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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멜로 영화가 휩쓸고 지나간 충무로에 뒷골목 깡패 영화들이 속속 자리를 메우고 있다.최근 제작 중이거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영화의 주인공들은 태반이 건달,깡패, `양아치' 아니면 `조폭'(조직폭력배)이다.현재 상영 중인「친구」와「파이란」을 필두로 기획, 제작 중인 작품만 해도「조폭마누라」「신라의 달밤」등 줄잡아 10여편이 넘는다.한국 영화의 가장 빈번한 소재가 `깡패 영화'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비슷한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과히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조폭마누라」는 `조폭'의 보스인 아내(신은경)가 우여곡절 끝에 `순둥이' 남편(이범수)과 결혼하게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 결혼 생활을 코믹하게 담은 작품. 터프한 여자 보스 역을 맡은 신은경이 최근 촬영 도중 조폭들과 격투신을 찍다전치 3주의 부상을 입는 등 온 몸 연기를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영화사 ㈜좋은영화는 두 편을 준비 중이다.김상진 감독의「신라의 달밤」과 류승완 감독의 두번째 영화 「피도 눈
`깡패 영화`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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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성과 정치의 근친관계를 드러낼 수 있을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오시마 나기사는 <감각의 제국>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제 똑같은 질문을 80년대 한국을 향해 던져보자. <경마장 가는 길> <너에게 나를 보낸다> <거짓말>로 이어지는 장선우 영화에서 조금 비켜나서 <내일로 흐르는 강>의 박재호 감독은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배중인 운동권 대학생이 어느 변두리 마을 허름한 목조건물 2층에 몸을 숨긴다. 무기력하게 시간을 죽이던 그는 아래층으로 난 구멍을 발견하고 그곳에 사는 여인을 훔쳐본다. 출근할 때마다 밖에서 문을 걸어잠그는 남편 때문에 갇혀사는 그녀를 보며 남자의 마음은 흔들린다. 어느 날 남편이 흘린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남자는 그녀를 안는다. 남녀는 입구도 출구도 없는 욕망의 심연으로 한없이 빠져든다. 룰라의 김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l
커밍순...<썸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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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취재를 마치고 도쿄로 돌아가는 길에 <키네마순보>의 전 편집장 겸 현 사업담당 책임자인 가케오씨가 <씨네21> 사무실에 들렀다. 그는 일본, 중국, 이란 등을 거쳐온 아시아영화열이 앞으로 몇년 동안 한국 위에 머물 거라고 관측하는 영화평론가다. 그는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할 얘기를 하면서 대중을 휘어잡는 영화가 불행하게도 일본에는 없다고 아쉬워해왔다. 그런 그가 진지하게 물었다. 왜 한국에는 허우샤오시엔이나 에드워드 양이 없는 것일까. 사회 자체가 정체돼버려서 영화소재도 빈곤해진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아직 천착할 역사적 정치적 사안들이 풍부한데. 통일이 된다면 한국영화의 폭발이 다시 일어나게 될까. 전주에서 <필름컬처> 임재철 주간과 마주 앉아 영화를 논하던 <카이에 뒤 시네마>의 샤를 테송 편집장도 비슷한 질문을 던져왔다. 한국에는 작가영화의 전통이 없는 것 같다, 왜?이들에게 모종의 우월
허우샤오시엔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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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yss 1989년,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에드 해리스 장르 SF (폭스)
<타이타닉> <터미네이터>를 연출한 바 있는 제임스 카메론이 89년에 연출한 SF영화. 156명의 선원을 태운 미핵잠수함이 바다 깊숙이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 해군은 실종된 잠수함을 찾기 위한 수색팀을 파견하는데, 이들은 생명체가 없다고 믿고 있던 심연에 빛을 발하는 정체불명의 수중생명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극장개봉당시 흥행을 고려한 제작사는 감독판 170분을 140분으로 줄여 상영하였으나 이번에 출시되는 DVD는 감독 편집판. 제임스 카메론의 오리지널 각본은 물론이고, 제작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특수효과 모음 등 120여분에 달하는 부록이 수록돼 있다.
