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의 현실을 목격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때때로 영화가 현실을 초과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일치할 순 없다. 이건 한계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양태에 가깝다. 정보의 총합이 그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누군가의 전기를 접한다는 건 아무리 방대한 정보와 입체적인 수단을 동원해도 절대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연출자가 고민하는 건 비워진 부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비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공백을 채우는 건 결국 관객, 다시 말해 목격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펜하이머> 역시 애초에 오펜하이머의 삶이라는 정보를 채울 생각이 없다. 오펜하이머가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는지, 연애사가 어땠는지, 어떤 딜레마에 놓인 인물인지 놀런이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건 없다. 하지만 끝내 설명된다. 사실 여기서 설명되는 건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이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놀런이라는 연출자의 위치다. 다시 말해 이건 전기‘영화’이지만
[기획] ‘존재하되 관측되지 않는 양자역학의 플롯’,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학, 이론에서 실천으로
-
<오펜하이머>에 대한 반응으로 극장 바깥이 떠들썩하다. 작품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 더하여 당시 미국의 시대적 맥락이나 양자역학을 공부하기 위한 강연 및 파생상품이 만들어질 정도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전작 <인터스텔라>가 한국에 때아닌 물리학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사례와 비슷하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다. 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영화의 내부를 깊게 파헤치는 일이다. 이에 <씨네21>은 세명의 평론가가 각기 다른 시점에서 바라본 <오펜하이머>의 심층 비평을 전한다. 먼저 송경원 기자는 놀런 감독의 편집술이 양자물리학을 영화적으로 플롯화한 과정을 설명한다. 이어서 김병규 평론가는 놀런이 구현하려는 미학적 성취에 윤리적 고민이 결여돼 있음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이지현 평론가는 <오펜하이머>의 독특한 사운드 디자인과 음악이 어떻게 영화를 확장하고 장악했는지 말한다. 계속하여
[기획] ‘오펜하이머’를 보는 세 가지 관점, 오펜하이머 심층 비평
-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낙천성. 이것은 일영(김희선)이 지닌 무기이자 힘이다. 나날이 불어난 빚 때문에 캐피털 회사에 불려갔을 때도 그는 오히려 “일자리를 달라”며 명랑하게 응수한다. 미혼모로서 홀로 딸을 키워온 일영은 온갖 풍파에도 회피하기는커녕 정면돌파로 나아간다. 자기만의 단단한 내공을 쌓아온 일영의 사랑을 그리기 위해, 배우 김희선은 평소보다 더 산뜻한 톤으로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푼수 같은 웃음,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는 자유로운 태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진하는 모습 등 김희선이 분한 일영을 보다 보면 문득 드라마 <미스터 Q>의 해원과 <토마토>의 한이가 자라 일영이 된 게 아닐까, 엉뚱한 상상에 빠지게 된다. <달짝지근해: 7510>의 ‘달짝함’을 맡아 로맨스의 설렘을 높인 김희선 배우를 만났다.
- <전국: 천하영웅의 시대> 이후 10년 만에 영화 출연을 결정했다. 처음엔 고사했다고.
= 영화가 너무 오랜만이
[인터뷰] ‘달짝지근해: 7510’ 배우 김희선, 나와 닮은 사람을 연기한다는 것
-
<물숨>(2016)으로 제주도 우도의 해녀들을 살폈던 고희영 감독이 이번엔 제주도 삼달리의 해녀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인공은 87년 해녀 경력을 지닌 90대의 현순직씨, 서울에서 귀향해 막내 해녀 노릇 중인 40대의 채지애씨다. 세대를 초월해 깊은 유대를 지닌 두 해녀는 전설 속 ‘물꽃’의 광경을 찾아 나서지만, 외려 제주 바다의 황폐화를 마주하게 된다. 고희영 감독은 제주도의 문화와 자연이 소멸하는 과정을 몇십년 넘게 직시해오며 6년여 동안 <물꽃의 전설>을 제작했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한국영상위원회 2021년 ‘지역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 제작지원 부문 장편으로 선정돼 창작의 현실적 기반을 보완했다. 막역한 친구가 된 고희영 감독과 채지애씨를 만나 제주 바다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청했다.
