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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영화 일군의 감독들이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시리즈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류승완 감독은 <밀수>(2023)에서 1970년대 교역의 폐쇄성과 그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이들의 기량을 보여주었고,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2022)으로 1979년에 벌어진 12·12사태를 스크린에 옮겼다. 연상호 감독은 <얼굴>(2025)에서 1970년대 성과주의 이면에 희생된 여성을 위무하고, 변성현 감독은 <굿뉴스>(2025)로 1970년에 일어난 일본 항공기 하이재킹 사건, 일명 ‘요도호 사건’을 청년세대의 시선에서 블랙코미디적 터치로 그렸다. 강윤성 감독은 1970년대 벌어진 ‘신안선 도굴 사건’을 전라 지역 특색을 담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2025)로 완성시키기도 했다. 언급한 작품 외에도 1970년대를 다루는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연내 개봉할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암
[기획] 표백된 노스탤지어, 혹은 ‘역사의 과잉’, <메이드 인 코리아>와 1970년대 배경 한국영화와 콘텐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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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사이 1970년대를 다룬 영화와 시리즈가 쏟아지고 있다. 많은 창작자들이 1970년대에 특별히 집중하는 까닭은, 그 시기에 정치적으로 가장 어두웠고 드라마틱한 일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1971년에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내려져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졌고, 장발과 미니스커트 등 청년문화는 단속의 대상이 되었다. 이듬해 1972년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돼 국회가 와해되었고, 유신체제가 발효되었다. <서울의 봄>이 그린 1979년 12·12사태가 벌어지기까지 1970년대는 폭력과 권력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다. 하지만 50년도 더 된 이 시기에 많은 한국영화 감독들이 돋보기를 들이대는 건 과연 건강한 현상일까. 특히 가장 근래에 공개된 우민호 감독의 <메이드 인 코리아>는 한국영화 감독들의 ‘1970년대 애호증’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어지는 글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와 1970년대 배경 한국영화와 콘
[기획] 그 많은 작품은 왜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할까, <메이드 인 코리아>와 1970년대에 중독된 콘텐츠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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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를 연출한 우치다 에이지 감독이 마약 거래를 시도하는 싱글맘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영화 <나이트 플라워>는 술집에서 일하며 어린 딸과 아들을 키우는 나츠키(기타가와 게이코)가 우연히 길에 떨어진 마약을 주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생활고에 지쳐 마약 거래를 시도했다가 조직원에게 흠씬 두들겨맞은 나츠키는 여성 격투기 선수 타마에(모리타 미사토)와 협력하면서부터 자신을 지키면서 어둠의 세계로 들어간다.
위태로운 밤거리에 두 캐릭터를 데려다놓은 우치다 에이지 감독을 만나 여성 연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참고로 우치다 에이지 감독은 영화계로 들어오기 전, 잡지사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이번 영화를 위해 그가 얼마나 취재에 공을 들였는지 이야기할 땐 마치 동료 기자와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 시나리오를 쓸 때 나츠키란 싱글맘 캐릭터가 먼저였는지, 마약을 줍는 사건이 먼저였는지 궁금하다.
예전부터 어머니에
[인터뷰] 말없이 빠른 호흡으로, <나이트 플라워> 우치다 에이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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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심판과 정의 구현보다는 돈이 주는 안락함과 권력의 성취를 더 좇았다. 고물상을 운영하는 가난한 부모가 줄 수 없는 것을 대형 로펌 해날의 사위가 되어 채워나갔다. 언젠가부터 판사의 자리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가 되었고, 꿈이 아니라 보상이 되었다. 고고하고 높은 판사석에 앉아 현실에 어긋나는 주문을 외면서도 그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몰랐다. 그의 이름은 이한영(지성). 그리고 불의의 사고와 함께 10년 전으로 회귀한 그는 이제야 판사석 아래를 활보하며 과거에 물었어야 했던 질문을 하고, 진짜 말했어야 했던 주문을 왼다. 뒤늦은 후회와 함께 오염된 자신을 스스로 정화해가는 판사 이야기는 합리적인 사법 체계를 기대하는 대중의 욕망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이한영의 정의는 궁극적으로 어디를 가리킬까. 그 방향을 정확하게 가늠하기 위해 이재진 감독을 만났다.
- <판사 이한영>이 처음 공개된 지난 1월 초에는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 최애를 구하는 변호사물 <아이돌아이&g
[인터뷰] 판사석 아래로 내려온 판사, <판사 이한영> 이재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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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사무엘상 17장. 작은 목동인 다윗은 2.7m에 육박한 블레셋 거인 골리앗을 처참히 무너뜨린다. 창과 칼, 갑옷과 투구로 중무장한 골리앗과 달리 양치기 소년에게는 오직 돌멩이 다섯개와 손에 익은 무릿매 하나만이 있다. 보잘것없는 무기로 생사를 뒤집은 오래된 역전극은 소시민이나 약자의 끈기로 자주 은유된다. 하지만 소년의 승리가 진정으로 확정된 순간은 골리앗의 이마에 단단한 돌멩이가 명중한 때가 아니라 연약한 다윗이 쓰러진 골리앗의 목을 베기로 결심한 순간이다. 다시 말해, 가차 없는 확인 사살. 두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 모든 여지를 메워버리는 것.
