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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마니아 사이에 화제를 모았던 <더블 비전(Double Vision, 원제 雙瞳)>이 27일 개봉된다.대만은 국내 영화시장은 작지만 리안, 차이밍량, 허샤오셴, 에드워드양 등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감독이 즐비한 영화 강국. 지난해 초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할리우드의 콜럼비아 픽처스는 이번에는 <보물섬>의 첸쿠오푸 감독을 내세워 <더블 비전>을 내놓았다. <와호장룡>에 홍콩의 월드 스타들이 대거 동원됐듯이 <더블 비전.에는 홍콩 스타 렁카화이(梁家輝)와 할리우드 배우 데이비드 모스가 가세했다.이야기는 대만 타이베이의 어느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시작된다. 한 산모는 난산 끝에 쌍둥이 중 한 여아를 사산하는데 이 장면이 사건을 푸는 실마리가 된다.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최첨단 고층빌딩의 사무실에서 그룹 회장이 의자에 앉은 채 숨을 거둔다.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 속에서도 얼
대만 뉴웨이브와 할리우드의 만남, <더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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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의 세계 동시 개봉일인 12월19일, 전국 극장가에 반지 열풍이 휘몰아 쳤다.서울 84, 전국 260여 개 스크린에 걸린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은 목요일 하루만에 서울10만4천명, 전국 32만6천명을 동원해 외화와 한국영화를 망라해 국내 개봉영화사상 역대 최고의 개봉일 흥행기록을 세웠다. 좌석 점유율 또한 전편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가 갖고있던 98%를 뛰어넘어 99%라는 높은 기록을 세웠다.12세 이상 관람 가, 3시간의 러닝타임이라는 조건에도 반지가 큰 흥행을 거둔 것은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때문인것으로 보인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CG와 전편을 훨씬 뛰어넘는 스펙터클 액션과 스케일, 더욱 다양해진 캐릭터가 이끌어내는 스토리의 업그레이드 등. 여기에 여러 가지 거대 이벤트와 공격적인 마케팅, 다양한 광고전략, 세계 첫 개봉이라는 의미 또한 큰 몫을 한 것.국내와 동시에 세계 최초 개봉한 미국과 독일,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 흥행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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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데이>의 개봉을 앞두고 국내 관객과 네티즌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이 영화가 본드의 적을 북한으로 잡고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들렸지만, 한달 전 미국에서 개봉한 뒤 들려온 영화의 모습은 우려에 불을 댕겼다. 북한군은 잔혹하고 악당인 고위층 자제와 장교가 광적인 데다 휴전선에 전쟁이 터졌는데 남쪽 군인이 한명도 한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틀리게 나타난다는 말도 전해졌다. 부시 집권 이후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 나온 탓에 이 영화의 묘사들이 예사롭게만 읽히지가 않는다. 마침 미군 탱크에 의한 여고생 사망사건으로 소파 개정 시위가 물밀듯 일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네티즌들은 ‘007 안 보기 운동’을 시작했고, 영화가 개봉하는 12월30일에는 더 강도높은 반대운동도 예상되고 있다.공교롭게도 이 영화는 007 시리즈가 시작된 지 40년 되는 해에 나온 20번째 영화다. 62년 10월 개봉한 <닥
최장수 프랜차이즈 007 시리즈의 정치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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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냐 데탕트냐, 민감하게 바뀌는 적들64년에 세상을 떠난 이언 플레밍은 냉전시대를 살다 갔고, 그 스스로도 골수 반공주의자였다. 그의 소설에서 악당이 소련과 연관돼있지 않은 건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뿐이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미치광이나 무국적의 테러리스트 집단이 나오더라도 직간접적으로 소련과 연관이 돼 있다.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화는 동서화해의 기운을 담고 출발한다.62년 007 영화로 처음 나온 <닥터 노>의 악당 닥터 노는, 원작에서 소련을 위해 일하는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내겐 동이나 서나 다 마찬가지”라며 독자적으로 행동한다. 두 번째 영화 <위기일발>(1963)에서 제임스 본드를 제거하려는 악당은, 원작처럼 KGB가 아니라 무국적의 테러조직 ‘스펙터’가 KGB 안에 심어놓은 요원이다. 주로 슬라브, 라틴, 독일인으로 구성된 스펙터는 플레밍의 창작품으로, 소설에서는 케네디와 후르시초프를 중심으로 미-소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던 60년
최장수 프랜차이즈 007 시리즈의 정치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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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평소처럼 세계를 구하기 위해 북한에 잠입한 그는 북한 군복 대신 ‘청천1동대’라고 적혀 있는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있었다. 시사회장인 멜버른 크라운 시네마에 모인 기자들 누구도 그것이 정말 북한 군복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만, 한국 기자들만은 그 사소한 소품을 너그럽게 지나칠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007 어나더데이>는 1억4200만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고, 블록버스터는 현실을 잊게 만드는 두 시간의 환상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오직 한 나라에서만은 관객의 현실감각을 날카롭게 자극할 것이 분명했다. 이상하고 서글픈 아이러니였다.살인면허를 박탈당하다<007 어나더데이>는 냉전의 싸늘한 기운이 50년의 무게로 가라앉아 있는 DMZ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파도를 타고 북한에 잠입한 제임스 본드는 무기 거래상으로 위장해 타락한 군인 문 대령을 만난다. 문 대령은 장군의 아들이라는
