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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보면서, 처음엔 신났고 나중엔 찜찜했다. 신난 것도 찜찜한 것도 작품성과는 관계없다. 처음 1시간여 가량은 오우삼 영화 같아서 신났다. 첩혈쌍웅으로 통칭되는 멋진 두 남자의 의리와 개폼은 아직도 마음 설레게 한다. 지상의 계율이 적으로 갈라놓았으나 형제의 영혼을 지닌 사내들의 비감한 운명적 조우. 유치하다고 몇번인가 비난을 들었지만 그 유치한 기호에서 벗어난다는 게 무지 힘든 일이라는 걸 의 멋진 전반부가 깨닫게 해주었다. 취조실의 장동건 앞에 앉은 나카무라가 “이름은?”하고 물을 때 아득한 슬픔과 분노에 젖은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비춰주는 장면에선 “야, 죽인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그게 멋있는 건 지상의 율법으로부터 그들의 영혼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는 그렇게 시작했지만, 결국 배신한다. 배타적 민족주의, 그 단순한 세속적 정치학으로 돌아간다. 그게 싫었다. 멋있으려면 끝까지 멋있어야 한다. 그런 영혼은 지상의 질서에 포섭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멋있다. 지상의 어떤 이
민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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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류승완을 말하다
“고사 날, 부인 사랑한다고 만세삼창 하더라”
류승완은 소문난 짠돌이다. 술 사는 거 한번도 못 봤다. 물론 내가 먼저 자리를 뜰 때가 많아 일일이 확인을 못하긴 했지만, 들리는 풍문에 따르면 분명코 그는 짠돌이다. 오늘도 ‘내가 쏠게’ 그러지만, ‘그냥 산다’가 아니라 앞에 무슨무슨 말도 안 되는 전제조건을 붙인다. 물론 그는 술도 잘 못 먹는다. 또한 그는 공처가이기도 하다. 고사 지낸 날, 스탭들 앞에서 ‘부인을 사랑한다’고 만세 삼창을 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아이 자랑이 따라붙는다. 현장에서 다른 스탭이 아이 사진 들고 있으면, 다른 일 하다가도 제쳐놓고 달려온다. ‘어디 봐’ 해놓고서 ‘예쁘다’고 그랬던 적은 없는 것 같다. 하긴 세상에서 자신의 딸보다 예쁜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빠가 어디 있겠나 싶다. 여기까지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속속 들여다볼 만큼 편한 자리를 갖진 못했지만, 내가 갖고 있는 자연인 류승완에 대한 기억이고 느낌이다. 일
화통한 배우 전도연 vs 소심한 감독 류승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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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부는 바람>출연 : 1부 - 이충인 박철, 2부 - 조재현 김명조, 3부 - 유순철 유년기, 노년기를 맞으면서 달라지는 시간의 의미를 탐색하는 영화. 유럽 모더니즘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난해한 영화라는 평을 받았지만 감독 자신은 누구나 한번쯤 떠올렸을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대중영화`라고 생각하는 작품이다.유년기를 다루는 1부 <말에게 물어 보렴>은 감독이 프랑스에서 계획했던 단편 프로젝트에 고향은 그대로인데 자신만 변했다는 낯선 느낌이 더해진 10분짜리 영화다. 천둥번개가 휘몰아치고 난 아침, 산골에서 사는 할머니는 손자에게 마을에 가서 시간을 알아 오라며 심부름을 보낸다. 산비탈을 내달려 마을에 도착한 아이는 외양간에서 소에게 장난도 걸고 여기저기 열심히 한눈을 판다. 노인이 혼자 지키고 있는 시계방에서 확인한 시간은 아침 열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정신없이 놀다보니 어느덧 산자락에는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아이는 할머니에게 열시라고 말한다. “
전수일이 만든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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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고? 전도연?” 류승완 감독이 <피도 눈물도 없이>의 첫 번째 카드로 전도연을 주저없이 내밀었을 때, 다들 의아해했다. 충무로 최정상의 여배우와 밑바닥 B급 무비를 신봉하는 키드와의 만남이라니…. “변신이 필요했던 배우와 흥행이 불안했던 감독의 만남이군”이라고 혹자들이 쑥덕거릴 만도 했다.
