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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대, 새로운 다큐멘터리스트들의 진입
이러한 상황에 대한 다큐멘터리 진영의 실천적 답변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느슨한 연
대의 차원이다. SNS와 온라인을 통해 각종 집회, 촬영 정보가 공유되긴 했으나 집회의 규모와 형태가 급속도로 커지고 다양해지면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개인 작업에도 제한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그들의 작업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지난해 12월 말경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차한비 사무국장과 박소현 감독 등은 현장에 나서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텔레그램 방을 개설했다. 처음엔 6~7명이 함께했지만 “현장에서 마주치는 감독들이 텔레그램 방의 존재를 공유” (허철녕)했다. 알음알음 모인 30명가량의 감독이 각자의 상황을 공유하며 현장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촘촘하고 조직적이라기보단 다소 느슨하지만 각자의 아카이브를 공유할 수 있는 장”(박소현)이 마련된 것이다.
과거 기성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주축이 됐던 비상행동 미디어
변화한 광장의 풍경, 카메라의 여러 갈래 길 - 탄핵 정국 마주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활동과 실천들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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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앞으로 자란다.” 작고한 이강현 감독이 <파산의 기술>(2006) 속 내레이션을 통해 말했던 것처럼 시간은 흐르고, 벽은 앞으로 자라며, 사건은 켜켜이 쌓인다. 카메라는 그것들을 기록한다. 지난해 12월3일 국가 계엄이라는 초현실적 사건을 마주한 다큐멘터리스트들 역시 계엄 이후 5달간 이어진 지난한 시간의 연속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여의도, 안국동, 한남동, 경복궁, 한강진, 남태령의 광장이 가지각색의 응원 봉으로 가득 차 일렁이고 있을 때, 수많은 카메라는 언제나 그랬듯 민중의 사이사이를 헤집었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 등을 연출한 김정근 감독의 말처럼 “다소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이번 사태는 지금의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자신의 필요성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집회에 나선 모든 시민이 스마트폰이라는 자기만의 카메라를 통해 현장의 모습을 유튜브와 엑스(전 트위터)로 실시간 송출할 때 과연 ‘다큐멘터리영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화 매
변화한 광장의 풍경, 카메라의 여러 갈래 길 - 탄핵 정국 마주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활동과 실천들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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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폭동 사태 기록한 정윤석 감독, <리셋> 배민 감독,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 김용진 감독 인터뷰
지난해 12·3 계엄부터 4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까지, 5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지각변동과도 같은 흔들림을 겪었다. 이러한 사회의 변천에 늘 함께해온 것은 바로 다큐멘터리다. 언제나 현실에 밀착하여 사회의 문제를 기록하고 이야기했던 다큐멘터리영화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그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유튜브, SNS 등으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시대에도 다큐멘터리스트들은 부지런히 현장을 찾고 기록하며 영화를 만들고 있다. <씨네21>은 그들의 활동 중 일부를 모아 정리했고, 정지혜 영화평론가는 국내 정치 다큐멘터리의 현황을 되짚었다. 이어서 이번 탄핵 정국 내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건 기록과 검찰 피소 건으로 가장 큰 화제를 불렀던 정윤석 감독(<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과의 긴 인터뷰를
[특집] 탄핵 정국 속의 다큐멘터리, 국내 사회파 다큐멘터리의 흐름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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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지면에 담지 못한 내용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약한영웅 Class 1>(이하 <Class 1>)의 친구들은 각기 다른 결말을 맞았다. 수호(최현욱)는 의식불명 상태가 됐고, 범석(홍경)은 한국을 떠났으며 시은(박지훈)은 홀로 남았다. 넷플릭스에서 4월25일 공개된 <약한영웅 Class 2>(이하 <Class 2>)는 시은이 강제 전학 간 은장고등학교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곳에서 시은은 완벽한 고립을 원하지만 전 학교에서처럼 또다시 사람들은 이 외로운 소년 곁에 몰린다. 