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하룻밤 새 만들어졌던 베를린 장벽은 동서독 주민들을 포함한 평화주의자들뿐 아니라 잘 나가던 한 미국 영화감독에게도 절망감을 안겨줬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선셋대로> <뜨거운 것이 좋아> 등의 빌리 와일더 감독. 지난 8월13일 베를린 장벽 건설 40주년을 맞은 독일의 언론들은, 이 동서 냉전의 상징적 건축물이 어떻게 와일더의 1961년작 <하나, 둘, 셋>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는가를 상세하게 들려줬다.제임스 캐그니가 베를린에 파견된 코카콜라 지사장 맥나마라로 분해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코크(Coke)로 동구권 정복!”을 외치는 이 정치풍자극은 심각하기 그지없는 동서 갈등을 코미디적 상황에 담아 보여주려는 와일더의 야심작이었다. 61년 6월 초 케네디와 흐루시초프가 비인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만 해도 촬영은 순항중인 것처럼 보였다. 이미 동서 베를린의 경계가 삼엄하게 지켜지고 있었지만 남자 주연 호르스트 부흐홀츠가 자
정치풍자극이 넘지 못한 장벽
-
“17년 전통의 영화아카데미가 21세기 한국에 자랑할 것은 빛바랜 자랑거리인 동문 출신 영화감독들의 머리숫자와 개원 이래 지금까지 우렁차게 돌아가고 있는 독일제 16mm 동시녹음 카메라밖에는 없게 될 날이 곧 올지도 모릅니다.”8월30일자로 영화아카데미 주임교수직을 사임하는 황규덕 감독이 그동안 품고 있던 영화진흥위원회와 일부 상임위원에 대한 불만을 한꺼번에 터뜨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8년부터 영화아카데미 주임교수를 지냈던 황 감독은 지난 9일부터 ‘한국영화아카데미와 문화강국의 실체’라는 글을 네 차례에 걸쳐 영진위 자유게시판에 올렸다.그는 이 장문을 통해 영진위의 미진한 지원을 비판하는 데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했다. 그는 1984년 출범 당시 12명이었던 학생 수가 36명으로 증가했고 교육연한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지만 “1년 예산액은 개원 당시 수준을 답습하지도 못하였”으며, 촬영분야가 신설됐음에도 교수 충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98년 부임 당시 집무
영화아카데미를 살려내라!
-
떠도는 에로티시즘의 유령영화를 관람한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베사메무쵸> 보기 운동을 벌이자는 기사를 써야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번쯤 빚 보증에 곤욕을 치렀거나 실직의 공포를 상상해보았음직한 남성기자들이 대부분인데,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오히려 참신한 <베사메무쵸>의 관람 후일담이 업계에 화제다.그런데 이처럼 ‘참신한’ <베사메무쵸>에는 한국영화사를 관통하는 익숙한 코드가 하나 깔려 있다. 바로 사회적 위기를 여성의 성적 위기로 치환하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뿌리깊은 비유 체계인데, 그 원형은 나운규의 <아리랑>(1926)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나라를 잃은 민족의 비애는 주인공 영희가 친일파에게 겁탈당하려는 장면에 이르러 절정에 달한다. 민족의 위기를 여성의 성적 순수성 상실로 비유하고, 그것을 지켜주지 못한 남성의 자존심 상실로 연결하는 것은 이후 주한미군문제를 제기하는 영화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난다. <오발탄&g
한국영화사에 나타난 여성의 성적 위기
-
■ STORY 고지식한 샐러리맨 철수(전광렬)와 성실하고 억척스런 아내 영희(이미숙), 그리고 네명의 아이들이 사는 18평 아파트의 아침은 이불을 걷어붙이며 일어나라고 소리지르는 영희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평범하지만 의욕이 넘쳐나던 이들의 가정에 남편의 실직과 빚 보증으로 인한 파산 위기가 닥친다. 경매로 넘어갈 지경이 된 집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철수와 영희에게 돈 많은 남녀가 유혹해온다. 자존심과 신의, 아파트를 건질 수 있는 돈 사이에서 두 사람의 갈등은 제각각 깊어진다.■ Review 청춘스타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 <베사메무초> 시사회장에 젊은 관객이 모여 앉아 여기저기서 훌쩍거린다. 영화가 시작된 뒤에도 큰소리로 떠들던 주부의 목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전윤수 감독은 서른을 갓 넘긴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의뭉스런 데뷔작을 가지고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데 성공한 것이다.사실 의표는 초반부터 찔렸다. 아내가 이불을 확 들추자 그 아래에서 남편과 네
베사메무쵸
-
-
