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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0일 김성수 감독의 <무사>가 국내 처음 공개됐다. 제작비 70억원, 호화캐스팅, 제작기간 1년, 1만km 넘는 대장정을 시도한 중국로케 등 갖가지 화제를 낳았던 영화 <무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 것인가? 첫 시사회가 열린 뒤 며칠간 “<무사> 봤어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할 만큼 영화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운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비슷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액션과 스펙터클은 놀랍지만 드라마와 캐릭터의 매력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것. 대부분 일간지 영화면 기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내용으로 지난 1년간 이 영화에 매달린 제작사 싸이더스나 제작진 입장에선 다소 실망스런 반응이다.<무사>는 원나라가 망하고 명나라가 일어서는 혼란기 중국 대륙에 사신으로 파견됐던 고려인들이 경험하는 작은 전쟁을 그리고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와 샘 페킨파의 <와일드번치>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김성수 감독의
<무사>,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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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장편영화의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인트 벤처를 만든다. 지난해 겨울부터 소니사를 중심으로 각각 물밑에서 진행되던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는 이제 경쟁체제가 아닌 공동사업 형태로 출발할 전망. <뉴욕타임스>는 MGM, 파라마운트픽처스, 소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 유니버설픽처스 등 5개 스튜디오가 지난 8월16일 공개한 조인트 벤처 사업 계획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선택한 영화가 초고속통신망을 거쳐 개인 PC로 전송되는 이 시스템은 소니사가 지난 20여 개월 동안 ‘무비플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실. 마이크로소프트와 리얼넷워크의 미디어플레이어를 통해 가동되며, 고속전화선과 케이블망을 통해 1시간 내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소니사는 이 서비스를 올 초부터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좀더 많은 스튜디오를 참여시키기 위해 시간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작품 선택과 다운로드 비용은 각 스튜디오의 재량
VOD시대, 공존으로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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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면, 이런 자신을 쉽게 사랑할 수 있을까? 얼굴에는 주름살이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한 노처녀(혹은 노총각)이고, 비만증은 아니지만 몸은 퉁퉁하며, 손에서는 담배가 떠나지 않고, 간은 늘 알코올에 절어있다. 로맨틱코미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그녀'(르네 젤웨거)는 이 모든 걸 다 가졌다. `사회적 혼기'가 점점 멀어지는 것에 조바심 치기 시작하면,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외모에 먼저 시비를 걸기 마련이다. 브리짓 존스는 32살의 새해를 여전히 홀로 맞아야 하는 자신에게 절망해 또 한병의 보드카를 비워낸다. 그리고는 인생을 제대로 잡아줄 방편으로 일기 쓰기를 시작하더니 첫번째로 다음과 같이 결심한다. `새해에는 술도 끊고 몸무게를 줄여 날씬해진 다음 진실한 사랑을 찾자!'외모나 술·담배에 대한 결심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똑똑하지만 무뚝뚝한 인권변호사 마크(콜린 퍼스)가 그에게 푹 빠지더니, 매끈하게 잘생기고 매너 좋은 출판사 편집장 다니엘(휴 그랜트)
“32살의 새해, 뭔가를 보여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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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공포영화 못본다. 특히 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사람 죽이는 거.” 뜻밖이다. <런어웨이> <비트> <태양은 없다> 등 김성수 감독(40)이 만들어온 영화에는 늘 폭력이 등장한다. 급기야 <무사>에서는 목이 잘리고, 화살이 몸을 뚫고, 칼이 머리에 박히는, 너무나 사실적인 싸움 장면을 쏟아냈다. “찍다 보면 나도 끔찍해서 살짝 외면했다가 오케이 사인 낸 적도 있다.” 물론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글래디에이터>처럼 사실적인 만큼 쾌감을 자극하는 액션 장면들이다. 이야기는 이 `폭력미학'에서부터 풀어야했다.“싸움을 예술적으로 승화하고 관조하게 만들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전쟁의 복판으로 들어가면 혼란밖에 없다. 강자든 약자든 공포심밖에 없고 그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 더 잔인해지는. 저 사람이 일어나서 나를 찌를까봐 또 찌르고. 전쟁이 잔인하고 허망하다는 거 보여주면 됐지, 탐닉의 경계까지 가진 않았다.”폭력의
김성수 감독 " 폭력은 허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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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말인 1375년. 중국에는 명과 원이 전쟁중이고 고려는 명과 친선관계를 맺기 위해 사신을 잇따라 보낸다. 명은 고려를 믿지 못한 채 사신들을 투옥하거나 감금한다. 그중 한 사신단이 명에서 첩자 취급을 받아 귀양길에 오른다. 호송줄에 묶여 사막을 건너던 중 원의 공격을 받아 사신과 명의 호송군들이 모두 죽고, 사신을 호위하러 간 고려의 장군과 무사들은 풀려난다.목적과 명분뿐 아니라 우군과 적군의 구별도 사라진 채 이국땅 한 가운데에 버려진 무사들. <무사>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이들의 귀향기인 동시에, 파멸을 예감하면서도 그 길로 치닫는 과묵한 검객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영웅연가이다. 이 스케일 큰 이야기를 찍기 위해 한국과 중국의 스태프 300명이 5개월 동안 중국대륙 1만㎞를 횡단했다. 당시의 외교사와 이들의 운명을 연결짓는 대하 사극이 나올지, 호머의 오디세이같은 서사적 로드무비가 나올지 영화계 안팎의 궁금증과 기대가 컸다.김성수 감독이 택한 길은 디테일이
<무사> 죽을지언정 피해갈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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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21일 할리우드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26)를 난민 구호를 위한 친선 홍보활동을 할 유엔 친선대사로 임명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대변인은 “졸리가 난민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 유엔 친선대사로 선정했다”며 “전세계 젊은이들한테 인기를 얻고 있는 그가 난민고등판무관실과 유엔에 무관심한 젊은이들한테 우리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 <툼 레이더>에 출연한 졸리는 지난 몇주일 동안 시에라리온과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의 난민촌을 방문하며 난민 문제에 깊은 관심을 쏟아 왔다. 졸리는 오는 27일 루드 루버스 판무관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본부에서 친선대사 임명 행사를 갖는다.
