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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괴담 스틸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1998년 , 감독 짐 길레스피출연 제니퍼 러브 휴이트 KBS2 7월26일(토) 밤 10시50분
고교 졸업을 앞둔 네명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축하하고 있다. 헬렌, 줄리, 배리, 레이가 그들이다. 이들은 술에 취해 운전하던 중 사고를 내고 앞날을 두려워한 나머지 시체를 바다에 버린다. 그리고 사건을 절대 입에 담지 않기로 약속한다. 방학을 맞이한 줄리에게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내용은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가 전부다. 할리우드 신세대 공포영화. 사라 미셸 겔러 등이 출연한다.
[주말 TV]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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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rgon, 1964년감독 테렌스 피셔출연 크리스토퍼 리 EBS 7월27일(일) 낮 2시얼마 전 같은 지면에서 <저주받은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소개한 적 있다. 해머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이색작이었다. 해머프로덕션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공포영화의 수작을 계속 만들었다. <프랑켄슈타인의 저주>(1957)나 <드라큘라의 공포>(1958) 등은 ‘고딕’호러라고 불리면서 이후 공포영화의 전범이 되었다. 캐릭터와 세트 등 영화의 모든 양식이 서구 공포영화의 원형처럼 굳어진 것이다. 이 영화를 만든 인물이 테렌스 피셔 감독이다. <고르곤>은 1960년대 중반에 테렌스 피셔 감독이 연출한 것이다. <고르곤>이 흥미로운 점은, 여성 캐릭터가 다뤄지는 방식이다. 흔히 서구 공포영화에서 여귀(女鬼)나 여성 괴물은 금기시되는 소재이며 그리 흔치 않다. 그런데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는 철저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남성을 해치는, 적대적 존재
흉측한 외모는 공포다,테렌스 피셔 감독의 <고르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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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밤 만나게 될 독립영화는 유럽의 단편이다. <이보게 친구!>(Ho!/ 감독 사무엘 램파에르트/ 2001년/ 35mm/ 7분/ 벨기에)는 세명의 노인이 등장한다. 그들은 그저 벤치에 앉아 서로 인사를 나누고, 별다른 대화도 없이 주변을 바라본다. 그들은 변하지 않지만, 주위 환경은 계속 변한다. 아무도 없던 푸른 벌판에 젊은이들이 오고, 건물이 들어선다. 낯설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벤치에 그저 앉아 있는 것뿐이다. 그것도 노인들에게는 작은 행복일 것이다. 이 짧은 단편은 말년의 노인들이 묵묵히 인생을 관조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작은 행복마저 빼앗아간다. 영화 속 대사처럼 그것이 인생인가보다.음산한 분위기의 <어떤 약속>(Una Specie di Appuntamento/ 감독 안드레아 자칼리엘로/ 2002년/ 35mm/ 22분/ 이탈리아)은 감옥SF영화이다. 주인공은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오랜 시간 타
이런 게 인생이야,<이보게 친구!> <어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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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朝怪談, 1970년감독 신상옥출연 신일룡, 조수현, 최지숙EBS 7월27일(일) 밤 11시여름이면 으레 우리 곁을 찾아오는 납량특선 시리즈에 대한 ‘영화의 추억’으로 이번 여름에도 두편의 공포영화를 선정했다. 그중 하나인 신상옥 감독의 후기 공포영화 <이조괴담>은 신상옥 감독에겐 익숙한 시대인 연산군 재위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함길도 관찰사 윤필우의 여진족 처인 야화의 미색을 탐한 연산군에게 반항하여 윤필우와 야화가 죽게 되고 그 원혼이 고양이에게 옮아간다. 고양이는 연산군을 응징하기 위해 대궐에 들어가 궁녀와 군졸들을 죽이다가, 그 원혼이 결국은 요화 장녹수에게 씌여 녹수와 대전별감 김충원(신일룡)은 한판 대결을 펼친 뒤, 윤필우의 시체가 유기된 우물에 고양이가 빠져 죽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점은 야화의 원혼이 옮겨진 고양이가 실제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결정적인 장면에는 항상 고양이의 타이트숏이 등장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마지
고양이 괴담,신상옥의 B급 공포영화 <이조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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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여자> MBC 수·목 밤 9시55분확실히, ‘바람난 여자’는 최근 한국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존재인가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생활로 한국 영화사에 인상적인 족적을 남긴 여성들의 계보를 훑은 <씨네21> 특집 기사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또 한명의 ‘바람난 여자’가 안방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말았다.드라마 <앞집 여자>의 주인공은 결혼 7년차 전업주부인 미연(유호정)이지만, 드라마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미연의 ‘앞집 여자’인 애경(변정수)이다. 올해 나이 35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데도 단박에 시선을 끌 만큼 늘씬한 몸매에 완벽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애경은 얄미울 정도로 부족한 게 없다. 잘 꾸며놓은 집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방송사, 잡지사 사람들로 문턱이 닳을 지경이고, 소문난 요리 솜씨는 이웃 남편들의 반찬투정을 부채질한다. 얼마 전에는 샌드위치 전문점을 개업했는데, 특유의 음식 솜씨에 힘입어 웬만한 월급쟁이