■ STORY 미군 특수부대의 윌라드(마틴 신)는 고향에 돌아갔다가 아내가 내민 이혼장에 도장을 찍고, 다시 정글로 돌아온다. 혼돈과 막연한 갈망에 시달리던 윌라드에게 떨어진 임무는 캄보디아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 커츠 대령(말론 브랜도)를 암살하라는 것. 엘리트 코스를 달리던 커츠 대령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길을 택했다. 윌라드와 그를 캄보디아까지 수행하는 4명의 병사들은 전쟁의 심장부를 관통하며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윌라드 일행을 강 입구에 데려다주는 킬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은 단지 서핑을 하기 위해서 한 마을을 쑥밭으로 만들어버리고, 죽음의 냄새에 취한 병사들은 플레이걸의 위문공연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병사 두명을 잃고 커츠 대령의 거처에 도착한 윌라드는 마을 전체를 휘감은 광기에서 이상한 동질감을 느낀다.■ Review 조셉 콘래드의 장편소설 <암흑의 심장>(1902)을 각색한 <지옥의 묵시록>(1979)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의도와는
시사실/지옥의 묵시록
-
■ STORY 밸런타인 데이를 며칠 앞둔 어느날,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내왔던 케이트(말리 셸턴), 페이지(데니스 리처즈), 도로시(제시카 캡쇼), 릴리(제시카 코피엘)는 또다른 친구 셸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날 이후 무시무시하고 기괴한 내용이 담긴 밸런타인 데이 카드를 받은 이들은 정체 모를 신변의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들은 13년 전 한 파티 때 자신들에 의해 성추행범으로 몰렸던 소년의 이름을 떠올린다. 제레미 멜튼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당시 사건 이후 소년감호소와 정신병원 등에 수용되는 불우한 삶을 살아왔다. 네명의 여성은 멜튼이 성형수술을 통해 다른 인물로 변신한 뒤 그들 주변을 맴돌며 복수를 꾀한다고 판단,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들의 예감대로 그해 밸런타인 데이 파티는 핏빛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Review 여타 슬래셔호러영화와 마찬가지로 <발렌타인>을 보는 관객이 품게 되는 가장 큰 의문은 연쇄살인범이 누구냐는 것
발렌타인
-
“선한 역은 연기하기도 보기도 지루해”공명정대한 변호사인 것은 확실하지만 유머와 관련된 신경계에 손상이라도 입은 듯한 남자. 브리짓이 주책을 부릴 때면 황당함을 넘어서 분노에 가까운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남자. 그러고도 유사시에는 브리짓이 망친 파티 요리를 대신해 와이셔츠 소매를 걷고 오믈렛을 만들어주는 이상한 남자. “나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요.” 마침내 마크 다아시가 꾹 다문 입매 사이로 빌리 조엘의 발라드 가사 같은 고백을 억지로 끄집어내듯 건넬 때, 브리짓과 여성 관객은 그만 그의 모든 ‘과오’를 용서하고 싶어진다. 루돌프 무늬 스웨터를 입는 그의 범죄적인 패션감각까지도.전혀 매력없는 남자처럼 등장해 결국에는 관객을 사로잡는 어려운 다아시 역을, 힘도 안 들이고 연기한 콜린 퍼스(41)는 적어도 영국인들에게는 다아시 역의 배우가 아니라 미스터 다아시 자체다. 국내 케이블채널에도 방영된 바 있는 1995년 시리즈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역이 그를 스
마크 다아시 역의 콜린 퍼스
-
■ STORY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는 런던의 출판사에 다니는 32살의 미혼여성. 명절 때면 남자를 엮어주려는 어머니와 애인 없냐는 주변의 참견에 스트레스를 받는 그녀는 새해부터 칼로리와 흡연량, 주량 메모를 포함한 일기를 쓰면서 생활을 개선하자고 결심한다. 성탄파티에서 소개받은 무뚝뚝한 인권변호사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 떨떠름한 첫인상만 남기고 헤어진 브리짓은, 바람둥이 직장 상사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와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연인의 아파트에서 벌거벗은 여자와 마주친 날 브리짓의 짧은 사랑은 파국을 맞고, 새 애인을 사귄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아빠를 돌보는 일까지 짊어진다. 방송사 리포터로 이직한 브리짓은 마크의 도움으로 특종을 얻고 파티에 그를 초대해 따뜻한 한때를 보내지만 불쑥 찾아온 다니엘의 구애와 두 남자의 주먹다짐으로 서로를 오해한 채 헤어진다. 다니엘과 마크의 과거사를 알게 된 브리짓은 마침내 마크를 향한 감정을 확신하지만 마크와 다른 여성의 약혼이 발표된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영국 공포영화의 명가 해머영화사 작품들이 부활한다. 아트선재센터는 오는 9월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해머에서 제작한 영화 7편을 상영할 예정.
