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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치모토 노리야키 회고전가혹한 노동의 착취를 외친 투쟁가<미나마타-환자들과 그 세계>1960년대에 진입하면서 일본 경제는 빠른 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1964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이 전후 복구를 완성했음을 알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각 가정에 TV 수상기가 속속 보급됐던 것도 이 시기다. 그와 반대로 일본 다큐멘터리 진영은 침체일로에 빠져든다. 사회 폐부를 민감하고 깊숙하게 헤집는 다큐멘터리는 더이상 용납되지 않았다. 극장은 다큐멘터리를 멀리했고, TV는 삐딱한 기록을 거세했다.이런 시대에 오가와 신스케와 쓰치모토 노리야키는 반기를 들었다. 농민들의 나리타공항 건설반대투쟁을 담은 산리쓰카 7부작으로 잘 알려진 신스케에 비해 국내에선 덜 알려진 쓰치모토는 1928년생으로 전후 좌익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인물. 와세대대학 졸업 뒤에도 좌파그룹에서 활동했던 그는 1956년, 하니 스스무의 <교실의 아이들>(1955)에 영향받아 다큐멘터리 세계에 발을 들인다.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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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기타노 다케시를 보여드립니다.추천작 Part VI - 숨겨진 수작 베스트 6타지키스탄 천사의 우화●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 Angel on the Right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 감독 잠셋 우스마노프 | 타지키스탄 | 2002년 | 89분캄로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십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고향 사람들은 어머니의 관이 명예롭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대문을 고치라고 요구하지만, 캄로는 그렇게 수리한 집을 팔아 빚을 갚을 생각뿐이다. 마침내 집수리가 끝난 날, 죽어가던 어머니는 멀쩡하게 일어나 열살 난 어느 소년이 캄로의 자식이라고 선언한다. <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는 <벌이 날다>의 공동감독 잠셋 우스마노프가 연출한 영화다. 고향 타지키스탄 아쉬트를 배경으로 택한 우스마노프는 가난하고 무력한 마을을 냉소적으로 스케치하면서도 문득 따뜻한 인정 한 조각을 주워들곤 한다. 현실과 어긋나지 않는 초현실적 결말이나 설득력 있는 인물들의 굴곡도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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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다케시의 젊은 날의 초상●아사쿠사 키드 Asakusa Kid디지털 스펙트럼 | 감독 시노자키 마코토 | 일본 | 2002년 | 111분기타노 다케시의 자서전 <아사쿠사 키드>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청년 기타노 다케시는 연예인과 작가 지망생들이 모여드는 아사쿠사 지구의 스트립 클럽 ‘프랑스 좌’에 일자리를 얻는다. 엘리베이터 보이로 일하다가 코미디언 후카미의 제자가 된 기타노는 차츰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댄서와 코미디언들과 어울려 지내며 여러 밤을 보낸다.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로도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의 무명 시절을 담았지만, <아사쿠사 키드>는 재능과 행운이 빛나는 성공담과는 거리를 둔다. 시노자키 마코토는 일정한 직업이 없이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프리터’들의 이야기 <타임리스 멜로디>로 한국에 알려졌다. 활기차야 할 젊음을 느린 몸짓으로 보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사쿠사 키드>를 지배하는 정서는 좌절과 불안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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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애니 <애니매트릭스><애니매트릭스>는 4년에 걸친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드물게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할 만한 영화들이다. 전주영화제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디지털 프로젝트로 상영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트릭스>가 ‘못다한 이야기’를 담는 <애니매트릭스>는 지난 3월 미국에서 극장 상영된 바 있는 <오시리스호 최후의 비행> 등 6편의 에피소드와 2편의 메이킹 필름을 묶어 상영할 예정이다. 매트릭스가 탄생한 배경과 <매트릭스>를 거꾸로 뒤집은 설정 등을 짧지만 강렬한 영상으로 전달하는 시리즈. <무사 쥬베이>의 가와지리 요시아키, <청의 6호>의 마에다 마히로, <이온 플럭스>의 피터 정 등 감독들의 이름만으로도 매진을 예감하게 한다.한편, ‘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페셜’ 섹션에서 함께 상영될 예정이던 <원더풀 데이즈>는 상영이 취소되었다. 전주국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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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시리즈의 또 다른 속편 <애니매트릭스>의 단편 중 한편인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이 영화 <드림캐쳐>에 붙여 극장에서 개봉된다. <애니매트릭스>는 <매트릭스>신화를 바탕으로 한 아홉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이중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은 기계 군대의 침략계획을 알게 된 저항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워쇼스키 형제가 시나리오를 썼고 <파이널 판타지>의 앤디 존슨 감독이 연출했다.
