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LA를 나는 알라딘의 양탄자
위대한 레보스키 The Big Lebowski, 1998년 출연 제프 브리지스, 존 굿맨, 스티브 부세미, 줄리언 무어
제프 레보스키(제프 브리지스)는 언제나 잠옷을 걸치고 슬리퍼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백수다. 누가 봐도 루저지만 자신의 별명이 ‘듀드’(멋쟁이)임을 늘 잊지 않고 말한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그는 LA에서 가장 게으른 남자다. 그의 유일한 외부활동이라면 존 굿맨, 스티브 부세미 등의 친구들과 함께 볼링장으로 마을 나가는 것이다. <위대한 레보스키>는 그들의 초창기 작품 <아리조나 유괴사건>의 흥분을 연상시킬 만큼 코믹하고 흥겹다. ‘볼링광’ 존 터투로의 등장은 정말 배꼽을 잡게 만들며 볼링공의 시선으로 처리된 시점숏은 그 자체로 즐겁다. 코언 형제의 영화들 중 가장 꿈과 환상장면이 많은 이 영화에서 압권은 페르시안 카펫을 타고 LA 상공을 날다가 문득 현실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그가 가장 아끼는 카펫은 백수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기도 하기에 <밀러스 크로싱>에서 모자가 날아가는 장면과도 비교할 만하다. 하지만 결국 그의 몸은 볼링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직하강하고 만다. 곧이어 그는 볼링공의 시점으로 깔려버린다. 루저의 달콤한 백일몽이자 코언 스타일의 유희라고나 할까. 제목에서도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의 영향을 읽을 수 있지만 코언 형제는 좀더 그와 근접하기 위해 배경도 챈들러 소설의 주무대라 할 수 있는 LA로 설정했다.
[체크포인트] 영화에 등장하는 뮤지컬 환상신은 버스비 버클리에 대한 인용이다. 1930년대 뮤지컬영화 제작 붐을 타고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많은 작품들의 안무와 제작을 맡았다. 대표작은 <42번가>이며 수많은 무용수들과 대규모 세트를 동원하고 카메라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촬영기법으로 인기를 끌었다. 코언 형제가 말하길 “그는 우리의 영웅 중 하나다. 대담하고 자유스러운, 믿을 수 없는 안무법에 매혹됐다. 그를 모방하려고 시도하면서 더 그를 찬양하게 됐다.”
코언 영화의 가장 시끄러운 뚱보, 존 굿맨
존 굿맨은 코언 영화의 악몽이면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코언 형제의 믿음 또한 대단한 것이어서 <위대한 레보스키>는 <파고> 이전에 제작돼야 할 영화였지만 존 굿맨의 스케줄상 그를 기다리느라 제작순서가 바뀌게 될 정도였다. 커다란 덩치와 특유의 화끈한 웃음, 굵은 목소리의 그는 넉넉한 매력으로 화면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아리조나 유괴사건>에서 괴력의 탈옥수로 코언 형제와 인연을 맺은 그는 그들의 오랜 친구 중 하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위대한 레보스키>의 월터(존 굿맨)는 “베트남전과 달리 볼링에는 규칙이 있다”는 둥 “휴일은 꼭 쉬어야 한다”는 둥 하면서 더 확고한 원칙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코언 영화에서 그의 베스트 캐릭터는 바로 악몽과도 같은 <바톤 핑크>의 찰리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복도에 벽면으로 불이 붙어나가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08. 미시시피의 숲속에서 만난 세이렌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O Brother, Where Art Thou?, 2000년 출연 조지 클루니, 존 터투로, 팀 블레이크 넬슨, 홀리 헌터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우연히 발생하는 모험적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 원안이 된 작품은 바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다. 바로 율리시즈가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험난한 과정을, 코언 형제는 1930년대 미국 미시시피의 죄수 율리시즈 맥길(조지 클루니)과 동료들의 모험으로 재구성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대부분 <오디세이>로부터 온 것은 당연하다. 특히 냇가에서 빨래를 하면서 “작은 아기야 잠자거라”며 몽환적인 노래로 이들을 유혹하던 세 여인은 뱃사람을 난파시킨다는 요정 세이렌이다. 율리시즈는 부하들의 귀를 막고 자신의 몸은 돛대에 묶은 채 그 유혹을 피했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들은 노랫소리에 혼절해 잠들고 피트(존 터투로)는 옷만 남긴 채 사라져버리고 만다. 델마(팀 블레이크 넬슨)는 남겨진 옷속의 개구리가 뛰는 것을 보고는 심장만 남겨졌다고 착각한다. 그 역시 유괴와 실종이라는 코언 형제 특유의 색깔이 고전과 만나 얻어진 장면이다. 세 세이렌이 부르는 노래는 앨리슨 크라우스, 에밀로 해리스, 질리언 웰시 등 스타급 컨트리 싱어가 대신 불렀다. 거의 코언 형제의 뮤지컬영화라 할 수 있으며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체크포인트] 원제에서 고어(art-->are, thou-->you)를 사용한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은 코언 형제가 가장 사랑하는 고전 감독 가운데 하나인 프레스턴 스터지스의 <설리번의 여행>(1941)에서 주인공이 영화화하고 싶어하던 작가 싱클레어 벡스타인의 가상적인 소설의 제목이다.