최효만(유수빈), 나백진(배나라) 금성제(이준영) 등 적대적인 뉴페이스들이 그를 더 힘들게 할지라도 그에겐 지키고 싶은 새 친구 후민(려운), 준태(최민영), 현탁(이민재)이 있다. <Class 2>에 이르러 소년들의 우정은 어떻게 뻗어나갈까. 새 시즌에 관한 호기심과 기대를 가득 안고 유수민 감독과 한준희 크리에이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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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쾌하게 처절하게 소년들은 닮아간다, <약한영웅 Class 2> 유수민 감독, 한준희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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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누구든 한방에 잠재우는 마동석의 주먹을 감당할 적수가 더는 현실 세계엔 없는 것만 같다. 이제는 한없이 인간을 유약하게 만드는 영적 세계의 초자연적인 힘으로 눈을 돌릴 차례다. 상대가 강해진 만큼 그도 한 단계 진화했다. 악의 힘을 받아 초인적인 괴력을 발휘하는 어둠의 해결사 바우(마동석)는 퇴마사 샤론(서현), 든든한 조수 김군(이다윗)과 팀을 이뤄 악의 조직을 소탕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다크 히어로물 기반의 오컬트 액션영화다. 파격적인 장르 융합을 시도할 이야기꾼으로 20년 만에 상업영화 연출 데뷔에 성공한 임대희 감독이 낙점됐다. 마동석 유니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연 그가 자아낸 오컬트와 액션간의 강력한 화학작용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대학 시절부터 동양철학과 샤머니즘에 관심이 많았다고. 2004년에는 굿과 무녀를 소재로 한 단편 <혼건지기 원혼>을 제작했다.
처음부터 샤머니즘이나 무속신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
[인터뷰] 마동석 유니버스는 이렇게 진화했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임대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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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스 트루에바는 텔레노벨라의 토양 위에서 누벨바그의 꿈을 꾸는가. 14년 연애 끝에 헤어지기로 한 커플이 ‘이별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반복되는 상황과 대화의 연속으로 풀어가는 스페인영화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는 에릭 로메르풍 여름을 통과하는 예술가 커플 알레(잇사소 아라나)와 알렉스(비토 산스)의 눅진한 관계를 탐구한다. 영화사의 전통을 혼합하고 능동적 오마주를 구사하는 호나스 트루에바의 영화는 정체된 현대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균열을 내는 움직임이다. “헤어짐에도 의식이 필요하다”는 독특한 철학이 호나스 트루에바의 만화경을 만났을 때, 영화와 인생은 혼란스럽게 닮아가고 마침내 하나의 소동으로 수렴된다.
- 오래된 커플이 이별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구상의 출발점을 소개해달라.
나의 아버지, 페르난도 트루에바는 실제로 내가 청소년이던 시절부터 “결혼식이 아니라 이별식이 필요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물론 당시에는 영화 아이디어라기보다 인생의 조언으로
[인터뷰] 영화도 인생도, 소동의 반복 -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호나스 트루에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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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성악가 조수미씨의 데뷔 무대를 보고 계십니다.”(김세윤 작가) 베르디의 <리골레토> 1986년 실황을 상영한 것이 아니다. 내년이면 국제무대 데뷔 40주년을 맞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난 4월19일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에서 난생처음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을 가졌다. 조수미가 오페라하우스가 아닌 영화관에서, 멜로디와 가사가 아닌 문장으로 관객과 호흡한 영화는 파블로 라라인의 <마리아>다. 조수미가 GV에 기꺼이 응한 이유는 영화의 주인공인 마리아 칼라스(앤젤리나 졸리)를 향한 “존경과 사랑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어서”이다. 잘 알려진 대로 조수미의 어머니는 오페라 애호가였고 청소년기에 라디오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듣고 훗날 딸을 낳으면 마리아 칼라스와 같은 성악가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뱃속에서부터 24시간 내내 마리아 칼라스만 듣느라 지겨웠다”며 너스레를 떤 조수미는 이내 마리아 칼라스와 자신의 삶이 어떤 유비 관계에 놓여 있는지를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았노라 - 소프라노 조수미의 <마리아> GV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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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오스카 주제가상 후보에 <Simple Song #3>가 올랐지만, 생방송에 맞춰 원곡의 길이를 수정할 수 없다는 원곡자의 요청에 의해 시상식 당일엔 라이브 무대를 갖지 않았다. 이후 리사이틀 무대 등에서 이 곡을 부른 적 있나.
