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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테러맨>을 기획·제작한 이종혁 PD는 <안녕 자두야> 시리즈를 시작으로 <와라! 편의점> <놓지마 정신줄> <신비아파트> 시리즈 등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야기에 금세 빠져들고 공감해주는” 어린이 시청자를 주로 상대하던 그는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중성을 따지는” 성인 눈높이에 맞춘 <테러맨>에 도전하면서 프로듀서로서 노하우를 톡톡히 적립했다고 한다. 그 일부가 되었을 선택과 집중의 여정을 여기에 옮긴다.
세계관의 출발선상에서
“<테러맨>은 웹툰 스튜디오 와이랩이 만든 슈퍼히어로들의 세계관인 ‘슈퍼스트링’ 유니버스의 초기작 중 하나다. <테러맨>자체의 서사에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보니 8부작 애니메이션 안에서 그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테러맨>에 등장
[인터뷰] 불행을 보는 소년의 액션 히어로물, 이종혁 스튜디오 바주카 PD가 말하는 <테러맨>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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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주 만에 누적 관객수 25만명을 기록하며 쏠쏠히 흥행 중인 한국 애니메이션영화가 있다. 1월14일 첫선을 보인 <신비아파트 10주년 극장판: 한 번 더, 소환> 이야기다. 2016년 TVA 1기 공개 이래 5기까지 순항하며 투니버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네 번째 극장판은 오랜 팬들의 충성은 물론 평단의 애정 어린 호평까지 누리고 있다. CJ ENM 산하 스튜디오 바주카의 대표작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는 IP다운 결과다.
<신비아파트>가 기틀을 다지는 10년 동안, 스튜디오 바주카는 다양한 자체 기획·제 작 애니메이션을 내놓았다. 아버지가 개로 변했다는 설정의 <파파독> 시리즈(2016~19), 기차들이 히어로로 나선 <변신기차 로봇트레인 S2>(2018), 흡혈귀 소녀의 학교생활을 그린 <뱀파이어소녀 달자>(2022) 등이 그 예다. 중국, 캐나다와 합작해 91개국, 46개 방
[기획] 스튜디오 바주카는 왜 <테러맨>을 제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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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과 푸른색이 만나 보라색이 될 때, 소년은 불행을 감지한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그는 다가올 위협을 시각적으로 예지할 수 있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사고의 신호를, 그는 진한 멍 자국처럼 번진 환영을 통해 미리 알아차리는 것이다. 2016년부터 연재된 원작 웹툰을 각색해 2026년 1월29일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테러맨>은 바로 그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정우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테러리스트가 된다는 역설을 향해 내달린다. 이 8부작 시리즈를 책임진 스튜디오 바주카는 <신비아파트> 시리즈로 대표되는 키즈 애니메이션 제작에 매진해오다가 처음으로 성인 시청자까지 사로잡을 만한 다크 히어로 액션물을 세공했다. 그 결정 배경과 완성까지의 서사도 만화처럼 흥미진진하다.
*이어지는 글에서 스튜디오 바주카 필모그래피 돌아보기, 이종혁 PD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다크한 액션 히어로물 <테러맨>은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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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감독이 돌아왔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평범하고 로맨틱하기도 한 제목 뒤에 엄청난 반전을 숨겨두고 있는 영화다. 스플래터 호러 영화의 전통적인 쾌감과 뒤틀린 유머를 칼날 삼아 직장 내 성차별 이슈를 공략한다. 샘 레이미 감독과 배우 레이철 맥애덤스, 딜런 오브라이언이 지난 1월26일, 개봉을 앞두고 국내 기자들과 나눈 화상 대화를 전한다.
- 샘 레이미 감독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다. 중요하게 생각한 연출 방향은 무엇인가.
샘 레이미 범인이 누구인지에 주목하는 ‘후던잇’(whodunnit) 서사의 걸작들처럼 관객이 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또 어떤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안전할지를 판단할 수 없게끔 혼란을 안겨주려 했다. 주인공처럼 보이는 여성 린다를 믿어야 할까? 아니면 처음에는 안타고니스트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끌리게 되고, 어쩌면 우리가 의지해야 할 유일한 안식처일지도 모르는 브래들리를 믿어
[인터뷰] “살아남아 다행이라 느끼게 하는, 무섭고 웃긴 영화”, <직장상사 길들이기> 샘 레이미 감독 배우 레이철 맥애덤스·딜런 오브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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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은 부재를 틈타 존재한다. 산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기 때문이다. ‘귀신 들린 집’을 다룬다는 설명보다 귀신 자체가 된 카메라로 찍었다는 소개가 더 적합할 영화 <프레젠스>는 그런 혼의 시점에서 보는 가족 이야기다. 영락없는 호러 무비의 개요 같지만,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들은 공포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피가 낭자한 고어물을 떠올리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제작진은 이 영화가 ‘유령 이야기’(ghost story)라 불리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부모라면, 이 영화는 완벽한 공포영화가 될 것이다.” 이런 경고를 시작으로, 그와 화상 대화를 나눴다. 40년 가까이 규모와 장르를 횡단해온 필름 메이커는 지금 신작 준비로 영국 런던에 머무는 중이다.