코언 영화의 대표 엄마, 홀리 헌터
홀리 헌터는 조엘 코언에게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소개시켜준 ‘은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리조나 유괴사건>의 인상적인 경찰엄마 역할 이후 그녀는 코언 형제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다. 역사적인 ‘홀리 헌터의 귀환’은 바로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아리조나 유괴사건>에서 ‘밭이 척박하다’는 이유로 불임 선고를 받고 아기를 훔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비하면, 여기서는 그 오랜 세월을 보상이라도 받듯 무려 딸을 일곱 명이나 가진 엄마로 등장한다. <오디세이>에서 율리시즈와 페넬로페 사이에 아들만 하나 있었던 것을 상기하면 그 보상은 어마어마하다. 더불어 에드(홀리 헌터)는 <오디세이>에서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율리시즈에 대한 의리를 지킨 페넬로페와 비교하자면 새 남자를 얻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엄마다.
09. 천국으로 가는 하얀색 사형집행장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The Man Who Wasn't There, 2001년 출연 빌리 밥 손튼, 프랜시스 맥도먼드, 제임스 갠돌피니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는 거의 독백으로 이뤄진 영화다. 입에서 거의 담배를 떼지 않는 이발사 에드(빌리 밥 손튼)의 사색의 여정, 의식의 흐름으로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1인칭적인 성격이 강한 코언 형제의 영화다. 그만큼 코언 형제의 내면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자신의 범죄가 드러나고 교통사고 이후 법의 처벌을 받기까지 에드의 독백은 계속된다. “어느 장의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죽은 후에도 사람의 머리카락은 얼마간 계속 자라다가 어느새 멈춘다. 머리카락은 영혼이 빠져나갔다는 걸 언제 느끼는 걸까?” 여기서 사고 이후 슬로 모션으로 굴러가는 자동차 휠은 비행접시의 원형과도 겹쳐지며 다시 한 번 코언 특유의 원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독특한 것은 사형집행장이 거의 <파고>의 야외처럼 온통 하얀색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거의 천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사실 그러한 판타지는 코언 형제가 앞서 혼다자동차 CF를 찍으며 실험한 적 있다. 동료들의 경멸과 무시 속에 한 남자가 사무실을 지나 어떤 문에 다다르는데, 그것을 열면 바로 그 사형집행장 같은 온통 하얀색의 공간이 펼쳐지며 거기 혼다자동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광고잡지 애드위크가 선정한 1990년대 최고 광고 중 하나였다.
[체크포인트] 영화는 시간적 배경을 1949년으로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데 코언 형제에 따르면 “그 해 러시아의 원자탄이 폭발하면서 사회적으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던 때”였다고.
너무 많이 생각한 남자, 빌리 밥 손튼
빌리 밥 손튼은 코언 형제의 영화에서 가장 사색이 많았던 남자다. “사고가 나기 직전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며 장광설을 늘어놓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말없는 이발사인 그는 코언 형제의 영화에서 가장 똑똑하고 이지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역시나 어처구니없는 잘못으로 거대한 위기와 맞닥뜨린다. <심플 플랜>에서 어리숙한 연기로 놀라움을 줬던 것이 계기가 돼 샘 레이미의 소개로 코언 형제와 조우했다. 두 영화의 이미지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흥미로운 지점. 하지만 워낙 대사가 없었기에 당시 부인이었던 안젤리나 졸리가 가끔 촬영장을 찾으면 코언 형제에게 “주인공임을 의심할 수도 있으니 대사를 더 달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다음 작품인 <참을 수 없는 사랑>에도 석유 부호로 출연했다. 더불어 감독이기도 한 그는 코언 형제보다 앞서 코맥 매카시의 작품을 영화화한 사람이기도 하다.
