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를 연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나.
=처음엔 공자라는 인물을 맡는 것에 부담을 많이 느꼈다. 중국을 대표하는 인물인데 그를 왜곡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공자의 삶을 다룬 책을 읽은 게 도움이 됐지만, 시나리오를 받은 뒤 제작진과 공자에 대해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게 오히려 더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공자가 돼보려고 노력했다. 공자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하면서. 당시처럼 무릎을 꿇고 앉고, 두손을 모아 인사를 하면서 춘추시대의 공자에 빠져들었다. 또 표준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공자가 광둥어를 쓸 순 없지 않은가.
-중국인들에게 공자란 어떤 존재일까? 지금 중국의 상황에 비춰볼 때 어떤 의미를 갖는 인물이라고 보나.
=어렵지만 중요한 질문이다. 현대 중국인들에게 공자는 그 중요성을 잃어가고 있는 존재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예전만큼 공자에 관해 가르치지 않는다고 들었다. 중국은 급성장을 이뤄가고 있지만
공자 가라사대, 역시 힘들더군
-
지금 중국에는 공자 바람이 불고 있다. 그의 전기영화나 다름없는 <공자: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정부의 밀어주기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상영관을 확보하면서 <아바타>와의 경쟁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공자를 연기하느냐다. 공자의 가르침을 스크린에서 재현할 때 납득할 수 있는 인품을 지녀야 함은 물론, 공자의 키가 2m가 넘는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니 어쨌건 키 큰 호남형의 배우가 아니면 안될 것이다. 중화권 남자배우 모두를 아우를 때 이에 걸맞은 배우는 주윤발 말고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홍콩영화계의 대표 배우로서 언제나 리더로서 신의있는 인물로 출연했기에 <공자: 춘추전국시대>는 마치 주윤발 그 자신의 반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을 보며 옛 생각이 하나둘 불러져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2007)와 <
너희가 윤발이형을 아느냐?
-
<카이에 뒤 시네마>가 뽑은 2009년 개봉작 베스트10
<잡초> Les Herbes Folles 알랭 레네
<승리> Vincere 마르코 벨로키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쿠엔틴 타란티노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클린트 이스트우드
<금발 소녀의 기벽> Singularidades de uma Rapariga Loura 마뇰 드 올리베이라
<테트로> Tetro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캐스린 비글로
<도주왕> Le Roi de l'evasion 알랭 기로디
<도쿄 소나타> Tokyo Sonata 구로사와 기요시
<해드비치> Hadewijch 브뤼노 뒤몽
평론가 피터 트래버스가 뽑은 2009년 베스트10
1. <프레셔스> Precious: Based on the
해외 언론과 평단이 뽑은 2009년 베스트 리스트
-
어떤 창조물에 대해 순위를 매긴다는 작업이 썩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 연초에 이르면 어김없이 수많은 매체와 평론가들은 한해를 정리하는 ‘베스트10’ 작업물을 쏟아낸다. 그건 영화의 서열을 매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여기서 소개하는 목록도 거의 무순으로 작성되어 있다) 영화를 통해 거꾸로 지나간 시공간을 더듬어보며 ‘지금 바로 여기’의 영혼을 붙잡아보려는 시도일 것이다.
2009년 해외 언론과 평론가들에 의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이라크전의 공포를 숨막히는 긴장감과 때때로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신비로운 침묵으로 형상화한 캐스린 비글로의 <허트 로커>, 알랭 레네라는 87살 거장의 위트 넘치는 모험담 <잡초>, 이탈리아 현대의 ‘거대한 뿌리’인 무솔리니를 되돌아본 마르코 벨로키오의 <승리>, 올리비에 아사야스가 예술의 존재 가치에 대해 바친 아름다운 찬가 <여름의 조각들>, 기억을 저장하는 매체
그 영화가 보고 싶다
-
-
폴 그린그래스의 <그린 존> (Green Zone)
●개봉 대기 중 ●출연 맷 데이먼, 그렉 키니어, 브렌단 글리슨, 제이슨 아이작
“당신 제정신이 아니군요!” <본 얼티메이텀>(2007) 촬영 당시 뉴욕 시가지 추격신을 계획하고 있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을 향해 스턴트 코디네이터 댄 브래들리가 외쳤다. 언제나 예상치를 웃도는 난이도 높은 로케이션과 액션을 원하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할리우드의 이방인답게 여느 미국 출신 감독들이 건드리기 힘든 내러티브조차 성역없이 요리한다. <그린 존>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바그다드 특파원을 지낸 라지브 찬드라새카란의 동명 논픽션 소설 <에메랄드시티의 제국 생활: 이라크 그린 존 속으로>를 원작으로 삼았는데, 이라크전과 무관하게 그들만의 호사를 누렸던 미군들에 관해 적나라하고 시니컬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라크 내 미군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말하는 그린 존은 2003
이라크로 간 제이슨 본?
