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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년 조선. 단종 이홍위(박지훈)는 숙부의 정치 반란으로 왕위를 잃고, 한명회(유지태)의 책모로 유배에 처해진다. 유배지는 강원도 영월 광천골. 이곳의 촌장 엄흥도(유해진)는 정치 폭력의 피해자인 상왕이 유배를 와 골머리를 앓는다. <왕과 사는 남자>는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사극이다. 세조와 한명회의 쿠데타 획책, 이후 벌어진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 등 정쟁의 묘사는 영화의 주목 대상이 아니다. 대신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 이후 실존을 고뇌하는 어린 왕의 비애, 그리고 그를 보필하는 광천골 민초들의 삶을 공들여 그린다. 엄흥도는 유배지 유치를 통해 촌민들에게 쌀밥으로 대표되는 입신양명의 기회를 제공하려 애쓰고, 촌민들은 반상제도가 유발하는 박탈감을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연대와 협동 등의 공동체 가치를 왕족과 공유한다. 그렇게 <왕과 사는 남자>는 소시민적 욕망과 정변 사이의 교차점을 파고들며 흥미로운 사관(史觀)을 제시한다.
[리뷰] 소시민적 욕망과 역사적 비극의 교차점 위에 선 사극, <왕과 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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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이크로 담고, 가끔 패닝할 뿐인데도 인물간의 사랑과 질투가 선연하게 다가온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해상화>에서 19세기 상하이 유곽의 여인들과 그곳을 드나드는 남성들의 대화를 롱테이크로 담아내며 당대 중국이 겪은 정치적 혼란과 남녀 문제를 도드라지게 하는 영화적 실험을 벌였다. 고위 관료인 왕(양조위)은 기녀 소홍(하다 미치코)을 애틋하게 대한다. 마음을 달래주고 식사를 함께하며 유곽에 몸값을 대신 갚아주고 청혼을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손님과 기녀로 처음 연을 맺어서일까. 소홍이 쌀쌀맞게 대할 때면 왕은 어김없이 다른 기녀를 찾아가고, 소홍은 그런 왕을 더욱 냉담하게 대한다. 두 사람은 마음만으론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신분 차이와 정치적 상황으로 얽혀 있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시종일관 정적인 호흡으로 카메라를 운용하지만, 연인들의 감정은 프레임 속 유곽의 짙은 붉은빛처럼 끓어오른다.
[리뷰] 유곽의 짙은 붉은빛처럼 끓어오르는, <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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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다빈(성유빈)이 어린 동생의 하굣길을 마중 나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동생의 손을 꼭 잡고 터벅터벅 걷는 걸음. 이 잔잔한 오프닝은 18살 다빈의 삶을 감지하게 한다. 다빈은 공부도 제법 잘하고 착실하지만, 집안 형편은 녹록지 않다. 엄마 경옥(이승연)은 청각장애를 앓는 은서(차준희)를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아빠는 안 계시고 형은 떠났으며, 단짝 친구 정원(임재혁)은 가족문제로 진통을 앓고 있다. 다빈의 삶은 겉으로 보면 큰 문제 없이 잠잠하지만, 실은 기댈 곳 없이 적막하다. 그러던 어느 날, 다빈에게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여자 친구 재은(강민주)과 함께 떠나는 싱가포르 교류 연수. 그는 연수비를 모으기 위해 모텔에서 정원과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이번 겨울, 다빈은 그곳에 갈 수 있을까.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대상을 차지한 <겨울의 빛>이 극장에서 관객을 찾는다. <나무>(2020)와 <터>(2021)를 연출한 조현서
[리뷰] 그 시절, 그 공간의 공기를 오롯이, <겨울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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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도로에는 아무도 없다. 그 창이 달린 방, 그 방 너머의 거실에도. 모든 복도와 계단을 지나 현관에 도착하기까지, 카메라는 2분 넘게 어두운 공간을 헤맬 뿐이다. 그곳이 빈집인지, 모두가 잠든 곳인지는 금세 밝혀진다. 다음 장면에서 아침이 밝자 부동산중개인이 한 가족을 이끌고 그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4인 가족은 부모와 남매로 이뤄져 있다. 이사에 적극적인 어머니 레베카(루시 리우)와 달리 아버지 크리스(크리스 설리번)는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레베카는 그런 크리스에게 토로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렇다면 이미 죽은 사람은 누구일까.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신작 <프레젠스>는 그 존재가 가족 사이를 맴돌고 있음을 넌지시 흘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령은 그들의 대화에만 등장하는 게 아니다. 실체를 과시하며 가정에 영향을 미친다. 리모델링을 마친 집에서 가장 먼저 묘한 기척을 느끼는 건 딸 클로이(칼리나 리앙)다.
