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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티지난해 2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한 작품. 적대적으로만 그려지던 외계인을 인간의 친구로 그려 에스에프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과학자인 이티는 동료들과 함께 지구 탐사에 나섰다가 일행과 떨어져 고립된다. 어린 엘리엇은 이티를 발견하고 집안에 숨겨주면서 둘은 특별한 정신적 교감을 나눈다. 그러나 결국 은신처가 발각되고 이티는 붙잡혀 감금된다. 재개봉판에서는 이티가 욕조 속에서 목욕을 즐기는 장면과 아이들이 할로윈 데이에 이티를 찾아다니는 장면 등이 새롭게 추가되었고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이용, 몇몇 부분을 매끄럽게 수정했다. 존 윌리엄스 주제음악도 디지털로 재생해 음향 역시 더욱 생생해졌다. 11월1일 출시. 유니버설.-열려라! 엘모의 세상세계적인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너인 ‘엘모의 세상’이 세권짜리 비디오로 출시됐다. 빨간 털북숭이 엘모가 만나는 춤추는 창문, 서랍, 뛰어다니는 텔레비전 등을 통해 사물과 현상에
새비디오 - <이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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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언론재벌 삼촌으로부터 400억달러의 유산을 물려받는다면
이 꿈같은 일이 시골 피자집 주인 디즈(애덤 샌들러)에게 일어난다. 카드에 들어갈 문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행복을 찾던 순박한 청년이 도착한 대도시 뉴욕은 자본에 대한 욕심과 선정적 보도경쟁이 넘실대는 곳이다. 방송 리포터 베넷(위노나 라이더)은 이 행운아를 취재하려고 순진한 양호선생님으로 위장한 채 접근하고, 욕심많은 이들은 디즈로부터 기업을 뺏으려 한다.
<미스터 디즈>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디즈씨 도시에 가다>(1936)를 리메이크했다. 발냄새를 좋아하는 하인(존 터투로)이나 눈이 돌아가는 친구(스티븐 부세미) 등 화려한 배우들이 벌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볼거리다. 그러나 원작의 짙은 페이소스는 사라지고 코미디만 남은 느낌이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여성이 ‘착한’ 남자에 감동받는다는 이야기도 상투적이다. 1일 개봉.
김영희 기자
엄청난 유산받고도 착하게 살았답니다 <미스터 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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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데이비드 고든 그린(27) 감독이 장편 데뷔작 <조지 워싱턴>을 들고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2000년 완성한 <조지 워싱턴>은 궁핍한 미국 남부 지역의 흑인 청소년들의 생활을 냉정한 시선으로 담고 있으면서도 시적인 나레이션이 아름다운 작품이다. 같은 해 베를린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받아 처음 공개됐고 뉴욕비평가협회 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영향력 있는 매체와 비평가들로부터 그해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첫 장편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은=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며 다큐멘터리와 단편 작업을 했었다. 첫 장편을 만들기 위해 1년 반 동안 병원 청소부, 가정부, 화학공장에서 산을 만지는 일까지 닥치는 데로 일해 4만불의 제작비를 모았다. 대학 친구들이 무보수로 이 작품의 스탭으로 참여했다.-왜 흑인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가=어릴 때 흑인이 많은 마을에 살았다. 흑인 친구들도 많았다. 많은 영화들이 흑인 아이들을 마약이나 폭력과 결부해 묘사하는 데 사실
데이비드 고든 그린 “선악이 공존하는 인간, 아이들 눈높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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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애>는 개봉 이전부터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던 영화다. 전경린씨의 인기소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이 원작인 것도 그랬지만, <낮은 목소리>1·2 등 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던 변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은 궁금증을 낳을 만했다. 도대체 불륜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28일 첫 시사회 뒤 만난 변 감독을 만났다.
“우스개 말 같지만 이 영화가 불륜을 조장하길 바란다. 다른 뜻이 아니다. 가정이나 가족이라는 제도로 재단당하고 제어당하는 열정을 폭발시키는 자유의지를 영화의 인물들이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팬터지와 만족감을 20~30대, 특히 여성에게 주고 싶다.” 석달동안 꼬박 남해의 섬에 갇혀 진행된 촬영으로 깊어진 정 때문인지, 자매 또는 동지같아 보이는 변 감독과 김윤진씨(영화속 미흔 역)가 미흔의 추억을 나눴다.
