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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럿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모두 수상
안현진(LA 통신원) 2009-01-12

제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

<슬럼독 밀리어네어>

2년만이다. 지난 해, 2007년 12월부터 이어졌던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으로 제65회 시상식을 취소했던 (그러나 수상자 명단은 발표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현지날짜로 1월11일 일요일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예전보다는 간소해진 모습으로 무대를 올렸다. <버라이어티>는 한 해를 건너 뛰고 돌아온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분위기가 "때로는 반짝였고, 때로는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다사다난했던 2008년을 마감한 뒤 다소 감상적으로 진행된 2009년 골든글로브의 키워드를 뽑자면, 브리티시(British)<HBO> 그리고 <30록>이다.

먼저 영화부문이다. 최다 부문을 수상한 작품은 영국 감독 대니 보일의 <슬럼독 밀리어네어>다. 소설 <Q&A>를 원작으로, 첫사랑 소녀를 찾기 위해 TV쇼에 출연한 까막눈 거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에 작곡상까지 무려 4개 부문의 트로피를 가져가며, 명실공히 2009년 골든글로브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대니 보일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문화에 대해 심장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표현을 가졌다. 이 영화 역시 심장에서 우러나온 영화다"라고 설명하며, "이 어려운 시기에 축하를 하는 일이 조금은 이상하지만, 수상으로 끝나지 않고,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개봉하는 모든 곳, 특히 인도에서 영향력을 떨쳤으면 한다"고 바람을 더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대니 보일에 이어 또 한명의 영국인이 겹경사를 맞았다. 영국배우 케이트 윈슬럿이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로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가져갔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대니 보일과 케이트 윈슬럿을 두고 "영국의 미다스의 손"이라고 추어올렸다. 특히 윈슬럿은 데뷔 뒤로 상복이 없었던 배우로 유명하다. 시상자로 나섰던 리키 저버스가 "홀로코스트 영화를 해라, 상은 알아서 온다"라고 농담을 했을 정도. "앤 헤서웨이가 받을 줄 알았는데"라며 여우조연상으로도 놀라워했던 윈슬럿은 여우주연상 수상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뒤에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윈슬럿은 수상소감에서 영광을 나누고 싶은 남자 2명으로, <타이타닉>부터 <레볼루셔너리 로드>까지 13년 간 "사랑해 왔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메가폰을 잡은 감독이자 그녀의 남편인 샘 멘데스를 지목했다.

여러 부문에 후보로 출전해 2개 이상 트로피를 가져간 또 다른 영화로는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레슬러>가 있다. 미키 루크가 한물 간 레슬러로 출연하는 <레슬러>는 2008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009년 골든글로브 영화부문의 드라마 부문 최우수남자연기상을 미키 루크가 가져갔으며, 동명의 주제가를 부른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최우수주제가상을 수상했다. 미키 루크는 자신의 수상에 대해서 "이상한 일이다. 나는 이 리그를 꽤 오랜 시간을 떠나있었다. 두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에 대해 감사한다. 내가 15년 동안이나 지옥에 있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믿어준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 언제 어디서고 계속해서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찾아온다"라고 의외로(?) 점잖은 수상소감을 공개했다.

연기 부문의 나머지 주연상 역시 영국 배우들에게 상이 돌아갔다.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의 남녀연기자상은 <킬러들의 도시>의 아일랜드 출신의 콜린 파렐과, <해피 고 럭키>의 샐리 호킨스가 가져갔다. 샐리 호킨스는 무대에 오르기 전 옆자리에 앉은 메릴 스트립이 이제 행복하냐고 속삭였다며, 영화 속에서 그녀가 연기한 포피라면 "플라멩코춤을 디스코에서 추며 샴페인으로 축하했을 것"이라고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남우조연상은 2008년 초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가 <다크 나이트>로 수상했다. <다크 나이트>에서 하비 덴트 검사를 연기한 애론 에크하트는 "히스를 생각하고 기억하는 일은 언제나 아름다운 일"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지난 해 수상자를 결정했으나 시상은 1년 연기했던 공로상 세실 B. 드밀 상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수상했다. 마틴 스코시즈가 시상자로 올라 "40년 동안 영화를 발명하고 재발명한 남자"라고 소개한 스필버그는 "나는 62살이다. 공로상을 받기에 충분히 늙었다. 매우 고맙다"고 말문을 열었고, 오랜 시간 영화와 함께한 탓에 영화를 봐야 가족사를 떠올리게 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어떤 영화를 보면 그제야 그때 아이가 있었는지, 몇살이었는지를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의 연기에 대해서 "균형있고 아름답다"고 따로 언급했으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2008년에 좋은 영화들도 많았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은 아리 폴만의 <바시르와 왈츠를>이, 최우수애니메이션상은 디즈니의 <월·E>가 가져갔다. <월·E>의 앤드류 스탠튼 감독은 "애니메이션 카테고리가 영화와 따로 나눠진 것은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애석한 일"이라고 말하며, "우리(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는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미디어가 아닌 영화로 봐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기적으로 반전 메시지를 전하는 이스라엘 영화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바시르와 왈츠를>에 대해서 감독인 폴만은 "2년 전에,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고 있을 때에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 시기가 관련성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낙관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새로 시작한 시리즈를 중단하는 등의 고난을 겪었던 TV부문은 <트루 블러드> <인 트리트먼트> 등 새롭게 선보인 시리즈들과 <30록> <매드멘> 등 인기를 이어온 시리즈들이 골고루 수상을 나눠가졌다. 특히 활약한 시리즈는 NBC유니버설의 코미디시리즈 <30록>. <30록>은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알렉 볼드윈), 여우주연상(티나 페이)까지 3관왕을 가져갔는데, 제64회 시상식에서 알렉 볼드윈이 남우주연상을, 제65회 시상식에서 티나 페이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은 3년 연속 수상이다. 티나 페이는 특히 미 대선기간에 사라 페일린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TV쇼에 출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번 수상 소감에서도 페일린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페일린이 무엇을 하든 언제나 행복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한편 사라 페일린은 티나 페이가 2008년의 엔터테이너로 뽑히는 이유를 절대로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에 대해서 페이는 "나 역시 이해 못할 일이 많다. 세상에는 우리 둘이 이해 못할 일이 한두가지인가?"라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알렉 볼드윈은 "아이디어가 마를 틈이 없다"며 앞으로 <30록>에서 볼 수 있을 8개 에피소드에 대해서 소개를 했다고.

