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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속에서 거꾸로 허구를 찾다추천작 Part IV - 거장의 다큐, 다큐로 그린 거장장 외스타슈 <0번>데릭 저먼 <블루>2003년 전주국제영화제에는 극영화의 거장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들이 눈에 띈다. 상상과 허구의 문턱을 넘나들며 창조를 갈망하던 그들이 기록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각자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이루어진 극영화, 그 이상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다큐멘터리의 장이 여기 있다.장 외스타슈는 누벨바그의 주류로 활동한 적이 없지만 줄곧 누벨바그의 동조자였다. 혹은 누벨바그의 영화적 원칙을 흡수했지만, 그들 몇몇이 지닌 중산층적 맥락과는 거리를 두며 가난한 삶과 계급문제를 화두로 끌어들였다. 픽션과 다큐멘터리 양쪽에 관심을 갖고 1963년부터 영화를 시작했던 장 외스타슈는 1981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작품들 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엄마와 창녀>(1973)는 내용적으로는 냉혹한 전개를, 형식적으로는 열려 있는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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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루이즈 <루이즈가 본 미오뜨>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첫사랑>알렉산더 소쿠로프 <긴 여정의 엘레지>라울 루이즈가 3년간이나 프랑스 남부, 함부르크, 뉴욕을 오가며 16mm 카메라에 담아낸 다큐멘터리, <루이즈가 본 미오뜨>(2001)는 현대 추상-서정주의 화가로 불리는 장 미오트의 예술행위를 뒤따라가며 관찰한 영화이다. 라울 루이즈는 장 미오트의 작품에 대한 적절한 해석을 시도하기보다 그가 이루어내는 작업의 행위들을 세밀한 리듬으로 꼼꼼하게 포착함으로써 한 예술가에게서 작품이 탄생되기까지의 내적인 긴장관계들을 담아낸다. 영화감독 요나스 메커스는 장 미오트의 회화자체에 대해 말하기보다 그림을 그린다는 작업 자체의 여정, 바로 영화와 회화 둘 모두의 근본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극찬한 바 있다. 칠레 출신의 강경 좌파 라울 루이즈는 100여편이 넘는 아방가르드 희곡을 거쳐, 1968년 <슬픈 호랑이>로 영화를 시작했으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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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과 폭력의 미학추천작 Part V - 글라우버 로샤, 쓰치모토 노리야키<바라벤토>장 뤽 고다르의 영화 <동풍>(1969)에는 두팔을 벌리고 교차로에 선 한 남자가 어느 젊은 여자에게 영화의 길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미학적, 철학적 탐구로 향하는 길과 제3세계 영화에의 길을 알려주는 그 남자는 바로 브라질의 영화감독인 글라우버 로샤(1938∼81)다. 그런데 왜 로샤였을까? 이 질문은 당시에 그가 세계의 지적인 영화감독과 관객에게 어떤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따져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이 나올 것이다. 요약하자면, 당시의 로샤는 매혹적인 미학과 도발적인 지성, 그리고 혁신적인 정치적 의식이 모두 결합되어 있다고 하는 영화, 즉 ‘제3세계 영화’의 이미지를 한몸에 요약하는 시네아스트였다. 다시 말해 그는 고다르의 영화 속에서처럼 또 다른 ‘새로운 영화’를 깊이 고민하고 탐구하는 현대영화의 교차로에 놓아도 좋을 만큼 중요한 인물이었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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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치모토 노리야키 회고전가혹한 노동의 착취를 외친 투쟁가<미나마타-환자들과 그 세계>1960년대에 진입하면서 일본 경제는 빠른 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1964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이 전후 복구를 완성했음을 알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각 가정에 TV 수상기가 속속 보급됐던 것도 이 시기다. 그와 반대로 일본 다큐멘터리 진영은 침체일로에 빠져든다. 사회 폐부를 민감하고 깊숙하게 헤집는 다큐멘터리는 더이상 용납되지 않았다. 극장은 다큐멘터리를 멀리했고, TV는 삐딱한 기록을 거세했다.