촬영에 돌입해서도 수군거림은 그치지 않았다. 현장 소식통은 “감독과 배우의 궁합이 찰떡이다”는 그 흔한 소문 대신 “서로를 좀 어려워하는 것 같다”는 추측만 들려줬다. 양수리와 인천과 수색의 현장을 직접 들여다봤을 때도 정말 그런 듯했다. 짬을 내서 청취를 시도했지만, 서로에 대한 멘트는 ‘영리한 배우’와 ‘세심한 감독’이라는 짧은 수식의 선을 넘지 않았다. 붙박이는 아니었으니 본 것만으로 모든 것을 안다고 할 수도 없겠고, 현장에서야 제3자가 모르는 감독과 배우의 긴장이 존재하는 걸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꽤 시간이 지난 뒤에도 멀어보였다.
그렇게 1년
화통한 배우 전도연 vs 소심한 감독 류승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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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정말 어땠어?”
류승완(이하 류) | 아…, 난 야자타임 같은 거 못한다니까, 글쎄.
전도연(이하 전) | 일단 밥부터 먹고, ‘야자’ 하죠.
류 | 도연씨, 이쪽에 말리면 안 돼. 그러지말고, 이거 ‘후딱’ 끝내고 박찬욱 감독님하고 술 한잔 안 할래요? 강호형이랑 다들 함께 있다고 그러는데.
전 | 시작해야겠네. 야! 너는 당일 약속잡으면 내가 바로바로 시간낼 만큼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 (웃음)
류 | 어어… 그건 아니고.
전 | 뭐, 또 이야기해봐. 어디서 먹을 건데. 뭐 사줄 건데? (웃음)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봐. (톤을 바꾸어) 감독님∼.
류 | (뻘쭘한 자세로) ….
전 | 난 야자 못하겠어. 마음이 약해서.
류 | 거봐요. 도연씨도 야자 못한다잖아요.
전 | (김치전을 젓가락으로 들고서) 승완아, 이거 먹어봐, 맛있어. (웃음)
류 | ….
전 | 오늘 무대 인사 끝나고 사라졌던데.
류 | 어… 그러니까. 다른 시사회 가면,
화통한 배우 전도연 vs 소심한 감독 류승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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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마음 여린 우리 감독님
전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그랬고.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원한 것도 그랬고. 류승완은 남성중심적인 영화를 많이 했잖아. 그래서인지 현장 분위기도 그래. 현장 가면 재영 오빠랑은 너무 호흡이 잘 맞는거야. 다른 남자 배우랑도 그렇고. 그게 얼마나 부러웠다고. 처음엔 저 사람이 여배우랑 이야기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나보다라고만 생각했지. 하지만 여배우, 아니 그런 현장이 익숙지 않은 어떤 연기자들한테는 어쩜 저렇게 무관심하나 싶더라고. 실제로 모니터 보고만 있지 않고 직접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사람인데. 왜 그런 것 있잖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들 때마다 보면 항상 그 자리에 류승완은 없었어. 그리고….
