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홍수환 잽을 더 날려.”“문성길, 좀더 리얼하게 치라고.”지난 7월 말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스튜디오를 찾았을 때는 권투시합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 스튜디오라기엔 제법 큰 규모인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투시합은 단편영화 <승부>의 촬영현장이다.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극중 이름인 홍수환(장재용)과 문성길(배윤범)답게 실전 못지않은 난타전을 펼치고 있었고, 크레인까지 동원된 촬영은 충무로 현장을 보는 듯했다. 한 장면 끝날 때마다 모니터 앞에 모여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는 진지했다.올해 이스트만 코닥 단편지원작으로 선정된 홍종호 감독의 <승부>는 권투라는 승부의 세계를 통해 남을 이겨야 살아갈 수 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권투시합장면을 위해 주연배우 2명과 함께 3개월간 권투도장을 다녔다는 홍종호 감독은 현재 영상원 4학년에 재학중이다. 홍 감독은 “서로 미워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싸운다
-
올 여름 뉴욕 극장가의 승자를 묻는다면 단연 <오디션>과 <큐어>를 앞세운 일본 호러영화라 답할 만하다. 이른바 영화를 챙겨본다는 뉴요커들 사이에서 “<오디션> 봤니”가 인사말이 될 정도였다면 대충 상황이 짐작되리라.이미 한국뿐 아니라 각종 세계영화제에서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은 신작 <죽거나 살거나>의 개봉에 이어 8월 초 예술영화전용관 필름 포럼에서 등급없이 개봉했다. 일단 뉴욕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개봉 직후 주말 매진사례를 빚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멍든 영화팬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편, 전주영화제를 통해 한국에도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작 <큐어> 역시 7월 말의 특별 회고전에 이어 <오디션>과 나란히 개봉함으로써, 일본 호러영화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이들 작품이 외국영화의 마지막 관문이라 할 뉴욕에 가뿐히 안착한 여정에는 주목할 만
[뉴욕통신] <오디션>을 모르면 뉴요커가 아니다?
-
베테랑급 실력파 배우 니시다 도시유키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낚시광의 일기12>가 8월18일 개봉되었다. 이 작품은 장수시리즈 <남자는 괴로워> 제40부작과 함께 88년 처음로 공개되었고, <남자는...> 시리즈가 95년 끝난 뒤 영화제작회사 쇼치쿠의 중심 시리즈로 성장했다.특별판을 포함해서 14번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의 감독은 전작과 같은 모토키 가쓰히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영원한 평사원 하마자키(니시다 도시유키)와 그의 회사 사장이며 친근한 낚시 친구인 스즈키를 중심으로 회사와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는 코미디다. 스즈키 역은 1951년 데뷔한 이래 170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감독 경험도 갖고 있는 미쿠니 렌타로. 그는 이 작품에서 사장의 관록과 따뜻한 마음을 동시에 가진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이 시리즈는 극장은 물론이고 가정(TV, 비디오)에서도 즐길 수 있는 시리즈로서 인기를 모아왔다. 99년 이후 자사 제작 작품을 거
[도쿄통신] <낚시광의 일기12>, 여름시즌에도 관객몰이 성공
-
미지의 영화세계를 향해 출항준비를 갖추고 닻을 끌어올리고 있는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영화를 탐험하고 발견한다는 의미에서 테마를 ‘시네마 오디세이’라고 결정한 올해 부산영화제가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단과 특별전, 회고전 계획을 발표했다우선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은 <비정성시> <희몽인생> 등을 만든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으로 선정됐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의 감독들을 지지, 격려한다는 의미에서 현재 아시아영화를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 인물인 허우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허우 감독이 아직 한국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으로는 유고슬라비아의 두상 마카베예프 감독, 타이영화 르네상스를 일군 선구자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윤정희,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에바 자오랄로바 등이 뽑혔다. 이중 마카베예프 감독은 최근
PIFF 심사위원장에 허우샤오이센
-
-
<아메리칸 파이2>가 미국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해, 올 여름 미국 개봉영화 중 정상체류 최장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10일, 개봉 첫 주말 45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아메리칸 파이2>는 3주차 주말, 1280만달러 수익을 올리며 흥행수위를 고수했다. 유난히 수위 변동이 심한 올 여름 박스오피스에서 이처럼 2주 이상 1위를 유지한 것은 <진주만>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그나마 <진주만>도 2주를 넘기지 못했다. 올해 개봉작을 통틀어도 <한니발>과 <스파이키드>가 3주 연속 1위의 타이 기록를 갖고 있는 정도다.<아메리칸 파이2>는 톰과 폴 웨이츠 형제 감독의 99년작 <아메리칸 파이>의 속편. 10대들의 성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을 둘러싼 코믹한 에피소드로 성장기를 펼쳐보인 전편은, 불과 1천만달러의 예산으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 바 있다. 기대 이상의
<아메리칸 파이2>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고수
-
미국영화산업 종사자들의 필독지 <버라이어티>의 편집장 피터 바트(69)가 저널리스트의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다는 ‘혐의’로 정직(停職)상태에 들어갔다. 사태의 빌미가 된 것은 전 기자 에이미 월리스가 <로스앤젤레스> 잡지에 쓴 기사.바트는 이 기사에 보도된 정치적으로 그릇된 발언과 스크립트 거래로 궁지에 몰렸다. 이 기사는 피터 바트가 흑인들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며 “말도 제대로 못하고 직업도 없고 스스로를 ‘흑인적인 태도’ 안에 매장한 게토 흑인”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사실과, 바트가 “나는 더이상 ‘호모들’(fags)을 고용하지 않겠다. 그들은 자꾸 병들어 죽는다”고 말한 적이 있음을 한 <버라이어티> 전직 기자의 증언을 인용해 폭로했다.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1996년 바트가 <버라이어티>에 재직하고 있는 상태에서 쓴 <크로스로더스>라는 시나리오에 아내의 처녀 시절 이름을 붙여 친구인 프로듀서 로버트 에반스에게 판권을
언론이여, 관행을 벗으시오
-
명필름의 9번째 영화이자 <조용한 가족> <반칙왕>의 프로듀서를 거친 이미연 감독의 데뷔작인 <버스, 정류장>이 지난 8월27일 혜화동 명필름 신사옥 `집들이`를 겸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너무 일찍 세상에 지친 서른둘의 남자와 너무 일찍 세상을 안 열일곱 소녀의 만남을 그릴 <버스, 정류장>은 9월5일 크랭크인한다.