이런 시대에 오가와 신스케와 쓰치모토 노리야키는 반기를 들었다. 농민들의 나리타공항 건설반대투쟁을 담은 산리쓰카 7부작으로 잘 알려진 신스케에 비해 국내에선 덜 알려진 쓰치모토는 1928년생으로 전후 좌익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인물. 와세대대학 졸업 뒤에도 좌파그룹에서 활동했던 그는 1956년, 하니 스스무의 <교실의 아이들>(1955)에 영향받아 다큐멘터리 세계에 발을 들인다.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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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기타노 다케시를 보여드립니다.추천작 Part VI - 숨겨진 수작 베스트 6타지키스탄 천사의 우화●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 Angel on the Right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 감독 잠셋 우스마노프 | 타지키스탄 | 2002년 | 89분캄로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십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고향 사람들은 어머니의 관이 명예롭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대문을 고치라고 요구하지만, 캄로는 그렇게 수리한 집을 팔아 빚을 갚을 생각뿐이다. 마침내 집수리가 끝난 날, 죽어가던 어머니는 멀쩡하게 일어나 열살 난 어느 소년이 캄로의 자식이라고 선언한다. <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는 <벌이 날다>의 공동감독 잠셋 우스마노프가 연출한 영화다. 고향 타지키스탄 아쉬트를 배경으로 택한 우스마노프는 가난하고 무력한 마을을 냉소적으로 스케치하면서도 문득 따뜻한 인정 한 조각을 주워들곤 한다. 현실과 어긋나지 않는 초현실적 결말이나 설득력 있는 인물들의 굴곡도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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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다케시의 젊은 날의 초상●아사쿠사 키드 Asakusa Kid디지털 스펙트럼 | 감독 시노자키 마코토 | 일본 | 2002년 | 111분기타노 다케시의 자서전 <아사쿠사 키드>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청년 기타노 다케시는 연예인과 작가 지망생들이 모여드는 아사쿠사 지구의 스트립 클럽 ‘프랑스 좌’에 일자리를 얻는다. 엘리베이터 보이로 일하다가 코미디언 후카미의 제자가 된 기타노는 차츰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댄서와 코미디언들과 어울려 지내며 여러 밤을 보낸다.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로도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의 무명 시절을 담았지만, <아사쿠사 키드>는 재능과 행운이 빛나는 성공담과는 거리를 둔다. 시노자키 마코토는 일정한 직업이 없이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프리터’들의 이야기 <타임리스 멜로디>로 한국에 알려졌다. 활기차야 할 젊음을 느린 몸짓으로 보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사쿠사 키드>를 지배하는 정서는 좌절과 불안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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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애니 <애니매트릭스><애니매트릭스>는 4년에 걸친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드물게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할 만한 영화들이다. 전주영화제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디지털 프로젝트로 상영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트릭스>가 ‘못다한 이야기’를 담는 <애니매트릭스>는 지난 3월 미국에서 극장 상영된 바 있는 <오시리스호 최후의 비행> 등 6편의 에피소드와 2편의 메이킹 필름을 묶어 상영할 예정이다. 매트릭스가 탄생한 배경과 <매트릭스>를 거꾸로 뒤집은 설정 등을 짧지만 강렬한 영상으로 전달하는 시리즈. <무사 쥬베이>의 가와지리 요시아키, <청의 6호>의 마에다 마히로, <이온 플럭스>의 피터 정 등 감독들의 이름만으로도 매진을 예감하게 한다.한편, ‘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페셜’ 섹션에서 함께 상영될 예정이던 <원더풀 데이즈>는 상영이 취소되었다. 전주국