김윤진이 말하는 미흔
김씨는 ‘미흔’의 지독한 두통이 아직 가시지
김윤진·변영주, “불륜은 없다, 편견은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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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홉킨스가 연기하는 한니발 렉터 박사는 9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악인 가운데 하나다. 인육을 먹는 광기의 인물이지만, 교양있는 말투로 우아한 취향을 드러내며 인간의 본능적인 악마성을 건드리는 렉터 박사에게 끌리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레드 드래곤>은 첫 부분부터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십분 이용한다. 영화는 감옥에 갇히기 전 렉터의 과거에서부터 시작한다. 한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장에서 플루트 연주자가 자꾸 틀린 음을 낸다. 카메라가 훑은 객석에 렉터가 앉아있다. 묘한 표정을 짓는 그가 다음날 식탁에 내놓은 게 무엇일지, 관객들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앤서니 홉킨스는 렉터의 현신처럼 보인다. 비록 연기는 정형화된 듯 하지만, 그것이 주는 공포감은 줄지 않았다. 감옥에 갇힌 렉터는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 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오싹하게 한다. 토마스 해리스가 쓴 렉터관련 소설 세편이 모두 영화화(86년 <맨 헌터>, 91년 <양들의 침
‘우아한 악인’ 렉터, 공포감 몰고 다시 왔다 <레드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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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치밀한 인간군상과 탄탄한 줄거리가 나오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만화에서 섬세한 캐릭터와 카리스마 넘치는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일본 출판만화의 양적, 질적 수준은 세계 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그럴 만한 가치와 품위가 있다.우라사와 나오키와 가추시카 호쿠세이의 합작 <마스터 키튼>. <몬스터> 등으로 물오른 실력을 보여주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표작 중 하나다. <마스터 키튼>은 만화라고 부르면 너무 카테고리를 좁게 잡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드라마 자체다. 특히나, 단막극 형식으로 큰 기둥줄거리와 단편으로 이루어진 것부터 미국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한권이 한 시즌처럼 보일 정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화 <마스터 키튼>의 미덕은 어느 이야기 하나 허점이 없고, 섬세하고 치밀한 고증 아래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런 것인가’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실제로 그렇지 않으면 아예 만들지를 않
원작 충실히 재현한 TV만화시리즈 <마스터 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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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일요일 밤 11시30분수잔 서랜던과 팀 로빈스, 마틴 신 등 굵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배우들이 자신의 이해득실과 상관없는 ‘정치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걸 보면서, 미국 대중문화의 ‘두께’가 만만치 않음을 절감한다. 한편 할리우드 반대쪽에서는, 발리 폭탄테러 사건으로 입지가 한결 나아진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조지 부시에게는 세계 경제의 동반 추락을 염려하는 셈 빠른 증권가 사람들의 우려조차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은 제쳐두고라도.대체 어느 쪽이 ‘진짜’ 미국일까. 패권주의 국가의 면모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부시의 행보와 대중스타들의 성숙한 모습 사이엔 엄청난 간극이 있다. 그 어떤 나라보다 가깝고, 그래서 손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은 언제나 이처럼 극단적인 두개의 얼굴로 다가오곤 했다.9·11
연속기획 10부작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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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제의 인기가 높아감에 따라 표 구하기 경쟁도 치열해졌다. 준비없이 갔다가 허탕치지 않기 위해서 예매는 이제 필수다. 올해부터 달라진 예매방식과 그 밖에 부산에 가기 전 확인해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지난 해까지 부산 남포동 일대에 몰려있던 일반상영관들이 올해는 해운대까지 넓어졌다. 남포동 대영시네마 5개관과 부산극장 3개관, 그리고 지난해 해운대에 문을 연 메가박스 5개관에서 상영한다. 지난해 8월 해운대까지 지하철이 개통돼 영화보기가 편리해졌다. 예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올해부터 ‘피프캐시’라는 네트워크 가상화폐가 사용된다. 신용카드 결제시 처리 지연과 예매 확인 불가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원하는 만큼의 현금을 그때그때 보충해 사용하는 충전식 전자화폐다. 부산국제영화제 (www.piff.org) 나 부산은행(www.pusanbank.co.kr)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원가입신청을 하면 피프캐시 가상계좌번호를 받을 수
부산영화제, 별따기 표경쟁 예매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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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꿈, 감동의 나눔’이란 주제로 지난 25일부터 7일간 광주시내 주요 극장에서 열린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가 31일 폐막작 <웰컴 투 콜린우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이번 광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 홍보와 운영 면에서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영화제치고는 영화계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자치단체에서 준비하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순수 민간단체가 주도한 광주국제영화제는 올해를 계기로 광주 영화제의 존재를 전국과 세계에 알리고 지역민들이 영화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유료 관람객 수가 1만4천여명으로 지난해(8천여명)의 2배 가까이 늘어난데다 개막작 <하얀방>을 비롯 <언러브드> <진 세버그의 일기> 등 10편의 영화는 매진사태를 빚어 광주영화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역량있는 신예 감독을 발굴, 소개하고 거장들의 영화세계를 반추하는데 포커스를 맞춘 이번 영화제는 국내 영화제 사상 처음