어비스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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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to El Dorado 2000년, 감독 돈 폴 장르 애니메이션 (CJ엔터테인먼트)
<개미> <이집트 왕자>에 이어 드림웍스가 내놓은 세 번째 애니메이션. 16세기의 스페인 항구도시. 사기도박꾼인 툴리오와 미겔은 우연히 엘도라도로 갈 수 있는 지도를 입수한다. 그러나 사기행각이 발각돼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고 급하게 몸을 숨긴 곳이 하필이면 스페인의 정복자 코르테스의 군함이다. 밀항자로 체포되어 선실바닥에 갇히는 신세가 되지만 이들은 곧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해 낯선 육지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은 다름아닌 엘도라도의 입구이다. <알라딘> <인어공주> 등에서 활동해온 돈 폴, 비버 버게론 등이 공동으로 연출한 작품.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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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Lover 1999년, 감독 롤랑 조페 출연 패트리샤 아퀘트 장르 드라마 (아틀란타)
<미션> <시티 오브 엔젤>을 연출했던 롤랑 조페 감독의 근작. LA의 부동산 업자 산드라는 아름답지만 사악한 여인. 알코올에 빠진 무능한 남편 제이크 몰래 그녀는 남편의 형이자 광고회사의 중역으로 부와 명예를 다 거머쥐고 있는 벤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벤의 부하직원 페기. 그녀는 벤에겐 성실하지만 이중적인 면모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돈에 눈이 먼 네명의 인물들은 각기 다른 시나리오로 벤과 제이크에게 걸린 생명보험금 400만달러를 노린 계략을 꾸미기 시작한다. 산드라 역에 <비욘드 랭군> <로스트 하이웨이>의 패트리샤 아퀘트가 출연한다.
굿바이 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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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of Heaven 1997년, 감독 마지드 마지디 출연미르 파로크 하스미안 장르 드라마 (DMV)
이란의 한 빈민 가족. 오빠 알리는 병든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다가 한 켤레밖에 없는 여동생 자라의 신발을 잃어버린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부모님의 근심을 아는지라, 알리와 자라는 그 사실을 숨기고 결국 오빠의 신발을 둘이서 나눠신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에서 주체하는 어린이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3등 상품으로 운동화가 주어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알리는 동생을 위해 반드시 3등을 하려고 한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계보를 잊는 새로운 이란 감독, 마지드 마지디의 작품. 가난하지만 순박한 아이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종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할 만하다.
천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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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출연 니콜라이 체르카소프 장르 서사극 (씨네랑)혁명은 일으키기도 어렵고 지속시키기도 어려우며, 승리로 이끌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진정 힘든 문제들은 승리 그 이후에야 닥쳐오곤 한다. 1917년, 민중적 투쟁을 통해 혁명을 완성한 러시아는 그러한 역사적 격변과 혼란을 체득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사의 마르크스라 불리는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역시 자기 조국의 험난함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비운의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 이른바 ‘변증법적 몽타주’를 통해 영화사상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문법들을 창안해냈던 에이젠슈테인은 자신의 초기작 <파업>과 <전함 포템킨>을 통해 레닌이 강조했던 혁명영화의 가능성을 직접 실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미 소련은 물론이고 유럽대륙에 거장으로서의 자신의 면모를 각인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질곡이 찾아왔다. 권좌에 오른 스탈린은 혁명과 반혁명의 경계에 서 있었으며, 이 시기 채택된 예술강
<폭군이반>(Ivan Grozn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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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수상결과가 그래도 영향은 있는지, <하루>가 그럭저럭 대여가 잘된다. 작품상을 탄 <공동경비구역 JSA>는 워낙 대박이었기 때문에 이미 볼 사람은 다 봤는지 이런 영향이 별로 없지만, <하루>는 상황이 좀 다르다. 2개월 전 다섯장이나 들여놓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대여가 잘 안 되어 속이 좀 탔는데, 대종상에서 4개 부문이나 상을 탔다 하니 ‘뭔가 있구나’ 싶은지 뒤늦게 열심히들 본다. 나야 뭐 수상결과에 상관없이 위로가 좀 된다.최근 출시된 한국영화로 <눈물>과 <그녀에게 잠들다>가 있는데, 이 영화의 비디오 마케팅을 위한 광고와 재킷을 보면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 영화개봉을 위한 마케팅에 썼던 포스터와 광고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사진으로 비디오의 광고와 재킷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눈물>은 아이들의 팬티만 입은 부위만 집중 조명한 사진을 썼고, <그녀에게 잠들다>는 주연 여배우의 야릇한 포즈에 격