강다윗(정경호)에게 이기고 지는 문제는 생존만큼이나 중대하다. 극 중에서 그가 자주 하는 말도 “이해가 안 가면 외우세요, 내 사전에 패배란 없습니다”이다. 최연소 부장판사에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고, 대중으로부터 국민판사라고 불리는 그가 로펌 공익 변호사로 ‘나락에 떨어진’ 것은 일종의 완패였다. 사실 공익 변호사로 전환하
[이자연의 해상도를 높이면] 우리는 어떤 승리를 바랍니까? <프로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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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최근에 행한 한 인터뷰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파격적인 이야기를 솜씨 좋게 던지는 그답게 이번에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풍요의 시대가 온다. 화폐가 없어질 것이며, 노후 준비 따위는 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오로지 희소한 것은 에너지뿐일 것이다.” 이리저리 재고 따지는 좀스런 학자들과 달리 시원시원하게 지르는 솜씨가 일품이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선 천연자원과 에너지를 제외한(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런 것들까지도!) 모든 것들이 차고 넘치게 되리라는 예언은 이제 망상이 아닌 듯하다. 만약 지금보다 월등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나온다면, 이는 자본과 노동이라는 전통적인 생산요소의 구별을 무색하게 만들 것이다. 그 자체가 기계 장비일 뿐만 아니라 노동과 마찬가지로 기계 장비의 작동에 관련된 결정을 스스로 내리고 그 작동을 주도하는 성격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의 말대로 “옵티머스 로
[홍기빈의 클로징] 일론 머스크, 풍요,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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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오마이걸의 유아가 스크린에서 상대의 얼굴에 술을 끼얹으며 등장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배우로서의 첫 데뷔작 <프로젝트 Y>에서 유아는 토사장(김성철)의 아내 하경을 연기했다. 하경은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찾는 토사장의 7억원의 행방을 알고 있는 인물로, 영화를 본격적으로 출발시킨다. 캐릭터의 시한폭탄 같은 기질이 배우의 해사하고 몽환적인 이미지와 부딪히고 스며들면서 하경은 독특한 아우라를 획득한다. 이환 감독에게 제안을 받았을 당시 주변에서는 센 역할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유아만큼은 호기심에 부풀어 미팅에 나섰다. 욕설 위주의 수위 높은 대사가 낯설었지만 “평소 노래할 때처럼 숨 쉬는 구간과 된소리의 표현을 연구해 준비”해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합격 연락을 받았다. 이미 마다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으나 감독이 건넨 또 한번의 기회에 결심을 굳혔다. “감독님이 직접 연기 연습실에 찾아오셨다. 하경이라는 역할이 그동안
[WHO ARE YOU] 내 마음을 궁금해하며 한 걸음 더, <프로젝트 Y > 배우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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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위 라카(리오 드완토)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그의 아내 니나는 특급 호텔에서 축하 만찬을 즐긴다. 사실 그 만찬은 호텔 주인이 자신이 연루된 부패한 재판에 관해 입막음하려고 라카에게 건넨 식사권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니나는 그 진실을 알고 난 후 라카와 싸운다. 그날 밤 니나는 화장실에서 상류층 자제 디카(엘랑 엘 기브란)에게 묻지마 살인을 당한다. 변호사 티모는 화려한 언변으로 디카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한다. 라카는 상황을 뒤집으려 법정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강수를 둔다. <판결>은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의 이창희 감독이 인도네시아와 합작해 제작한 영화다.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사적 복수물 공식과 클리셰를 충실히 따른다. 시도 자체는 눈여겨볼 만하나 현지 배우가 연기하는데도 한국영화를 보는 듯하다는 기시감이 들며 만듦새 또한 허술하다.
[리뷰] 사적 복수물 자카르타 1호점에 온 기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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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다(제니퍼 린 윌슨)와 카이(에이트론 잉글리시)는 아침마다 함께 등교할 만큼 사이가 각별하다. 일상에 만족하는 게르다와 달리 카이는 언제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를 꿈꾼다. 어느 날 카이가 몰래 아버지의 썰매를 몰고 나갔다가 실종된다. 게르다는 카이를 납치한 범인이 얼음 여왕(레이나 아마야)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 결국 게르다는 홀로 카이를 찾으러 북극으로 간다. 게르다의 여정에 수호천사 릴리(사라 타미아 킹)가 합류한다. <얼음 여왕>은 안데르센의 단편 동화인 <눈의 여왕>을 재해석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제작했던 랠프 구겐하임이 총괄 프로듀서를 담당했다. 익숙한 볼거리와 서정적인 O.S.T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다만 악역이 원작이 같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독창적이지 않고, 갈등 해결이 손쉽게 이루어진다는 단점이 크다.