- 두분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채지애 내가 일방적으로 접근했다. (웃음) 해녀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고충이나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없었다. 동료
[인터뷰] ‘물꽃의 전설’ 고희영 감독, 채지애 해녀, 우리가 지켜야 할 제주 바다
-
-
참석자의 얼굴에 빼곡히 주문을 써내려가는 사이비 종교의 집단의식에 잠입한 기자 시경(김채은)은 사람들이 교주에게 간절히 기도하며 무언가를 차례차례 바치는 모습을 지켜본다. <신체모음.zip>은 ‘악취’ , ‘전에 살던 사람’, ‘귀신 보는 아이’, ‘엑소시즘.넷’, ‘끈’ 그리고 다섯편을 하나로 묶어주는 ‘토막’으로 구성된 여섯명의 감독이 연출한 단편 공포영화 묶음이다. 눈, 코, 혀, 귀, 피, 머리, 몸의 각기 다른 신체 부위는 여섯개의 이야기와 얽혀 다양한 장르의 공포영화를 선보인다. 집이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 공포, 눈 떠보니 이웃과 시작된 데스 게임, 엑소시즘, 사이비 종교 등과 같이 기존의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소재들은 단편영화에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내어진다. 피부를 긁어내고 신체를 훼손하는 고어에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는 구마 의식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개성이 골고루 분포되어 다양한 취향에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다만 어떤 단편
[리뷰] ‘신체모음.zip’, 다양하게 묶인 공포영화 모음zip
-
한때 화가였고 지금은 주로 영화감독이라 불리는 오재형씨에게 자기소개를 요청한다면 아마 그는 이렇게 답할지 모른다. “안녕하세요. 피아노 치는 오재형입니다.” 피아노를 전공한 것도 피아니스트로 전향한 것도 아니다. 다만 20살 무렵 좋아서 시작한 피아노가 서른 중반이 된 지금도 좋을 뿐이다. 이젠 피아노를 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한 어느 날, 그는 한 공연기획자로부터 연주와 영상을 결합한 독주회를 제안받는다. 다큐멘터리 <피아노 프리즘>은 한 청년의 일상 브이로그 같기도 하고, 어느 종합예술인의 영상 포트폴리오 같기도 하다. 오재형 감독은 피아노학원에서 레슨을 받고 작업실에서 창작하는 주요 일과를 소개하고, 거리를 오가며 보고 들은 것과 떠오르는 상념을 나눈다. 영화는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돼 음성해설과 자막을 모두 제공하는데, 감독은 음성해설을 내레이션으로 활용하고 일상 모습과 건반 치는 손을 하나의 장면에 병치해 단조로움을 피한다. 그동안 작업한 댄스필름, 애니메이션
[리뷰] ‘피아노 프리즘’, 그럼에도 나는 계속하고 있다는 또렷한 신호
-
1969년,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을 발견하고, 석유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2019년 석유 강국이 된 노르웨이에 위기가 닥친다. 바다 위 시추탑이 붕괴하고 해저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수중 로봇 원격 조종사 소피아(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를 포함한 잠수부들은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원인이 대규모 해저 산사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정부는 350여개의 유정을 전면 폐쇄하고 바다를 태울 것을 지시한다. 하지만 마지막 유정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소피아의 연인 스티앙(헨리크 비엘란)이 철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더 버닝 씨>는 규모의 스펙터클 외에도 공격적인 석유 시추 사업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해저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문제의식을 강조한다.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재앙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점진적으로 묘사하며 영화 속 상황이 동시대 지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야기가 산만해지
