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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조용히 보내기에는 2% 아쉬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그렇다고 술집과 노래방을 전전하면서 보내기에는 아까운 시간에 가까운 사람들과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는 부담없고 즐거운 이벤트다. 그러나 무턱대고 나갔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좋다는 이야기만 듣고 몰려갔다가 매진으로 허탕치거나 영화 선택을 잘못해 극장을 나오며 서로 썰렁한 눈초리만 주고받을 수도 있다. <한겨레> 영화팀은 가족, 연인, 싱글 등 ‘처해진 여건’에 따른 영화 선택의 몇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오랜만의 가족 이벤트
영화 <로얄 테넌바움>의 가족들처럼 구성원 각각의 개성과 심미안이 넘치더라도 가정의 화목을 원한다면 역시 안전한 흥행작이 최고다. 어른, 청소년들에게 두루두루 평균 이상의 평점을 받을 만한 영화로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를 꼽을 수 있다. 1편보다 웅대한 스케일이 볼 만하지만 상영시간이 세시간이나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매 또한 필수다. 1월1일 개봉하는
크리스마스날 영화관에 눈은 안내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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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페이에서 괴이한 살인사건이 잇따른다. 몹시도 무더운 날, 자신의 사무실 안에서 숨진 대기업회장의 시신은 마치 얼음물에 빠져 죽은 듯하다. 멀쩡한 아파트에선 한 여인이 고온의 불 앞에서나 가능한 전신 탈수증으로 발견된다. 저명한 외국인 목사는 자신의 교회 침대에서 창자가 다 빠졌다가 다시 꿰매진 채 숨져 있다.대만 첸 쿠오푸 감독의 서스펜스 스릴러 <더블비전>은 쉽게 말하면 ‘아시아판 <세븐>’이다. 여기서 단테의 <신곡>을 대신하는 것은 도교의 한 종파의 성서다. 혹한의 지옥, 혀를 빼는 지옥, 창자를 빼는 지옥 등 5단계를 거치면 6번째 불멸을 얻는다는 성서를 믿는 사교집단과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한다.하지만 영화가 보다 섬세하게 보여주는 것은 초자연적인 현상의 사건 한복판에서 절대공포와 맞부딪친 사람들의 심리다. 황후오투(량자후이·양가휘) 형사는 3년 전 친척인 동료경관의 비리를 폭로한 뒤 상처와 자괴감에 빠져 있는 인물이다. 그와 짝이된
대만서 벌어지는 아시아판 세븐 <더블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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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제2회 인디비디오 페스티벌 폐막식에서 디지털 스페이스 부문상은 <시간의식>(김곡, 김선), 비주얼 랩 부문상은 (김병규), 비디오 포엠 부문상은 <마르타의 독백>(안선경), 관객상은 <우리 아버지는 간첩입니다>(이성태)에 돌아갔다. 행사를 주최한 아이공은 상영작들을 묶어 디브이디로 제작, 한정판매할 예정이다. www.indievideo.org, (02)-337-2870.◇젊은 영화감독 모임인 ‘디렉터스 컷’은 지난 18일 올해의 감독상에 <복수는 나의 것>의 박찬욱 감독을, 신인감독상에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을, 올해의 제작자상에 강우석 감독을 선정했다. 남녀 연기자상과 남녀신인 연기자상엔 설경구(<오아시스>), 김윤진(<밀애>), 황정민(<로드무비>), 문소리(<오아시스>)를 각각 선정했다.◇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이 내년 7월 체코에서 열리는 제38회
[단신]인디비디오페스티벌 폐막식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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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광장 너머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서양식 석조건물은 베이징인민대회당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사당이다. 그 건물 앞에는 허가받은 차량이 아니면 어떤 차량도 정차할 수 없고,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다. 멋도 모르고 그 건물 앞을 얼쩡거리다간, 공안한테 잡혀가기 십상이다(필자를 포함한 일부 기자들은 이 구역을 헤매는 과정에서 실제로 신변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건물 외관부터 앳된 보초병의 태도에 이르기까지 고압적이고 냉랭한 공기를 풀풀 풍기는 이 인민대회당이 ‘일개’ 영화 이벤트를 유치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더 믿기 힘든 것은 그 영화를 만든 이가, 한때 중국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해외영화제 행차에 발이 묶였던, 유명하다는 죄로 당국의 극성스런 가위질에 시달렸던, 장이모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12월14일 베이징인민대회당은 장이모의 신작 <영웅>의 기자회견과 리셉션을 위해 기꺼이 외부자의 출입을 허했다.
