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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연표1963 전북 고창에서 태어남1981 세종대 영문학과 입학1986 8mm 단편영화 <게으름의 찬양> 제작1988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대학원 입학,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1989 시집 <武林일기> 출간1990 16mm 단편영화 <시인 구보씨의 하루> 제작1991 시집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출간1993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개봉, 시집 <세상의 모든 저녁> 출간1995 시집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 출간1999 시집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산문집 <재즈를 재미있게 듣는 법> 출간2002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개봉시인이자 영화감독 유하. 그는 언제나 대중문화 한복판에 있었다. 할리우드 고전영화와 배우 문희는 유년 시절의 첫사랑이었고, 이소룡과 무협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로 돌아온 감독 유하, 시와 영화의 나날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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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동기생인 <무사>의 김성수 감독과 <아줌마> 등을 만든 안판석 PD는 유하의 21년지기들이다. 그는 김성수와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보다는 뒷골목을 자주 찾았고, 교과서보다는 주먹을 믿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안판석과는 문학에 조예가 깊고 69번 버스를 함께 타러 다녔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학 시절부터 어울렸던 이들은 고 진이정 시인과 함께 ‘관극회’라는 모임을 결성해 영화, 연극, 무용, 미술 등에 관해 평론을 하기도 했다. ‘반영화’ 모임도 “영화 한번 만들면 재밌겠다”는 누군가의 말에 진이정이 “그럼 하면 되지”라고 답하면서 만들어졌다. 김성수가 영화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도 결국 유하 덕택이었다. ‘반영화’ 결성 직전, 신촌 ‘우리마당’에서 8mm영화 워크숍 수강 신청을 했던 유하는 갑자기 시를 써야 하는 상황을 맞았고, 김성수에게 대신 참여할 것을 권했다. 여기서 재미를 느낀 김성수는 87년 동국대 연극영화과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이
유하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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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어린 시절 그는 <미워도 다시 한번> <별아 내 가슴에>를 보며 문희에 대한 연모의 정을 키웠다. 그녀의 초롱한 눈빛에 유하는 황홀경에 빠졌고, 그녀가 눈물을 흘리면 그의 마음속에는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쑈하는 사람들이 저 스크린 뒤에 들어가 가짜로 연극하는 게 영화야”라는 금자라는 동네 누나의 말을 믿었던 그는 영화가 끝나고 나면 눈물 훔칠 새도 없이 후닥닥 스크린 뒤로 달려가 문희의 체취를 느끼려 하기도 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 <십계>의 앤 백스터, 아니 ‘안 박스터’ 역시 그가 추앙한 여신들이었다.이소룡이소룡은 그에게 둘도 없는 절세의 영웅이었다. 극장 갈 돈이 넉넉지 않았던 어린 날, 그는 <사망유희> <당산대형> 같은 영화가 답십리극장 같은 재개봉관에 도착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곤 했다. 유하의 입을 빌려 이소룡의 세계를 한마디로 묘사하면 “모든 복잡을 뚫고 단숨에 핵심에 이르는”
유하의 키워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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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벽제 국립공원 묘지에서 치러진 김상진 열사 27주기 추모식에 다녀왔다. 창창한 햇빛이 무덤들을 더 유구한 젖무덤으로 봉긋봉긋 도들새김했지만 추모식 내내 강한 바람이 불었다. 소풍 나온 종이컵, 음료수팩, 빈 김밥 도시락곽이 혼미 속을 휩쓸려다녔다.김상진은 1975년 4월11일 서울대 농대 캠퍼스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중 양심선언물을 읽고 할복 자살한 열사다. 당시 4학년. 당황한 당국은 시신을 강제 탈취, 지금의 장소에 서둘러 매장했다.정말 27년 만이군…. 그의 할복 자살 뒤 곧바로 월남이 해방되고, 어둠의 긴급조치 9호가 발효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22일 열린 ‘김상진 열사’ 장례식에서 추도시를 읽었고 그렇게 ‘긴조시절’에 걸맞은 시인 데뷔를 한 셈이지만 그의 무덤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안한 건 물론이고, 그때의 슬픔과 열정이 그만큼의 나이를 먹은 모습을 새삼 확인하는 건 스스로 안쓰러운 일이다.추모식을 준비한 김상진 기념사업회는 ‘열사’ 자가 빠
[컬렉터파일] 김상진 27기 추도식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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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ease> 펫 샵 보이즈EMI 발매신서사이저팝의 대가로 불리는 펫 샵 보이즈의 여덟번째 정규앨범이 발매되었다.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기타리스트’라고 불리는 전 ‘스미스’(The Smiths) 멤버 자니 마와 함께 작업해서인지, 이번 앨범은 기타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유럽에 있는 사람이 미국의 연인을 그리워한다는 첫 싱글 <Home and Dry>와 60년대 팝을 연상시키는 <I Get Along> 등이 담겨 있다. 춤을 춰야 할지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할지,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펫 샵 보이즈의 팝적인 단면을 만끽할 수 있는 앨범.500 Years of Brazil BMG 발매‘브라질의 500년’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브라질 음악의 족적을 선별한 컴필레이션. 알려져 있다시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으며,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 흑인들의 영향을 받은 브라질의 음악에는, 남미 원주민의 전통에 흑인 특유의 리듬감과 유럽의 음악이 녹아 있다. <
