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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진출하지 않는 이유가 ‘내 고향이 제일로 좋다’는 백성기(차인표)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목포는 항구다>는 목포라는 항구도시의 화사한 속살을 진득하게 보여준다. 능청스러운 전라도 사투리가 귀를 간질이고, 정겨운 목포 시가지 곳곳과 함께 대나무밭과 녹차밭 등 관광지들도 화면에 담아 보여준다. 그 풍경도 그렇고, 살가운 사람들도 그렇고, 목포의 운치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목포는 항구다>가 관광홍보영화가 될 수는 없다. <목포는 항구다>는 서울 형사가 목포의 폭력조직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경찰 혹은 조폭코미디다.
<목포는 항구다>의 주인공 이수철과 백성기는 형사답지 않은 형사, 조폭답지 않은 조폭이다. 이수철은 마약에 잔뜩 취한 현행범에게 인질로 잡혀 울먹이는 무력한 인간이고, 백성기는 <엽기적인 그녀>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주말의 명화를 보기 위해 술자리도 마다하는 성실한 인간이다.
전라도 버전의 조폭코미디, <목포는 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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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윤리학의 과제는 모든 것을 ‘선택’으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다. 채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로 기대값을 구해 ‘죄와 벌’이라는 유구한 심연을 넘어보겠다는 근대적 일환이다. 하지만 선택을 하는 개인 속으로 꿰뚫고 들어가는 미학적 기획은 개념을 구원하려는 이같은 안전망을 갈가리 찢어놓는다. 영화라면, 고대 그리스 비극의 무대가 프레임 안으로 밀려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로제타>로 칸을 석권했던 다르덴 형제의 <아들>은 요컨대 그런 영화다.
재활교육센터에서 목공 일을 가르치는 목수 올리비에. 5년 전 아들이 살해되는 끔찍한 비극을 겪은 뒤, 아내와도 이별하고 홀로 미니멀하기 짝이 없는 일상을 살아간다. 일상만큼이나 건조한 표정과 말들은 그가 사람들과 나누는 관계의 방식이다. 그런 그를 카메라는 시종 편집증적으로 쫓아다니는데 게다가 오직 클로즈업으로 그의 머리만을 겨냥한다. 때문에 그가 뛰기라도 하면 이리저리 솟구치며 흔들리는 불편함을 참아야 하고, 그저 평범
선택의 무게를 저울질하는 종교적 윤리극,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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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일 감독의 <헤이세이 무책임일가: 동경디럭스>를 보면 일가족 사기단이 나온다. “속기보다는 속여라”는 가훈으로 똘똘 뭉친 이 가족은 천부적인 연기력과 비상한 잔머리, 단체라는 장점을 무기로 기발한 사기를 치고 다닌다. 그러나 이 가족의 엽기적인 사기행각이 밉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이들이 주류사회로부터 소외받은 마이너리티의 비애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은 식사시간, “행복은 우리 것이 아냐, 저 강 너머 사람들의 것이야”라며 쓸쓸히 젓가락질을 하던 둘째아들 미노루의 대사는 그 왁자지껄한 소동극을 소요시키는 애잔한 울림을 준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도 사기꾼 여자가 등장한다. 가녀린 몸매와 순진한 얼굴로 사람 속이기를 밥 먹듯이 하고 다니는 이 여자, 주영주(김하늘)는 “슬픈 듯 슬픔을 억제하는” 연기력을 동원해 형무소 안에서도 사기를 친다. 결국 가석방 허가를 받아낸 여자는 같은 방 죄수들을 앉혀놓고 “이 불신의 시대에 사람을 믿게
전복적 기운이 묻어나는 로맨틱코미디, <그녀를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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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 대지에 한 병사가 서 있다. 도랑에는 피가 흐르고 바위와 나뭇등걸은 피묻은 손자국으로 붉다. 많은 사람을 죽였으나 아직 죽지 않은 남자는 기다리겠노라하던 고향의 여인을 생각한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무엇을 봤는지 모두 알고 나면 당신은 다시는 내 무릎에 그처럼 다정히 기대지 않겠지요. 행여 내 안에 좋은 것이 있었다면,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콜드 마운틴>의 남군 병사 인만(주드 로)에게 영혼은 영원히 강건한 신의 선물이 아니라 돌보지 않으면 허약해지는 무엇이다. 그는 어색한 첫 키스를 나눴을 따름인 에이다(니콜 키드먼)가 진짜 사랑이었는지, 그녀가 철저히 파괴된 자신을 알아봐줄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피터스버그 전투의 부상으로 버지니아 병원에 후송된 인만(주드 로)에게 날아든 편지는 그의 상한 육신을 일으켜 세운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를 여의고 황폐한 농장에서 생존의 투쟁을 치르고 있는 에이다는 호소한다. “전투를 하고 있다면 전투를 멈추세요. 행