사진 손홍주 기자
버스가 정거장을 떠난 날
-
[플래쉬 애니] - #5 In The City
[플래쉬 애니] - #5 In The City
-
[플래쉬 애니] - #4 Terran Union
[플래쉬 애니] - #4 Terran Union
-
[플래쉬 애니] - #3 Crisis
[플래쉬 애니] - #3 Crisis
-
얼핏 <무사>의 액션은 전부 비슷한 컨셉으로 찍은 듯 보이지만 시퀀스마다 뚜렷한 특징이 있다. 명의 포로로 끌려가던 고려인들이 원의 기병들과 마주치는 첫 전투는 “여긴 너무 덥구만”이라는 대사와 함께 활이 가슴을 관통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예고없이 펼쳐지는 이 대목의 액션연출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킨다. 충격적인 첫 희생자가 보여지면 화면은 빠른 속도로 몰살되는 명의 군대를 포착한다. 비오듯 쏟아지는 화살이 대단히 위협적으로 보이는 대목. 고려인 일행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는지가 드러난다. 두 번째 액션시퀀스는 이른바 ‘사풍계곡의 전투’. 부용 공주를 구하기 위한 이 전투의 시작은 뛰어나가며 활을 겨냥하는 진립으로부터 시작한다. 고속촬영과 개각도 촬영이 조화를 이룬 액션. 필름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여 불안정한 움직임을 담는 개각도 촬영은 모래나 물의 입자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인물의 동작이 툭툭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속과
<무사>의 액션연출
-
`공식의 법칙`은 공포영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최신호는 케케묵은 `할리우드 공식` 15가지를 선정했다.1. 흑백 2인조에게 ‘사사한’ 백인 2인조.2. 총알 한방에 죽는 엑스트라들. 그러나 악당은 총알을 수없이 맞고도 몇분 동안 버틴다. “이럴 수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3. 악당은 심지어 살아 있을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입고도 다시 일어나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4. 똑똑한 급우들이 바보로 여기던 금발의 여자애가 난해한 문제를 풀어 영웅이 된다.5. 주인공 남자의 직업이 작가라면 그의 소설은 절대로 끝나지 않는다. 반면 재빨리 첫 책을 낸 그의 전 부인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6. 두 사람이 죽어가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한 사람이 뛰어가서 다른 한 사람에게 소리친다. “의사를 불러!”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긴장한 나머지 울먹이고만 있다. 달려간 사람은 3초쯤 뒤 소리친다. “지금 당장!”7. 나이든 남자는 성마르거나 현명하거나 둘 중 하
케케묵은 할리우드 공식 15가지
-
“당신은 너무 오래 기다렸소.” 시리즈의 저작권을 주장한 미국 작가 케빈 매클로리에게 패소판결을 내린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소송은 50년대 시리즈의 원작자 이언 플레밍과 함께 작업했던 작가 매클로리가 007 영화의 배급사를 상대로 낸 것이다.
매클로리의 주장은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1965년작 <썬더볼>이 애초 첫 007 영화로 기획됐던 작품이기에 이후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사용한 작품들의 로열티가 자신에게 지급돼야 한다는 것.
그는 이언 플레밍이 1962년 나온 첫 007 영화 <닥터 노>를 만들 때 그같은 권리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것은 1998년. 법원은 매클로리가 저작권을 주장할 시기를 놓쳤다고 결론내렸다.
법정에 선 007
-
<제리 맥과이어>의 콤비 톰 크루즈와 르네 젤위거가 다시 만난다.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할 영화는 찰스 프레이저의 베스트셀러 <콜드 마운틴>을 각색한 작품.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앤서니 밍겔라가 연출하는 이 영화는 남북전쟁을 무대로 연인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남군 병사의 로맨스를 담을 예정이다.
톰 크루즈, 르네 젤위거 <콜드 마운틴>에서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