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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영은 나운규 및 윤봉춘과 더불어 한국영화 초창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르네상스 영화인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흔히 해방 이후 첫 영화로 손꼽히는 <안중근사기>의 감독으로 기억되지만 연출뿐만 아니라 편집에도 손을 댄 적이 있고 무엇보다도 시나리오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부었던 인물이다. 나운규 역시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주연까지 겸했지만 그가 쓴 시나리오는 대부분 본인이 직접 연출한 데 반해, 이구영은 평생 남긴 12편의 시나리오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작품을 다른 이가 연출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시나리오 작가의 비조라고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충무로의 프런티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활동시기가 워낙 앞서다보니 그가 남긴 작품들에는 유난히 ‘한국 최초의’라는 수식어들이 자주 따라 붙는다.서울 토박이인 이구영은 배재학당을 졸업하자마자 일찌감치 충무로에 뛰어든 골수 영화인이다. 시나리오 데뷔작은 김영환의 연출로 완성된 무성영화 <장화홍련전>. 당시 단성사 주인
충무로의 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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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덟에 일본으로 건너가 촬영과 현상기술 익혀, 한밤 촬영소에서 도둑실습도이필우(1897∼1978)는 최초의 한국인 촬영기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촬영·녹음·현상·편집에 두루 걸쳐 있는 그의 이력에서도 살필 수 있는 것처럼 개척기 한국영화사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공헌자이다.열여섯살부터 우미관에서 영사기술을 익혔고, 열여덟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고사카(小阪) 촬영소에서 촬영과 현상기술을 연구했다. 영화산업의 기초가 세워지고 있던 일본에서 닛카쓰(日活), 쇼치쿠(松竹)의 신인기사로 활동했다. 귀국 직후인 1924년에 제작한 <장화홍련전>은 감독만 한국인이었던 <월하의 맹서>(1923)와 달리 기술의 모든 부분을 한국인의 손으로 해결한 최초의 극영화가 되었다. <멍텅구리> <낙원을 찾는 무리들> <종소리>로 이어지는 작품활동중 총독부의 검열로 몇편의 영화를 잃어버린 뒤 상하이로 떠나 국제적 규모의 제작사이던 ‘대중화백합영편공사
“혼자 감독, 현상하면서 <장화홍련전> 찍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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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라고 말해도, 다른 이만을 바라보다 죽음을 택한 여자의 남자. 자기만을 사랑하는 남자가 있음에도 우연히 보게 된 그의 눈빛을 지우지 못하는 여자. 바에 함께 앉은, 현수(김남주)와 지후(오지호)를 이야기하면, 곧 <아이 러브 유>의 인물지도가 그려진다. 1984년 <저하늘에도 슬픔이>에서부터 영화 일을 시작한 문희융 감독의 데뷔작 <아이 러브 유>는 두 남자, 두 여자가 엇갈리는 시선을 주고받는 내용을 담은 `크로스오버`러스스토리. “필름이라는 게 묘하네요”라는 김남주에겐 첫 영화다.“누구나 빛나던 시절의 추억 같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런 사랑이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가볍지 않은, 절대적인 느낌을 담는 영화다.” 용인의 한 전원 마을에서 있었던 막바지 촬영날, 문희융 감독은 흔들거리는 목조그네에 앉아 이렇게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현장은 영화분위기를 닮는 것일까. 스탭들이 열심히 세팅을 하고 난 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김
새로운 사랑이 다가온다, 오후의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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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 그 수줍은 드러머 아저씨를 품고 있는 걸까. 서른 중반 즈음에, 후미진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며 무대 구석에서 드럼을 두드려대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강수. 삼류밴드의 고단한 일상을 술과 대마초로 위로삼다 결국 밴드를 위해 떠나가는 우직하고도 여린 드러머 말이다. 여름해가 질 무렵, 대학로 명필름 사옥에서 만난 황정민에겍서 한눈에 `강수`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다. 짧던 머리가 단발로 길고, 입가에 수염이 많이 자란 얼굴. 더구나 카메라 앞에서 바지를 둥둥 걷고 선뜻 맨발이 돼버리는 품새까지, 그는 한결 거침없고 분방한 활기에 넘쳐보였으니까. `강수`는 지난 1년 사이 황정민이 맞닥뜨린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다.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가 그의 실질적인 영화 데뷔작이기 때문. 지난해 가을에 열린 `지상최대의 오디션`에 참가하기까지 그는 영화의 객석에 있었다. 하지만 오디션에서 “옆으로 서보시죠”하고 말을 건넨 임 감독이 그의 얼굴에서 강