서사극 스케일의 멜로드라마, <콜드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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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지구촌이니 세계화니 해도 외국에 나간다는 건 여전히 지금도 포스트 바벨탑 시대임을 체감하는 일이 된다. 그 나라 말도 우리말도 무용지물이고 영어마저 각자의 버전대로 발음이 휘어지노라면, 소통 불능의 해프닝은 유쾌한 추억으로 남기 전에 웃지 못할 답답함과 서글픔으로 물들기 일쑤다. 이때만큼 모국인이라면 누구나 친구가 될 것 같은 순간도 없다. 그 혹은 그녀와는 통역도 필요없고 감정의 언어마저 같을 테니. 이른바 코드까지 맞다면, 눈치볼 것 없는 외국은 도리어 로맨스의 요람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할리우드 중견배우인 밥 해리스(빌 머레이)와 이제 막 결혼한 샬롯(스칼렛 요한슨)도 비슷한 처지다. 위스키 광고 촬영차 일본에 온 밥은 죄다 자기보다 머리통 하나만큼 작은 일본일들의 호들갑과 거두절미식 엉터리 통역에 어안이 벙벙하다. 아내와의 국제전화도 겉돌기만 한다. 사진기자 남편을 따라 도쿄로 온 샬롯은 말로만 사랑한다는 남편이 일 핑계로 사라지고 나면 할 일이 없다. 현란한 도심이
소통 불능의 도시에서 유랑하는 두 이방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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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감독 그렉 박이 연출한 첫 장편영화 <로봇 이야기>(Robot Stories)가 2월13일 뉴욕을 시작으로 워싱턴 DC(2/20), 보스턴(2/27), 시카고(3/5), LA(3/12), 세인트루이스(4/2), 샌프란시스코(4/16), 버클리(4/16) 등지에서 릴레이 개봉에 들어갔다. 박 감독의 프로덕션 컴퍼니 ‘박필름’(Pak Film)이 배급을 담당한 이 작품은 지난 1년간 세계 영화제를 순회하며 관객과 평론가들의 호응은 물론 각종 페스티벌에서 23개 상을 받기도 했다. 뉴욕에서 첫 개봉된 이 영화는 이미 <뉴욕 매거진>과 <빌리지 보이스>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뉴욕 매거진>은 간단한 감독 인터뷰 기사와 함께 <로봇 이야기>를 ‘추천영화’로 꼽았으며, <빌리지 보이스>는 “모든 면에서 과도하게 제작됐던 스필버그 감독의 가 보여주지 못한 재치와 섬세함을 볼 수 있다”며 “독립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감동적이고
[뉴욕] 날아라, 날아 로보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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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각종 굵직한 영화제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12회 ‘팬아프리칸영화 및 예술제’(PAFF)가 2월5일 조용히 시작되었다. 전세계 각지에서 선발된 160여편의 아프리칸영화가 상영되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아프리칸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의 선명한 정체성 탓인지 기타 영화제에 비해 언론과 일반인의 관심을 끄는 것이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피부 색깔이 삶을 차이짓는 공통의 경험을 가진 전세계 아프리카인들의 갖가지 삶의 이야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유명한 갱스터, 스탠 투키 윌리엄스의 실화를 그린 오프닝작, 본디 커티스-홀가독의 <리뎀션>은 슬램을 벗어나려는 욕망과 좌절이라는 고전적인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의 팍팍한 현실을 대변한다. 어느 곳이나 각기 다른 모양새의 ‘슬램’은 있게 마련이어서, <혁명은 방송되지 않는다>가 전하는 베네수엘라의 쿠데타이건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의 잔재가 드리운 <바위의 병사들>이건, 스
[LA] 검은 피부의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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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상영관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칼리큘라>(사진)의 수입사인 유니코리아(유니코리아 문예투자와 다른 회사임)는 2월10일 <칼리큘라>가 수입추천 재심의에서 통과된 뒤 “20여개(서울의 매직시네마, 부산의 국도 2관 외) 극장이 제한상영관 설립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칼리큘라>에 하드코어 섹스신이 들어있는 걸 아는 이들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질 소식이다. 이제부터 극장에서 포르노를 보는 게 가능해진 거냐고 궁금해 할만도 하다.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는 않다. 유니코리아에서 제한상영관을 하겠다는 극장이 20여개나 된다고 했고, 앞으로도 제한상영을 염두에 두고 수입, 제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 벽은 여러가지다.