본 재킷은 영화와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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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사라진 정통가극을 토대로 만들어진 21세기형 가극. <눈물의 여왕>의 실제 주인공인 전옥이 직접 쓰고 연출까지 맡았던 옛 가극 <눈 나리는 밤>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원본을 토대로 하여 오늘날의 정서에 맞게 재현했다. 갈수록 원형이 손실되어가는 신파극의 맥을 찾아내고 연구 복원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눈 나리는 밤>은 황폐한 현실을 살아가는 한 여인과 두 남매가 펼치는 드라마. 실제 1950년대 <눈 나리는 밤>을 공연했던 생존배우 원희옥씨가 직접 출연과 고증을 맡아 눈길을 끈다.
정통가극 [눈 나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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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진출, 지난 17년간 프리마돈나의 자리를 지켜온 소프라오 홍혜경이 예술의전당에서 독창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오페라 <피카로의 결혼> 중 ‘좋았던 시절은 어디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등 오페라 삽입곡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고, 한국 가곡도 들어 있다. 홍혜경은 1982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83년 미국을 대표하는 4명의 젊은 성악가로 선정되었고, 84년 모차르트 오페라 <티토왕의 자비>의 세르빌리아 역을 맡으며 성공적인 오페라 무대 데뷔를 했다. 지난 98년에는 백악관 콘서트에 참가하기도 했다.
<소프라노 홍혜경 초청독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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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걸작들을 모은 편집음반. 아리아, 서곡, 합창곡, 기악곡 등 다양한 오페라의 레퍼토리 39곡을 두장의 CD에 담았다. 성악곡들만 모음 음반의 단점은, 비슷한 톤이 반복되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는 듣는 사람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서곡, 아리아, 합창 등의 장르와 남성, 여성, 테너, 메조 소프라노 등의 연주자를 듣기에 좋게 배열해 놓았다.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나비 부인>과 <토스카>, 베르디의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등의 널리 알려진 오페라의 명곡들을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키리 테 카나와 등 거장들이 불렀다.
음반- [Escape Through 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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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미는 동양적 서정미의 극치’, ‘슬프고도 아름다운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드라마 음악 앨범.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시작한 유키 구라모토는 86년 발표한 솔로음반 가 성공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맑은 피아노 음률과 현악 앙상블로 시작되는 , 머뭇거리는 사랑의 안타까움을 피아노로 표현한 ,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등 유키 구라모토가 작곡과 편곡, 연주를 담당한 드라마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다. 유키 구라모토는 5월19일과 21일, 각각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Scnenries in Love] Yuhki Kur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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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규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엠므 씨의 마지막 향수>의 작가 퍼시 캉프는 ‘냄새’라고 말한다. <엠므 씨의 마지막 향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나름의 ‘냄새’로 독자를 현혹시키는 장편소설이다. 전직 프랑스 정보부원인 엠므 씨에게, 40년 동안 고수해온 머스크 향수는 자신을 ‘완성’시키는 절대적인 필수품이다. 어느 날 향수의 포장과 냄새가 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과거에 나온 머스크 향수의 재고를 찾아 세계를 떠돌지만, 남은 생만큼 쓸 분량을 확보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향수없는 세상보다는 죽음을 택하기로 결심한다. 상실감과 정체성의 회의, 페티시즘 등이 뒤얽히며 힘있게 진행되는 소설.
엠므 씨의 마지막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