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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개화파 선비와 풍운아 화가가 수레에 차가운 시신을 싣고 바람찬 강둑길을 따라간다. 덜컹덜컹 무심하게 굴러가는 수레바퀴처럼 역사가 깊은 굴곡에 요동치던 1866년, 천주교 신도 8천명이 살해된, 병인박해가 일어났다.지난 1월 말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시간을 거슬러찾아간 현장도 바로 수많은 천주교도가 참수당한 형장이었다. 섬뜩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머리들이 주렁주렁 널려 있고, 목없는 시체들이 꽉 들어찬 구덩이가 깊게 팬 현장은 을씨년스럽게까지 느껴졌다. 영화에선 초반부에 해당하는 이날 촬영분은 김병문(안성기)이 개화파 동료의 시신을 찾는 와중에, 스스로 ‘천주쟁이’라 밝힌 기생 매향(유호정)이 희생되지 않았을까 걱정된 주인공 장승업(최민식)이 시체더미를 뒤지는 장면. 이제 마지막 촬영만을 남긴 여유였을까. 무겁게 느껴졌던 촬영장은, 막상 임 감독이 사인을 보내기만 하면 가뿐하게 움직였다. 결국 이날의 촬영은 리테이크도 거의 없이 물 흐르듯 끝을 맺었다. &
<취화선>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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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 신화가 재현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영화사들이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소재로 영화 2편을 기획, 관심을 끌고 있다.쿠앤필름과 힘픽쳐스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한석규를 캐스팅해 영화 <이중간첩>을 공동제작한다. 이 영화의 시대배경은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이었던 80년대. 남파된 이중간첩과 남한 내 연락책인 고정간첩(고소영)과의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그린다.이중간첩을 다루지만 북한을 극의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쿠앤필름은 "지난 79~83년 남한의 격변기를 무대로 역사 때문에 삶의 질곡을 겪는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간첩 리철진>을 제작한 영화사 씨네월드도 다시 한번 북한을 소재로한 영화를 기획중이다. 올 추석 대목을 겨냥해 추진되고 있는 이 작품은 북한 고위층의
분단현실 다룬 영화 제작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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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필름이 <와이키키 브라더스> O.S.T 발매와 동시에 2월8일 8시에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기념콘서트를 연다. 오지혜, 황정민, 박원상 등 출연배우들은 카메라 앞에서 불렀던 극중 삽입곡들을 이날 무대에서 다시 한번 열창할 예정. 오지혜의 <사랑밖에 난 몰라>, 황정민의 <골목길>과 <사랑사랑사랑>, 박원상의 <칠갑산> 등이 기본 레퍼토리다. 극중 세 친구들의 유년 시절 우상이었던 밴드로 출연한 ‘오 브라더스’가 게스트로 나와 <청진항의 파도> 등 3곡을 불러젖힌다. 200장의 예매분은 이미 동이 난 상태. 아쉬운 이들은 O.S.T로 달래야 할 듯하다. 2월4일 발매되는 앨범에는 <내게도 사랑이> <불놀이야> <세상만사> 등 총 33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 밖에도 감독이 직접 고른 영화 속 명대사 모음, 메이킹 필름을 위주로 구성한 영화의 뮤직비디오 등이 보너스로 담겨 있다.▣
[제작사 동향] <아유레디?>촬영마친 눈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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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검사·변호사 출신 작가들, 할리우드에서 승승장구변호사들이 할리우드로 몰려들고 있다.22일치 <LA타임스>는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변호사 출신 TV 작가들의 활약을 `전직 변호사들의 클럽`(The Ex-Lawyers Club)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기껏해야 자기 하나밖에 모르고 서류뭉치나 들고다니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TV나 영화 속에서 놀림받던 변호사들이 이제 스크린 속에서가 아니라 화면 뒤에서 자신들의 생생한 경험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강력한 작가군단으로 등장한 것은 최근 몇년 들어 뚜렷이 부각된 트렌드다. 인기드라마인 <보스턴 저스티스>(The Practice), <앨리 맥빌>(<앨리의 사랑만들기>·Ally Mcbeal), <보스턴 퍼블릭>(Boston Public)의 작가인 전직 보스턴 검사 출신 데이비드 E. 켈리를 필두로 <CBS>의 ‘CSI’(Crime Scene Investigation)의 작가
