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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영화에서만 연달아 세번째 교복을 입었다. 100점 만점에 평균 8점, 3년째 고3생인 ‘망나니’같은 지훈역을 만나니, 세상일에 무심한 듯 쿨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선 감정표현 못하는 모습이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다. 이 여자. 언제나 눈물 흘리며 한없이 야들야들한 줄 알았다. 엄마의 ‘칼날’이 무서워 과외전선에 뛰어든 수완역을 만나니, 이보다 더 귀엽게 망가질 수 없다. 권상우-김하늘, 새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전지현에 버금가는 ‘막강커플’로 떠오르는 주인공들이다.그남자 “2003년 1월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에요.” 영화(<동갑내기…>)와 드라마(<태양 속으로>)에서 첫 주연을 맡은 권상우(28)는 긴장하면서도 벅찬 표정이었다. <화산고>에서도 와이어 매달고 붕붕 날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액션을 보여줬다. “촬영중 몸에 남은 상처를 보면 내 영화
동급최강 코믹커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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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수완은 닭집 주인인 엄마(김자옥)의 성화에 등록금 마련을 위해 과외전선에서 고군분투중이다. 일주일 만에 그만둔 집에 이어 막강한 적을 만났으니, 벼락부자 아버지(백일섭)를 둔 지훈이다. 고3만 3년째, 싸움은 학교 짱이지만 ‘권력’엔 관심없고 쫓아다니는 여학생들이 한 트럭인 캐릭터. “수업에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선언하더니, 촌스러워 보이는 수완을 “복길아, 복길아” 부르는가 하면, 두번째 과외에 똑같은 옷을 입고 온 수완에게 “과외 유니폼이냐” 약올린다.<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쿨하고, 유쾌한 웃음을 주는 영화다. 동갑내기가 과외선생과 제자로 만나 옥신각신, 익숙치 않은 연애감정을 느껴가는 과정이기에 애초 커다란 반전이나 극적인 갈등, 가슴 저릿한 리얼리티의 감동을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영화는 이 뻔하고 다소 인위적인 설정을 신파적 감정이나, 억지웃음에 의존하지 않고 인물들의 자연스런 표정과 치고받는 대화로 이끌어나가는 재주가 있다. 특히
옥신각신 유쾌한 사랑 만들기 <동갑내기 과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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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락녀를 소재로 하는 코미디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감독 송경식)의 제작사 한맥영화(대표 김형준)가 그동안 촬영 불가 통보를 받아왔던 국회촬영을 4일 강행하겠다고 3일 오후 밝혔다.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회 촬영분 허가를 기다리며 더이상 촬영을 지연하면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개봉일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배우들만 촬영장에 들어가고 국회 담 밖에 설치한 크레인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대한민국…>의 제작사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회 촬영을 허락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각각 '회기기간 중이라 국회 일정에 방해가 된다', '국회의원의 이미지가 실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촬영 불가를 통보받은 바 있다. br>제작사는 이날 여주인공 은비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국회에 들어가 회의에 참석하는 장면을 수정해 국회 본회의장 입구로 걸어들어가는 장면을 카메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국회 촬영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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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베를린 영화제가 오는 6~1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리처드 기어,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 주연의 <시카고>와 니콜 키드만,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이 출연하는 <디 아워스(세월)> 등 할리우드 영화를 각각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택한 이번 베를린 영화제는 경쟁부문 22편의 영화 중 다섯 편이 미국 영화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할리우드로부터의 탈피'라는 영화제의 오랜 숙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짙은 우려를 낳고 있다.한국영화가 한 편도 오르지 못한 국제경쟁부문은 미국영화 5편, 독일과 프랑스 영화 각 3편 등 서구권의 강세가 두드러진 채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영화(1편)와 중국영화(2편)만이 리스트에 올랐다.황금곰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국제경쟁부문에는 <솔라리스>(스티븐 소더버그), (스파이크 리), <데이비드 게일의 삶>(알란 파커), <위험한 마음의 고백>(조지 클루니), <영웅&
베를린 영화제 6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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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 남녀 요원의 사랑과 배신을 그린 알 파치노-콜린 파렐의 <리쿠르트(The Recruit)>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1위에 올랐다.스파이 드릴러물 <리쿠르트>는 2일 미국 영화흥행사들의 잠정 집계 결과 주말 사흘 동안 1천65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여름방학 동안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10대를 겨냥한 공포영화 <데스티네이션 2(Final Destination 2)>를 제치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데스티네이션 2>의 흥행수입은 1천620만달러였으며 이 작품은 지난 2000년 히트한 '제1탄'의 속편이다.흑인들의 모터사이클 질주를 소재로 한 <바이커 보이즈(Biker Boyz)>는 로렌스피시번과 데렉 루크가 불법 모터사이클 경주 챔피언 스모크와 젊은 경주자 키드로각각 출연했다.1천10만달러로 영화팬 동원 랭킹 3위를 차지했고 한때 정상에 올랐던 <캥거루 잭>과 <다크니스 폴스(Darknes