- 미국 LA 자택에서 기이한 현상을 겪은 후 영화 <프레젠스>를 구상했다고 들었다. 각본은 <키미>(2022), <블랙 백>(2025)을 함께한
[인터뷰] 유령의 시선으로 감지하는 두려움, <프레젠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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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나무>로 인물의 흔들리는 내면에 세심하게 접촉해온 조현서 감독이 이번에는 사춘기 소년 다빈(성유빈)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겨울의 빛>은 빠듯한 현실에 부딪치면서도 교류 연수차 ‘싱가포르’에 가고 싶은 고등학생 다빈을 쫓아간다. 조 감독은 이미 <겨울의 빛>으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대상을 받았지만 여전히 영화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자신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에 귀를 기울이는 신중하고도 솔직한 창작자의 면모가 돋보인다. 조용한 달변가, 조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처음 장편 작업을 한 소감은 어떤가.
영화를 찍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혹시 피로감에 속아 스스로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닌지 고심했다. ‘더이상의 최선이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촬영 마지막 날 엔딩을 찍으며 충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큰 감정을 느꼈다.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발전의 방향을 본 것 같다
[인터뷰] 더없이 신중한 창작의 태도, <겨울의 빛> 조현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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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몇년간 살면서 비행기를 자주 이용했다. 그래서 잘 안다. 전국 모든 공항의 화장실 위치를, 그리고 비교적 한산한 곳이 어디인지를 말이다. 나처럼 옆 칸에 누가 있으면 볼일도 제대로 못 보는 사람에겐 대단히 중요한 정보다.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 먹는지 부어 먹는지 따위를 묻는 대중적 심리검사를 좋아하지 않지만, 문항을 만들 수 있다면 이걸 꼭 넣고 싶다. 당신은 화장실에 누가 있든 말든 앉자마자 볼일을 볼 수 있는가를. 조용하게 대장을 빠져나와 물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드는 바나나 모양의 물체가 아니라, 뿌지직뿌지직거리며 내 장 상태가 어떤지를 만천하에 알리면서 퐁당퐁당 다이빙 소리까지 선사하는 그런 악질적인 놈들일 때도 예외 없는지를.
그날은 아침에 광주로 가는 일정이었다. 보안검사를 마치고 탑승구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데, 배가 살살 아파왔다. 좋지 않은 시간대다. 제주공항의 아침은, 낮보다는 한산하지만 화장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준비를 서두른다고 볼일을 보지 못한
[오찬호의 아주 사소한 사회학] 당신은 화장실에서 뻔뻔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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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몽의 심장은 이 나라의 다른 도시로 이동 중이고, 그의 간, 폐, 신장도 다른 도시의 다른 몸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다 조각나 버리면 이제 시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지구상에서 그의 그림자는, 그의 유령은 어떤 모습일까? 시몽의 심장이 낯선 이의 몸에서 뛰기 시작할 때 줄리엣에 대한 사랑은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이 그녀를 맴돌다가 그녀의 눈앞에 시몽의 얼굴이, 훼손되지 않고, 오직 시몽만이 가질 수 있는 그 얼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래, 이게 시몽이야. 이게 시몽이야. 이건 더이상 조각날 수 없지. 마리안은 마음 깊은 곳에서 안도합니다.
마리안은 시몽의 엄마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3월8일까지, 국립정동극장)는 시몽 랭브르라는 혈기 왕성한 19살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의 심장이 50대 심근염 환자인 끌레르 메잔에게 이식되기까지의 24시간을 그린 1인극이다. 아들의 장기기증에 동의한 마리안은
[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풍경-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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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넘겨진 사건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재판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의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 사건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배임 및 뇌물 혐의 재판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이미 결정적 증거가 드러난 사건이다. 윤석열씨의 내란 재판은 그 전형이다. 국헌 문란의 목적을 담은 포고령과 군경의 폭동이 만천하에 중계됐었다. 그러나 ‘이재명 유죄’를 단정하는 국민의힘은 윤씨 재판을 두고는 “판결이 나와봐야 안다”라고 우긴다. 1심 선고가 나와도 “확정판결까지 지켜보자” 하거나 “정치 재판”이라며 불복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해산’을 언급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발을 빼고 있다. 해산 사유로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씨의 내란 관여’와 ‘국민의힘–통일교 유착’을 내세웠다가, 추씨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통일교 의혹이 여야 전반으로 번지자 수그러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해산 사유는 진작에 쌓여 있었다. 2014년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을 해산했다. 이석기씨가 주도한
[김수민의 클로징] 인정사정 볼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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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여름날, 서른살을 앞둔 온다(메구)는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자살을 떠올린다. 어떻게 고통 없이 죽을까를 고민하는 사이 열차가 빠르게 이동하며 만들어지는 잔상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뒤이어 환영까지 본다. 수많은 문으로 둘러싸인 복도. 그중 하나의 문을 열면 온다가 살아갈 수 있는 밝은 날들이 몽타주로 펼쳐진다. 온다가 애정 어린 축하를 받고 춤을 추며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환상 속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던 온다는 벅차오른 듯 눈물을 흘린다. 부드러운 조명이 점점 밝게 얼굴을 비추면, 두눈엔 눈물이 차고 입가엔 슬며시 미소가 걸린다. 절망은 설렘으로 바뀐 듯이. 가슴속에 비누 거품이 가득한 듯이.