1954년 코미디언 대니 케이가 유엔아동기금의 친선대사로 임명된 이래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이 유엔 친선대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러스, 프랑스의 축구스타 지네
유엔 친선대사된 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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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 동영상]전국관객 820만 신화를 기록한 <친구>팀의 두 번째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 제작발표회가 8월 21일 (화) 오후2시 세종호텔에서 2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친구>의 영광을 함께 누린 사람들이 다시 뭉쳐 만들 영화 <챔피언>은 열띤 취재 열기 속에서 벌써부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프로젝트이다. 또한 3개월 전부터 <챔피언>을 위해 몸을 다져온 유오성과 두문불출 은둔생활에 들어갔던 곽경택 감독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홍은철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영상물 상영에서 정점을 이뤘다. 영상물을 살짝 들여다보면, <친구> 820만의 신화, 배우 유오성의 몸만들기 장면, <챔피언>을 준비하는 곽경택 감독과 코리아픽쳐스(주) 김동주 대표의 인터뷰, 유오성이 공항에서 이별하는 장면을 통한 영화내용 소개, 제작발표회 슬로건으로 구성되
<친구>팀이 <챔피언>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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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특별한 어떤 것. 그것의 분실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과 동일시되던 어린날. 베이징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 시골소년 구웨이(추이 린)는 자전거 택배일을 시작하면서 대여받은 실버자전거에 한눈에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하여 600위안짜리 자전거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날을 꿈꾸며 열심히 폐달을 밟지만 돈이 어느 정도 모일 무렵 자전거를 도둑맞게 된다. 한편 자전거가 또래집단에 낄 수 있는 티켓이었던 지안(리빈)은 이복동생의 학비를 훔쳐 중고시장에서 자전거를 산다. 자전거를 찾아헤매던 구웨이는 지안의 자전거가 자신의 것임을 알게 되고 둘은 피터지는 싸움 끝에 누군가의 소유가 아닌 ‘공유’를 택한다. 그렇게 베이징 골목의 두 소년은 이란의 골목에서 신발을 바꿔 신던 <천국의 아이들>의 남매처럼 묵묵히 자전거의 교환을 기다린다. <나날들> <머나먼 낙원> 등으로 알려진 왕샤오슈아이의 <북경자전거>는 프로듀서인 페기 차오의 ‘세 도시 이야
잃었다, 그래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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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복판, 휴가를 떠나는 이들과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들로 분주한 서울역 광장과 역사에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관과 남양주 양수리세트장을 돌아온 <흑수선>팀이 서울역에 잠시 여장을 풀었기 때문이다. 서울역 촬영은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으로, 스케일과 의미가 특히 큰 부분. 배창호 감독의 노련한 진두지휘와 스탭들의 기민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역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잠복하고 있던 암초들은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내가 이 나라 대통령인데, 왜 나한테 허락도 안 받고 이런 걸 찍냐”고 항의를 하거나, 주연배우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취객과 행려들이 보이는 돌출행동 때문이었다. 급기야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안전하고 원활한 촬영을 위해 예닐곱명의 보디가드를 고용해 현장 정리를 의뢰했다. 수난을 겪기는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구역에 출입과 통행을 제한당하자, “너네가 경찰이냐 뭐냐, 신분증 보여달라”고 항의하며 몸싸
연쇄살인사건, 그 마지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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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영화제를 꼽으라면 런던 국제영화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와 리즈영화제 세개를 꼽을 수 있다. 그중 가장 먼저 열리는 에든버러영화제가 지난 8월12일부터 26일까지 2주 동안의 일정을 시작했다.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는 중세를 비롯한 역사적인 유적을 많이 갖고 있는 작고 아담한 도시. 그러나 이 작은 도시는, 8월 한달 동안, 어떤 큰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온갖 크고 작은 공연들의 열기로 가득 찬다. 재즈 페스티벌, 프린지 페스티벌,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등등의 이름 아래, 클래식, 오페라, 재즈, 코미디, 연극, 댄스 등의 공연이 도시의 크고 작은 공연장에 쉼없이 올려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다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가 있어, 가뜩이나 볼 게 많아 뭘 봐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관객의 마음을 어지럽힌다.올해 프랑스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장 피에르 주네의 <아멜리에>를 개막작으로 문을 연 제55회 에든버러영화제의 상영작은 모두 161편. 그중 16편