껍질 벗은 광주국제영화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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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연재 중이던 인터뷰 원고 말미에 다소 뜬금없이, ‘추신’으로 이렇게 썼다. 군 복무 시절 1군사령관일 때 잠깐씩 마주친 그는 표정이 매우 온화했다. 박정희가 사망하고 계엄사령관에 오른 그는 민주화운동 세력에 ‘군부의 희망’으로 비치다가 전두환의 하극상 신군부에 피체, 보충역 2등병으로 강등되고 실형을 살다가 88년 대장 계급을 회복하고 97년 무죄가 확정된 뒤 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맡았으나 큰 역할은 하지 못했다. ‘군부의 희망’이 필요하던 시기는 아주 짧았다. 그때 희망이 실현되었다면 5·16에 의해 ‘군사적’으로 왜곡된 한국 현대사가 어느 정도 교정될 수 있었을까, 라고 묻는 것은 부질없지만, 어쩔 수도 없다….세계사에 유례없이 가혹했던 6·25 전쟁을 치르고도 ‘대한민국 군인’이 마음속에서 우러난 존경을 받기 힘들게 된 매우 희한한 남한 상황은 6·25 전쟁의 ‘형식’이 유감스럽게도 민족상잔이었고, 무엇보다 박정희 군사쿠데타
정승화 자서전 <대한민국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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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다 보면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음악인도 예외는 아니다. ‘히트곡 모음집’ 형태의 음반이나 특정시대의 편집음반이 자주 나오는 것은 꼭 음반사의 이윤동기가 아니더라도 지난 음악을 정리하고픈 음악인의 의사와 무관하지 않다. <Body & Feel>은 어느덧 60대 중반에 접어든 노장 음악인 신중현의 음악인생을 결산하는 기념음반이다.<Body & Feel>(2CD)에 담긴 18곡은 대체로 신중현이 1968년부터 1974년 사이에 만들어 발표(했거나 이때 히트)한 곡들이다. <님아> <커피 한잔> <봄비> <미인> 등은 이 시기 청년들의 ‘애창가요’였고, 신중현은 이른바 ‘솔·사이키 가요’ 열풍을 일으킨 인기 작곡가이자 가수 조련가로서 명성을 날렸다. 어느 정도였냐면, 작곡가와 가수 조련가로서 신중현은 요즘으로 치면 박진영, 서태지, 유영진과 비슷했고, 당시 인기면에서 그가 키운 펄시스터즈, 김추자,
신중현의 히트곡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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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샘>은 기본적으로 이름에 관한 영화다. ‘샘’이라고 너무도 흔하게 이름지어진, 더군다나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호명되어 보호소에서 자란 남자가 있다. 그에 의해 ‘루시’라고 너무 구닥다리식으로 이름지어진 딸이 있다. 이 아이는 양부모 밑에서 자라거나 보호소에 맡겨지도록 ‘호명’될 찰라에 있다. 이 영화는 이 두 사람이 이 사회를 어떻게 이름짓는지 보여준다. 이 맥락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제도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미국의 복지제도가 일곱살난 딸과 일곱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아버지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다루는지, 다시 말해 그 관계를 어떻게 이름짓는지, 부녀관계라 부를 것인지 말 것인지 심각하고 진지하게 추적해 나가고 있다.그런 동시에 이 영화는 비틀스에 ‘관한’ 영화로 비쳐지기도 한다. 비틀스가 영미 계통의 서양사람 마음속에 어떻게 자리잡아 있는지, 혹은 자리잡아가고 있는지 이 영화는 잘 보여준다. 비틀스 앞에서, 어쩌면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다 샘
<아이 엠 샘>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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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회째인 광주국제영화제(GIFF)가 7일간의 잔치를 끝내고 31일 막을 내렸다.광주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광주극장에서 조직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영화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제를 가졌다.이날 폐막제는 전북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의 식전 공연에 이어 양형일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장의 폐막선언과 청소년 영상대전 시상식, 폐막작 <웰컴 투 콜린우드> 상영 순으로 진행됐다.‘빛, 꿈, 감동의 나눔’을 주제로 한 2002 광주국제영화제는 광주영화제의 존재를 전국과 세계에 알리고 지역민들이 이 영화제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료 관람객 수도 지난해의 2배인 1만4천여명에 이르렀으며 개막작 <하얀방>을 비롯 <언러브드> 등 10편의 영화는 매진사태를 빚어 광주영화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6억3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11개 섹션으로 나뉜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영화 203편이 광주시내 4개 극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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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분야에서처럼 영화계에서도 한다한 사람들의 다수가 영어 이름을 지닌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앵글로색슨 족속은, 구체적으로 주류 미국인들은,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문화에서도 세계를 제패했으니 말이다. 변방에서 위대한 재능이 태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재능이 공인을 받아 부(富)나 명예나 권력으로 환산되기 위해서는 제국의 메트로폴리스에 줄이 닿아야 한다. 미국은 세상의 모든 재능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이는 흡반이다. 그래서 쓸 만한 재능은, 성(姓)에 출신지의 흔적을 남기더라도, 적어도 이름에서는 영어 냄새를 풍겨야 한다. 경제계의 제리 양이든, 영화계의 재키 찬이든. 더러는 프랑스 대중음악의 조니 할리데이처럼 이름과 성이 동시에 영어화되기도 한다.그래서 연출자가 주세페 토르나토레라는 비영어 이름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은 도도록하다. 더구나 그 이름은 <시네마천국>과 얽혀 있다. 이탈리아는 할리우드 제국군대에 맞
아저씨,<피아니스트의 전설>을 보고 동갑내기 예술가들을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