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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글 크루즈' 1917년 영국을 배경으로 디즈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실사영화

1917년 영국, 용감하고 호기심 넘치는 식물 탐험가 릴리(에밀리 블런트)는 신비로운 고대 전설로 내려오는 치유의 나무 ‘달의 눈물’을 찾기 위해 남동생 맥그리거(잭 화이트홀)와 함께 머나먼 아마존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정글 탐험을 도와줄 크루즈 선장을 찾던 릴리는 우연히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를 만나게 된다. 프랭크는 험난한 정글 탐험을 이끌기에 충분한 경험과 능력이 있지만, 한편으론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구석을 지닌 인물이다.

반신반의하며 프랭크가 이끄는 정글 크루즈 ‘라 퀼라호’에 탑승한 릴리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겪으며 조금씩 거대한 아마존 정글에 숨겨진 전설의 실체에 다가간다. 역경 속에서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도우며 릴리와 프랭크의 관계가 점차 돈독해져가는 가운데, 릴리는 프랭크가 숨기고 있던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한편 세계 정복을 꿈꾸는 미치광이 요아힘 왕자(제시 플레먼스)가 릴리와 프랭크의 뒤를 바짝 쫓는다.

디즈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실사영화 <정글 크루즈>는 1955년 디즈니랜드 테마파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문을 열었을 때부터 운영된 명물 어트랙션 ‘정글 크루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된 영화다. 정글 크루즈는 스키퍼(선장)가 이끄는 유람선에 올라타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을 탐험하는 컨셉의 놀이기구로, 이 놀이기구를 기본 모티브로 신화 요소들을 첨가해 한편의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공들여 구현된 아마존의 아름답고 화려한 풍광 같은 볼거리를 통해 풍부한 시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빽빽한 나무로 가득한 미지의 정글과 다종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생생하게 구현하여 생동감을 전달한다. 언제라도, 어디에서라도 어떤 위험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다이내믹한 아마존을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원작 놀이기구의 컨셉을 충실히 따라간다. 한차례 고비가 지나고 나면 다음 고비가 곧바로 들이닥치는 식으로 끊임없이 긴장감을 주는데, 이처럼 위험하고도 환상적인 모험을 감행하며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이끄는 두 주인공의 매력이 돋보인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식물 탐험가 릴리다. 릴리는 1900년대 초반, 지극히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인물이다.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의 곱지 못한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릴리는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관습에 대항하여 능동적이고 진취적으로 움직인다. 완벽하지 않아도, 이런저런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끈기 있게 전진하는 릴리는 디즈니가 최근 꾸준히 그려온 진취적인 여성상을 반영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릴리와 함께 모험에 나선 재치 넘치는 선장 프랭크는 프로 레슬러 출신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이 맡았다. 프랭크는 릴리가 꿈을 이루도록 곁에서 큰 도움을 주는 조력자인 동시에, 아마존 정글에 얽힌 모종의 비밀을 드러내며 관객의 호기심을 돋우는 캐릭터다. 서로 다른 성격 탓에 처음엔 티격태격하던 릴리와 프랭크가 점차 상대에게 의지하고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 자체는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에서 흔히 봐온 상투적이라면 상투적인 설정이지만, 두 배우가 지닌 매력과 아우라, 케미스트리가 그런 단점을 얼마간 상쇄한다.

영화 <정글 크루즈>는 <인디아나 존스>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은 유명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 속 친숙한 클리셰를 적절히 따르며 대중성과 안전성을 확보했지만, 한편으론 그와 같은 작품들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엿보이진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악역 요하임 왕자와의 본격적인 대결이 이뤄지는 후반부 또한 기대에 비해 다소 평면적이고 싱거운 인상을 남긴다. 그럼에도 화려하고 이국적인 풍광, 경쾌한 액션, 감동적인 결말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오락영화로서는 손색없는 작품이다.

CHECK POINT

자우메 코예트세라 감독

연출을 맡은 스페인 출신의 자우메 코예트세라 감독은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2005)로 감독 데뷔한 이후, 미스터리 스릴러 <오펀: 천사의 비밀>(2009)과 <언노운>(2011), <논스톱>(2014), <런 올 나이트>(2015), <커뮤터>(2017)와 같은 액션,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주로 연출해왔다. <정글 크루즈> 속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에서 코예트세라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원시의 섬, 카우아이

영화 속 아마존의 모습은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섬 카우아이에서 촬영되었다. 영화 <쥬라기 공원>과 <캐리비안의 해적>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남태평양의 정원’ 카우아이섬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제작진은 여러 전문가들의 노력과 함께 영화 속 도시 포르투벨류의 세트장을 지어 1900년대 초반의 아마존 정글을 구현해냈다.

드웨인 존슨의 첫 ‘모자’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남자배우이자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주역인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이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모자를 쓰고 나온다. 선장 모자를 쓴 드웨인 존슨의 모습은 다소 낯설지만, 결과적으로 재치 넘치는 선장 프랭크를 잘 소화해냈다. 드웨인 존슨은 인터뷰를 통해 이전 영화들 속 액션 스타일과 차별화를 꾀하고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몸을 드러내지 않는 의상을 입고, 모자도 쓰게 됐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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