‘영웅’은 장이모였다. 장이모의 앞길을 막아서서
[현지보고] 장이모의 <영웅> 시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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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색- 레드, 블루, 화이트
<영웅>은 매우 현란한 영화다. 중국 일간지들이 12월15일치 기사에서 일제히 “색채와 이미지의 향연”이라고 표현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라쇼몽>처럼 한 가지 사건에 대한 서술이 화자에 따라 달라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 <영웅>은 ‘색’으로 이야기의 단락을 나눠 보인다. 아니, 색이 그 자체로 이야기다. 이는 장이모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건대, 전혀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붉은 수수밭> <홍등> 등 중국의 역사적 서사를 탐미적인 영상과 스펙터클에 담아낸 장이모의 초기작에서도 색은 매우 중요했다.
<영웅>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 에피소드의 정조와 인물의 심리를 색채로 표현하고 있다. 무명이 영정에게 전하는 파검과 비설의 이야기는 열정과 혼돈의 붉은색으로, 영정이 무명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푸른색으로, 마지막 이야기는 진실과 순수의 백색으로 표현된다. 색채
[현지보고] 장이모의 <영웅> 시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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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武)보다 협(俠)을 강조하고 싶었다. "
감독 장이모 인터뷰
장이모는 피곤해 보였다. 언제나처럼 짧은 스포츠머리인 그는 빨간색 점퍼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그의 영화 <영웅>이 ‘열정과 혼란’의 색으로 지정한, 그 빨간색이 자꾸 눈에 밟혔다. 아닌 게 아니라, <영웅>을 향한 그의 마음은 ‘열정과 혼란’ 그 자체인 듯 느껴졌다. 그는 <영웅>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영화이길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와호장룡>의 아류 또는 단순한 상업영화로 치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내비쳤다.
-당신은 서극이나 이안과 달리 무협영화를 보지 않고 자란 세대다. 그런 당신이 홍콩 장르인 무협을 택한 이유와 의미는 무엇일까.
=문화대혁명이 있던 1967년에 나는 17살이었다. 당시 무협소설은 금서에 속했는데, 이때 우연히 접하고는 관심을 갖게 됐다. 무협영화로 처음 본 것은 이소룡 영화였다. 큰 충격을 받았고, 그뒤로도
[현지보고] 장이모의 <영웅> 시사기 [3] - 장이모·이연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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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무협엔 철학이 있다"
파검 역 배우 양조위 인터뷰
글을 쓰듯 검을 휘두르고, 검을 휘두르듯 글을 쓰는 자객 파검. <영웅>에서 양조위가 연기한 파검은 문(文)을 통해 무(武)의 새로운 경지에 다다른 평화주의자다. 스스로 무술 연기에 소질이 없다고 고백하는 양조위는 파검의 극심한 갈등과 고통을 체현해내는 것이 힘들었던 듯 촬영 당시를 회상하면서 언뜻언뜻 얼굴에 그늘을 내리기도 했다. 양조위는 스타 연하지 않는 친근하고 편안한 인상 그대로,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국적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오픈 마인드’의 자세를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장이모 감독이 홍콩에 직접 찾아와서 캐스팅의 뜻을 밝혔는데, 무엇보다 그를 존경하는 마음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 외국 스탭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시나리오의 세 가지 에피소드별로 다른 표현방식으로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
[현지보고] 장이모의 <영웅> 시사기 [4] - 양조위·장만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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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한국영화에 <밀애>, 최악의 한국영화에 <나쁜 남자> 선정"여성이 주도하는 영화로 여성관객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 - 김윤진"첫 영화로 좋은 영화를 만나서 이런 행운을 얻은 것 같다." - 감우성"여성 관객의 지지는 내게 빚처럼 느껴진다." - 변영주"내년에는 최고의 여성영화로 흥행도 성공시켰으면." - 심재명연말에 열리는 각종 영화상 시상식 가운데 가장 이채로운 영화상이 여성관객영화상이 아닐까 싶다. 지난 12월16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제7회 여성관객영화상은 예년에 비해서도 특히나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줬다. <취화선>과 <생활의 발견> <오아시스> 등 남성 감독들이 만든 ‘작가영화’들이 ‘최악의 영화’ 후보에서 수위를 차지했고(<나쁜 남자>에 큰 차이로 지고 말았지만), 이 영화들에 비해 일반 평단에서 상대적으로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던 <밀애>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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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국영화 2위는 여자의 처녀성과 가부장적 가치인 ‘가문’이 이야기의 주된 동기인 <가문의 영광>에 돌아갔다. 3위는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뽑혀, 여성 관객의 눈매가 일반 관객의 눈과 어떻게 다른지 여실히 보여줬다. 사극인 점을 감안하더라고 <취화선>에서 여성이 지나치게 ‘위대한 남성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몸’으로 가치절하되어 있음이 문제시되었다. <취화선>의 뒤를 이은 영화는 <중독> <생활의 발견> <오아시스>. <중독>은 남성주인공의 거짓말이 극을 이끌어가는 서사가, <생활의 발견>은 여성이 성적인 대상으로만 그려지는 점이, <오아시스>는 장애를 가진, 취약한 몸의 여성을 강간하는 남성의 행위와 강간이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 흐름이 비난받았다. 그러나 <오아시스>에서 홍종두가 한공주를 위해 나뭇가지를 쳐내는 부분은
