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문턱에 들어선 브로드웨이의 젊은 극작가 바톤 핑크가 할리우드의 초청을 받아 LA로 온다. 때는 2차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41년. 바톤은 도착하면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과 연속적으로 마주친다. 지옥으로 가는 관문과도 같은 기괴한 분위기의 호텔, 할리우드 사람 들의 미치광이 같은 생활양식, 그곳에서 폐인이 되어버린 대작가 등.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은 두 사람뿐인데, 하룻밤 같이 잔 여자는 자신의 침대에서 피투성이로 죽어 있고, 친구로 여겼던 뚱뚱한 남자는 바로 여자를 죽인 미치광이 살인광임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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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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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보기: <바톤 핑크>는 영화창작의 조건에 대한 코엔형제의 익살맞은 냉소를 깔고 있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예술가를 질식시키는 할리우드,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작가의 허위의식, 현실의 불가해함 등이지만 코엔형제는 이런 얘기를 영화적으로 어떻게 근사한 퀴즈처럼 구성해낼 수있을까를 놓고 짖궂게 장난을 친다. 온 세상의 소음을 다 빨아들이는 곳 처럼 설정된 호텔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나 바톤의 방을 묘사하는 장면에서화면구도와 음향의 교묘한 반복은 바톤이 겪는 일이 허구였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재치있게 남겨놓고 있다.more
뒤집어 보기: 로만 폴란스키의 76년 작품 <하숙인>은 파리의 한 하숙집에묵게 된(로만 폴란스키가 직접 연기하는) 이방인이 점점 미쳐가는 얘기. 코엔형제의 <바톤 핑크>도 얘기 골격은 <하숙인>과 비슷하다. 그러나 폴 란스키가 모더니스트가 보는 세상에 대한 낯선 소외감을 표현했다면 코엔형제는 초현실과 현실을 오가는 스타일과 할리우드에 대한 풍자를 섞어 초현대적인 작품을 내놓았다. 코엔형제는 오토 프리드리히가 쓴 할리우드에 관한 책에서 이 영화를 만들 영감을 얻었다.
# 제44회 깐느영화제(1991) '황금종려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