10. 조지 클루니라는 코언 영화의 섬
참을 수 없는 사랑 Intolerable Cruelty, 2003년 출연 조지 클루니, 캐서린 제타 존스, 빌리 밥 손튼, 제프리 러시
엘비스 프레슬리의 <Suspicious Minds>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큐피드가 화살을 날리는 동화적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크레딧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사랑>은 가장 코언답지 않은 작품으로 ‘찍힌’ 작품이지만 꽤 즐길 만한 로맨틱코미디다. 코언 형제의 색깔을 즐기려는 의도보다는 마음 편하게 조지 클루니의 제스처를 따르면 된다. 조지 클루니는 코언 형제의 영화에서 유독 그 개인으로 보이는 경우다. 가령 존 터투로, 존 굿맨, 스티브 부세미, 더 나아가 <위대한 레보스키>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영화에서 배우는 철저히 캐릭터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조지 클루니는 오직 그 자신으로 존재하는 특이한 경우다. 그런 점에서 <참을 수 없는 사랑>은 조지 클루니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초반, 치과에서 치아 미백을 위해 이빨이 다 드러나는 장치를 낀 이혼 전문 변호사 매시(조지 클루니)는 그 잘난 눈매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또한 마릴린(캐서린 제타 존스)과 기습 결혼을 하는 장면에서는 일종의 치마인 스코틀랜드 퀼트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말하자면 <참을 수 없는 사랑>은 코언 형제의 필모그래피에서 그저 섬 같은 영화다. 하지만 종종 가고 싶게 만드는 섬이다.
[체크포인트] 역시나 <참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참을 수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세련된 스크루볼코미디’라는 정도가 대체적인 평가였다. 그럼에도 하나같이 스타 캐스팅에 힘입어 흥행에서만큼은 성공하리라 봤다. 하지만 개봉 첫주 3위를 차지했고(1위는 <킬 빌>) 두 번째 주에 접어들면서는 무려 7위까지 떨어지며 잊혀져 갔다.
코언만 만나면 바보 된다, 조지 클루니
<참을 수 없는 사랑>에서 조지 클루니는 이혼 전문 변호사들만 모인 대규모 컨벤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데, 그만 마릴린과 사랑에 빠진 나머지 가족과 사랑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매우 감동적인(?) 연설을 한다. 하지만 이내 마릴린으로부터 배신당하고 만다. 조지 클루니는 코언 형제의 영화에서 언제나 그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린 배우지만 종종 그것은 ‘망가짐’을 수반한다. 코언 형제와 처음으로 조우한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도 그는 다른 주인공들과 달리(혹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달리) 포마드를 이용해 클라크 게이블처럼 보일 수 있는 특권을 누렸지만 아내의 새 남자를 만나서는 두눈 부릅뜨고 역대 가장 바보 같은 싸움을 한다. 코언 형제의 차기작인 <번 애프터 리딩>에도 출연해 이미 촬영을 끝낸 상태다.
11. 실내에서 펼쳐지는 미시시피의 풍경화
레이디 킬러 The Ladykillers, 2004년 출연 톰 행크스, 이르마 P. 홀, 말론 웨이언스, J. K. 사이먼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미시시피의 한 소박한 마을에 자칭 르네상스 음악의 대가라는 교수(톰 행크스)와 그의 멤버들이 찾아온다. 진짜 목적은 카지노를 터는 것인데, 너무나 완벽했던 계획은 집주인 먼슨 부인(이르마 P. 홀)의 본의 아닌 방해로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코언 형제의 첫 번째 리메이크작이기도 한 <레이디 킬러>는 원작의 영국식 블랙코미디를 한번 더 뒤튼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언제나 세심하게 공간적 배경을 결정하는 그들이 새로운 땅 미시시피를 택했음에도 별다른 야외 촬영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의 영화에서 언제나 너른 익스트림 롱숏의 풍경은 영화 속 사건을 정화하고, 위기에 처한 인물들을 지그시 내려다보는 안식의 순간을 줬기 때문이다. 온통 집 안에서만 벌어지는 사건의 연쇄 속에서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사건의 성격에 따라 웃고 찡그리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먼슨 부인의 전남편의 초상화 표정이다. 그것은 또한 판타지가 전혀 끼어들 틈 없는 이 이야기에 여전한 코언 형제식의 장난기를 덧씌우는 효과도 준다. 이처럼 드러나듯 드러나지 않는 ‘소심한’ 판타지는 일체의 환상을 배제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이전작이라는 점에서 묘한 인상을 남긴다.