가벼운 바람은 인생의 박카스?<앞집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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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수용소를 다루는 영화들은 많은 경우 자신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그 공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인물들의 의지를 그린다. 그리고 그 절박한 시도로부터 ‘긴장’을 만들어낸다. 그건 궁극적으로는 주인공을 초월과 은총의 상태로 데려가는 로베르 브레송의 <저항>(1956)이나 호쾌한 액션을 지향하는 존 스터지스의 <대탈주>(1963)나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빌리 와일더의 <제17포로수용소>는 수용소 영화의 이런 기본 궤도로부터 일탈을 보여주는 영화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우리는 포로들과 그들의 탈출을 허용치 않으려는 적군 사이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포로들 사이에서 중요한 대립을 설정하는 포로수용소 영화를 보게 된다.다뉴브 강 근처에 위치한 제17포로수용소는 모두 630명의 미군 중사들을 가둬놓은 독일군 포로수용소이다. 1944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제4막사에 있던 두명의 포로들이 탈출을 기도하다가 그만 독일군들에 적발되어 그 자리에서 총살
개인주의를 위한 변명,<제17포로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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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 산부인과>의 1화부터 200화까지의 방영분 중 시청률 상위 45위까지의 에피소드를 추린 박스세트가 출시되었다. 각 캐릭터들이 자리잡기 전까지의 다소 느슨한 옛날 옛적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오지명부터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구두쇠 빈대 캐릭터 영규, 영규 못지않게 돈과 먹을 것에 집착이 강한 변종 소녀 미달, 쌍절곤 김 간호사, 울트라 소심파 표 간호사에 정배까지 모든 캐릭터들의 강한 개성이 살아 있다. 장진영, 윤기원, 박준형 등 단역 출연한 얼굴을 만나는 것도 큰 재미. “엘리베이터에 나비 넥타이 낀 사연~ 그건 말로 못해~ ”로 시작하는 오프닝 주제곡도 여전히 흥겹고, 시트콤의 중점이 되는 각 캐릭터들의 개성넘치는 대사도 웃음을 이끌어낸다. 김병욱 PD의 인터뷰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서플도 없고 화질이나 음질도 일반 영화보다 떨어지지만, 뉴스의 시청률을 추락하게 할 정도의 즐거움은 오랜만에 봐도 재미가 쏠쏠하다.감독 김병욱출연 선우용녀, 오지명, 송혜교장르 코미디
미달이네 식구들 돌아오다,<순풍 산부인과> 박스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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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의과대학생 허버트는 뇌의 특정부위에 특수용액을 주입함으로써 죽은 이를 되살려낼 수 있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그의 순진한 룸메이트 댄 역시 의학도다운 열정으로 허버트의 미치광이 같은 계획에 연루된다. 의과대학장 호즈의 딸이자 댄의 약혼녀인 매건은 그를 불안하게 바라본다. ‘검은 고양이’로 시작된 생체 실험은 급기야 따끈따끈한 시체를 요구하게 되고 호즈 학장과 야심만만한 교수 힐까지 죽은 이를 되살려내는 실험에 앞다투어 덤벼들면서 피비린내나는 사지절단 카니발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퍼져간다.공포영화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 그 장르에 관한 계보학적 지식을 어느 정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공포영화가 불러일으키는 (핀헤드의 말을 빌리자면) ‘달콤한 고통’은 순전히 말초적인 감각에 기대고 있을 경우도 허다하지만 이미 영화가 탄생한 지 100년, 온전한 의미에서의 오리지널리티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마당에 지금까지 축적돼온 장르적인 특성을 충분히 비틀고 전유하며 거기서
피투성이가 된 터부,<리-애니메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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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 개봉돼 700만명의 관객동원에 성공했던 <춤추는 대수사선>의 속편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가 개봉 3일만에 일본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춤추는 대수사선> 속편은 지난 19일 일본 전국 408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돼 사흘동안 126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으며, 흥행수입만도 18억엔(약 1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재작년 개봉된 <센과 지히로의 행방불명>이 보유하고 있던 관객동원 수 및 흥행수입 최고기록을 깬 것이다.
<춤추는 대수사선> 속편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장남 고타로(孝太郞.24)씨가 출연해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춤추는 대수사선>은 일본 후지TV의 드라마 시리즈를 은막에 옮겨놓은 작품으로, 첫 개봉 당시 14개월 장기상영 기록 등을 세우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춤추는 대수사선> 속편, 日흥행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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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감독의 신작 <하류인생>의 남녀 주인공이 조승우, 김민선으로 결정됐다.