펫 샵 보이즈 / 500 Years of Brazil / 셰릴 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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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Big3와 료코의 캠퍼스 콘서트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4월26일, 27일 7시30분/ (주)팀, 가네코프로덕션/ 02-561-4712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팬들의 가슴에는 청바지와 통기타로 자유와 낭만을 노래하던 모습으로 남아 있는 한국의 포크 1세대 트윈폴리오가 한자리에 모인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의 포크 1세대인 모리야마 료코가 함께 무대에 오르며, 26일에는 모리야마 료코, 시라토리 에미코, 야마모토 준코 등 일본의 포크 3인방이 우정출연하기도 한다.벅스 버니 온 브로드웨이 내한공연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5월4일, 5일 7시30분/ (주)예스컴프로덕션/ 02-783-0114워너가 낳은 세계적인 캐릭터 벅스 버니와 오케스트라를 접목시킨 만화영화 클래식 음악회 <벅스 버니 온 브로드웨이>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온다. 이번 공연에서는 55인조 오케스트라가 로시니, 슈트라우스, 리스트 등 유명한 클래식 소품들을
포크 Big3와 료코의 캠퍼스 콘서트 / 벅스 버니 온 브로드웨이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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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정재승/ 동아시아 펴냄/ 1만2천원
물리학자가 쓴 과학의 눈으로 영화보기에 관한 책. <할로우맨>에서 케빈 베이컨이 투명인간이 되는 순서의 모순, <페이스 오프>의 피부이식으로 얼굴 바꾸기의 의학적 허점, 고질라 같은 거대동물의 존재 불가능성 등 영화 속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만들어낸 ‘과학적 옥에 티’를 조목조목 지적한다. 3년 전에 펴낸 책의 개정증보판으로, <언브레이커블> <매트릭스> <공각기동대> 등 최근 영화 13편을 더했다.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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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는 우리 영화계의 독보적인 존재다.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처음 알린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최근작 <생활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생활세계에 존재하는 뼈아픈 모순들을 캐내는 그의 시선은 누구보다도 날카롭고 철저해왔다. 물론 첫 작품의 심각함이 최근작에 오면 좀 느슨해지긴 하지만 작가적인 추구의 일관성이나 영화 붙이는 스타일의 독특함으로 봐서 그만한 성과를 낸 감독이 어디 또 있을까 싶다. 한국영화계는 그나 배용균 같은 이름을 어, 하는 사이에 어부지리로 얻곤 한다.홍상수는 음악을 쓰는 일에 매우 인색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최근작 <생활의 발견>에는 엔딩 스크롤이 올라갈 때 딱 한곡, 음악이 들어간다. <오! 수정>에서도 여주인공이 풍금으로 치는 <빠삐용>의 테마를 빼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곡은 한곡이다. <강원도의 힘>에서도 영화의 앞뒤에 등장하는 딱 한곡만이 기억에 남는다. 비교적 음악이 많이 등장하는 &l
옥길성 <맨발로 하늘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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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시가 있다면, 만화에는 카툰이 있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의 올해 첫 기획전인 ‘카툰 & 카투니스트’전이 오는 6월30일까지 부천종합운동장의 만화박물관 내 기획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조관제, 고경일, 강일구 등 현재 국내 카툰계에서 왕성한 활동를 펼치고 있는 만화가 46명이 함께하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 카툰의 오늘과 미래를 가늠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카툰’, ‘카툰 펀치’, ‘부산카툰클럽’ 등 주요 카툰 그룹과 개인 창작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 스토리만화만을 편식해온 만화독자들은 ‘촌철 살인’이라는 카툰의 참맛을 색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행사기간 내에 예약한 단체 입장객들은 기획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회와 ‘카툰 엽서 만들기’ 등의 체험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문의: 032-661-3745(6)초학교법인 스타학원 완결 스기무라 신이치의 개그만화 <초학교 법인 스타 학원>이 21권으로 완결되어 나왔다. <멋지다 마사