자연스레 따라 울고 싶은, 마음에 깊이 남는 클로즈업숏을 완성한 이는 일본 태생의 모델 겸 배우 메구다. 모델 생활로 몸에 익힌 순간적인 집중력 덕분이었을까. 단편영화 <서른을 구하라>의 촬영 현장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그가 보여준 눈물은 단 두 테이크 만에 완성됐다
[WHO ARE YOU] 영화를 향한 영원한 사랑, <당신이 영화를 그만두면 안 되는 30가지 이유> 배우 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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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를 자처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향해 달려온 라이(조시 호). 계약을 눈앞에 둔 순간, 집주인으로부터 집값을 50%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자 불합리한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급진적이고 잔혹한 계획을 세운다. 극장가의 재개봉 및 최초 개봉 트렌드 속에서, 서구권이나 일본 중심의 아트하우스 라인업이 아닌 홍콩발 슬래셔 <드림 홈>의 등장은 그 자체로 이색적이다. 영화는 강제 재개발과 계층 불평등이라는 테마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이야기를 우리가 홍콩영화에 기대하는 특유의 질감으로 구현해낸다. 여성의 공간에 침투한 여성 살인마의 잔혹함을 묘사하는 방식이 인상적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서사적, 감정적 빌드업은 관객이 무리 없이 광기를 따라가게 만든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부문 상영작.
[리뷰] ‘홍콩 필터’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부동산 슬래셔, <드림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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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아이를 키우며 보험 영업에 뛰어든 싱글 맘 이선(장희진)은 실적에 도움이 될까 싶어 중학교 동창회에 참석한다. 졸업 후 십수년, 서로 다른 삶의 경로를 걸어온 7명의 남녀가 모이자 묵혀둔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동창: 최후의 만찬>의 캐스팅에 대형 스타는 없지만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트렌드는 갖추었다. 탄탄한 드라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장희진을 중심으로 <신병> 시리즈의 이정현, 유튜브 채널 <예상치 못한 필름>의 장용원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해온 신스틸러 격 배우들이 모여 앙상블을 이루는 구성이다. 외모, 성형, 명품 등을 둘러싼 진부한 여성혐오 코드가 여전히 작동하는 각본이나 한국 사회의 맥락과 동창회라는 테마 안에서 지극히 있을 법한 대화와 상황을 포착해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리뷰] 진부한 혐오 코드를 사실주의로 둔갑하는, <동창: 최후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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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범죄율로 교도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미 법무부는 AI 사법 시스템 ‘머시’(Mercy) 도입을 결정한다. 인간적 감정을 배제한 채 데이터로만 판결하는 인공지능의 ‘공정함’은 기존 재판 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훌륭한 대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머시 도입을 주도했던 레이븐(크리스 프랫)이 아내 살해 혐의로 사형대에 오르며 상황은 급변한다. 레이븐은 주어진 90분 동안 무죄를 입증하려 애쓰지만, 이내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노 머시: 90분>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AI 사법 시스템의 열렬한 지지자가 피해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온라인 기록에 접근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전반적인 컨셉은 <서치>를 연상시키지만, 세계를 3D 프린팅하듯 재현하는 방식은 오히려 게임적 감각에 가깝다. 다만 AI 재판을 둘러싼 논쟁을 손쉽게 무마하며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뷰] 인공지능 ‘향’을 곁들인 <서치>의 유산, <노 머시: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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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삶과 ‘영원’ 사이의 환승역에서 눈을 뜬 래리(마일스 텔러). 망자들은 이곳에서 사후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아 두 번째 삶을 준비한다. 곧 래리의 아내 조앤(엘리자베스 올슨)도 사후 세계에 도착하지만 재회의 반가움도 잠시, 그녀의 전남편 루크(캘럼 터너)가 훤칠한 모습으로 두 사람 앞에 나타난다. 반세기가 넘도록 조앤만 기다려왔다는 그의 사연에 래리의 속은 질투로 서서히 타들어간다. <영원>은 A24 특유의 매력적인 세계관과 발랄한 프로덕션디자인이 돋보이는 로맨틱코미디다. 정반대의 매력을 지닌 두 배우는 능글맞은 남편과 빼어난 비주얼의 완벽남을 소화하며 조앤과 관객의 선택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든다. 결말로 향할수록 영화가 던진 질문 앞에서 잠시 주춤하는 인상을 남기지만, 능청스러운 유머가 웃음을 자아내며 소재가 지닌 중압감을 가볍게 덜어낸다.
[리뷰] 가볍고 발랄하게, A24가 끓여온 환생 연애,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