<리쿠르트>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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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이유 중에는 검증된 배우의 뛰어난 연기를 보는 재미가 포함된다. 최근에는 그런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세 편의 디브이디 타이틀이 출시되어 화제다. 그 첫번째는 알 파치노와 로빈 윌리암스가 대립 구도로 등장하는 <인썸니아>. 강력계 형사로 분한 알 파치노의 섬세하면서도 선이 굵은 연기와, 지금까지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자기 중심적인 악한을 연기하는 로빈 윌리암스의 변신으로 개봉 당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두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디브이디의 2.35:1의 와이드 스크린을 통해 살아나는 알래스카의 자연경관이 매력적이다.두번째 타이틀은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의 황제, 휴 그랜트의 최신작 <어바웃 어 보이>다. 모든 인간 관계를 귀찮아하다가 엉뚱하고 고집스러운 12살 소년과 얽히면서 진정한 인생에 발을 들여놓는 백수 역할의 휴 그랜트 연기가 압권인 작품이다. 이 타이틀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아메리칸 파이>로도 유명한 웨이츠 형제 감독이 부록
할 베리 연기 다시 볼만 <몬스터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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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공세의 대명사'로 표현되곤 하는 블록버스터 중심의 할리우드의 영화산업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엄청난 액수의 제작비가 투입되어야만 하는 아이디어를 스크린에 옮길 수 있게 해주고, 때로는 연기력이 있는 대형 스타들을 작품성 있는 작품에 출연시키기도 한다. 최근에 출시된 디브이디 타이틀 중에도 그런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예가 있다. 바로 <썸 오브 올 피어스>와 <아이 엠 샘>이다.<썸 오브 올 피어스>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톰 클랜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새로운 잭 라이언으로 전격 발탁된 벤 에플랙의 신선한 이미지가 구성의 탄탄함과 잘 맞아떨어는데다, 핵폭발 장면 등에서 확실하게 드러나는 뛰어난 음질로 인해 디브이디 마니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는 상당히 다른 색깔의 영화 <아이 엠 샘> 또한 치밀하면서도 감동적인 드라마 구조는 물론, 예상을 뛰어넘는 깨끗한 색감과 음색으로 인
시간여행 제작과정 흥미진진 <백 투 더 퓨처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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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극장가를 강타한 팬터지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의 개봉에 맞춰, 1편인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의 4장짜리 확장판 디브이디가 출시되었다. 본편 영화에서 삭제되었던 30분 분량이 추가됐다. 특히 올 여름에 출시되었던 일반판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다양한 부록들로 인해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전체 디브이디 시장을 놓고 보면,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와 같은 대작 디브이디 타이틀만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출시된 몇 편의 소품 타이틀들은 그런 상황을 잘 반영해준다.북적대는 도시 생활 속에서 각자의 외로움을 해소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두 여자의 인간관계를 기발한 리듬감으로 그려낸 화제작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삭제장면 외에는 별다른 부록이 없는 것이 흠이지만, 상당히 섬세한 화질을 보여주고 있어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와 함께 97년 한국 영
묻혔던 매력 섬세한 사운드로 빛 되찾아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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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가볍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디브이디 타이틀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각종 부록으로 중무장을 한 뛰어난 ‘레퍼런스급’ 타이틀이 쏟아져나와 부담스러운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출시된 몇몇 ‘킬링타임용’ 타이틀은 반갑기 그지없다. 그 중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타이틀은 현직 프로레슬러 ‘록’의 화려하고 육중한 액션을 구경할 수 있는 <스콜피온 킹>이다. <미이라 3>이라는 부제로 설명되는 고대 이집트의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액션 장면들이 볼만하다. 화려한 사운드와 변화무쌍한 컴퓨터 그래픽 효과도, 시종일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데 모자람이 없다. 또 다른 타이틀로는 프랑스에서 700만명이라는 사상초유의 관객을 동원했던 액션 스릴러 <늑대의 후예들>이 있다. 본편 영화를 수놓은 와이어 액션 외에도,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 등 제작 과정에 관련된 수많은 부록들이 재미를 더해준다.하지만 이미 검증된 ‘킬링타임용’ 영
‘킬링타임용’ 으뜸 <맨 인 블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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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시리즈물이 강세를 보이는 최신 디브이디 시장에서 시대적 가치가 가장 돋보이는 타이틀은 단연 <로보트 태권브이> 박스 세트다. 76년에 개봉되어 전 국민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 추억 속의 <로보트 태권브이>를 오리지널 영화로 다시 볼 수 있고, 82년작 <슈퍼 태권브이>와 84년작 까지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본 네거티브 필름이 실종되어 어렵사리 구한 프린트의 보관 상태가 상상 이상으로 열악해, 최악의 화질과 음질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엄청난 노력이 복원 작업에 투여되었다는 사실과 김청기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 등 기대 이상의 서플먼트가 삽입되었다는 사실은 그런 단점들을 보완해주기에 충분하다.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도 얼마전 출시되어 마니아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타이틀은 <로보트 태권브이&g