[리뷰] 죽은 자도 듣고 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메아리를, <프레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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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무대인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이 벌써 반년이 지났다. 지금 각자에게 어떻게 남아 있나.
리노 행복한 꿈을 꾼 것 같다.
방찬 그렇게 큰 공연장에서 스테이와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팬과 놀고 싶다는 소망도 생겼다.
창빈 리허설할 때가 먼저 떠오른다. 텅 빈 공연장에 섰을 땐 규모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이 가득 차자 그 공간이 놀이터처럼 느껴졌다.
현진 나 역시 스테이로 가득 찼던 공연장을 잊을 수 없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받은 스피커가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소중한 기념 선물이 됐다. 실생활에서도 잘 쓰고 있고. (웃음)
필릭스 나는 소리. 객석의 함성이 정말 컸다. 아직도 생생하다.
승민 어떤 감정, 상태로 남아 있다. 무수한 사람이 모인 자리였는데도 오히려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돼 신기했다.
한 지금도 감동이 밀려온다. 그곳에서 값진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가 한층 성장했음을
[인터뷰] 화려한 무대 아래 수수한 표정의 아티스트, <스트레이 키즈 : 더 도미네이트 익스피리언스> Stray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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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지구를 일곱 바퀴 돈 Stray Kids (스트레이 키즈)의 세 번째 월드 투어 ‘dominATE’를 지켜본 ‘STAY’(스테이, 팬덤 명)의 갈증을 채워줄 기회가 찾아왔다. 2월4일 개봉하는 <스트레이 키즈 : 더 도미네이트 익스피리언스>는 매진 열기로 뜨거웠던 2025년 여름,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을 스크린에 옮긴다. <JJAM> <Chk Chk Boom> <MEGAVERSE> <MIROH> 등 히트곡이 정교한 무대로 펼쳐지고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가 더해질 때 관객의 심장박동은 자연스레 빨라진다. 무엇보다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무대 뒤의 스트레이 키즈일 것이다. 영화가 한 사람씩 초대한 자리에 앉은 멤버들은 최정상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과 두려움, 무대 위에서의 카타르시스와 그 뒤에 따라붙는 허전함, 인간으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팬들에 대한 애정을 차분히 풀어낸다. 반짝이는 무대의상이 어색해 보일
[커버] 언제나, 어디에서나 - <스트레이 키즈 : 더 도미네이트 익스피리언스>로 Stray Kids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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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씨네21> 취재팀 동료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현재에 관해 근심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지브리의 레거시를 짓고 본인들의 이름만으로 셀애니메이션의 상징이 된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의 스피릿이 후대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염려였다. 챗GPT가 흉내내는 지브리 화풍은 논의의 축에 끼지도 못했다. 수작업으로 한컷씩 그린 원화의 집대성을 후대 감독들이 자의로 계승할까. 애초에 지브리는 자신들이 일궈온 애니메이팅을 고수하는 후계자를 양성, 아니 발굴할 의지가 있을까. 극장 대위기의 시대에 스크린에서 통용되던 지브리의 예술은 어디를 향할까. 이 의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지브리의 IP로 만든 연극이 제시한다.