스무 번째 007 영화 <어나더 데이> 멜버른 시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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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가 짐바브웨 감옥에 수감됐다면 <007 어나더데이>는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판타지를 떠받치는 배경만은 지극히 사실적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 영화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부시의 발언이 있기 전에 기획됐지만, 그곳을 공격하는 미국인들의 심리만은 같은 수원에서 솟아나온 물줄기다. 어느 작은 나라가 전쟁의 위협에 직면한 채 불타고 있는데 미군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장면- 이 영화에선 영국 정보부지만- 은 할리우드 액션영화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종의 버릇이다. 그런 영화를 보고 자란 미국인이 약소국에서 살게 됐을 때 그 버릇을 ‘그건 판타지였으니까’라고 말하면서 손쉽게 팽개칠 수 있을지, 소심한 약소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아마도 타마호리는 의아해할 것이다. 유독 <007 어나더데이>만 문제삼는 까닭이 무엇일까, 남미 사람을 모두 마약상으로 그리는 영화들
스무 번째 007 영화 <어나더 데이> 멜버른 시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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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저 판타지일 뿐”감독 리 타마호리 인터뷰리 타마호리는 <007 어나더데이>가 순수한 액션영화일 뿐이라는 사실을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한국인들의 분노를 전해 듣고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승낙한 타마호리는 가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의 영화를 설명하고 변호했다. 타마호리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현실을 다룬 <전사의 후예>로 데뷔한 감독. <머홀랜드 폴스>를 연출하면서 할리우드 경력을 시작한 타마호리는 제작비 1억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 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려놓음으로써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타마호리는 “어떤 영화라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007 시리즈는 악당의 국적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영화였다. 하지만 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DMZ에서 결정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고, 북한의 정치적 상황을 강조하기도 한다. 당신은 왜 북한을 선택했는가.북한은 냉전이 끝난 현
스무 번째 007 영화 <어나더 데이> 멜버른 시사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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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007은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다. 중학교 단체관람 때, 극장을 가득 메운 남학생들은 007에 열광했다. 특히 본드 걸이 나올 때마다. 잘생긴 로저 무어가 많은 본드 걸을 거느리고, 휘황한 액션을 선보이는 활극을 혈기왕성한 10대의 남자애들이 마다할 리 없다. ‘본드, 제임스 본드’라는 대사로 시작하여, 악당을 물리치고 본드 걸과 한가로운 한때를 즐기는 광경으로 끝나는 007 시리즈는 영원한 남자들의 꿈이다. 만화책의 초인들처럼 초자연적인 힘을 지니지 않은 보통 남자 제임스 본드는 남자는 물론 여성들도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영웅이다. 강하고, 섹시하고, 유머러스하고, 친절하고 등등. 제임스 본드의 유혹에 말려들어 위험에 처한 본드 걸들도 꽤 있는 것처럼 제임스 본드는 우아하면서도, 위험한 남자다.살인면허 흥행면허1962년 <007 살인번호>로 시작된 007 시리즈는 세계를 위기에서 구하는 첩보원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을
007시리즈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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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가 악당 스카라망가로 출연한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까지 흥행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자 제작자인 브로콜리는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에 운명을 건다. 잠수함으로 변하기도 하는 본드 카와 연속으로 007 시리즈에 출연한 기록을 세운 악당 죠스 역의 리처드 키엘 등 오락적인 요소에 충실했던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007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고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도 정착된다.로저 무어는 <007 문레이커>(1979), <007 유어 아이즈 온리>(1981) 등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1983년에 <007 옥토퍼시>가 숀 코너리 주연의 과 함께 개봉되면서 위기를 맞는다. 흥행에서는 가 앞섰지만 솔직히 영화는 엉망진창이었다. 다음 작품인 <007 뷰 투 어 킬>(1985)도 졸작이었고, 마침내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도 막을 내린다.007