[리뷰] ‘더 버닝 씨’, 스펙터클의 역설로 완성한 생태학 블록버스터
-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젊은 람보르기니(로마노 레지아노)는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농장에서 트랙터를 몰면서 공학적 관심을 키워간다. 그의 곁에는 동료 군인 마테오(마테오 레오니), 사랑에 빠진 여인 셀리아(한나 반데어 웨스투이센)가 있다. 영화는 이후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람보르기니(프랭크 그릴로)의 일대기를 따라간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일 람보르기니를 만든 실존 인물의 자취를 좇지만, 그의 삶이 가져다주는 영감을 제공하는 데 영화는 무심하다. 외려 강수를 두는 쪽은 람보르기니 대 페라리의 대결 장면인데, 목적과 맥락을 상실한 레이싱의 스펙터클은 금세 휘발되고 만다. 두 걸출한 브랜드의 라이벌 구도가 감정의 인력을 갖지 못하고 파편화된 경주 장면 사이로 흩어진다는 사실은 <람보르기니: 전설이 된 남자>의 연출적 패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보비 모레스코 감독의 이 실패작은 전기영화가 갖춰야 할 미덕으로 인간에 대
[리뷰] '람보르기니: 전설이 된 남자', 거창한 고유명사만 남아 공회전하는
-
다리 밑에서 삶을 꾸리는 부랑자 안드레아스(륏허르 하우어르)에게 한 노신사가 200프랑을 적선한다. 대신 여유가 될 때 성당으로 가서 성녀 소화 데레사에게 헌금으로 빚을 갚으란 조건을 내건다. 안드레아스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는 얻은 돈으로 행색을 꾸려 도시로 나가고, 이내 자잘한 일자리를 얻거나 예전 친구를 만나면서 기쁜 일상을 채운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기적들이지만, 안드레아스의 삶은 점차 풍만해지는 듯하다. 그러나 안드레아스는 우연히 과거의 연인과 재회하고, 그가 왜 부랑자의 삶을 택해야 했는지에 대한 아픈 과거를 회상하며 침체한다. 가장 큰 문제는 술이다. 그는 음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소화 데레사에게 돈 갚는 일에 자꾸만 실패한다.
1978년 <나막신 나무>로 3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본작으로 1988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던 이탈리아 거장 에르만노 올미의 후반기 작품이다. 공개된 지 35년 만에 국내에서 처음 개봉한다. 기본적으론 이
[리뷰] ‘거룩한 술꾼의 전설’, 세속과 신비를 섞어내는 포도주
-
전세계 무기 거래 암시장을 장악한 그렉(휴 그랜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핸들을 거래한다. 핸들에 대한 정보는 단 하나. 전세계를 붕괴시킬 막대한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정보를 입수한 국가정보국은 올슨(제이슨 스테이섬)을 앞세워 그의 질주를 막고자 한다. 팀 포춘을 꾸린 올슨은 세계 최고의 스파이로서 그렉의 음모를 추적해 나가고, 치밀한 계략과 전투를 통해 스릴감을 고조시킨다.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화려한 첩보 액션, 신의 포인트를 다잡은 음악까지 영화는 몰입감을 높이면서 강한 빌런과 대등한 스파이 포춘의 위력을 내세운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튀르키예, 모로코 등 북미와 유럽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지역적 배경을 바탕으로 구현된 액션을 즐기는 재미도 있다.