전장에서의 대서사 감동 ‘밴드 오브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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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내게 자유의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일찍이 미국영화에 대한 저서를 썼고 미국의 남부에 대한 다큐멘터리(로버트 패리시와 공동 연출한 83년작 <미시시피 블루스>)에 손을 대기도 했던 프랑스의 영화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는 가장 매혹적인 미국 문화 가운데 하나인 재즈에도 대단한 열정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재즈에 대한 사랑을 영화를 통해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그 애정의 산물로 나온 것이 바로 <라운드 미드나잇>이었다. 이건 또 다른 재즈광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버드>(1988)를 가지고 재즈에 대한 자신의 애정 고백을 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앞에서 이스트우드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그는 타베르니에가 <라운드 미드나잇>를 만드는 데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워너브러더스사에 타베르니의 재즈영화를 만드는 데 참여하도록 적극 권유를 했던 것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여한 또 다른 미국인들로는 어윈
음악,내 인생 <라운드 미드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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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의 추수감사절 샌프란시스코의 윈터랜드 극장에서 열렸던 록그룹 ‘더 밴드’의 마지막 콘서트는 애초에는 그저 조촐한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고 기획된 것이었다. 16년 동안 순회공연 길에 올랐던 더 밴드의 멤버들은 이제 자신들의 “운이 다했다는 징조”를 보고서 그룹 활동을 끝내기 전에 일종의 고별 콘서트를 갖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더 밴드는 60년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 로니 호킨스와 밥 딜런의 배킹 그룹으로 활동을 하며 명성을 얻었기에 이 밴드의 음악적 여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이 둘은 당연히 콘서트에 게스트로 초대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게스트로 에릭 클랩튼 등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의 이름이 차츰 거론되더니 그만 더 밴드의 콘서트는 60년대를 대표할 다른 많은 아티스트들을 더 불러와 한 시대를 정리할 만한 아주 특별한 이벤트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더 밴드의 이 콘서트를 필름에 담은 것이 <라스트 왈츠>인데, 이 영화도 콘서트와 유사하게 ‘확대’의 과정을 거쳐
록다큐멘터리의 전설,<라스트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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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와일더, 카렐 라이츠, J. 리 톰슨, 이들은 벌써 끄트머리에 면해 있는 2002년 올해에 세상을 하직한 영화감독들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요즘의 (젊은) 영화 관객 가운데 ‘리 톰슨은 도대체 누구지’ 하고 의문을 품을 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빌리 와일더야 <선셋 대로>(1950)나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1960) 같은 미국영화의 걸작들을 만들어낸 명감독이고, 카렐 라이츠는 어떤 영화사 책이든 뒤져보면 영국 프리시네마 관련 장(章)에 꼭 등장하곤 하는 인물인데, 하면서 말이다.사실 리 톰슨(1914∼)은 앨프리드 히치콕이나 존 포드처럼 거의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이름의 영화감독은 아니다. 아니면 그는 <나바론>(1961)이나 뒤에 찰스 브론슨이 주연을 맡은 액션물들을 만든 영화감독 정도로 치부되면서 어떤 오락영화들에서는 꽤 쓸 만한 연출솜씨를 발휘했던 인물 정도로 평가되곤 한다. 그런 리 톰슨을 한 사람의 ‘작가’로 본 비평서가
증오는 영혼을 잠식한다,<케이프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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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모든 것>(1950)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조셉 L. 맨케비츠는 조지 쿠커를 두고 “할리우드의 위대한 여성적인(female) 영화감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쿠커에 대한 일종의 관용어구처럼 되어버린 “여성의 영화감독”이란 이 레이블은 물론 맨케비츠만의 용법이 아니라 쿠커에 대한 언급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상투적 표현 같은 것이다.쿠커를 그렇게 정의하는 것은 그와 그의 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히는 것이라고 쿠커 자신도, 그리고 여러 영화비평가들도 지적한 바 있지만, 여하튼 쿠커의 많은 영화들은 여배우들로부터 인간적 온기와 특별한 매력을 이끌어내며 여성들의 세계를 형성해낸 것 역시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기에 그런 정의는 완전히 폐기처분해버릴 수만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제목부터가 쿠커 영화의 지속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여인들>은, 쿠커가 잉마르 베리만이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과 함께 여성의 영화감독에 속한다는 일반적 평판(혹은 선
남성들에 대한 모든 것,<여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