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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작가 이상욱이 자신의 거처라고 밝힌 ‘상상 사진관’은 다름 아닌 ‘신바람 찍사’ 강영호의 스튜디오. “2/4 정우성·고소영 삼성카드, 2/5 엘라스틴, 2/6 던킨 도너츠, 2/18 <울랄라 시스터즈> 포스터, 22 배스킨 라빈스, 2/30 <집으로…> 포스터, 3월중 <챔피온> <오아시스>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포스터 촬영 예정.” 작은 스튜디오 한쪽 벽면을 꼬박 채운 스케줄만으로도 그 유명세를 짐작케 하는 이곳에 ‘느낌에 죽고 갓 뽑은 헤이즐넛 향에 사는’ 스틸 작가 이상욱이 산다.강영호의 수제자로 작업실을 드나든 게 어언 5년에다 지금의 사진관으로 옮겨 본격적인 작업에 뛰어든 게 올해로 2년째다.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시작한 3편의 영화 스틸 작업은 그에겐 독립선언이었던 셈. 나이를 묻지 말아달라고 하지만 아직은 노련한 전문가보다 귀엽고 발랄한 막내의 모습
<피도 눈물도 없이> 스틸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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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그를 부르는 이름이 무엇이었건, 2002년 현재 스티븐 소더버그는 주류 할리우드 제1급의 재능을 지닌 감독이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인디와 메인스트림 양쪽 진영을 향해 영구 중립을 선언하고, 포커 테이블에 앉은 ‘꾼’처럼 조용히 이분법을 무너뜨려가는 전략으로 지금의 의자를 차지했다. 3월1일 개봉하는 그의 신작 <오션스 일레븐>은 범죄영화를 매만지는 그의 숙련된 솜씨와 스타의 육체에 신선한 피를 돌게 하는 재주를 마음껏 자랑한 영화다. 8500만달러짜리 오락영화를 만들면서도 특유의 근면함과 기동력을 잃지 않았다. 일요일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트래픽> 촬영을 마친 이튿날 캘리포니아 버뱅크로 날아와 점심을 먹으며 <오션스 일레븐>의 시나리오를 수정했던 그는 지난해 3월 오스카 시상식 이튿날 새벽 6시부터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액션!’을 외쳐 소더버그의 감독상 수상을 핑계로 밤새 축배를 들며 여유를 부렸던 <오션스 일레븐> 팀을 아연실색하
<오션스 일레븐> 만든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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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영원한 <타이타닉>의 여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이 자신이 부른 <What If>의 싱글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은 발라드보다는 댄스음악 취향이며, 노래도 잘한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이유. “어려서부터 가수들을 흉내내면서 그들의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잘했던 적은 없었어요.” 그런 그녀가 <What If>를 부른 건 정말 우연이었다. 케이트 윈슬렛은 디킨스 원작소설을 토대로 한 영국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목소리 연기를 했는데, 그로부터 18개월이나 지난 뒤에 갑자기 나타난 프로듀서가 노래를 해줄 것을 청했다고.
내가 불렀지만 못 참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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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이 다쳤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20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피어스 브로스넌이 물과 관련된 액션신을 촬영하던 중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고 프로듀서가 전했다. 그러나 그의 부상이 얼마나 심한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브로스넌은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았는데, 의사는 더 큰 손상을 막기 위해 외과수술을 권했다고. 프로듀서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브로스넌은 2주 동안은 촬영에 합류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007영화는 <전사의 후예>의 리 타마호리 감독이 연출하며, <엑스맨>의 할리 베리가 본드걸로, 주디 덴치가 돌아온 M으로 등장한다.
007 병원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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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의 애잔한 눈빛을 가진 파일럿 대니, <블랙 호크 다운>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던 이상주의자 병사로 낯익은 청년배우 조시 하트넷이 금욕 맹세를 했다. 물론 남은 생애 동안 계속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현재 촬영중인 촬영 기간 동안 금욕할 것을 선언하는 맹세를 한 것이다.
은 사순절(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의 40일. 단식과 참회를 행한다) 때문에 섹스를 포기한 남자에 관한 외설스러운 로맨틱코미디. 그런데 그 맹세를 지키기가 꽤 힘든 모양이다. 조시 하트넷이 털어놓는 그의 심경은 “그건 40일 낮, 40일 밤 동안만 계속되는 게 아니다. 거의 미칠 지경이다. 금욕을 하니 박탈감이 어떤 느낌인지 아주 잘 알겠다.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은 <허드슨 호크>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을 만들었던 마이클 레먼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4월에 개봉한다.