<하류인생>은 건달로 청춘을 시작해 4·19와 5·16으로 이어지는 60년대 격랑의 시대를 살아간 한 남자의 욕망과 좌절, 사랑과 희망을 다룬다. 당시 조폭사회가 액션을 곁들여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그 밑에서 운영되던 풍경도 삽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 감독과, 이 영화 제작사인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의 실제 경험담도 동원되면서,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디테일이 풍성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영화사쪽은 전했다. 조승우는 주인공 남자로, 김민선은 조승우보다 연상의 애인이자 나중에 부인이 되는 역으로 나온다. 임 감독은 현재 시나리오를 다듬고 있으며, 8월말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권택감독, 2년만에 신작 <하류인생>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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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믿어요. 그리고 무서운 영화가 좋아요"
"어떤 장면이 제일 무서웠어요? (제가)진성이의 다리 밑에 나타나 쳐다보던 장면이 가장 섬뜩하지 않았나요?" 22일 오후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의 기자 시사회가 끝난 뒤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주연배우 박한별(18)을 만났다. 이날 인터뷰는 기자가 아닌 배우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그가 완성된 영화를 본 것은 19일 부천영화제 폐막식 때 상영된 이후 두번째. "영화제 때 열광적으로 반응한 팬들과 달리 공포스러운 장면에서도 (뒤에서 볼 때)어깨만 들썩이던 기자들의 느낌이 궁금했다"는 것이 질문을 던진 배경이다.
<여고괴담…>은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계단'의 괴담을 담고 있다. 박한별이 맡은 역은 발레리나를 꿈꾸는 여고생 소희.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발레리나지만 가장 친한 친구 진성의 질투에 죽게 되고 이후 끊임없이 학교를 맴돈다.
시사회를 마친 소감을
[인터뷰] <여고괴담3>의 박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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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현장에서 정초신 감독은 무슨 입시학원 강사 같다. 스탭들과 배우들을 매섭게 다그치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한손으로 콘티북을 들고 있는 포즈도 영락없다. “테스트 없이 그냥 가도 되지? 요령은 (설명한 것과) 같아. 슬레이트… 액션!” 7월10일, 크랭크업을 하루 앞두고 중국 지린성 옌지시 공상행정관리국 앞에서 도둑촬영을 하고 있던(중국 현지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관청일 경우 외벽을 찍는다 하더라도 따로 신청서를 제출해 승낙을 얻어내야 한다) <남남북녀> 제작진은 몰려들어 조인성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는 군중을 제지해야 했던데다 출동한 공안(公安)들을 얼르느라 부산해 보였다. 오직, 하루 평균 60컷씩을 찍어낸다는 정초신 감독만이 촬영 도중 “취재진들이 귀국하기 전에 개봉할 계획”이라는 농담을 늘어놓는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이날 오후 촬영차량 몇대로 나뉘어 옌지시를 휘젓고다니던 제작진이 해저물 무렵 도착한 곳은 옌볜대학. 촬영지인 팔각정에 오르는 동안 해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남한 로미오 북한 줄리엣,<남남북녀>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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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다는 것은 참 일반적이고도 특별한 문화생활이다. 추석이나 설날 큰맘먹고 찾아가 명절 특선 개봉작을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함께 보는 것은 특별한 이벤트이다. 조금 마음의 여유가 있는 퇴근길에 비디오 가게에 들러 빌려오는 한편의 비디오는 일상적이다. 성인에로 비디오부터 실험예술영화까지 그 포용력의 넓이는 대양과도 같다. 어떤 다른 예술 장르가 이토록 친절하고 열심이며 물심양면으로 풍부하던가. 영화가 시작-play되면 우리의 삶은 일시정지 -pause된다.한 시간 반 동안 삶의 일시정지. 어쩐지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렇다. 가령 음악을 듣는 것은 삶이 흐르는 동안 음악이 배경으로 더해지는 것 같고, 책을 읽는 것은 무얼 먹는 것, 혹은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생활의 한 부분 같아서 모두 삶의 흐름 속에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는 내 삶은 잠시 멈추고, 따라서 현실도 잠시 멈추어 있을 것 같고, 영화 속 세상으로 여행을 가는 것 같다. 말하자면 타임머신을 타는 것처럼 말이다.알
오늘,다채롭지만 경망스럽다 <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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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강준만이 <조선일보>에 협조적인 지식인들을 매달 게시한 일이 있다. ‘목표가 정당해도 방법이 정당하지 않다면 잘못이다’ 식의 지당한 말씀들(이 나는 종종 역겹다. 이를테면, 어떤 폭력의 위협도 없는 안온함 속에서 주장되는 ‘폭력은 모두 나쁘다’, ‘한 사람의 생명은 우주보다 귀하다’ 따위 빤질빤질한 말들이) 덕에 그 일은 중단되었는데, 그뒤 강준만의 운동은 꾸준히 진행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조선일보>에 협조하는 일을 당당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보기 어렵게 되었다.요즘 들어 다시 그런 말들을 종종 듣게 된다. 특정한 신문을 반대하는 건 자유지만 그런 선택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 뭐 그런 말들이다. 그런 말이 다시 불거지는 데 아무런 배경이 없는 건 아니다. <조선일보>와 사이가 나쁜 노무현이라는 이가 대통령이 되면서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것이 그 본래 의미 외에 현 정권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포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