일본 영화·공연 배급사인 도호가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오리지널 투어가 런던, 상하이를 거쳐 서울에 상륙했다. 연극은 원작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스토리와 대사, 히사이시 조의 스코어를 무대에서 라이브로 상연한
[culture stage]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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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기생충> <시스터>, 드라마 <더 글로리> <수상한 그녀> 등 출연
영화 <터미널>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문을 넘어서 뉴욕에 발을 들이는 순간. 함박눈이 짙게 내리는 그 순간, 노래가 흘러나올 때 환상적이라 눈물이 날 정도로 좋다.
영화 <핵소 고지>
‘내가 아니면 누가 해?’라는 주인공의 마음가짐이 좋다. 사람들이 다쳤으면 의무병인 내가 당연히 데리고 가야지, 그게 아무리 전쟁터일지라도. 이러한 태도. 저스트 두 잇. 이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다
R&B
근래 가장 많이 듣는 음악 장르. 그냥 틀어두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모르게 노래에 빠져들어 흥얼거리게 된다. 출퇴근 때 가장 많이 듣는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경연이라는 사실을 까먹고 자신도 모르게 모든 요리사를 응원하게 된다.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것은 요리과학자의 사과 분자요
[LIST] 정지소가 말하는 요즘 빠진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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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두란다르’. 인도어로 ‘장인’ 또는 ‘대가’를 뜻하는 이 단어가 연말연초 인도의 극장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아디티야 다르 감독의 신작 <두란다르>는 인도의 스파이 액션 스릴러영화다. 연이은 테러가 발생하자 인도 정보기관은 파키스탄의 테러조직 내부에 스파이를 침투시키는 계획을 세운다. 비밀 요원 함자(란비르 싱)는 지역의 세력 갈등을 이용하는 등 치밀한 접근 끝에 카라치의 양대 조직 내부로 위장 침투하는 데 성공해 ‘임파서블’해 보이는 미션에 성공한다. 보통의 첩보물이라면 이 내용이 영화 전체겠지만, 여기까지가 <두란다르>의 초반 한 시간이다. 이쯤에서 밝혀두지만 <두란다르>는 3시간34분(214분)짜리 영화다. 파키스탄 테러조직에 침투한 이후에도 함자는 2008년 뭄바이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테러 세력의 근원 자체를 파괴하고자 뛴다.
<두란다르>는 개봉을 전후해 다양한 논의로 도마에 올랐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과하다는 지적,
[델리] 3시간34분의 스파이 스릴러, 연말연초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영화 <두란다르>… 자국과 해외에선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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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되려면 멀었다.”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SBS)에서 강시열(로몬)이 은호(김혜윤)에게 한 말이다.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인간을 조롱할 때 쓰는 이 말은 구미호 은호에게 아무런 타격감이 없다. 애초에 은호는 인간이 될 생각이 없으니까. 구미호로서 우정을 나눈 언니 금호(이시우)가 인간이 된 후 불행하게 살다 죽는 걸 지켜본 은호는 결심한다. 인간이 되지 않겠노라고. 그 후 은호는 착한 일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하지 않으며 ‘덕’ 대신 ‘돈’을 쌓고, 인간 세계의 재미를 누리되 ‘생로병사’는 피하며 살아간다.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구미호라는 고전적 설정을 뒤집어 구미호 서사의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한다. 인간은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 믿지만 그건 인간의 희망사항일 뿐 아닐까? 은호에게 인간이란 “아무 능력도 없고, 늙고 병들고 결국 죽어버리는 시시한 존재”다. 동시에 “구미호로 사는 건 게임할 때 ‘현질’하는 거랑 비슷해.