-
장이모의 <금릉의 13비녀> (金陵十三釵)
●캐스팅 중 ●출연 미정
“많은 사람들이 내가 기수가 되어 모두를 어딘가로 인도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어떤 심오한 가치관이나 예술의 경지 혹은 선구자 같은 거창한 명제를 짊어지고 싶지도 않고, 그러한 적도 없다.” 2010년을 앞두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는 장이모 감독은 무척이나 편해 보였다. 아니, 본격적으로 ‘13억 인민의 감독’이라는 어마어마한 칭호를 무책임하게 버리려는 사람치고는 수상할 만큼 너무 즐거워 보였다. 올림픽, 발레, 건국 60주년 행사 연출까지 지난 3년간의 외도로 생긴 갈증을 단숨에 채우려는 듯, 올해 장이모 감독은 여느 때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다. 지난해 말 코미디영화 <심플 누들 스토리>를 개봉했고, 3월 <산사나무>라는 멜로영화를 내놓을 그는 제작비 1억달러에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등과 접촉 중인 난징대학살 소재의 전쟁영
인민을 위해, 즐겁게
-
기타노 다케시의 <아웃레이지> (Outrage)
●후반작업 중 ●출연 비트(기타노) 다케시, 기타무라 소이치로, 미우라 도모카즈
“영화제에서만 팔리고, 극장에서는 안 팔리는 감독.” 이 비하에 가까운 자평의 원인을 기타노 다케시는 TV와 영화의 차이에서 찾은 것 같다. 지난해 도쿄필름엑스영화제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가 뱉은 발언은 감독으로서 기타노 다케시가 안고 있는 고민을 그대로 드러냈다. “TV는 내 마음대로 하면 되는데, 영화는 보려면 돈이 드니까 하고 싶은 걸 억누르게 된다. 왜 영화는 다 똑같이 1800엔인 거야! 내 영화는 한 700엔만 받으면 될 텐데!!” 그는 지금까지 “마음 내키는 대로” 못해왔다. 그래서 일종의 ‘자기 반영 3부작’ <다케시즈> <감독만세> <아킬레스와 거북이>가 필요했다. 그리고 2010년, 그는 다시 폭력의 세계로 돌아왔다. <아웃레이지>는 기타노 감독의 특기라 할 수 있는 폭력을 전면에 내
폭력의 핵심
-
빔 벤더스의 <피나> (Pina)
●촬영 중 ●출연 부퍼탈 오페라극장 무용수들
바야흐로 3D시대다. 이제 3D는 더이상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영화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독일에서는 아트하우스 3D영화가 제작 중이니 말이다. 빔 벤더스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3D 다큐멘터리영화 <피나>가 지난해 11월 초 촬영에 들어간 것. 이로써 지난여름 타계한 세계적 안무가 피나 바우슈(1940~2009)의 탄츠테아터(무용연극) 작품을 곧 생생한 입체 영상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원래 빔 벤더스와 피나 바우슈의 공동 프로젝트였던 이 영화는 지난여름 그녀가 암 판정 5일 만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좌초할 뻔했다. 하지만 피나 바우슈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던 빔 벤더스는 슬픔을 딛고 작업 중이다. 결국 <피나>는 그녀에게 바치는 오마주면서 동시에 그녀의 유작이 되는 셈이다.
빔 벤더스는 25년 전 그녀의 탄츠테아터를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고백하며 “그녀의
피나 바우슈의 춤을 3D로
-
지아장커의 <청조에서> (在淸朝)
●촬영 준비 중 ●출연 미정
지아장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틸 라이프>가 무협영화의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그는 전격적인 무협영화로 알려진 새 영화 <청조에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무협멜로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무협에 대한 전복을 일으키는 영화다. 기존 무협영화에서는 캐릭터가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현대화와 공업화의 충격에 직면한 사회에서 무술이 낙후되고 한계를 드러내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따라서 반무협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듣고 나면 지금 단계에서 지아장커의 새 영화 <청조에서>를 기존 무협영화의 틀 안에서 예측하는 건 불필요한 것 같다. 그에게 무협이란 장르로서 인식되는 것 같지 않다.