에딘버러 국제영화제 개막, <거기에 없던 남자> <서약> 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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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이 베이징의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가운데 중국영화들은 주춤한 상태다. 반면 홍콩은 올 여름의 마지막 블록버스터영화인 서극의 <촉산전>(蜀山傳)이 8월9일을 시작으로 기대했던 대로 순조로운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서극 감독은 1983년 SF 무협영화 <촉산>(新蜀山劍俠傳)을 찍었고 당시의 영화 기술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 많은 얘기들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19년 만에 그동안 무궁히 발전한 새로운 기술들을 바탕으로 <촉산전>을 새롭게 완성했다. 실질적인 촬영은 지난해 6월에 끝났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서극은 자신의 머리 속에 그려진 화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후반작업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총 1600여개에 이르는 컷이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이 영화는 중국에서도 정이건, 장백지, 장쯔이 등의 화려한 캐스팅과 할리우드의 컴퓨터그래픽 기술 도입 등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흥행 호조 보이는 서극의 <촉산전>, 개봉 전 정품 VCD 판매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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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1일부터 삼성동 코엑스와 정동 A&C,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01’이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SICAF는 95년 처음 개최된 이래 국내 최대규모의 만화·애니메이션 축제로 자리매김해온 행사. 이번에는 애니메이션의 규모를 대폭 늘리고, 애니메이션 신작기획공모전과 투자설명회의 장으로 프리마켓 SPP를 신설하는 등 몇 가지 눈에 띄는 변화를 맞이했다.우선 올해도 출판만화 관련 전시와 이벤트 공간,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상품판매 부스가 동시에 들어찬 코엑스의 행사장 구성은 관람객들의 불만을 샀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의 행렬로 행사기간 내내 붐볐다.올해 전시 중에서는 프라모델과 인형 등 각종 게임·애니메이션 관련 모형을 모은 캐릭터 모형전이 많은 눈길을 끌었다. 임창의 ‘땡이’부터 ‘꺼벙이’, ‘둘리’, 플래시애니메이션 캐릭터 마시마로까지 명랑만화의 4세대를 보여주는 올해의 주제전 ‘명랑만화전’은 규
[기획리포트] SICAF 2001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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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치고 빠지는` 주기가 2001년 여름 들어서 극단적으로 짧아지고 있다. 할리우드영화의 ‘일생’에서 개봉 첫 주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블록버스터가 영화산업의 주도권을 잡은 1970년대 중반부터 상승일로를 걸어왔으나, 2001년 여름시장에서는 주 단위가 아닌 일 단위로 흥행 성패가 갈릴 만큼 `단기전`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8월13일치 <뉴욕타임스>는 1990년대 초만 해도 20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둘째 주 이후 티켓 판매 감소율이 30% 선을 넘나들었던 여름 블록버스터영화들이, 이제 3천개를 훨씬 웃도는 스크린에서 기록적 오프닝 성적을 올린 뒤 둘째 주부터 빠르게 박스오피스 톱10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미이라2> <진주만> <혹성탈출> <러시아워2>는 모두 3100 내지 3400개 극장에서 개봉해 2주차에 50%가 넘는 수익 하락을 경험한 올 여름 블록버스터들. <혹성탈출>의 경
기록적 오프닝 뒤 흥행성적 급격히 하락하는 블록버스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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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 해킹 비상이 걸렸다. 최근 워너브러더스의 개봉 대기작 <오션스 일레븐>과 이연걸 주연의 콜럼비아사 영화 <더 원>의 러프컷이 불법 유출돼 인터넷상에 배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제작노트가 일일 뉴스 형식으로 온라인에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해커들의 침공’이라는 제목으로, 할리우드 해킹의 심각성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최신 개봉작의 풀 버전, 촬영중인 작품의 러프컷, 제작노트와 계약 문건, 각종 통계자료, 대본 전문 등 해커들이 노리는 품목도 다양하다고. TV도 영화도 가리지 않는다. 해커들이 이런 일급 기밀에 속하는 고급 자료들을 입수할 수 있는 이유는 대개의 중요 자료들이 컴퓨터를 통해 전송되거나 저장되기 때문. 컴퓨터에 담겨 있는 자료는 무엇이든 해킹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해커들은 중소 프로덕션, 현상소,
할리우드 개봉대기작 러프컷 유출, 해킹 피해 연간 25억달러 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