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사 최고의 영웅과 악당을 찾아라. AFI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 영화사가 낳은 걸출한 영웅과 악당 100인을 선정했다. 2002년 1월1일 이전에 개봉한 영화 가운데 추린 400명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영화인과 평론가, 영화사학자 등으로 꾸려진 선정위원단 1500명이 각자 표를 던졌다. 그 결과, 최고의 영웅은 <앵무새 죽이기>의 애티커스 핀치가, 최고의 악당으로는 이견을 달기 힘들, <양들의 침묵>(사진)의 한니발 렉터가 선정됐다.
애티커스 핀치의 뒤를 이은 영웅들은 <레이더스>의 인디아나 존스, <닥터 노>의 제임스 본드, <카사블랑카>의 릭 블레인, <하이눈>의 윌 케인, <양들의 침묵>의 클라리스 스탈링, <록키> 시리즈의 록키, <에일리언>의 엘렌 리플리, <멋진 인생>의 조지 베일리,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T. E. 로렌스 등이다.
이 밖에도 <스타워즈>의 한솔로, <셰인>의 셰인, <더티 하리>의 해리 칼라한을 비롯, <모던 타임즈>의 트램프 등이 ‘그들이 사랑한 영웅’ 명단에 끼어 있다. 악당 명단에선 <싸이코>의 노먼 베이츠,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 <오즈의 마법사>의 마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간호사, <멋진 인생>의 미스터 포터, <위험한 정사>의 알렉스, <이중 배상>의 필리스, <엑소시스트>의 리건, <백설공주>의 왕비 등이 10위권에 올라 있다.
<대부2>의 마이클 콜레오네,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 등 선악의 경계를 넘나든 캐릭터들, <에일리언>의 에일리언, <죠스>의 상어, <밤비>의 인간 등도 악당 순위에 진입해 있다. 가장 많은 캐릭터를 노미네이트시킨 영화는 <스타워즈>로 한솔로, 오비완 케노비, 다스 베이더 등 3인이다. ‘터미네이터’처럼 영웅(<터미네이터2>, 48위)과 악당(<터미네이터>, 22위) 명단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캐릭터도 있다.
영웅과 악당으로 상위에 랭크된 캐릭터들은 대부분 90년대 이전 영화 출신들이라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즈음 캐릭터들이 그만큼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