먼저 제한상영관 용도 변경부터 관할 행정기관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 일반상영관에서 제한상영관으로 용도를 변경해주는 것은 관할 행정조직(시, 구청)이지만 행정기관이 쉽게 용도 변경을 해줄지 불투명하다. 설사 용도
[이슈] 제한상영관, 갈 길이 멀고 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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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0일 첫 공개된 김기덕 감독의 신작 <사마리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가 2월10일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김기덕 감독이 “용서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한 <사마리아>는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들의 정액으로, 혹은 살인의 핏자국으로 몸을 더럽히고도, 연꽃 같은 구원을 찾아내는 어느 아버지와 딸을 담고 있는 영화다. 한 소녀에게서 다른 소녀로, 그리고 그 소녀의 아버지에게로 시선을 옮겨가면서, <사마리아>는 이 세상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다.
김기덕의 변화는 진행형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진과 재영은 배낭여행 갈 돈을 모으기 위해 몸을 판다. 여진은 남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재영은 그들과 함께 여관에 들어간다. 여진은 섹스를 마치고 나온 재영의 몸을 깨끗하게 씻어주면서 마음아파하지만 재영이 사고로 죽은 뒤, 그동안 받은 돈을 돌려주기 위해 남자들을 만나 섹스를 하기 시작한다. 그래야만 재영에게 덜 미안할 것
단조로운 베를린, 금곰의 운명이 궁금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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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체인을 바탕으로 힘을 비축해온 롯데시네마(대표 김광섭)가 투자·배급사로 거듭난다. 화이트 리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정준호, 손창민 주연의 코미디영화 <나두야 간다>(5월 개봉예정)를 첫 배급작품으로 낙점한 롯데시네마는 올해 상반기 라인업에 3∼4편의 영화를 더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극장 사업을 하면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매번 느꼈는데 이젠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투자·배급업 진출의 배경을 밝혔다.
롯데시네마의 이같은 행보는 시기가 늦춰졌을 뿐 이미 영화계에서는 예견됐던 일이다. 롯데그룹 내 유통 및 서비스 관련 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김광섭 대표가 지난해 새로운 수장으로 자리한 이후 롯데시네마는 물밑에서 영화제작 및 배급팀 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넥서스 펀드 결성에 참여했던 롯데시네마는 올 상반기 안으로 1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등 라인업 확보
[인사이드 충무로] 롯데시네마, 투자·배급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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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달마야 놀자>에 이은 휴먼 코미디 <달마야, 서울 가자>(감독 육상효/ 공동제작 ㈜타이거픽쳐스, ㈜씨네월드)가 지난 15일 부산 광복동에 있는 대각사에서 크랭크인을 했다. 전날인 14일 정진영, 신현준, 이문식, 이원종 등 출연 배우와 스탭이 모여 고사를 지낸후 맑은 날씨 속에 대각사 마당에서 스님들과 건달들이 처음 만나는 장면 촬영으로 앞으로 3개월간의 촬영을 시작했다.