이야기의 무게가 묵직하게 이어질 즈음, 테크 기술자와 샷건 마스터, 위장에 강한 무비 스타로 이뤄진 팀 포춘 팀원들은 사건을 우당탕탕 몰아가며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무비 스타 대니로 분한 조시 하트넷의
[리뷰] ‘스파이 코드명 포춘’, 긴박하고 빠르게, 다만 익숙하고 뻔하게
-
잘나가는 변호사 오드리(애슐리 박)와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 롤로(셰리 콜라)는 어릴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다. 이들은 아시안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며 씩씩하게 성장한다. 그러나 남부러울 것 없는 오드리도 마음속에 담아둔 한 가지가 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가 친부모에 대해 아는 점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날 오드리는 중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고, 여기에 롤로와 그녀의 사촌 데드아이(사브리나 우), 오드리의 대학 동창인 배우 캣(스테파니 수)이 합류한다. 네 여자는 중국에 온 것을 기회로 오드리의 친엄마를 찾는 모험을 떠난다. 오드리는 이곳에서 단순히 아시안 걸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한다. 캣, 데드아이, 롤로 또한 몰랐던, 혹은 살면서 눌러뒀던 자신의 어떤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는 와중에 밝혀지는 새로운 진실. 이들은 좌충우돌 모험을 마치고 오드리의 친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아시안, 여성, 입양 등 가볍지 않은 소재를 유쾌하게 저글링
[리뷰] ‘조이 라이드’, 현실을 비트는 발칙한 유머와 여성들의 왁자지껄한 소동
-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우지현)과 이혼 후 고향으로 돌아온 정인(정이서)은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혼자가 된 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마을 사람들의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음을 새삼 깨닫는다. 관심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는 마을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다른 곳으로도 도망치지 못한 채 자기 몸 하나 겨우 보호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정인 앞에 도시에서 이사 온 혜정(김혜나)이 나타난다. 외모부터 성격, 취향과 경험까지 많은 부분이 남다른 혜정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재수 없는 여자’로 통하지만, 정인에게는 부러움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혼자 사는 젊은 여자라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의 공격과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모종의 연대감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감정을 교류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전남편이 정인을 찾아온다.
하명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그녀의 취미생활>은 폐쇄적인
[리뷰] ‘그녀의 취미생활’, 총 들 일 없는 세상을 바라며 그려보는 달콤씁쓸한 구원의 꿈
-
미야자키현 작은 마을에 전입해온 타니구치 다이스케(구보타 마사타카). 유독 과묵해서일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이스케의 과거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부유하고 유서 깊은 여관의 둘째 아들임에도 가족과 절연하여 고향을 떠나왔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의 유일한 과거다. 생계를 위해 벌목을 하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다이스케는 리에(안도 사쿠라)가 운영하는 문구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상실의 슬픔이 있는 리에와 감춰진 아픔이 있는 듯한 다이스케는 점차 가까워져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에 이른다. 평화롭고 화목한 시간이 계속되리라 믿었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다이스케가 세상을 떠나고 묘지 안장을 의논하기 위해 그의 형이 리에의 집으로 찾아온다. 다이스케의 형은 불단에 놓인 사진을 보고도 동생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리에에게 말한다. “이건 다이스케가 아닌데요.” 리에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변호사 키도 아키라(쓰마부키 사토시)는 리에의 의뢰
[리뷰] ‘한 남자’, 절제하며 드러내는 웰메이드 미스터리 드라마
-
96살 현순직과 41살 채지애가 제주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는 모습은 영 어색하다. 그들은 해녀이기 때문이다. 현순직은 뛰어난 기량으로 일찍이 최고수 ‘상군 해녀’가 되어 87년간 물질을 했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는 채지애는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 제주로 돌아와 해녀 어머니와 같은 길을 택한 지 10년이 채 안됐다. 그런 두 해녀가 지금 한배를 타고 ‘들물여’라는 곳을 향해 가고 있다. 그곳에서 현순직만 봤다는 바닷속 물꽃을 찾기 위해서다.
우도 해녀들을 7년간 취재한 다큐멘터리 <물숨>(2016)을 만들었던 제주 출신의 고희영 감독이 다시금 제주 해녀 곁으로 돌아왔다. 감독은 6년간 작업한 신작 <물꽃의 전설>로 제주 해녀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영화는 은퇴한 현순직의 이야기와 현역으로 활동 중인 채지애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되는데, 신구 세대의 이야기가 오가는 구조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제주 해녀 문화가 앞으로도 전승돼
[리뷰] ‘물꽃의 전설’, <물숨> 7년에 이어 다시 6년, 제주 해녀 문화는 계속될 거라는 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