[리뷰] <눈의 여왕> 레토르트를 먹는 기분, <얼음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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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하와이 집으로 돌아온 루시(조니 세쿼이아)는 오랫동안 가족과 살아온 침팬지 벤과 재회한다. 아버지가 출장을 떠나 집을 비운 사이 이들은 풀 파티를 열기로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가족의 일원이었던 벤이 돌변하면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집이 죽음의 장소로 바뀐다. 이 영화의 공포감은 침입자나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인간과 함께 살아온 친숙한 동물이 낯설게 변하는 데서 발생한다. 동물에 의해 인간의 신체가 훼손되는 과정을 오래 지켜보게 하고 긴장이 고조된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도록 연출함으로써 쉽게 이완되지 않는 감정 속에 관객을 묶어둔다. 공포물의 전형적이고 관습적인 문법을 흐린 눈으로 봐준다면 묵직한 공포를 경험할 수 있다.
[리뷰] 잔혹하고 묵직한 고자극 공포, 준비물은 흐린 눈, <프라이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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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클레르(카미유 라자트)와 잔(멜라니 로베르)은 독일 최고의 피아노 학교에 나란히 입학한다. 중대한 학교 콘서트에 설 솔리스트를 선발하는 오디션이 열리면서 의좋던 자매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클레르가 솔리스트로 발탁된 이후에도 견고해 보이던 자매애는 클레르가 원인 모를 손목 통증을 겪으며 그 자리가 잔에게 넘어가자 균열을 드러낸다. <코다>와 <미라클 벨리에>의 프로듀서가 참여한 실화 기반의 음악영화. <두 자매를 위한 콘체르토>는 이 한 문장이면 작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매의 감정 변화에 호응하듯 흐르는 피아노 선율은 경쟁과 질투, 상처를 지나 결국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관객을 이끈다. 서로를 갈라놓을 법한 순간이 숱하게 찾아와도 끝내 지지를 거두지 않는 쌍둥이의 믿음이 감동을 준다. 피날레에 배치된 듀오 연주가 음악영화에 바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리뷰] 파고를 넘어 화해로 향하는 자매의 선율, <두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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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뉴욕 도심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대중교통의 불확실성과 싸우는 대신 맨해튼행 정찰제 택시를 타는 이유가 있다. 고향 오클라호마와 직장이 있는 뉴욕을 수없이 오갔을 프로그래머 주인공(다코타 존슨)에게 택시는 자연스럽게 체화해온 효율적인 선택이었을 터. 하지만 영화 <대디오>는 그녀에게 기사 클라크(숀 펜)를 배정하며, 익숙한 귀갓길을 기억에 남을 만한 여정으로 만든다. 밀폐된 택시 안에서 남성 기사와 여성 승객이 나누는 섹스 토크를 현실에서 상상하기엔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는 섹스를 경유해야만 닿을 수 있는 비선형적 관계, 감정, 그리고 취약성이 있음을 설득해낸다. 인생에서 딱 한 시간쯤, 온전히 솔직해지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판타지다.
[리뷰[] 익숙하고 효율적인 길을 섹시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길로, <대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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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차주영)은 예고 없이 괴한들에게 납치당한다. 자신들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두 괴한은 복면을 쓰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만 소진과 소통한다. 괴한 중 한 사람은 아픈 동생을 위해 반드시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 해란(정지소)이며, 그런 해란과 팀을 이룬 태수(이수혁)는 재벌가의 딸 소진을 납치해 10억원을 요구한다. 태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소진은 해란이 자신의 이복동생임을 알아차리고 건물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비밀리에 해란과 작전을 도모한다. 단편 <안부> <파고>를 연출한 진성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층집의 구조를 활용해 폐쇄된 장소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하고 납치극을 벌이는 와중에 납치범과 피해자가 물밑으로 공모하는 상황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정지소, 이수혁, 차주영 배우의 몰입력 높은 연기는 훌륭하지만 폭력을 동반한 갈등 신이나 개연성이 부족한 일부 전개가 아쉬움을 남긴다.
[리뷰] 몰입력 높은 연기, 개연성 부족한 전개, <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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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비수기의 휴양지에서 우연히 재회한 중년 남녀 마티유(기욤 카네)와 알리스(알바 로르바케르)의 만남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때 연인이었지만 각자 가정을 이룬 두 사람은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이 만남은 다시 시작되는 사랑이라기보다 지나간 선택이 남긴 후회와 채워지지 않는 현재의 결핍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
인상적인 점은 주변 에피소드가 만들어내는 뜻밖의 울림이다. 주변 인물의 삶을 통해 영화는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 사랑과 관계에 대한 시선을 한층 넓힌다. 어떤 기미나 전조 없이 드러나는 이 순간은 섬광처럼 빛을 내고 스러지지만 영화 전체를 단숨에 환기하는 힘을 지닌다.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익숙한 사랑 이야기라 짐작하려는 서사 자동완성의 관성을 깨며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리뷰] 서사 자동완성의 관성을 깨는 뜻밖의 섬광, <두 번째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