<드림캐쳐>는 설원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외계 생명체의 습격을 그린 SF 영화로 영화의 수입ㆍ배급사 워너브라더스는 "<오시리스…>가 <매트릭스2:리로디드>와 전편 <매트릭스>를 이어주는 내용인데다 미국에서 같은 방식으로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어 이례적으로 단편과 장편 영화의 동시 상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시리스…>와 <드림캐쳐>는
애니매트릭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 영화<드림캐쳐>와 같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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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후의 만찬>(감독 손영국)의 제작사 해바라기 필름은 연기아카데미 MTM과 함께 주ㆍ조연급 배우들을 공개모집한다. 참가자는 24일까지 영등포구 여의도동 35-2 백상빌딩 5층 MTM 사무실과 인터넷 홈페이지 www.mtm.co.kr에서 참가 접수를 하면 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50명은 29일 <최후의 만찬>의 손영국 감독, 장훈 프로듀서와 <중독>의 박영훈 감독, MTM 김민성 대표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가운데 2차 심사를 갖는다.
<최후의 만찬>은 인생의 막다른 곳까지 내몰린 삼류건달, 전직의사, 명품족 여성 등의 우연한 만남을 유쾌하게 그리는 휴먼코미디 영화로 다음달 21일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최후의 만찬> 출연배우 공개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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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리랑>(제작 시오리 엔터테인먼트)의 홍보사 프리비젼은 이 영화의 남북한 동시 개봉 추진차 제작사의 이철민 대표 등 8명이 오는 22-26일 북한을 방문한다 밝혔다. 이두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리랑>은 나운규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아리랑>의 2003년판으로 현대인의 구미에 맞게 다시 만들어졌지만 변사가 등장하등 그시대 영화의 느낌을 살려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에서 시사회를 개최한 바 있다.
방문단은 방문기간 중 북한 내 시사회를 다시 열고 5월23일 남북 동시개봉을 위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 조창구 문화성 부상 등과 배우, 감독 등을 만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아리랑> 남북 동시개봉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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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이니, 웬일이니", "정우성 아저씨, 이쪽으로 얼굴 한 번만 돌려봐 도", "머리가 와 저렇노" "키도 크고 잘생겼구만" 16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 경상남도 밀양시 내의동 번화가. 건물 옥상에 모여있는 구경꾼들까지 400여 명의 밀양 시민들이 몰려든 이곳은 영화 <똥개>의 촬영현장이다.차량 10여 대와 엑스트라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으며 조명, 카메라 등의 세팅과 배우들의 연기 리허설이 진행 중인 이곳은 조금이라도 정우성을 가까이서 보려는 여학생들과 현장 진행 스태프들 사이의 숨바꼭질이 한창이다."죄송합니다, 핸드폰 꺼주세요. 죄송합니다, 사진 찍으시면 영화 못씁니다. 죄송합니다…" 스태프들이 양해를 구하며 현장정리를 하고 있는 동안 시민들은 육탄 돌파에서 "한 번만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작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정우성을 가까이서 보려고 안달이다.이 날 촬영된 신은 주인공 철민(정우성)이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진묵(김태욱)을 길거리에서
곽경택 감독의 새 영화 <똥개>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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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30)이 눈에 힘을 뺐다. 최근 배우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망가짐'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보인다.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로 과장돼 보이지 않는다. 17일 오후 영화 <똥개>의 촬영이 진행 중인 경남 밀양에서 만난 정우성은 줄무늬 트레이닝복에 후질근한 면티, 더부룩한 수염, 기름기 가득한 머리에 늘어지게 하품하는 모습까지 소도시의 한심한 청춘인 주인공의 모습 그대로였다.
<똥개>는 <무사> 이후 2년만의 복귀작. 데뷔 10년차를 맞은 그에게 <똥개>의 '철민'역은 처음 맞는 연기 변신의 기회다.
"집 지키는 똥개 있잖아요. 그런 것 같더라고요. 원래는 순하지만 가끔 한번씩 짖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 자기 밥그릇 건드리면 화내는.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犬)가 걔(그애)예요."
사실 <비트>나 <본 투 킬>, <러브>와 <무사>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
[인터뷰] <똥개>의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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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뒤발이 되어가는 배우들, 아… 감독들은 전부 지옥갈거다”
봉준호/ <살인의 추억> 감독
영화가 마술이라고? 과연 그럴까. 여기 스크린 위에 투사된 이미지만을 바라보는 관객이 상상하지 못한 세계가 있다. 우아한 듯 보이는 백조가 물밑에선 발을 X나게 저어야 하듯, 영화가 만들어내는 환상의 이면에는 힘겹고 뻐근한 스탭과 배우의 노동이 있다. 이곳엔 좌절의 허탈한 웃음과 성취의 기쁜 눈물이 교차하며, 서로간의 우애와 증오가 겹겹으로 꼬인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얼굴없는 범인을 쫓는 집념어린 두 형사의 이야기 <살인의 추억>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40여곳의 로케이션 장소를 돌아다녀야 했고, 한겨울 응달에서 쏟아지는 찬비를 맞아야 했으며, 동트는 광경을 보며 밤 촬영을 접어야 했던 6개월 동안의 강행군을 봉준호 감독이 정리했다. 촬영기간 동안 찍힌 이들 사진을 보며 그는 제작진들의 살내음을 그리워했고, 즐거운 사건들을 추억했으며, “죽으면 지옥에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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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땐 좋았지
탁 트인 논 한복판에서 천막 아래 식사를 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사진 왼쪽). 이때만 해도 화창한 9월 날씨에, 가을 소풍이라도 나온 듯 상쾌했지만…. 앞으로 닥쳐올 엄동설한의 대환난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왜 비오는날 저질렀누
그리고 비. 이 영화에는 비오는 장면이 유난히 많다. 실제 사건에서도 범인이 비오는 날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강우기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일제히 바라보는 스탭들의 눈빛(사진 오른쪽). 빗줄기 하나하나를 화면 속에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촬영, 조명 스탭들은 줄기찬 땀줄기를 쏟아내야 한다. 굵은 호스를 들고 뛰어다녀야 하는 특효팀은 말할 것도 없고….
