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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연기력으로 시대를 풍미한 원로배우 한은진 씨가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5세. 1918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1935년 동양극장 연구생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37년 홍해성 연출의 연극 <춘향전>에서 행수기생 역을 맡아 처음 무대에 선 뒤 곧바로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스크린 데뷔작은 39년 박기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무정>. 동아일보사 주최 연극경연대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여주인공 영채 역에 캐스팅됐다. 고인은 원작자 이광수가 잡지 `삼천리'에 공개장을 보내 "이번이 데뷔라는 한은진양이 동작도 없는 영채의 역으로 관중의 주의를 끝까지 끌고가는 성의와 역량은 큰 장래를 약속하는 것 같사와 기쁨을 금치 못하나이다"고 극찬했을 정도로 신인답지 않은 힘있는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다.일제시대에는 당대의 톱스타 문예봉과 함께 조선영화사에 두 명밖에 없는 전속 여배우로 이름을 날리며 인텔리풍의 신
원로배우 한은진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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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 <장화, 홍련>의 영화사 마술피리의 세 번째 작품인 <고독이 몸부림칠 때>(이수인 감독 / 마술피리 제작)가 지난 4일 경상남도 남해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주현,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선우용녀, 박영규, 진희경 등 중견급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 했다.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익살스러운 노인네들의 촌철살인 유머와 화려한 입담이 돋보이는 코미디로 노년의 유쾌한 삶을 다룬다.
7월 촬영을 시작한 <고독이..>는 남해 일대와 경기도 화성의 타조농장 등에서 9월 중순까지 촬영을 마친 후 후반작업을 거쳐 2004년 1월 개봉할 예정이다. 인터넷 씨네21팀 (cine21@news.hani.co.kr)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 촬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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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 중심지인 다낭 시에 한국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베트남 최대도시 호치민(옛 사이공)의 주상복합빌딩 다이아몬드 플라자에서 지난해부터 3개 관 432석 규모의 영화관 다이아몬드 시네마(DMC)를 운영중인 ㈜좋은친구들(대표 김태형)은 지난 9일 다낭에 두번째 극장을 개관했다고 16일 밝혔다. 다낭에 개관한 극장은 3개 관 500석 규모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중부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좋은친구들은 또 11월에도 수도 하노이에도 6개 관 1천 석 규모의 극장을 개관해 멀티 플렉스 체인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회사 관계자는 "하노이 극장을 개관하면 DMC체인이 베트남 전체 영화관객의 40%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올들어 다시 살아난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한국영화의 수출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좋은친구들은 경기도 평촌 킴스시네마(8개관), 경기도 부천 씨네씨마(6개관), 서울 목동 킴스
베트남 다낭에 두번째 한국극장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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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와 백인 래퍼 에미넴 주연의 은 디브이디를 통한 입체 사운드의 즐거움을 확실히 맛볼 수 있는 뛰어난 타이틀들이다. 물론 클래식과 힙합 또는 피아노 연주와 랩 배틀만큼이나 두 영화 사이의 간극은 크지만, 스피커를 통해 생생하게 뿜어져나오는 음악이 격렬한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다.75회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을 휩쓴 <피아니스트>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실존인물인 유대인 피아니스트 스필만이 죽음의 땅으로 불렸던 바르샤바의 게토에서 홀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놀라운 것은 영화 전반에서 보여지는 나치의 잔임함과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이 복잡하고 기묘한 감정 상태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특히 스필만이 몇 년간의 은둔생활 끝자락에 독일군 장교에게 발각되어 죽을지도 모르는 순간에 연주하는 피아노의 선율은, 전신에 소름을 돋게 할 만큼 절박하고 또 그만큼 아름답게 들린다.그렇다고 <피아