[LA 리포트] 변호사, 법정 밖에서 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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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야 단결하라. 1월28일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는 `스크린쿼터 축소 음모 및 BIT반대`를 위한 영화인 보고대회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국과의 양자투자협정 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일부경제관료들의 발언이 불거졌기 때문. 최민식,장동건,전도연,배두나 씨등 영화인 150여명은 이 자리에서 "문화주권 팔아먹는 투자협정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돌아가며 외쳤고, 이후 곽경택 감독, 안성기씨 등 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 외교통상부를 방문해서 항의의 뜻을 전했다.사진 정진환
쿼터 위해 다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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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와의 사랑>으로 부활한 파리 영화광의 영웅<연인>의 작가이자 <히로시마 내사랑>의 시나리오 작가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졌고 <인디아 송>(India Song) 같은 영화로 이곳 시네필들에겐 모던한 영화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꼽히는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사후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미제라블>이나 <발자크> 같은 대규모 TV시리즈물을 만들어온 조제 다이안(Jose Dayan) 감독이 뒤라스의 말년의 사랑을 담은 <뒤라스와의 사랑>(Cet amour-la)을 첫 장편영화로 발표했기 때문이다.프랑스 개봉 전 이미 부산영화제에 초대되었던 이 영화는 뒤라스가 67살 때부터 96년 83살로 사망할 때까지 16년 동안 뒤라스 곁에 머물렀던, 뒤라스보다 40살 연하였던 양 앙드레아(Yann Andrea)가 99년 발표한 동명의 자서전을 각색한 것이다. 영화는 철학도로 20살에 뒤라스 소설
[파리 리포트] 故 마르크리트 뒤라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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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6일부터, <나쁜 남자>등 23편 경쟁제52회 베를린영화제가 오는 2월6일 개막한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12일의 행사기간 동안 독일감독 톰 티그베어의 신작 <헤븐>에서 찰리 채플린의 고전 <위대한 독재자>에 이르는 400여편의 작품을 소개하게 된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를 비롯, 경쟁 부문에 진출한 23편의 작품이 황금곰상을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되며, 전체 상영작 중 18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선을 보인다.최근 몇년 동안 영화제의 노선과 정체성을 읽을 수 없는 방만한 작품 선정으로 비난을 샀던 베를린영화제는 올해 심기일전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새로 취임한 집행위원장 디이터 코슬릭은 독일지역 필름 파운데이션의 책임자를 지낸 이력에서 짐작했듯이 국제영화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자국영화 살리기`에 앞장설 태세다. 독일영화 관련 섹션만 두개. 23편의 경쟁작 중에서 4편이 독일영화이며, 이중에는 <롤라
제52회 베를린영화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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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호크 다운>이 2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 1월 마지막 주말, 팝스타 맨디 무어 주연의 로맨스영화 <워크 투 리멤버>, 브에나비스타의 새 영화 <몬테 크리스토>, 리처드 기어 주연의 스릴러 <모스맨> 등이 한꺼번에 개봉했지만, <블랙 호크 다운>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2위는 지난주에 이어 쿠바 구딩 주니어의 <스노독>이 차지했다. 하지만 내셔널풋볼리그 플레이오프의 영향으로 두 영화 모두 50%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블랙 호크 다운> 2주째 정상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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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뉴 라인·유니버설과 영화제목·홍부문구로 티격태격경영난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MGM이 모순된 두개의 분쟁에 연루됐다. 두 싸움 중 MGM이 큰소리를 치고 있는 케이스는 <오스틴 파워즈 인 골드멤버>의 제목을 둘러싼 뉴라인과의 줄다리기. MGM은 007 시리즈 <골드핑거>의 타이틀을 명백히 연상시키는 <오스틴 파워> 시리즈 3편의 제목이 저작권 침해라는 이의를 미국영화협회(MPAA)에 제기해 `허용불가` 판정을 받아냈다.MGM은 1997년 뉴라인이 <오스틴 파워2>에서 (The Spy Who Loved Me)를 명백히 인용한 `나와 잔 스파이`(The Spy Who Shagged Me)를 제목의 일부로 사용했을 때 철회 로비를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로써 뉴라인은 졸지에 <오스틴 파워3>의 제목을 잃고 1만1천개의 예고편을 수거하는 손해를 감수하게 됐다.반면 MGM은 2월 초 개봉하는 <롤러볼> 광고에서