<40일 낮, 40일 밤>의 섹스를 포기한 남자, 조시 하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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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이창동을 만나다. <피도 눈물도 없이>의 류승완 감독이 이창동 감독의 세 번째 영화 <오아시스>에 출연한다. <오아시스> 시나리오에는 캐스팅된 사람의 이름 대신 ‘꽃미남’이라고만 적혀 있어 사람들이 과연 누굴까 궁금해했는데 알고 보니 류승완 감독이었다고. <오아시스>는 살인미수와 강간범으로 옥살이를 하고 나온 남자 종두(설경구)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순수한 여인 공주(문소리)의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이며, 류승완 감독은 가족이 귀찮아하는 존재인 종두에 대해 애증을 품고 있는 회사원 동생 종세로 나온다. 카메오 출연이 아니라 비중있는 조연이라고.
<오아시스>에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하는 류승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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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가을동화> <명성황후> 등에서 어린 은서, 어린 명성황후 등으로 분해 애잔하고 슬픈 표정 연기로 눈길을 끌었던 탤런트 문근영이 충무로 문을 두드린다. 신생영화사 팝콘필름에서 제작하는 이한 감독의 멜로영화 <연애소설>에서 주인공 차태현의 동생 ‘지윤’ 역으로 출연하는 것. 지윤은 동네 도서대여점 오빠를 짝사랑하면서도 말은 못하고 책만 빌려가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여고생이다. <연애소설>은 첫눈에 반한 여자와 볼수록 좋아지는 여자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한 남자의 퍼즐 같은 사랑이야기로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 등을 캐스팅해 지난 2월18일 크랭크인했으며 9월 개봉예정이다.
연애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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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 장동건. 의 배우 장동건이 메이킹 북인 ‘2009 Another Memories of 장동건’의 인세 1천만원을 자신이 홍보대사로 있는 장기기증 운동단체 ‘생명나눔실천회’의 후원금으로 기탁했다. 지난해에 장동건은 “죽어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며 흔쾌히 생명나눔실천회 홍보대사를 수락했고, 그의 위촉 사실이 알려진 뒤 실천회에는 평소의 두배가 넘는 서약희망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고. 한편 제작사 인디컴은 극장에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메이킹 북도 전달할 계획이다.
장동건, `생명나눔실천회`의 후원금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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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춤, 액션은 기본. 서스펜스는 옵션? “오락영화는 노래와 춤, 액션이 있어야 하고, 그 안에 서스펜스와 관객을 놀라게 만드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폭력 미학의 거장, 스즈키 세이준 감독이 들려준 확고한 ‘오락영화관’이다. 문화학교 서울과 시네마테크 부산이 주최한 <폭력의 엘레지-스즈키 세이준 회고전>에 참석한 스즈키 감독 기자회견이 지난 2월20일 오전 10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올해 79살인 스즈키 감독은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들어하는 등 거동이 불편하다고 들었는데, 모든 질문에 나직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으며, 답변 뒤에는 “이해했느냐, 답변이 됐느냐” 일일이 확인하는 성실함을 보였다. 회고전에 대한 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 “아직 살아 있는데 회고전을 하는 것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장례식을 하는 기분”이라고 답해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했다.1960년대 도쿄영화광들의 우상 스즈키 세이준은 싸구려 오락영화를 만들면서도 기존의 영화문법을 파괴하며 자신만의
“회고전 하는 건 내 장례식 치르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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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젤에게 오스카를!” 줄리아 로버츠가 <트레이닝 데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덴젤 워싱턴의 수상을 강력히 지지하고 나섰다.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덴젤은 반드시 상을 타야 한다. 그는 우리 세대 최고의 배우”라며 덴젤을 극찬한 줄리아. “그가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오른 건 세 번째지만, 이건 정말 충분치 않다구요. 혹시 <말콤 X> 보셨어요? <허리케인 카터>는, <필라델피아>는요?….”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의 발언은 얼마나 효과적일까? 그 결과는 3월24일 밝혀진다.