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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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뒤발이 되어가는 배우들, 아… 감독들은 전부 지옥갈거다”
봉준호/ <살인의 추억> 감독
영화가 마술이라고? 과연 그럴까. 여기 스크린 위에 투사된 이미지만을 바라보는 관객이 상상하지 못한 세계가 있다. 우아한 듯 보이는 백조가 물밑에선 발을 X나게 저어야 하듯, 영화가 만들어내는 환상의 이면에는 힘겹고 뻐근한 스탭과 배우의 노동이 있다. 이곳엔 좌절의 허탈한 웃음과 성취의 기쁜 눈물이 교차하며, 서로간의 우애와 증오가 겹겹으로 꼬인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얼굴없는 범인을 쫓는 집념어린 두 형사의 이야기 <살인의 추억>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40여곳의 로케이션 장소를 돌아다녀야 했고, 한겨울 응달에서 쏟아지는 찬비를 맞아야 했으며, 동트는 광경을 보며 밤 촬영을 접어야 했던 6개월 동안의 강행군을 봉준호 감독이 정리했다. 촬영기간 동안 찍힌 이들 사진을 보며 그는 제작진들의 살내음을 그리워했고, 즐거운 사건들을 추억했으며, “죽으면 지옥에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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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땐 좋았지
탁 트인 논 한복판에서 천막 아래 식사를 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사진 왼쪽). 이때만 해도 화창한 9월 날씨에, 가을 소풍이라도 나온 듯 상쾌했지만…. 앞으로 닥쳐올 엄동설한의 대환난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왜 비오는날 저질렀누
그리고 비. 이 영화에는 비오는 장면이 유난히 많다. 실제 사건에서도 범인이 비오는 날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강우기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일제히 바라보는 스탭들의 눈빛(사진 오른쪽). 빗줄기 하나하나를 화면 속에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촬영, 조명 스탭들은 줄기찬 땀줄기를 쏟아내야 한다. 굵은 호스를 들고 뛰어다녀야 하는 특효팀은 말할 것도 없고….
꺄악, 강호 오빠~
그렇게 만들어진 빗줄기 속에서 배우들은 펄펄 난다. 비를 피해 몰려든 한복 여고생들 틈에서 낄낄낄 웃어대는 송강호 선배(사진 왼쪽). 모처럼 여고생들에게 둘러싸여 오빠부대의 판타지(?)에 젖는 듯…. 무식형사 조용구 역을 맡은 김뢰하 선배도 시위진압 현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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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前 & 연기 中
술집에서의 난투극 장면, 몸이 뒤엉킨 채 씨익 웃고 있는 송강호 선배의 모습. 물론 카메라가 돌아가기 전이다(사진 왼쪽). 저렇게 여유있는 낄낄거림으로 몸을 풀다가, 어느 순간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맹수 같은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모습(사진 오른쪽). 이 두개의 사진을 번갈아 보다보면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축하합니다.
촬영기간 중엔 늘 누군가의 생일을 맞이하게 마련. 이날은 이강산 조명감독님의 생일(사진 왼쪽). 나는 자꾸만 케이크 위를 가득 메운 촛불 숫자를 세어보려고 애를 썼다. 이강산 감독님의 연세가 궁금하기도 했고…. 그동안 하신 작품 숫자와 촛불 숫자 중에 어느 게 더 많을까 생각도 해보고…. 한편 김형구 감독님은 “내 생일은 3월인데… 이상하게 열 몇 작품이나 하는 동안 한번도 촬영기간 중에 생일을 맞아본 적이 없어. 3월에 현장일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단 말야…” 하시며 입맛을 다시셨다.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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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눈물
결국 밥차야 어찌됐건 우리는 직사광선을 피하기 유리한 터널 반대편쪽 지형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클라이맥스 촬영에 돌입했다. 1월의 맹추위 속에 뿌려지는 빗줄기, 배우들은 초인적 인내력으로 빗속 연기에 뛰어들고…. 거기에 한술 더뜨는 김상경의 저 엽기행각을 보라!(사진 31). 쏟아지는 얼음물 속에 서 있는 판국에, 머리칼 속까지 흠뻑 젖어야 리얼하다면서 자기 머리에 스프레이를 뿌려대는 저 모습을…. 그러고는 어느새 연기에 몰입해 빗물과 눈물이 뒤섞이는 표정을 만들어내는 순간(사진32) 세상에나… 형사가 울다니…. 하긴 형사도 사람이니까 울 땐 울어야지 어쩌겠나….