카툰 & 카투니스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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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TV프로그램 중 기억에 남는 것에 <서울국제가요제>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황당한 내용이었는데 미국이나 영국의 팝송이 거의 외국 유행 음악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절에 프랑스나 이탈리아부터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가수들까지 등장해 노래 경연대회를 여는 방식이었다. 물론 각자의 국가에서는 유명했을지 모르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세계 각국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다는 것은 굉장히 특이한 경험이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 대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그중 수상후보작에도 못 오른 이탈리아 가수가 부른 ‘스파게티 카넬로니 피자…’라고 부르는 노래는 그 장단의 흥겨움 때문이었는지 아직까지도 가끔씩 흥얼거리며 부르고 있다. 이처럼 특별히 주목받은 것도 아닌데 오랫동안 기억이 남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한 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라는 단편 작품이다.자유분방한 표현방식이 시도되는 단편애니메이션 상영작 속에서 거의 상업용 재패니메이션
8광년의 진심 <별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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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 이 당돌한 이분법은 5년 전 PC통신 하이텔 주성치팬클럽 대문을 장식하던 문구다.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팬클럽은 건재하며 인터넷에 성치넷(www.sungchi.net)이라는 팬사이트까지 마련하였다.이렇게 주성치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될 <소림축구> 공식홈페이지가 문을 열었다.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고 오버가 난무하는 주성치표 영화 같은 홈페이지다. 시놉시스, 프로덕션, 캐스트 등은 아주 기본적인 정보를 나열해서 좀 심심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에 불법CD가 나돈 사실을 자랑스럽게 언급하는 등 마니아 성향을 은근히 드러낸다. 러닝타임이 20분에 달하는 메이킹 동영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주성치, 스탭, 배우들의 코멘트에 자막이 없는 점이 아쉽다. 화면 오른쪽 아래 ‘소림축구단’을 클릭하면 이벤트와 정보를 공유하는 소림커뮤니티가 나타난다. 5월17일이 지나면,
<소림축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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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게임이 하나 시장으로 나온다. 그러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만성변비나 급성비만 같은 이쪽 업계의 직업병에 시달리며 오랜 시간 매달렸다. 과연 완성될 수 있을 것인지 회의도 숱하게 일었던 게임을 시장에 보내놓고 가슴을 졸이며 기다린다. 과연 사람들이 좋아할까? 외국 어떤 게임 제작자들처럼 페라리를 타고 다닐 정도는 아니라도 최소한 다음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까?발매된 지 고작 하루나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상한 소문이 들려온다. 와레즈 사이트에 그 게임이 통째로 올라와 있다고 한다.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걸어놓은 락은 어떤 재기 넘치는 ‘릴 그룹’에 의해 이미 풀려 있다. 수백명이 달라붙어 게임을 다운받고 있다. 운영자에게 항의해보지만 반응이 없다. 전용선은 보편화된 지 오래다. 공짜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몇만원씩 들여가며 살 이유가 있다.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지 못하는 제작사를 동정할 필요는 없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와레즈의 부도덕한 프로그램 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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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6일 전주국제영화제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KBS독립영화관(KBS2TV, 토, 새벽1시10분)을 보면서 ‘국제적인’ 분을 푸시길…. 브라질 상파울로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빨간 외제차 소동>(BMW Vermelho : Red BMW)(감독 레이날도 핀네이노, 브라질, 35밀리 컬러, 21분, 2000)은 제3회 서울단편영화제 등 그해 국내 단편영화제에서 오로지 관객상만 받았던 <테레비> 같은 영화다. 접근법이나 표현력에서도 차이가 나고 계기 또한 다르지만 말이다.브라질의 한 산동네에 사는 오딜롱 일가는 경품대회에 당첨이 되어 졸지에 빨간색 외제 차(BMW) 한대를 받는다. 운전도 못하고, 기름값도 없지만 그래도 즐겁다. 게다가 비가 오면 비 새는 집을 피할 수 있는 안식처이기도 했다. 결국 그들은 차 안에서 생활을 하다가 집마저 팔아버린다. 하지만 그에게도 소망은 있었다. 그 빨간차를 타고 거리를 달려보는 것이었다. 그 마지막 장면은 직접 봐야 알
독립·단편영화 <빨간 외제차 소동> <이른 여름 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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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골든벨> KBS1 일 저녁 7시 10분386세대들에게 사춘기 10대의 학창시절을 상징하는 문화코드를 TV에서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젊음의 행진, 영11, 사랑이 꽃피는 나무, 고교생 일기, 우리들의 세계,….’하지만 만약 나에게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이 이름들 맨 앞에 <장학퀴즈>를 놓고 싶다. 10대 때 ‘범생’이었다는 티를 내려고 이 프로그램을 고른 것은 아니다. <장학퀴즈>는 외형으로는 너무나 단순한 형식의 퀴즈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곰곰히 돌이켜 보면 그 속에는 교복과 대학입시로 대표되는 7, 80년대 고교 문화의 다양한 단면들이 담겨져 있었다.빳빳한 컬러의 검은 교복을 입은 학생 4명이 나란히 앉아 상식을 겨루는 모습은 마치 사원의 신성한 종교의식처럼 경건했고, 문제 푸는 중간 간간히 긴장을 풀기 위해 미래의 꿈과 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흠잡을 데 없이 진지하고 절도가 있었다. 군국주의 문화가 배어 있는 교복의
10대 퀴즈프로그램 <도전! 골든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