<HBO>의 새 시리즈 <트루블러드>에서는 안나 파퀸이, 역시 <HBO>의 시리즈인 <인 트리트먼트>에서는 가브리엘 번이 각각 드라마부문의 남녀주연상을 가져갔다. <트루블러드>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11살의 어린 나이에 영화 <피아노>에 출연 오스카 시상식에서 데뷔한 안나 파퀸은 "그때나 지금이나 시상식은 똑같이 정신없는 일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 정말 너무 이 역할을 원했고, 뉴질랜드 출신의 창백한 소녀는 미국 남부의 바 웨이트리스로 변신했다. 나는 제작진이 ‘예스!’라고 말할 때 까지 계속해서 노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케이블 채널 <AMC>의 <매드멘>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TV시리즈 드라마부문의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매드멘>은 1960년대 매디슨가에 포진했던 광고전문가들을 다룬 이야기. 이밖에도 미국의 1대 부통령이자 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아담스의 전기와 미국의 첫 50년을 다룬 TV영화 <존 아담스>로 로라 리니와 존 지아마티가 모두 남녀주연상을, 톰 윌킨스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HBO의 미니시리즈 <리카운트>의 로라 던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부문도 많고 상도 많은 잔치에서도 빈 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이 있었으니,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노리는 시상식 시즌의 영화들이다. 각각 5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데이비드 핀처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밀크>,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다우트>와 <프로스트 VS 닉슨>이 바로 그 쓸쓸한 뒷모습의 주인공들이다. 때때로 편향된 수상결과를 내놓기는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전 열리는 가장 큰 미디어 시상식이라는 점에서 골든글로브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는다. 물론, 할리우드 외신기자엽합에서 주최하는 골든글로브와, 배우들과 감독, 산업관계자들로 이뤄진 아카데미 멤버가 선정하는 오스카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오스카를 한달 여 남겨둔 지금, 조금은 간소하게 치러진 골든글로브의 결과가 아카데미 수상작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제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수상결과다.

제66회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

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드라마): <슬럼독 밀리어네어> 최우수여우주연상(드라마): 케이트 윈슬럿 <레볼루셔너리 로드> 최우수남우주연상(드라마): 미키 루크 <레슬러> 최우수작품상(뮤지컬·코미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최우수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샐리 호킨스 <해피 고 럭키> 최우수남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콜린 파렐 <킬러들의 도시> 최우수여우조연상: 케이트 윈슬럿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최우수남우조연상: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 최우수감독상: 대니 보일 <슬럼독 밀리어네어> 최우수각본상: 사이먼 뷰포이 <슬럼독 밀리어네어>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바시르와 왈츠를> 최우수애니메이션상: <월·E> 최우수음악상: A. R. 라만 <슬럼독 밀리어네어> 최우수주제가상: "The Wrestler" <레슬러> by 브루스 스프링스틴

TV 부문

최우수작품상(TV시리즈 드라마): <매드 멘> 최우수여우주연상(TV시리즈 드라마): 안나 파퀸 <트루블러드> 최우수남우주연상(TV시리즈 드라마): 가브리엘 번 <인 트리트먼트> 최우수작품상(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30록> 최우수여우주연상(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티나 페이 <30록> 최우수남우주연상(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알렉 볼드윈 <30록> 최우수작품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존 아담스> 최우수여우주연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로라 리니 <존 아담스> 최우수남우주연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존 지아마티 <존 아담스> 최우수여우조연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로라 던 <리카운트> 최우수남우조연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톰 윌킨스 <존 아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