이성’을 바탕으로 97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DVD의 확산속도는 놀랍다. 지난해 한해 전세계적으로 약 3천만대의 플레이어가 생산됐으며, 국내에서도 각종 경품이나 잡지 선물용으로 플레이어가 보급되면서 기기보급률이 5%대에 이르고 있다. 이미 DVD가 비디오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소프트의 종류와 양도 엄청나게 늘어가는 추세다. 10만원대까지 등장한 플레이어의 가격에 비해 아직 2만∼3만원대의 소프트웨어는 부담이 될 만한 금액이지만, 일반방송이나 비디오로는 만날 수 없는 고화질, 고음질이라는 장점과 아울러 아련한 추억 속에 묻어둔 옛 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층을 넓혀가고 있다.워너나 브에나비스타 같은 메이저가 아닌 중소업체에서 출시하는 DVD타이틀의 경우 마케팅과 기술력 등으로 대형 블록버스터 타이틀처럼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최근 그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판매량과 주목도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미래소
<은하철도 999-극장판>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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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화가 만화’의 컬트라고 할 수 있는 <울어라 펜>(코믹스 투데이 펴냄)이 국내에 정식 번역되어 나왔다. 만화가인 시마모토 가즈히코는 <레드 카드> <온천맨> 등의 작품이 국내에 번역되어 있지만, 정작 국내에 그를 널리 알리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 <불꽃의 전학생>이다. 60, 70년대 열혈물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이 작품은 ‘타쿠자와 국철 펀치’ 등 황당무계한 상황과 설정으로 개그 만화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왔다. <울어라 펜> 역시 이러한 코드를 그대로 가져와, 만화가 호노오 모유루의 삶을 광기로 가득 차게 만들고 있다. 사실 시마모토는 만화가로서 화법의 독창성은 전무하고, 그림체는 고리타분하지만 이러한 작풍이 만화가 만화를 그리기엔 제법 어울리는 모양새를 만들어낸다. ‘어시스턴트 히어로 탄생’, ‘원고 곁에는 검은 장미를’ 같은 에피소드 제목들에서부터 열혈 패러디만화의 냄새를 맡게 한다.다
<울어라 펜>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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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비독’이 포스터에 등장하는 거울가면을 쓴 살인마의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영화들에 비해 <비독>이 상대적으로 홍보가 많이 된 영화가 아니어서도 그랬지만, 워낙 영화를 보기 전에 관련 홈페이지나 팸플릿 혹은 TV영화 정보프로그램 등을 보는 것을 꺼려하는 개인적인 성격 때문에 생겨난 상황이었다. 물론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고, 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과연 비독이라는 인물이 가상의 인물인지 아니면 실존인물인지가 궁금해지기에 이르렀다. 물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유리가면을 쓴 범인의 신출귀몰하는 모습은 허구의 산물임이 확연했지만, 비독에 대한 묘사는 어느 정도 사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극장에서 돌아와 찾아본 <비독>의 한글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런 의문에 대한 간단한 해답이 올라와 있었다. 1775년 태어나 1857년(사실 한글 공식 홈페이지에는 1875년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사망한 비독은
<비독>의 실존인물 비독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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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렐름>은 <커맨드 앤 컨커>나 <울티마9>를 제작하는 데 참여했던 베테랑 게임 제작자들이 모여 만든 ‘리퀴드 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3D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하고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준다. 게임의 배경은 가상의 일본사회다. 드래곤, 서펀트, 울프, 로터스의 네 클랜이 각자의 운명의 길을 따라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이 게임에서 나는 농부 하나를 만났다.햇볕이 따갑다. 물이 필요하다. 메마른 논에서 새카맣게 타고 있는 벼를 위해, 운좋게 영주의 눈에 들어 도장에서 훈련받고 있는 옆집 아들래미를 위해 물을 길어와야 한다. 마을에 하나밖에 없던 우물은 적의 공격으로 파괴된 지 오래다. 감시탑을 세워놓고 더이상의 공격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지만 물이 없어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동안에도 적은 계속 병력을 길러내고 훈련시키고 있다.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더 힘들어진다.물을 길어오
<배틀 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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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을 만든다는 건 미지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는 스페인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영화 <디 아더스>의 홈페이지가 오픈했다. 홈페이지는 About Movie, Trailr, Gallery, Event, Special Event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쩐지 절반의 성공만을 이룬 것 같다. 실사와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효과음이 함께 만나면서 이루어낸 적절한 긴장감이나 마우스 주변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빛을 제외시킨 모험도 그럴듯한 틀을 만들어 내는 데 한몫했지만, 그 안에 담긴 콘텐츠는 그 틀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거기에 공포체험 게시판과 보도뉴스, 인터뷰, 20자평이 스페셜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것을 보면 약간의 의구심마저 든다. 하지만 동영상자료는 꽤 알차다. Trailer 코너의 예고편과 Special Event 코너에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와 니콜 키드먼의 인터뷰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알짜배기 코너. 니콜 키드먼이 인터뷰에서 말
<디 아더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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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막강한 세를 과시하던 봉만은 자신의 구역을 다른 이들에게 넘겨주는 처지가 된다. 이 와중에 그는 자신이 희귀한 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신체기관이 마비되는 증상과 함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봉만은 우연히 옛 애인인 희경을 만나고 그녀가 봉만 몰래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최민수, 박상민, 신현준 등이 출연하고 있으며 끈끈한 남자들의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는 멜로적인 감성에 더 호소하는 편.
[TV영화] 남자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