지아장커는 <24시티>의 차기작인 다큐멘터리 <상해전기>의 촬영을 이미 마쳤다. 그런데 그 다음 작품 <청조에서&g
중화문명의… 그 부서진 조각들
-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토킹 큐어> (Talking Cure)
●촬영 준비 중 ●출연 크리스토프 왈츠, 키라 나이틀리, 마이클 패스벤더
근래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로 좀더 넓은 팬층을 접했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후속 작품으로 <어톤먼트> <위험한 관계> <토탈 이클립스> 등을 쓴 크리스토퍼 햄튼의 희곡 <토킹 큐어>를 연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 정신분석학의 거장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구스타브 융, 그리고 이들이 함께 치료했던 아름다운 여성 환자 사비나 슈필라인의 관계를 다룬 이 작품에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 함께 출연했던 크리스토프 왈츠(프로이트)와 마이클 패스벤더(융)를 비롯해 키라 나이틀리(쉬필레인)도 조인했다고. 크로넨버그 감독은 최근 토론토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 기자회견에서 <토킹 큐어>에 대한 소문이 사실임을 밝혔고, 함께 <크래쉬&g
프로이트와 융의 ‘그녀’
-
서극의 <적인걸: 통천제국> (通天帝國之狄仁傑)
●후반작업 중 ●출연 유덕화, 양가휘, 유가령, 리빙빙
바야흐로 당나라의 수도 낙양이 국제적 대도시로 성장한 서기 690년, 측천무후(유가령)가 드디어 중국 역사상 최초의 여황제가 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황제 등극을 앞두고 기이한 살인사건들이 낙양에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특이하게도 피살자들은 모두 불이 붙은 채 타 죽었으며, 그들은 하나같이 측천무후가 발탁한 심복들이었다. 이에 측천무후는 적인걸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적인걸은 곧장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측천무후의 오랜 지기이자, ‘국사’인 루리(양가휘)를 배후로 지목한다. 그와 동시에 측천무후의 황제 등극과 관련해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많은 이들이 더이상의 수사를 말리지만 적인걸은 포기하지 않는다.
<적인걸: 통천제국>(이하 <적인걸>)은 당나라 시대의 명탐정 적인걸의 활약상을 그린다. ‘중국판 셜록 홈스’쯤 된다고나 할까
‘명탐정’ 유덕화 어때?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서티파이드 카피> (Certified Copy)
●후반작업 중 ●출연 줄리엣 비노쉬, 윌리엄 쉬멜
프랑스의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쉬린>(2008)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인 중 하나로 카메오 출연을 약속하고 이란을 찾았다. 그녀의 남는 시간을 위해 이스파한(이란의 대표적인 페르시아 유적지)의 여행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선 키아로스타미가 여행 중 차 안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이라며 문득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그걸 다 듣고 신기해하는 비노쉬에게 키아로스타미가 진지하게 물었다. 이게 실화라는 걸 믿을 수 있겠나. 그녀가 그렇다고 하자 키아로스타미가 다시 말했다. 그런데 그건 실화가 아닐세.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것인가…. 어느 쪽이 진실이건 이 한 토막의 진위 게임으로 키아로스타미는 비노쉬의 흥미를 충분히 끌었고,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꼭 출연하겠다는 그녀의 약속을 그 즉시 차 안에서 손가락 도장으로 받아냈다.
현실과 허구, 아담과 이브
-
난니 모레티의 <하베무스 파팜> (Habemus Papam)
●촬영준비 중 ●출연 난니 모레티, 미셸 피콜리
바티칸 성당은 교황의 죽음을 맞는다. 세계의 추기경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한다. 마침내 교황이 당선되고 이 소식이 교황(미셸 피콜리)으로 뽑힌 추기경에게 전해진다. 그런데 그가 정중하게 그 자리를 거절한다(!). 바티칸은 당황한다. 바티칸이 설득을 거듭하고서야 그는 겨우 교황의 직무를 맡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새로 당선된 교황은 가톨릭 교회 전체를 통솔하는 절대적인 권력자, 단순히 종교 지도자의 의미를 넘어서 바티칸 시국이라는 독립된 도시국가를 다스리는 세속 지도자라는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그 때문에 자신의 임무에 대한 걱정과 근심으로 시름시름 앓는다. 차츰 교황의 증세는 정도가 심해지고 마침내 바티칸은 교황을 치료할 정신과 의사(난니 모레티)를 부르기로 결정한다. 그는 새 교황의 우울증을 치료해야 한다.
난니 모레티는 이탈리아영화의 현실을 대표하
교황이 우울증이라고?
-
장 뤽 고다르의 <소셜리즘> (Socialisme)
●후반작업 중 ●출연 알랭 바디우, 패티 스미스
<아워뮤직>(2004) 이후 4년이 지난 2008년에 장 뤽 고다르의 새 영화 <소셜리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완성이다. 원래는 2008년 봄 개봉예정이었지만 얼마 전 필자가 <소셜리즘>을 배급하는 ‘와일드 번치’에 직접 문의한 결과, “현재 후반작업 중이니 2010년 칸영화제 출품에 맞춰 영화를 끝낼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답을 받았다. 그 밖에는 배급사도 확실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알려왔다.
<소셜리즘>의 작업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고다르는 2007년 11월 프랑스와 독일의 공영 채널, <아르테>의 유러피언 필름 어워드 시상을 계기로 마련된 인터뷰에서 <소셜리즘>의 진행과정에 대한 질문에 딱 한마디로 답했다. “최근 하나로
철학자와 로커, 그리고 사회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