가사가 참 아름다운 노래인데, 언젠가 이탈리아 공연에서 한번 부른 이후로는 무대에 올린 적이 없다. <Simple Song #3>가 <유스>의 마지막 장면에 쓰였기 때문에 곡 전체의 맥락이 살아나는 노래다. 영화 전체를 상영하고 이 곡을 부르면 모를까. 그저 이 노래만 무대에서 부르자니 음악 안팎의 이야기가 너무 귀중하다. <노팅 힐>에서 애나(줄리아 로버츠)가 말한 “난 그냥 남자에게 사랑을 바라는 평범한 여자다”라는 대사와 통하는 가사가 <Simple Song #3>에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가사 한줄이 그렇게 나의 심금을 울린다. 이건 작가의 비상한 필력이라고밖엔
예술은 마음으로 하는 것, 소프라노 조수미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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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영화 보기를 즐긴다고 들었다. SNS에 영화 감상문도 자주 올리지 않나.
일과가 없는 날엔 두세편도 거뜬히 본다. 지금 거주 중인 리스본 집 근처에 영화관이 있어서 쉬는 날이면 극장을 찾는다. 최근엔 <빙 마리아> 라는 프랑스영화를 보았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찍을 당시 마리아 슈나이더에게 가한 일을 극화한 작품이다. 한국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한국을 찾았을 당시 호텔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전부 보았다. 이번 방한 때도 동일한 극장에서 영화 두편을 관람했다.
- 조수미만의 영화 감상법이 있다면.
영화관 객석이 아닌 감독의 의자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본다. 프레임의 세팅 방식, 배우의 의상과 연기 등에 어떤 디렉션이 담겼을지 끊임없이 고심하는 편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단 한번 관람으로는 영화에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내가 출연한 <유스>를 세번 봤는데, 여전
지금도, 앞으로도, 프리마돈나 조수미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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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이름일수록, 일찍이 전설을 쓴 현역일수록 세상은 이들의 비범한 출발과 그들이 헤쳐온 역경에 관심을 기울인다. 일리 있는 접근이지만 이같은 서술은 당장은 액자 속에 박제되길 거부하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조로하게 할 공산이 크다. 그래서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행보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거라면 갈아엎은 길보단 지금 서 있는 황무지와 앞으로 비옥하게 개간할 자갈밭을 조명하길 바란다. 그들에게 필요한 부사는 이미가 아닌 아직이고, 그들을 정의할 시제는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름과 얼굴, 목소리를 안다. 조수미가 어떻게 성악을 시작했고 어쩌다 서울대학교에서 제적돼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는지를 한번쯤은 TV 토크쇼에서 접했을 것이다. 그가 언제 동양인 최초로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의 주역을 달성했고 세계 7대 콩쿠르를 석권했는지, 어떤 예술가들의 러브콜을 받았는지도 숱한 언론에서 보도한 바 있다. 조수미의 아리아가 흐르는 해외
[인터뷰] 현재진행형 소프라노, 조수미가 매혹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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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소스타인 베블런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경제사상가들이다. 그런데 이 두 천재가 21세기 인류의 경제생활에 대해 완전히 엇갈리는 예견을 내놓은 지점이 있다. 여가와 소비 중 과연 어느 쪽이 늘어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케인스는 자본주의의 비약적인 생산력 증대에 착목했고, 그리하여 자신의 손자손녀 세대인 21세기가 되면 노동시간이 하루 서너 시간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인류는 이제 먹고살기 위한 필요에서 해방돼 펑펑 남아도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최고의 고민거리로 여기며 살아갈 것이라고 보았다. 최근의 경제학자들의 논평에 따르면 케인스가 예측한 자본주의의 생산력 증대는 대략 예측한 대로 들어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대다수의 근로 대중에게 있어 하루의 노동시간이 서너 시간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오늘날의 현실에 견주어볼 때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어째서 이런 괴리가 발생한 것일까? 여기에서 우리는 베블런