꺄악, 강호 오빠~
그렇게 만들어진 빗줄기 속에서 배우들은 펄펄 난다. 비를 피해 몰려든 한복 여고생들 틈에서 낄낄낄 웃어대는 송강호 선배(사진 왼쪽). 모처럼 여고생들에게 둘러싸여 오빠부대의 판타지(?)에 젖는 듯…. 무식형사 조용구 역을 맡은 김뢰하 선배도 시위진압 현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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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前 & 연기 中
술집에서의 난투극 장면, 몸이 뒤엉킨 채 씨익 웃고 있는 송강호 선배의 모습. 물론 카메라가 돌아가기 전이다(사진 왼쪽). 저렇게 여유있는 낄낄거림으로 몸을 풀다가, 어느 순간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맹수 같은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모습(사진 오른쪽). 이 두개의 사진을 번갈아 보다보면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축하합니다.
촬영기간 중엔 늘 누군가의 생일을 맞이하게 마련. 이날은 이강산 조명감독님의 생일(사진 왼쪽). 나는 자꾸만 케이크 위를 가득 메운 촛불 숫자를 세어보려고 애를 썼다. 이강산 감독님의 연세가 궁금하기도 했고…. 그동안 하신 작품 숫자와 촛불 숫자 중에 어느 게 더 많을까 생각도 해보고…. 한편 김형구 감독님은 “내 생일은 3월인데… 이상하게 열 몇 작품이나 하는 동안 한번도 촬영기간 중에 생일을 맞아본 적이 없어. 3월에 현장일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단 말야…” 하시며 입맛을 다시셨다.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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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눈물
결국 밥차야 어찌됐건 우리는 직사광선을 피하기 유리한 터널 반대편쪽 지형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클라이맥스 촬영에 돌입했다. 1월의 맹추위 속에 뿌려지는 빗줄기, 배우들은 초인적 인내력으로 빗속 연기에 뛰어들고…. 거기에 한술 더뜨는 김상경의 저 엽기행각을 보라!(사진 31). 쏟아지는 얼음물 속에 서 있는 판국에, 머리칼 속까지 흠뻑 젖어야 리얼하다면서 자기 머리에 스프레이를 뿌려대는 저 모습을…. 그러고는 어느새 연기에 몰입해 빗물과 눈물이 뒤섞이는 표정을 만들어내는 순간(사진32) 세상에나… 형사가 울다니…. 하긴 형사도 사람이니까 울 땐 울어야지 어쩌겠나….
우하하하하하하!!!!
촬영 중에 모니터를 보며 잠시 몸을 녹이는 송강호-김상경-박해일(사진). 그 얼음장 같은 빗물을 뒤집어쓰고도 유쾌하게 웃어젖히는 배짱과 파이팅이 너무나 고마웠다. 맹추위 속에서도 지치지 않는 배우들의 웃음소리를 듣다보니, 이제 뭔가 끝이 보이는구나… 싶다. 문득 이 영화 하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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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살 악동 페드로 아저씨, 그의 고독에 말걸기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속 인물 열전, 그리고 그가 말하는 `나와 영화` 이야기그녀에게어젯밤, 작은 여자아이의 엄마가 됐다는 너의 전화를 받았어. 우리가 작은 여자아이였던 옛날부터 지금까지 친구들을 살피고 챙기는 엄마 같은 아이였던 네가 이제 진짜 엄마가 된 거구나. 엄마가 되는 일에도 소질이 필요하다면, 넌 분명히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엄마가 될 거야. 내가 아는 너, 모든 사람들 속의 약자를 알아보고, 말없는 포옹의 힘을 이해하고 축제를 즐기고 모험을 겁내지 않는 내 친구가 아니라면 다른 누가 멋진 엄마가 될 수 있겠니.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는 너에게 한 영화감독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어.그 사람은 돈키호테의 고향 스페인 라만차에서 태어났어. 이름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어렸을 적 그는 저녁 식사 뒤 둘러앉은 식구들에게 전날 밤 본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대. 이상하지? 극장에서 같이 본 영화들이었는데도 누이들은 알모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