영화인생의 초행길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황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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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영화를 보지만, 화면 속의 소품 하나하나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뚜렷하게 기억되는 영화장면은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풀 메탈 자켓>의 그 유명한 `화장실 장면`은, 영화를 본 사람들의 뇌리에서 잘 지워지지 않는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하얗고 깨끗하게 닦여 있는 변기, 너무나도 줄이 잘 맞아 보이는 새하얀 타일의 벽면 그리고 그 위에 선명하게 튀는 새빨간 핏덩이들. 이미지에 관해서는 일종의 강박증환자라고도 불리는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답게 <풀 메탈 자켓>은 이런 장면들을 정말 냉정하게 잡아냈던 것이다.사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다보면 군대에 관한 화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주변에 온통 군대를 갈 사람, 군대에 가 있는 사람,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 천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이 만들어내는 내무반 이야기, 기합 이야기를 질리도록 듣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들의 군대 이야기에서 피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경우
김소연의 DVD <풀 메탈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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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게임> 음반을, 아직 사지는 않았다. 조만간 구입하긴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프로듀싱 능력이 더욱 탁월하다고 생각하지만(특히 박지윤의 경우), 가수로서의 박진영도 아주 뛰어나다. 새로운 음반을 낼 때마다 박진영은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 지점으로 분명하게 다가간다. 남들이 뭐라 하건, 기존 흐름이 어떻건 상관하지 않고. 트러블을 꺼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자유분방한 태도와 상상력 역시 마음에 든다.그러다보면 욕을 먹게 마련이다. <게임> 역시 그러고 있는 중이다. 늘 그렇듯이 ‘성’에 대한 충돌이다. 나는 기윤실에서 ‘성적 문란’ 운운하며 시비를 거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게 세상을 망친다고 생각하면, ‘그게 나쁘다’라고 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어떤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게임>을 둘러싼
‘의도’ 이전에 ‘의미’를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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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흘리며 죽어가는 개를 태운 채 쫓기며 질주하던 두 남자의 차가 치명적인 충돌사고를 일으킨다. 멕시코시티 시내 한가운데서 일어난 이 사고의 전모는 과연 무엇일까.<아모레스 페로스>는 이 충돌사고를 매개로, 예기치 않게 운명의 교차로에서 부딪친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파고든다.옥타비오는 사랑하는 형수 수잔나와 도망치기 위해 투견으로 돈을 벌어 모으지만, 갱단의 음모와 사랑의 배신에 뒤통수를 맞는다.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잡지 편집장 다니엘과 톱 모델 발레리아의 관계는 발레리아의 교통사고 이후 위기에 처하고, 가족에게 잊혀진 채 떠돌이 개를 돌보며 살아가는 게릴라 출신 킬러는 딸을 만나고 싶어한다.부랑자부터 상류층까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도시 곳곳에서 서로의 삶에 인서트컷처럼 끼어든다. 하나의 이야기를 각각 다른 시점으로 나누어 전개하는 구성은 더이상 낯선 방식이 아니다.각 사연을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퍼즐조
아모레스 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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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제작자제작비? 이번에도 많지. 걱정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어떡하겠어. 임 감독이 하는 영화고, 또 내용을 보면 그만큼 들 영화야. 앞으로 우리가 영화 만들면 얼마나 만들겠어. 할 수 있는 동안, 좋은 영화 한편이라도 더 만드는 게 잘하는 일이지. 그런데 이번엔 느낌이 좋아. 늘 그러긴 했지만 이번엔 특히 좋아. 사람들이 좋아할 거 같애. 배우들도 이뻐. 유호정은 내가 부부를 불러 이야기했어. 요즘 너희들 애기 낳으려는 거 아는데, 이번에 영화도 만들고 애기도 만들자고. (웃음) 서로 열심히 해보자고. 애기 생기면 촬영중이라도 휴가 줘야지.임권택 감독<취화선>은 조선말기의 천재화가 얘기지만, 오늘의 얘기고 내 모습이 들어 있는 얘기다. 뿌리를 잃고 떠돌며 살 수밖에 없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장승업은 방랑과 기벽을 일삼은 자유인이었다고 전해지는데, 나는 그렇게만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험한 시대를 살면서, 그리고 자기의 삶과 뜻을 예술로 표현