“덴젤, 이번엔 꼭 오스카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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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여길 봐 주세요, 러셀!” 여기저기서 포토콜 요구가 이어졌지만 그는 상관없다는 듯 황급히 걸어 들어간다. 짧은 턱수염과 어깨에 닿을 듯 말 듯 자란 고수머리, <글래디에이터> 때보다 족히 5, 6kg은 불어난 듯한 육중한 몸집. 그는 기자회견장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드럼치듯 신경질적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함께 자리한 감독 론 하워드와 제니퍼 코넬리가 민망할 만큼 질문은 러셀 크로에게만 집중되고, 당일 후보작 발표를 한 오스카 관련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염문설을 뿌렸던 니콜 키드먼에 대해 “그녀는 지금 라스 폰 트리에와 함께 스웨덴에 있소. 나쁜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게 분명하지, 하하”라며 특유의 괴상한 조크를 선사하던 그는, “머리(brain)와 근육(brawn) 중 어떤 걸 쓰는 걸 좋아하느냐”는 황당한 질문이 튀어나는 순간, 마치 애써 자신을 진정시키듯 과장된 정중함으로 입을 열었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부탁드리는 바이지만 그런 쓸데없는 질문은 제
젠장, 할리우드보다 소와 대화하는 게 더 좋다니까, 러셀 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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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TV에서 예지원을 여러 번 만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가요 청백전 스타일의 오락 프로그램이었는데, 거기서 예지원의 활약은 대단했다. 머리를 틀어올리고 차이니스 드레스를 입은 채 조신하게 <홍콩 아가씨>를 부르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머리를 산발하고 겉옷을 거칠게 벗어 내던지더니 검은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를 활보하며 <배반의 장미>를 불러젖혔다. 대본도 강요도 없었다. 그냥 예지원의 ‘설정’이었다. 예기치 않은 반전, 아니 배반에, 녹화장도 안방도 뒤집어졌다. 예지원이 자신을 희화화해서가 아니라, 그 가무가 장기자랑이라는 무대에 어울리지 않게 진지하고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불면 날아갈 듯 작고 가녀린 몸매, 오목조목 참한 이목구비의 이 아가씨가 준비한 진짜 ‘반전’은 따로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예지원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이미지가 언제부턴가 <여고시절>의 왈패가 됐지만, 그 전엔 정반대였다. <꼭지>나 <줄리엣의
왈패본색, <생활의 발견>의 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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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개봉 당시 ‘폭력을 조장하는 영화’라는 이유로 일본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문제작. 야쿠자 영화로 유명한 노장 후쿠사쿠 긴지의 60번째 작품으로 기타노 다케시가 침묵 속에 광기를 품은 선생님으로 등장한다. 영화의 설정은 사회 혼란이 심각한 근미래 일본, 학생들의 수업거부가 늘자 정부에서는 ‘배틀 로얄’이라는 법안을 발표한다. 무작위로 중학교 한 학급을 선발, 무인도에서 3일간 단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만드는 법이다. 학생들은 이 황당한 규정에 거부감을 갖지만 피할 방법은 없다. 무장한 군인들이 규칙을 어기는 자를 사살하고 온갖 감시장치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서바이벌 살인게임은 숨쉴 틈 없이 전개되는데 42명의 학생들이 저마다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채 비정한 죽음과 대면한다. 설정만 놓고 봐도 <배틀 로얄>의 서바이벌 게임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렴풋이 짐작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 되는 치
해외신작 <배틀 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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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보면 영화가 보인다?가로 세로 19줄 좌표가 빚어내는 정밀하고 오묘한 게임, 바둑. 한집 또는 반집을 다투는 정밀성 때문에 고도의 계산력을 요구하는 수학적인 게임인 동시에 `초반에 큰 집을 지으면 반드시 진다` `작은 것을 탐하면 큰 것을 잃는다(小貪大失)` 등 인생을 살아가는 교훈을 되새기게 하는 심오한 기예이기도 하다. 대국적 시야와 정밀한 계산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면에서 영화 만들기도 바둑과 닮은 점이 있다.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충무로에도 바둑 애호가들이 꽤 많다. 감독 중에서는 강우석, 이창동, 김상진, 박철수, 이민용, 김영빈, 김유진, 신승수, 이세룡 감독 등이 유명하다. 제작자 중에서는 기획시대 유인택, 씨네월드 이준익, 씨네라인 석명홍 대표 등 배우로는 안성기, 김일우, 장진영씨 등이 있다. 스탭 중에서는 사진작가 송기철, 촬영감독 박희주, 조명감독 임재영씨 등이 바둑 애호가다. 실제로 씨네월드의 <달마야 놀자> 촬영중에는 숙소에 바둑판을 갖고
[서브웨이] 충무로 바둑 애호가들의 바둑 실력과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