[홍기빈의 클로징] 케인스가 틀리고 베블런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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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엘리엇 감독의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정제된 귀여움이나 정갈한 어여쁨보다는 기괴하고 괴랄한, 섬뜩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를 따른다.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신 어머니, 알코올중독인 아버지와 가난, 뿔뿔이 흩어진 쌍둥이 형제와 오랫동안 곪아온 외로움. <달팽이의 회고록>은 사뭇 불행으로만 채색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작은 틈새로도 빛이 새어든다는 오랜 진실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어쩌면 달팽이는 껍질 속에 갇힌 게 아니라, 아늑하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헤어진 쌍둥이 남매의 생애와 삶의 통찰을 다룬다. <달팽이의 회고록> 스토리는 처음 어디서 시작됐나.
개인적으로 쌍둥이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내 주변에 쌍둥이 친구들이 많기도 하고. 이들이 생물학적으로, 정서적으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때 문득 궁금해졌다. 무엇이 그들을 같게 하고, 다르게 할까. 쌍둥이 중 한명이 다른 곳에 살게 되거나 죽게 된다면 남은
낙담에 걸음을 멈추지 않는 법, <달팽이의 회고록> 애덤 엘리엇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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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제작 기간과 7천여개의 오브제, 13만5천장의 캡처. 이젠 다소 흔해진 AI 기술이나 컴퓨터그래픽 없이도 <달팽이의 회고록>은 부지런히 움직인 인간의 손에서 순수한 아름다움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01.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어떻게 컴퓨터그래픽 없이 만들까?
“우리에겐 뛰어난 소품(prop) 아티스트와 세트 제작자, 조각가가 중요한 자산이다. 200명의 캐릭터 베리에이션에 200개의 세트, 7천개가량의 달팽이 구성품을 만드는 데에만 16주가 걸렸다. 그사이에 어떤 컴퓨터그래픽도 더해지지 않았다. 실제로 길버트의 슬픔을 고조시켰던 불들은 노란 셀로판지를 활용한 것이다. 우리는 주로 전통적인 스톱모션 기술들을 선택하는데 먼저 노란색 셀로판지에 노란 불빛을 비춰 진짜 불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때 큰 유리판 위에 카메라가 아래를 향하도록 촬영하면 진짜 움직이는 불처럼 보인다. 하늘 위에 펼쳐지는 구름들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벽화 예술가가 직접 그린
결함과 결핍의 미학 - 애덤 엘리엇 감독이 말하는 <달팽이의 회고록> 제작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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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film was made by human beings.’(이 영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달팽이의 회고록>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볼 수 있는 이 문장은 애덤 엘리엇 감독의 많은 것을 상징한다. AI 기술이나 컴퓨터그래픽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자부심. 결코 무뎌지지 않는 손가락 끝과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카메라 조리개처럼 힘을 주었다 풀기를 반복한 동공의 힘까지.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사연이나 자전적인 시선에서 풀어낸 픽션은 시간과 체력만큼 소모적이다. 몇초 만에 가볍게 무한 생성되는 것과 달리 닳고, 부족하고, 사라진다. <달팽이의 회고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태생적으로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그레이스는 쌍둥이 형제 길버트의 수혈로 간신히 수술에 성공한다. 이들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이어진 탯줄처럼 모든 슬픔을 함께 맞닥뜨릴 운명에 있다.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빈자리도,
‘창작’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치유할까, <달팽이의 회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