류 | 나도 배우한테 기대고 싶어. 재영이형도 그런 얘기 하더라. 자기도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너무 힘들고 그러는 상황에서 감독한테 기대고 싶다고. 그런데 감독이란 놈이 쭈뼛거리면서 와서는 ‘형, 뭐 한번만
화통한 배우 전도연 vs 소심한 감독 류승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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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은 본능과 가장 지근 거리에 위치한 스포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생각처럼, 개인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원초적 방법론과 복싱 사이에 확실한 유사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찬찬히 따지고 들어가면, 복싱은 매우 문명화된 `스포츠`다. 무엇보다도 복싱은 공격 부위와 방법을 엄격히 제한한다. 정확히 말해 상대의 벨트 라인 위쪽, 신체의 앞 부분을, 그것도 너클 파트라는 주먹의 특정 부위만을 써서 공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일단 균형을 잃은 상대를 가격하는 것은 반칙이다. 게다가 상대를 가격하는 것은 이쪽의 맨주먹이 아니다. 글러브를 착용하고, 3분간 경기한 뒤 1분을 휴식하며, 정해진 시간 내에 승자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 점수로 승패를 가름한다는 이른바 퀸즈베리 룰(Queensberry Rule) 도입 이후, 복싱은 야성의 잔재를 털어내고 문명의 전당 안으로 진입하였다.그리고 어느 한쪽이 완전히 나가떨어지지 않더라도, 10초 동안 일어나지 못하면 그대
무하마드 알리는 어떻게 세상과 싸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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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체험 극과 극
전 |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 스스로 어눌하다고 생각해?
류 | 이 정도면 똘똘하지, 뭐.
전 | 아니 그러니까, 나는 빈 구석이 많다. 빈틈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야?
류 | 빈틈이야 많지.
전 | 근데 내가 보기에 류승완의 빈틈은 계산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류 | 에이? 빈틈이 왜 하필.
전 | 아님 말고. 가끔 존경스러울 때가 있어. 나이 어린 감독이라는 거 처음엔 몰랐거든. 그런데 현장에서 나이 많은 선배 배우들 모셔다 뭘 끄집어내는 걸 보면, 카리스마라고 하기는 좀 뭣하고 뭔가 ‘기술’이 있는 거 같기도 해.
류 | 그건 내가 모자라는 게 많은 사람이어서 그렇다니까. 내가 완벽하면 그러겠어. 주위에서 보기에 모자라 보이니까 ‘나라도 나서서 도와줘야지’ 그러는 거지. 안돼 보이니까. 난 아직도 현장에서 못 보는 게 많아. 조명이나 사운드 작업도 자세한 건 잘 모른다고.
전 | 영화 연출은 따로 공부했을 거 아니야.
류 | 공부
화통한 배우 전도연 vs 소심한 감독 류승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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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인정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높이 내걸고 열이틀 동안의 숨찬 일정을 몰아붙였던 제52회 베를린영화제가 2월17일 붉은 막을 내렸다. 주요하게 정치적 올바름, 그리고 가족의 붕괴와 재건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돋보였던 이번 영화제의 수상결과와 주요 작품들을 돌아본다. 또 문제작은 드물었지만 여느 해 못지않게 시끌벅적했던 베를린영화제를 총정리한다. 편집자● 수 상 결 과 ●금곰상<블러디 선데이> (영국·아일랜드, 폴 그린그래스 감독)올 베를린영화제가 9·11 테러에 대한 입장으로 ‘다양성에 대한 인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북아일랜드가 잉글랜드에 수십년간 가해온 테러의 근원을 보여주는 이 영화가 금곰상을 받은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하는 생생한 영상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북아일랜드 주민뿐 아니라, 가해자인 영국군의 증언도 수용해 ‘화해’의 새 세기에 걸맞은 모양새까지 갖췄다.<
제52회 베를린영화제 수상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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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막판에 번개가 치다.”베를린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의 반응처럼, 지난 2월17일, 12일간의 일정을 마감한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금곰상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두 작품에 돌아갔다. 아무리 영화제의 수상결과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게 마련이라지만,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영국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블러디 선데이>가 베를리날레 최고의 영예를 거머쥘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특히 애니메이션인 <센과 치히로…>가 금곰의 새 주인이 된 것은 가히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를린을 포함해 칸, 베니스 등 3대 메이저 세계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이 최고상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상결과에 대해 “애니메이션에 상을 주기로 한 것은 용기있는 결정”이라는 칭찬도 있었지만, “무한히 성장해나갈 아시아영화에 대한 배려”라는 ‘정치적’ 해석도 존재했다. 한편 “외국의 영화상이 일