[오수경의 TVIEW]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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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감독 라이언 머피 출연 에번 피터스, 앤서니 라모스, 리베카 홀, 제러미 포프, 애슈턴 커처 | 공개 1월22일
플레이지수 ▶▶▶| 20자평 - <서브스턴스>의 궤를 잇는 고농축 보디 호러
화려한 조명 아래 아름다운 모델들이 줄지은 패션쇼. 이곳에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끔찍한 살상이 일어난다. 이른바 캣워크 대학살. 발렌시아가 쇼에 오른 슈퍼모델이 긴급히 물을 찾더니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몸이 폭발하고 만다. 기괴하고 끔찍한 죽음의 현장.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이상하다. 사체는 175도의 극고온 상태에서 내려오지 않고 흡사 프랑켄슈타인처럼 신체를 변형하는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이를 조사하던 FBI 수사관 쿠퍼 매드슨(에번 피터스)과 조던 베넷(리베카 홀)은 이와 비슷한 피해자 사례를 전세계에서 발견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과거의 모습으로부터 너무나 달라진 외형을 띠고 있던 것. 위고비나 마운자로 투입을 의심할 만큼 변형된 모습은
[OTT리뷰] <더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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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25년 만에 방송법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월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 방향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가칭)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초안을 발표했다. TV와 라디오 중심의 현행 방송법이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 플랫폼을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최 의원이 통합미디어법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이번 초안은 OTT와 유튜브 등이 시청각미디어서비스 사업자로 분류되고 시청각미디어를 공공영역과 시장영역으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KBS, MBC, EBS는 처음으로 법적 공영방송으로 규정되며, 기존 3~5년 단위 재허가 심사 대신 방송통신위원회와 6년 단위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방송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심사보다 점검에 방점을 찍겠다는 취지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국내뉴스] 25년 만에 방송법이 움직인다, 국회, 넷플릭스·유튜브 규제 포함한 ‘(가칭)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초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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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메가박스 성수, 명필름아트센터….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극장들이 문을 닫았거나 폐점을 예고했다. 우선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는 2025년 10월 문을 닫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에 위치했던 메가박스 성수도 어느새 문을 닫았다. 2023년에 메가박스는 게임회사 크래프톤에 본사 건물 ‘메가박스 스퀘어’를 매각했고, 이후 지점을 유지한 채 영화를 상영해오다가 지난해 10월 최종적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멀티플렉스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극장들도 문을 닫고 있다. 서울시의 자금으로 운영됐던 실버영화관이자 문화공간인 청춘극장도 예산 축소를 이유로 2025년 12월31일 운영을 중단했다. 경기도 파주시에 문을 연 명필름아트센터는 오는 2월1일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건물도 매각되었다. 대구 번화가 동성로에 위치한 CGV대구아카데미, 일명 ‘대구 아카데미 극장’도 1월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65년간 대구 시민들에게 영화란 환영을 비추었던
[포커스] 문 닫는 극장과 티켓값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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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조곤조곤 말씀하셔서 저도 덩달아 목소리가 낮아졌네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유배지를 자처한 마을의 촌장 엄흥도 역할을 맡은 유해진 배우를 인터뷰했다. 끝나자마자 마치 조용한 도서관에서 나서는 사람처럼 목소리가 커진 그를 보며 뒤늦게 깨달았다. 숨 쉬듯 너무 자연스러워 눈치채지 못했지만 인터뷰 내내 나의 페이스와 톤에 맞춰주고 있었다는 걸. 보통 이런 건 기자의 몫인데, 잠시 부끄러웠다가 이내 경탄했다. 생각해보니 영화 속 배우 유해진의 모습이 딱 그랬다. 상황에 맞는 옷을 입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가 필요한 순간에는 순식간에 장면을 장악한다. 편한 상대 앞에서는 능청을 떨다가, 주눅 든 상대 앞에서는 분위기를 띄우더니, 진중한 상대 앞에서는 한치 밀리지 않고 에너지를 뿜어낸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팔색조 그 자체다.
한국영화 속 중견배우들에 대한 피로감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거칠게 요약하면 소수의 배우들이 다수의 작품에 반복해서 출연하는 통에 이미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듣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