첫날 촬영 내용은 <달마야 놀자>의 주지스님이 남기신 유품을 전해주러 서울 한복판의 절에 왔다가 절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을 안 청명스님(정진영 분), 대봉스님(이문식 분), 현각스님(이원종 분)이 법적으로 절을 소유하게 된 대륙개발의 건달들 범식(신현준 분) 일당과 처음 만나게 장면.
<달마야, 서울 가자>는 <장미빛 인생>, <축제>의 각본을 쓴 육상효 감독이 <아이언 팜>이후 근 2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2월 15일
<달마야, 서울가자>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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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의 한 장면. 하이데거를 공부하는 철학박사 피에르는 옛 사랑을 잊지 못해서 찾아온 연극배우 카미유를 다락방에 가두고 놓아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카미유는 그날 저녁 피란델로의 공연에 늦지 않게 돌아가야만 한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카미유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옥상으로 열리는 창문을 열고 지붕을 걸어서 바깥으로 나온 다음 극장으로 간다. 자크 리베트의 <알게 될 거야>는 두 가지 점에서 그런 ‘신기한’ 영화이다.
첫 번째. 이 영화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펼쳐지면서 도저히 불가능한 이야기를 성립시킨다. 매번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이야기는 거기에 비상문이라도 있는 것처럼 열고 나와 다시 다른 이야기가 되면서 어리둥절한 순간을 마술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 거기서 삶은 무대이고, 세상은 극장이다. 리베트에게 산다는 문제는 결국 시행착오의 리허설이다. 혹은 세계는 연극이며, 사건은 드라마이다.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기 위해서
[비평릴레이] <알게 될거야>,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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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깡패와 서울 경찰이 ‘맞장’뜨는 새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배우 조재현과 차인표가 만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깡패 조재현과, 경찰 차인표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질 것이다. 실은 그 반대다. 조재현은 머리는 셜록 홈스지만 몸은 한없이 굼뜬 서울내기 형사로, 차인표는 공사다망한 가운데 주말의 명화는 꼭 챙겨보는 주먹세계의 보스로 등장한다. 지훈 감독의 데뷔작 〈목포는 항구다〉는 이처럼 예상을 깨는 캐릭터, 예상을 깨는 설정으로 관객의 배꼽을 공략하려는 코미디 영화다.
마약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범죄자에게 인질로 잡혀 질질 짜는 형사 이수철은 동료들에게 ‘뭔가 보여주기’ 위해 마약밀매 루트 확인을 위한 목포 폭력조직 잠입수사에 자원한다. 반짝거리는 셔츠 차림에 전직 보스로 수감 중인 조태범의 추천서까지 받아가지만 환대는커녕 생매장 위기에 처한다. 한편 목포 성기파의 보스 백성기는 대부처럼 폼을 잡고 〈엽기적인 그녀〉를 보면서 눈물 지으며 문화생활에 열중하다가 부하의
[새영화] <목포는 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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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 피부, 긴 코트자락 밑에 감춘 꼬리, 이마에는 잘린 뿔을 가지고 있는 이 사내의 이름은 ‘헬보이’(Hellboy)다. 그는 실제로 지옥의 화염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과거와 관계없이, 현재는 어둠의 무리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어딘가 불구인 듯한 애매한 영웅, ‘박쥐사나이’ ‘거미사나이’처럼 이름만 들어서는 선악구분이 쉽지 않은 영웅을 만나는 것은 이제는 익숙한 일이다. 그러나 <헬보이>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혹은 훨씬 더 노골적으로 그로테스크하며 그러하기에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헬보이>의 원작인 마이크 미뇰라의 동명만화는, <스파이더 맨> <엑스맨> 등을 낳은 마블코믹스처럼 대중적 인기를 끄는 출판사가 아닌, 어둡고 음습한 마이너적 취향을 내세우는 다크호스 코믹스에서 출판되었다. 그것은 <헬보이>가 이제는 흔해져
지옥으로부터 내가 왔어, 해외신작 <헬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