[체크포인트] 1955년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레이디 킬러>는 영국식 범죄코미디영화로 알렉 기네스가 주연을 맡았다. 시체 은닉처로 쓰였던 기찻길은 너른 강물로, 하숙집 앵무새는 고양이로, 멤버들의 인종도 더 다양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도둑들 모두가 죽는다는 결말은 그대로다.
코언 형제의 영원한 음악적 동반자, 카터 버웰
카터 버웰은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빠짐없이 코언 형제 영화의 음악을 맡았다. 현재 촬영 중인 신작 <하일 시저>도 물론이다. 하버드를 졸업하고서 애니메이션과 전자음악을 배운 그는 하버드전자음악스튜디오의 조교로 근무했다. 본래 음악감독의 실제 창작곡보다는 영화의 정서를 표현하는 음향효과적 접근에 더 관심이 많았던 코언 형제와 뜻을 같이했으며 <블러드 심플>부터 그 우정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코언식 스릴러나 누아르의 결정적 순간을 책임지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다. 코언 형제와의 작업 외에도 <롭 로이> <하이 로 컨츄리> <존 말코비치 되기> <벨벳 골드마인> 등 다른 감독들과도 활발하게 작업했다. <비포 나잇 폴스>의 음악을 맡으면서 코언 형제보다 하비에르 바르뎀을 먼저 만난 것도 그다.
12. 그럼에도 빼놓을 수 없는 코언 형제의 친구들
트리시아 쿡, 팀 블레이크 넬슨, 존 폴리토, 마이클 바달루코
지금까지 10명 넘는 코언 형제의 친구들을 언급했지만 그럼에도 빠트릴 수 없는 친구들이 있다. 먼저 에단 코언의 아내 트리시아 쿡은 그녀가 맨 처음 <밀러스 크로싱>의 촬영, 편집보조로 들어오면서 만나게 됐다. 이후 <바톤 핑크> <허드서커 대리인> <파고>까지 편집보조로 있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에는 정식 편집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코언 형제가 언제나 편집까지 직접 담당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늘 효율적인 분업체계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 주인공들 중 셀마로 출연한 팀 블레이크 넬슨은 이미 다재다능한 인재였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신의 눈>으로 1997년 시애틀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현대식으로 각색한 <오>를 감독해 2001년 시애틀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씬 레드 라인>(1998)에 함께 출연한 조지 클루니의 소개로 코언 형제와 조우하게 된 그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 세 주인공들 중 가장 노래실력이 뛰어나 직접 노래를 부른 유일한 사람이다(반면 조지 클루니는 너무 노래를 못 불러서 코언 형제의 실망이 컸다고). 그는 현재 코언 형제의 차기작 <하일 시저>의 주인공으로 그들과 다시 만났다. 언제나 조역에 머물 뿐이지만 코언 형제의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또 있다. <밀러스 크로싱>에서 첫 장면부터 의리와 도리를 강조하던 이탈리아 조직의 보스로 나온 존 폴리토는 언제나 코언 형제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악역 혹은 사기꾼으로 등장했다. <바톤 핑크>의 악덕 제작자는 물론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에서는 이발소의 대머리 손님이자, 사기꾼으로 열연했다. 또 한명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에서 이발소 주인이자 빌리 밥 손튼의 처남으로 나오는 마이클 바달루코는 <밀러스 크로싱>으로 코언 형제와 조우했으며,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서는 “경찰보다 소들이 더 싫다”며 죄없는 소들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던 은행강도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