제52회 베를린영화제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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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으로 간 <나쁜 남자><나쁜 남자>의 상영 다음날, 이승재 프로듀서의 표정은 편치 않아 보였다. 매일같이 전날 상영작의 평가를 별점으로 보여줬던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에서 이 영화에 마이너스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이같은 극단적 반응은 수상권에 진입하는 데 결격사유로 작용할 수 있었기에 그는 아예 마음을 비운 듯했다.사실 이 영화에 대한 거부반응은 2월15일 기자시사회가 끝난 직후 어느 정도 감지됐던 바다. 프리랜서 평론가인 올리버 푸기니에는 “그건 사랑이 아니라 성도착증적 관계다”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기자회견장으로도 이어졌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며 말을 꺼낸 동구권의 한 기자는 “유럽인으로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폭력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기쁨보다는 폭력 같은 것만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질문했다. 또 한 독일 기자는 “이 영화는 폭력을 좋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베를린에서도 재연된 <나쁜 남자>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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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곰상 수상작품 감독 인터뷰 11972년의 어느날 북아일랜드 데리라는 지방에서 일어난 시민권 요구 시위는 진압에 나선 잉글랜드군의 무차별 발포로 14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다수의 희생을 낳았다. 이 사건은 북아일랜드에 대한 잉글랜드의 부당한 정치·사회·종교적 탄압을 고발했을뿐더러 수많은 북아일랜드 청년을 IRA에 가입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블러디 선데이>는 시위 전날과 당일의 풍경을 각기 다른 입장의 4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묘사한다. <CNN> 뉴스 보도가 아닌가 할 정도로 생생한 표현을 한 것에 대해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이 영화를 열린 텍스트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배우들도 긴장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또 가능하면 실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비전문 배우를 대거 기용했다. 진압군 역할로 실제 공수부대원 출신 병사를, 마을 주민 역할도 실제 주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다큐멘터리적 화면이 돋보이는데, 실제 다큐멘터리 필름을 사용했나
<블러디 선데이>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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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미디어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활용하여 이미지를 구축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무명 시절, 그를 한 프로 레슬링 경기장으로 안내한 프로모터가 “지금 나오는 선수가 모두가 싫어하는 악당”이라고 소개하자, 알리가 “그렇지만 저 악당을 보기 위해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까”라고 되받아쳤다는 일화가 있다. 말하자면, 알리는 언론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유망주 권투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60년 로마올림픽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리스트라는 훈장은 필요조건 혹은 충분조건은 될 수 있을지언정 필요충분조건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알리는 KO라운드를 예고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예언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켄터키 청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마침내 데뷔 4년 만에 세계 타이틀전. 상대는 살인혐의로 복역중 교도소 복싱으로 출발, 정상까지 진격한 소니 리스튼. 35승(25KO)1패의 챔피언과 만난 19승(15KO)
무하마드 알리는 어떻게 세상과 싸웠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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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곰상 수상작품 감독 인터뷰 2베를린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금곰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기자회견은 베를린에서 시상식이 열린 지 이틀 뒤인 2월19일 도쿄에서 열렸다. 미야자키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 지난해 7월20일 일본에서 개봉한 <센과 치히로…>는 11월10일에 <타이타닉>의 흥행기록을 앞지른 뒤, 2월17일 현재 전국 2269만2104명을 동원하고 있다. 흥행수입도 290억엔을 넘었다.100명이 넘는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제국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먼저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가 “미국에서 <센과 치히로…>는 너무 일본적이고 마지막 부분이 난해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유럽에선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받을 수 있어 매우 기뻤다”고 베를린 현지의 반응을 보고했다. 곧이어 베를린에서 대신 상을 받았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해외사업국장 스티븐 아파트로부터 금곰상을 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