[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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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설문에 참여한 여성 관객이 2002년 한해 동안 관람한 영화 편수는 평균 11.8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 중 <씨네21> 독자들의 관람편수는 16.1편으로 월등히 높았다. 또한 설문에 참가한 여성 관객들은 ‘영화 속에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등 사회의식 항목에 비해 ‘우리 사회는 남성중심사회이다’라는 인식과 ‘여성의 자기실현을 위한 사회활동’, ‘여성의 출산/피임권리’ 등 여성의 현실과 성역할에 관련된 의식에서 높은 수준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영화가 여성주의 영화를 평가함에 있어서 ‘여성의 주체적인 문제해결 능력’, ‘여성의 욕구 혹은 욕망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드러났다.올해 여성관객영화상의 결과가 다른 영화상의 결과와 특히 다른 것은, 그만큼 올 한해 비여성주의적인 영화들이 만연했고, 또 ‘훌륭한’ 영화에도 일반 관객과 평단이 간과한 ‘부적절한’측면들이 많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영화가 여성주의 시
[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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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출품한 <Endless Target>가 23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SK 텔레콤 모바일 영상창작제 시상식에서 프로페셔널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Endless Target>은 전세계를 누비는 한 총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2분짜리 5편의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관객들이 사건의 단서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인터랙티브 게임 형식의 <WHO>(나윤경ㆍ이화여대 DN 뮤즈)는 최우수상에 뽑혔으며 우수상은 정현철(더 스포츠 미디어)씨의 <직딩초인>에 돌아갔다. 프로페셔널 부문은 시나리오 공모를 거쳐 사전 제작비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대상 상금은 2천만원이다.일반인 대상의 마니아 부문에서는 <자살>(임성룡ㆍ조선대)이 상금 1천만원의 대상을 수상했고 <우유, 설사 그리고 손수건>(김동준ㆍ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학과)이 최우수상을, <스파이월드>(김형준ㆍ홍익대)와 <가위와
모바일영상창작제 대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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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둘째 주말 <해리 포터> 시리즈 제2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마법의 빗자루’로 관객들을 쓸어모은 데 이어 지난주에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제2탄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이 ‘절대반지’의 위력으로 극장가를 초토화시켰다.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 2탄은 21∼22일 서울 81개 스크린에서 18만639명을 동원, <해리 포터> 2탄을 누르고 박스 오피스 정상에 올랐다.개봉일부터 4일간 전국 누계는 19일 개봉 첫날 역대 최고기록인 32만6천명(서울 10만4천명)을 합쳐 107만2천532명(서울 35만2천49명). <해리 포터> 2탄이 기록한 최단기간(3일) 100만명 돌파에는 못미치지만 전국 스크린 수효가 32개 적은데다가 러닝타임도 18분이 더 길고 관람등급도 12세 이상(해리 포터는 전체관람가)인 것을 감안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해리 포터&g
<반지의 제왕>도 개봉 첫주에 100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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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3일 네덜란드에서 개막될 제32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메인 프로그램에 합작영화 1편을 비롯해 4편의 한국영화가 초청됐다.
모두 95편에 이르는 메인 프로그램의 장편 상영작 명단에는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 프루트 챈 감독의 한국ㆍ홍콩ㆍ일본 합작영화 <화장실 어디에요?>가 포함됐다.
이에 앞서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은 경쟁부문 진출이 확정돼 최고 영예인 VPRO 타이거상을 바라보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로테르담 메인 상영부문에 한국영화 4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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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야인시대」의 경기도 부천시 상동신도시내 촬영장에 이 드라마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박물장터’가 개설됐다.
23일 부천시에 따르면 부천대학 문화상품디자인과는 최근 촬영장 관리사무소옆 한 건물에 25평의 공간을 확보, 「야인시대」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생활용품과 기념용품을 전시, 판매하는 ‘박물장터’를 개설했다.
장터에는 ▲드라마의 배경 시대인 30∼60년대 사용했던 다듬이돌, 축음기, 풍금, 일제시대 전화기, 옛날 사이다병 등을 전시한 공간 ▲교수와 학생들이 공동제작한 컵이나 액세서리 등 문화상품 판매장 ▲야인시대 출연진의 캐릭터 등 미니어처 기념품 판매장 등으로 구성됐다.
(부천=연합뉴스)
「야인시대」 촬영장에 박물장터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