<피아니스트> + <8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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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코딱지 폭탄을 받아랏!기대하시라, 기대하시라. 이번 주인공은 바로 로코코 제국의 근위대인 탱구와 울라숑이다. 그렇다. 2년 전 TV시리즈로 소개된 그 <탱구와 울라숑>이 극장판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TV시리즈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들이 어디 보통 위인인가. 이른바 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탱구로 말할 것 같으면, 잔머리 대왕이요, 다혈질에 단세포다. 돼지 로봇 울라숑은 또 어떤가. 돼지치기로 일하면서 10년 동안 모은 돈을 탱구 때문에 날리고 할 수 없이 운명공동체가 되어버린 불쌍한 처지. 이들은 투철한 의식과 실력이 아니라, 짝사랑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자기 부품을 신형으로 교체하기 위한 불순한 이유로 근위대에 들어간다. 사연이야 어찌되었든, TV시리즈에서 악당 제국 다콘을 멋지게 무찌른 이들은 이번 극장판에서 또다시 시련을 맞게 될 것 같다. 이번에도 이들의 돌팔매 컨트롤과 부메랑 파워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2004년 개봉을 목표로 진행
<탱구와 울라숑> 극장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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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전사가 아니고, 소녀는 천사가 아니야만화에서 배우고 만화로 그리는 작가들이 있다. 그 만화들은 편안하고 익숙하다. 장르의 규칙 속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반면에 인생에서 배우고 만화로 그리는 작가들이 있다. 그 만화들은 거칠고 낯설다. 우리를 만화 속에 빠뜨리지 않는다. 잠깐 적셨다가 인생으로 돌아가게 한다. 나는 어느 쪽이 좋다고 단정짓지 않는다. 다만 그 앞쪽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한다. 후쿠시마 사토시의 단편 연작집 <소년 소녀>(북박스 펴냄)는 둘의 경계에 서 있다. 그리고 압도적이지 않은 쪽에 조금 기울어 있다.<소년 소녀>는 여름방학과도 같은 만화다. 거친 연필선이 느껴지는 목차의 오프닝에서부터 분명하다. 여름 어느 날 자전거를 탄 소년들이 버려진 저택을 찾아온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서로의 등을 떠밀며 안으로 들어간다. 깨진 창으로 무성하게 자라난 나무, 침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정체불명의 엔진, 인체의 해부도를 보여주는 책, 그리고
후쿠시마 사토시의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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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프로듀서를 하면서 늘 바라는 것이 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모든 스탭들과 친해지는 것이고, 그들과 다시 다른 작품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 일이 그렇듯 쉽지는 않다. 어떤 이유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기고, 말 못할 오해와 갈등이 빚어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늘 꿈꾼다. 영화인생의 고락을 함께하는 스탭들과 살갑게 만나서 이번에는 좀더 잘해야지. 스탭들 중에서도 특별히 더 기대하고 만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연출부다. 그들은 영화의 맨 처음에서 출발하여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까지 영화사를 들락거리는 최후의 스탭들이다. 어쩌다 준비하던 영화가 엎어지게 되면, 1년 넘게 드나들던 영화사에서 아무런 항변도 못하고 소리없이 사라져야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음 영화를 선택하고, 처음부터 그 일을 다시 시작한다. 이유는 한 가지다. 감독이 되어야 한다는 꿈을 운명처럼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소망 중 하나는 작품을 함께한 연출부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것이며, 이왕이면
연출부와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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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비디오란 것과 친하지 않아, 보라고 빌려주는 것도 집에 그냥 굴러다닌다.남들은 DVD다 어쩐다 최첨단의 문명의 기기를 만끽할 때 난 어디서 버리려는 TV와 비디오를 주워서 방에 떡하니 가져다놓고는 리모컨까지 못 주운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TV를 그냥 ‘시계’처럼 틀어놓고, 비디오를 만화책을 두는 공간으로 쓰고 있을 뿐이다. 영화들은 되도록이면 ‘극장’에서 보려고 한다. 이것은 굳이 주변기기 탓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기 때문이다. 찜통 같은 요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알렉산드로 조도로프스키의 <엘 토포>를 드디어 봤다.90년대 중반 <성스러운 피>를 극장에서 본 이후 이 전설의 영화를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멕시코영화제의 첫 상영작인 이 작품은 오후 3시부터 시작인데 내 마음은 한달음에 가버려 12시부터 가서 열지 않은 매표소 앞을 얼쩡거렸다. 그런데 바로 그런 나같은 사람들이 몇명 그 시간부터 얼쩡 거린다. 무더운 날이라 심
심야상영의 추억,엘 토포와 부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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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떠오른 것은 <개같은 내 인생>이었다. ‘인생’이라는 단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찬찬히 다시 생각해봐도 내가 본 영화 중에 대사든 장면이든 가장 많이 떠올랐던 것 역시 <개같은 내 인생>이다. 동네 비디오 가게 주인이 검색을 해보더니, “없어요. <개같은 날의 오후>는 있는데요…. 제목이 참 특이하네요”.