우하하하하하하!!!!
촬영 중에 모니터를 보며 잠시 몸을 녹이는 송강호-김상경-박해일(사진). 그 얼음장 같은 빗물을 뒤집어쓰고도 유쾌하게 웃어젖히는 배짱과 파이팅이 너무나 고마웠다. 맹추위 속에서도 지치지 않는 배우들의 웃음소리를 듣다보니, 이제 뭔가 끝이 보이는구나… 싶다. 문득 이 영화 하
봉준호 감독이 쓴 <살인의 추억> 포토 코멘터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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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살 악동 페드로 아저씨, 그의 고독에 말걸기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속 인물 열전, 그리고 그가 말하는 `나와 영화` 이야기그녀에게어젯밤, 작은 여자아이의 엄마가 됐다는 너의 전화를 받았어. 우리가 작은 여자아이였던 옛날부터 지금까지 친구들을 살피고 챙기는 엄마 같은 아이였던 네가 이제 진짜 엄마가 된 거구나. 엄마가 되는 일에도 소질이 필요하다면, 넌 분명히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엄마가 될 거야. 내가 아는 너, 모든 사람들 속의 약자를 알아보고, 말없는 포옹의 힘을 이해하고 축제를 즐기고 모험을 겁내지 않는 내 친구가 아니라면 다른 누가 멋진 엄마가 될 수 있겠니.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는 너에게 한 영화감독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어.그 사람은 돈키호테의 고향 스페인 라만차에서 태어났어. 이름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어렸을 적 그는 저녁 식사 뒤 둘러앉은 식구들에게 전날 밤 본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대. 이상하지? 극장에서 같이 본 영화들이었는데도 누이들은 알모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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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유괴범 리키부터 간호사 베니그노까지, 알모도바르의 영화 속 인물탐구지독한 근시가 보기에도 알모도바르 영화는 현란하다. 물방울과 격자 문양, 빨간 라바 램프, 샤넬 정장, 가발과 하이힐이 눈을 찌르고 더글러스 서크의 멜로드라마,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잉마르 베리만의 대사, 피나 바우쉬의 댄스가 구석구석에서 더운 숨을 내뿜는다. 그러나 그 모든 가구를 들어내더라도 알모도바르의 방은 여전히 휘황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알모도바르가 창조한 여자들과 남자들 때문이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섹슈얼, 그들은 모두 말과 행동으로 격정적인 아리아를 부른다. 예술이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고 확장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때 표현의 자유란 결국 인간성 표현의 폭을 일컫는 것이 아닐까. 여기 훌륭한 사례들이 있다.“내가 죽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 <마타도르>(1986)의 디에고와 마리아부상으로 은퇴한 투우사 디에고는 투우아카데미에서 지망생들을 가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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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이별, 그리고 다시 관계가 시작되다<신경쇠약 직전의 여자>(1988)의 페파배우 페파는 분명한 결별선언 없이 통화를 피하며 여행짐을 싸달라는 애인 이반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오래 전 정신병을 앓고 이반과 헤어진 전처 루치아는 이반의 여행 동행이 페파라고 믿고 다그친다. 친구 칸델라는 테러리스트와 연애를 했다며 페파의 집에 숨어들고 페파의 아파트를 보러온 커플은 이반의 아들과 약혼녀다. 게다가 칸뗄라를 돕기 위해 찾아간 변호사는 이반의 새 애인. 페파의 우주는 폭발 직전이다.사랑의 숭배자들은 사랑의 퇴장 역시 합당하게 숭고하고 엄숙한 의식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중년 여배우 페파에게 그런 행운은 돌아오지 않는다. 오랜 애인 이반은 제대로 이별을 고하는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그녀를 피해 다닌다. 여행을 떠날 터이니 가방을 수위실에 맡겨 달라는 비겁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니까 페파의 실연은 충치를 뽑을 때의 개운함을 수반한 뜻있는 아픔이 아니라 생이빨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