007시리즈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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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16대 대선을 끝으로 2002년 한해의 국가적 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대선에 쏠렸던 시청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새 드라마를 앞다투어 편성, 내년 초의 브라운관은 한동안 불꽃튀는 ‘드라마 전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우선 새 드라마를 가장 많이 내놓은 곳은 KBS로 일일연속극, 월화드라마, 주말연속극 모두를 새롭게 편성한다.KBS는 먼저 1월 1일 첫방송되는 새 일일극 「헬로 발바리」로 MBC「인어아가씨」의 인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헬로 발바리」(극본 강철수, 연출 이강현)는 만화가 강철수의 만화 ‘발바리의 추억’을 각색한 드라마로 강철수가 직접 극본을 맡아 화제가 됐다.주인공 ‘발바리’(권오중)의 아버지가 주인인 원룸 하숙집에서 젊은 남녀 하숙생들간에 벌어지는 사건들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드라마는 70∼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만화를 원작으로 30∼40대 시청자의 향수를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내년 1월 브라운관 ‘드라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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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수신료를 내는 케이블TV에 가입한 가구들이 KBS 등 지상파 채널을 압도적으로 많이 시청하고 있어 양질의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고는 케이블TV 가입가구 확대가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21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시청률조사기관인 TNS미디어에 의뢰해 조사한 케이블TV 가입가구의 시청점유율 분석 결과 케이블TV 채널들중 KBS 1.2TV, MBC, SBS, EBS 등 5개 지상파 채널의 시청점유율이 올들어 1분기 79.2%, 2분기 80.4%, 3분기 79.5% 등으로 80% 안팎에 달했다.이는 케이블TV 가입가구중 TV를 켠 가구를 100가구라고 가정할때 지상파 채널을 보는 가구가 80가구 안팎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지상파 채널을 뺀 프로그램공급업체(PP)들이 공급하는 영화.스포츠.음악 등 일반 케이블TV 채널을 시청하는 가구는 22∼23가구에 그쳤다.지상파 채널을 뺀 케이블TV 채널의 시청점유율은 지난해에도 분기별로 17.9∼22.2%에 불과했다. 작년에
케이블TV 가입가구 볼만한 채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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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소재 합천호에서 영화가 촬영된다.
군은 20일 군청내 군수실에서 ㈜강제규필름과 군, 수자원공사 관계자등이 참여한 가운데 합천호 주변인 용주면 가호리 수자원공사 부지 6만6천㎡에 세트장을 만들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하는 협약서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군은 이 부지를 무상임대 받아 영화사측과 함께 이곳에 평양거리를 재현키로 했으며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함께 5천만원의 부지조성비를 지원한다.
전쟁기획영화인 <태극기 휘날리며>는 장동건, 원빈, 이은주가 주연을 맡는데 총소요제작비 130억원으로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촬영, 11월께 개봉할 계획이다.
군은 합천호 주변에 영화세트장이 조성되면 해인사와 황매산을 연계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군은 영화세트장 유치와 관련, 촬영기간에 스태프진 140여명이 상시 체류해 숙박과 음식, 엑스트라 출연비, 기타 물류비 등 2억5천여만원의 직접수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합천=연합뉴스)
합천호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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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이라는 긴 제목의 영화는 이무영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동성애를 낀 삼각관계를 비롯해 비현실적인 관계 설정들이 다소 엽기적인 방식으로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 이무영 감독 특유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들이 배어 있다.음악은, 이런 식의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데 상당히 적합한 사람들이 맡아서 했다. 바로 장영규와 백현진, 달파란을 비롯한 일련의 사람들이다. 근래 들어 한국 영화음악의 작업이 집단화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주도하는 가장 대표적인 그룹은 역시 ‘M&F’일 것이다. 조성우를 중심으로 모인 뮤지션 그룹인 M&F는 녹음이나 배급까지도 자체적으로 해결해낼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무래도 음악의 생산이 민첩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작업이 영화음악인 만큼 이런 능력을 갖춘 집단이 영화음악산업의 합리화를 위해 필요할 것이다. 또 다른 집단이 장영규, 달파란, 방준석, 백현진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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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드웰의 <영화 스타일의 역사>는 1907년에 만든 어떤 영화 속의 한 장면부터 1910년대, 60년대, 그리고 70년대에 만든 영화들의 장면들을 잇따라 제시하면서 이것들이 우리에게 보여지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서로 어떤 차이가 있고 또 어디에서 연속성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에서 보드웰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가 보여주는 방식, 다시 말해 미장센, 프레이밍, 초점, 색상 조절, 편집과 사운드 등을 포함한 영화테크닉의 체계적이고 의미있는 이용(이것이 스타일에 대한 보드웰의 정의이다)에는 역사가 있으며 이 역사는 분석과 설명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드웰은 “스타일상의 연속성과 변화의 패턴들을 발견하고 설명하려는 시도” 즉 스타일의 역사기술이 인문학 분야의 영화연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정당화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그들(스타일의 역사가들)은 영화를 매력있게 만드는 특질들에 주목하도록 우리에게 가르쳐왔다.
데이비드 보드웰의 <영화 스타일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