어렵게 다시 본 <개같은 내 인생>은- 80년대 말에 극장에서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예전의 느낌이나 기억과는 약간 달랐다. 워낙 시차가 있지만 혹시 비디오는 몇 군데 편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성장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성적 호기심과 성에 대해 아이들이 갖는 오해나 갈등들이 더러 나오는, 중학생 이상 관람가 영화였고 주인공 잉마의 주위에는 호감을 갖고 잉마를 유혹하는 몇몇 여자아이들이 나온다. 그 때문에 잉마는 불필요한 의심을 받기도 하고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비디오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도 내게 가장 강렬
나를 괴롭힐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개같은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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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경주에 갈 일이 있었다. 그곳에는 불국사도 있고, 석굴암도 있고, 그 밖에 여러 유적이 도처에 널려 있어 도시 전체가 곧 박물관이다. 하지만 내가 이 도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고층빌딩이 없어서 도시에서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이게 경주의 매력이다. 하늘을 가리는 잿빛 고층빌딩 대신 조그만 가옥들 뒤로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여기저기 솟은 초록빛 고분군이다.짧은 여정에 잠시 시간을 내어 천마총 공원에 갔다. 물론 발굴이 끝난 자리에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가짜 모델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천년의 세월 동안 이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온 고분들 사이로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고분의 무거운 침묵을 바탕으로 하여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 스치는 소리. 거기서 나는 이런 것을 기대했다.이 기대는 공원 입구서부터 무참히 짓밟힌다.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대신하여 나를 맞아준 것은 황당하게도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 둘러보니 바로 옆의 가로등에 설
판오디콘,소음의 원형 고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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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상은 받았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네요.”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코넬리가 오스카 수상 효과를 이렇게 부정했다. 그는 <뷰티풀 마인드>에서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아내로 출연, 이듬해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뒤 헐크의 여인을 연기했고, 지금은 드림웍스에서 제작 중인 영화 <모래와 안개의 집>의 주연을 맡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그의 일도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지만, <헐크>의 캐스팅은 오스카 수상 이전 일이고 <모래와…>는 러시아 출신 무명감독의 데뷔작에 불과하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세계에는 여전히 위계질서가 있고 먹이사슬 같은 관계가 존재해요. 난 정상급 배우도 아닐 뿐더러 흥행에 꼭 필요한 배우도 아니죠.”
[사람들] 오스카와 내 인생은 별개더라고요,제니퍼 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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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던 코카콜라병도 같이 묻어줬을까? 이제 아련한 추억 속에 묻힌 이름 ‘부시맨’족 배우 니카우가 최근 사망했다고 아프리카 나미비아 경찰이 7월5일 밝혔다. “나무를 구하러 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던 그는 집 근처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으며 추정되는 나이는 59살가량이다. 가족들은 자연적인 이유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사망 일시나 원인 등 자세한 상황은 밝혀지지 않았다. 니카우는 지난 80년 제작된 <부시맨>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콜라병 때문에 혼돈을 겪는 원시 부족민의 역할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고 1991년 영화홍보차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사람들] 굿바이 부시맨,<부시맨>의 배우 니카우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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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 하트’의 열기는 멈추지 않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불붙고 <시카고>로 타오른 르네 젤위거의 몸값이 계속해서 상종가를 치고 있다. 르네 젤위거는 유니버설과 미라맥스가 공동제작하는 <신데렐라 맨>과 올해 10월에 촬영이 들어가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2>를 패키지로 하여 2100만달러의 출연료를 받게 되었다고. 내년 봄 촬영에 들어갈 <신데렐라 맨>은 감독 론 하워드, 프로듀서 브랜든 그레이저, 시나리오 작가 아키바 골즈먼 등 <뷰티풀 마인드>의 제작진들이 다시 한번 손잡은 영화로 젤위거는 권투선수인 러셀 크로의 아내로 등장한다.
[사람들] 이보다 더 잘 나갈 수 없다,르네 젤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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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에게도 감추고 싶은 과거가 있었다. 오프 더 레코드겠지 싶어 슬쩍 말했는데, 미국 잡지 <플레이보이>의 기자는 이것을 그대로 기사에 옮겼다. “토비 맥과이어는 19살 때부터 술에 취해 살았다. 알코올 중독을 치료받으려고 ‘무명의 알코올 중독자들’이라는 모임에 나가기도 했다.” 이번 8월호에 실린 이같은 기사로 인해 맥과이어가 불쾌했을 것은 자명한 사실. 신작 <시비스킷> 홍보차 열린 기자회견 때 그는 이 얘길 꺼냈다. “오프 더 레코드 대화 중에 나온 얘기라서 기자가 비밀로 해줄 줄 알았는데 날 배신했다.” 그러나 <플레이보이>의 부편집장은 다른 입장을 밝혔다. “우리 잡지의 인터뷰 역사는 길고도 훌륭하다. 기사의 정확성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그가 기분나쁜 건 이해하지만 오프 더 레코드로 정식 합의한 적은 없다.” 그래서 말조심과 불조심은 미리미리 하랬다.
[사람들] 미리미리 말조심,토비 맥과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