<취화선>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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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6일 서울 남산의 한옥마을에는 한국영화계의 얼굴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임권택 감독, 이태원 사장, 정일성 촬영감독, 배우 안성기, 최민식, 유호정씨에다 배창호 감독, 김대승 감독, 국악인 김영동씨 등. 칸영화제 어드바이저 피에르 리시앙, 프랑스 대사관의 시청각담당관 에릭 슐리에 등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고 100여명의 취재진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임권택 감독의 신작 <취화선>(醉畵仙) 제작발표회와 크랭크인을 겸한 행사 때문이다.<취화선>은 조선말기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릴 작품.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취해야 붓을 들었던 기인 장승업의 파란만장한 개인사와 함께 그의 예술적 고뇌와 성취가 임 감독의 둘도 없는 파트너 정일성 촬영감독의 카메라에 담긴다. <춘향뎐>에서 판소리와 영상의 합일을 추구했던 임 감독이 이번엔 전통화와 동영상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소리가 아닌 그림이라면 카메라와 좀더 쉽게 어울릴 것 같지만
장승업, 드디어 붓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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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반의 몇년은 우리 언론사에 가히 ‘외신(外信)의 시대’라 불러야 할 정도로 해외 기사가 많았던 시절이다. 우주 탐사선들이 신기록을 세우며 연달아 외계로 날고, 미국 밀사 헨리 키신저가 금지의 땅 중국을 몰래 다녀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한국군이 참전한 월남에서는 연일 전황이 쏟아지다가 어느날 거짓말처럼 사이공이 함락되고…. 그때만 해도 한국 특파원 취재망이 널리 깔렸던 시절이 아니어서 통신사 외신부는 밤사이 외국 통신들이 타전해오는 놀라운 뉴스들을 처리하느라 연일 중량급 기자들을 투입해서 야근으로 날밤을 새워야 했던 것이 그 70년대 초반이다. 야구공만한 활자로 제목을 뽑은 외신기사들이 거의 매일 신문 1면을 도배질하다시피 했던 것도 그 무렵이다. 그 분주했던 외신의 시대를 더욱 눈코 뜰 수 없게 한, 그러나 (이 대목에서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말하자) “오호라, 기자라면 그 시절을 결코 잊을 수 없게 하는 두개의 사건이 있었나니”, 하나는 71년 미 국방성 월남전 기
그 여자, 캐서린 그레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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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 다음엔 누가 나오지?” “리처드 기어, 피어스 브로스넌, 벤 스틸러, 뭐 이정도예요.” <심슨 가족>의 새 시리즈에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클라스키 앤 추포사의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 할리우드 배우들이 실명 캐릭터로 등장하는 건 종종 있는 일. 다음 시리즈에서 리처드 기어와 피어스 브로스넌은 그들 자신의 캐릭터로 심슨 가족과 어우릴며, 벤 스틸러는 가스 몬스터러빙사의 사장을 연기할 예정이다. 그밖에 육체미 라이너 울프캐슬의 딸로 나오는 리즈 위더스푼은 바트에게 홀딱 반하게 된다.
배우들의 심슨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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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오가며 <꽃섬> 후반작업을 진행중인 송일곤 감독이 7월 17일 부천영화제를 찾았다. 부천 초이스부문에서 상영되던 <나비>를 보기 위해서. <나비>의 문승욱 감독은 송일곤 감독이 다닌 폴란드 영화학교 선배로, 이들은 함께 영화작업에 대한 고민을 나눠온 사이다. <나비>를 보고 눈물까지 흘렸다는 송일곤 감독은, 영화 <나비>에 대해 “타협을 하지 않고 자기 것을 지켜가는 감독의 모습이 담겨 있다. 각각의 캐릭터들에 대한 표현방식도 새롭고 격렬하고 아름답다”며 `동지애`를 표했다.
나를 울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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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버전 <빅>이라 할 만한 영화 의 주인공에 르네 젤위거가 점쳐지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고려 대상이 된 다른 몇몇 배우들이 있긴 하지만 <너스 베티>에서 팬시적인 연기를 잘 소화한 젤위거가 제1순위라고. 는 제목 그대로 소녀가 갑자기 어른이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빅>에서 톰 행크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 여오하의 주인공 소녀도 불쑥 어른이 되어 여러 가지를 경험하게 된다. <왓 위민 원트>의 각본을 쓴 조지 골드스미스와 캐시 유스파가 시나리오를 썼다.
아이가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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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 일레븐>이후, 브래드 피트의 신작은 뭘까? 코언 형제의 새 영화 <투 더 화이트 시>다. 2차대전중 일본을 배경으로, 도쿄 폭격작전에 투입된 한 포병을 쫓아간다. 적지에 낙하산을 타고 잠입한 뒤 홋카이도로 이동,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실상의 행로를 밟는 주인공 포병이 피트의 역할. 많은 장면들이 황폐한 초지를 배경으로 하는데다 피트가 맡은 캐릭터가 일어를 할 줄 모르고, 또 만나는 일본인을 죽여햐 하는 인물인지라 영화는 대사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브래드 피트의 신작 <투 더 화이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