007 제목 그만 좀 따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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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8일 4시, 압구정동에 위치한 매니지먼트사 아이스타 건물 지하 카페에서 영화 <버스, 정류장>의 O.S.T 쇼케이스가 열렸다. 감성적인 모던록 밴드 미선이를 거쳐온 조윤석씨의 프로젝트팀으로,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링을 맡은 고기모씨 등 다른 음악동료들에게도 문을 열어둔 `루시드폴`이 영화음악을 맡아 자신의 컨셉음반을 겸한 O.S.T를 선보인 것. 가슴 아릿한 기타 선율을 타고 열일곱 소녀와 서른두살 남자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사랑을 전할 명필름의 <버스, 정류장>은 3월8일 관객을 찾아간다.
<버스, 정류장> O.S.T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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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맥그리거와 르네 젤위거가 코미디 <다운 위드 러브>에서 공연한다. 1960년 뉴욕을 무대로 한 <다운 위드 러브>는 도리스 데이-록 허드슨 커플을 앞세웠던 <필로우 토크>류의 로맨틱코미디에 오마주를 바치는 영화. <브링 잇 온>의 페이튼 리드 감독이 5월 중순 촬영에 들어갈 <다운 위드 러브>는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신예 제작자 댄 징크스와 댄 코헨의 신작이기도 하다.
이완 맥그리거·르네 젤위거, <다운 위드 러브>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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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종로 시네코아 극장에서 재상영된다. 2월2일부터 오전 10시 하루에 한번 상영되며, 관람료는 4천원이다. 현재 2월14일까지 2주간 상영하는 것으로 계획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고 추이를 봐서 재상영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극장 관계자는 밝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재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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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가 총애하는 배우가 톰 행크스에서 톰 크루즈로 바뀐 것일까. 스필버그와 크루즈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끝내자마자 신작 2차대전 영화 <유령 병사들>(Ghost Soldiers)에서 다시 팀을 이룬다고 <데일리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한편 마틴 스코시즈는 <갱 오브 뉴욕>의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또 한번 짝지어 백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전기영화를 찍기로 계약해 <갱 오브 뉴욕> 세트에서의 불협화음 소문을 무색하게 했다.
스필버그+크루즈, 레오+스콜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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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화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제작비를 들여 만든 <아스테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가 지난 1월30일, 프랑스 900개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기록을 세웠다. 갈리아 지방을 정복하려는 시저와 로마제국에 맞서는 두 친구의 모험을 다룬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이미 99년에 1편 <아스테릭스>가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1편과 마찬가지로 제라르 드 파르디외가 출연하는 2편 역시, 초기의 일부 호평과 프랑스 맥도널드 지점을 포함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힘입어 흥행호조를 띠고 있다. 1편이 미국에 배급되지 않고도 7100만파운드를 벌어들이는 대성공을 거둔 덕분에, 2편은 제작도중 이미 미라맥스에 미국 배급권을 판 상태. <아멜리에> <늑대의 후예들>에 연이은 자국 영화의 대성공으로 프랑스 영화계가 전반적으로 고무된 한편, 일각에서는 대작영화의 유행이 프랑스영화의 다양성을 잃는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아스테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 프랑스 최다개봉관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