이번에 상영될 작품은 1950년대 작품인 테렌스 피셔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의 저주> <드라큐라> <늑대인간의 저주> 등과 발 게스트 감독의 <쿼터매스 엑스페리먼트>, 70년대 작품인 <뱀파이어 연인들> <버진 뱀파이어> <뱀파이어 서커스> 등이다. 서울 상영이 끝나면 9월12일부터 16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도 상영할 예정(문의: www.artsonje.org, 02-733-8949).
영국 해머공포영화제
-
2천만달러짜리 배우 애덤 샌들러가 제공하는 폰섹스 서비스는 어떻게 다를까? 애덤 샌들러가 <펀치드렁크 러브>라는 가제가 붙은 로맨틱코미디에 출연하기로 했다.
에밀리 왓슨이 애덤 샌들러의 사랑을 받는 여인으로 등장하며, <부기나이트> <매그놀리아>의 폴 토머스 앤더슨이 감독을 맡는다. 2002년 개봉예정.
애덤 샌들러 신작
-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스토리 오브 어스> 등에서 원숙한 연기를 보여준 브루스 윌리스가 액션으로 되돌아간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베이트> 등의 감독 안톤 후쿠아의 신작 <맨 오브 워>(Man of War)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것.
브루스 윌리스는 내전에 휩싸인 아프리카의 정글에서 위험에 빠진 여의사를 구하는 명령을 받고 투입된 특수부대원으로 분해 <다이 하드> 시절의 격렬한 액션신을재현할 예정이다. <말레나>의 관능적인 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휴머니즘으로 무장한 여의사 역할을 맡는다.
브루스 윌리스 신작
-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 영화를 `잡을`까? 고어 버번스키에서 라세 할스트롬, 밀로스 포먼, 카메론 크로를 돌아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온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Catch Me If You Can)에 스필버그가 감독하겠다고 사인할 예정이다.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는 FBI의 수배자 명단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던 프랭크 아벡네일 2세의 생애를 토대로 한 실화이다. 아벡네일은 16살의 나이로 미국 등 26개국에서 600만달러가 넘는 사기행각을 벌였던 전설적인 인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벡네일로 분하며, 그를 쫓는 FBI 요원은 TV드라마 <소프라노스>의 루돌프 갠돌피니가 맡는다.
스필버그와 디카프리오
-
<아이스 스톰> <슬리피 할로우>의 크리스티나 리치가 감독 데뷔한다. 리치가 주연도 겸하는 이 데뷔작 제목은 <스피드 퀸>.
죽음을 앞둔 패스트푸드점 점원이 소설가를 앞에 앉혀놓고, 자신이 한쌍의 남녀의 여정에 끼어들어 겪었던 위험천만한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내용의 블랙코미디다.
크리스티나 리치, 감독 데뷔
-
20번째 제임스 본드의 활약상이 인터넷에 먼저 유출됐다. Bond20.com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20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의 시나리오와 다양한 플롯, 등장인물 목록, 출연배우 명단 등의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의 피어스 브로스넌이 다시 제임스 본드를 맡게 되며, 본드처럼 비밀요원이었다 등반사고로 어머니와 함께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라고.
20번째 본드, 사이버 공간서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