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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블록버스터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 식상한 표현처럼, ‘블록버스터’는 매년 여름이나 겨울이면 줄지어 찾아온다. 올해는 유난히 블록버스터의 해악을 떠들어대는 모양인데, 나는 그런 데 관심이 별로 없다. 내가 우매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순간의 오락을 즐기자는 주의 때문일 수도 있다. 하여튼 나는 블록버스터 자체에 대한 반감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이면의 이데올로기나 문화침략 같은 용어들에 대해 듣고 봐도 때로 짜증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별 상관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는 일은, 늘 그런 ‘음모’에 휘말리게 마련이니까. 그게 싫다면 자본주의사회와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된다. 테레사 수녀처럼 타인을 위해 봉사를 하거나, 혹은 체 게바라처럼 혁명가가 되거나. 나는 그냥 일상을 살아가고, 그런 종류의 오락을 즐기고, 잡다한 상품을 구입한다. 살아가야 하니까, 그런 사소한 재미라도 즐겨야지. 그렇게 맘 편하게 생각하고 오늘도 블록버스터를 본다.거슬러 생각해보면, 내가 영화를 보게 된
‘의미없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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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선생2차대전 말엽. 간장선생이라 불리는 의사 아카기는 간염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믿는 헌신적인 의사다. 창녀 노릇을 하다 그의조수가 된 젊은 여인 소노코는 아카기를 사랑하게 된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에모토 아키라, 아소 구미코, 가라 주로 출연, 새롬엔터테인먼트수입·배급 상영시간 120분홍성남 매혹적이게 너절하고 혼란스런 ‘일본간염기’ ★★★★김봉석 세상의 소금은 억센 여인들 ★★★★박평식 선생, 지금 일본인들의 간덩이는 건강한가요? ★★★☆심영섭 인간의 욕망을 껴안은 영화선생의 힘찬 초상화 ★★★☆유지나 제국주의 일본을 부은 간으로 풀어내는 이마무라의 메스 ★★★☆■ 미이라2기원 전 3076년. 파라오에게 도전했다가 패퇴한 스콜피온 킹은 죽음의 신 아누비스와 영혼을 건 계약을 맺고 복수에 성공하는대신 암흑에 결박된다. 5천년 뒤, 9년 전 모험 이후 결혼한 릭과 에블린은 스콜피온 킹의 팔찌를 손에 넣는다. 스티븐 소머즈 감독, 브랜든프레이저, 레이첼 와이즈, 존 한나
간장선생 / 미이라2 / 토틀 웨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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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환(1904∼1982)은 나운규와 함께 무성영화 시대의 두 거장으로 꼽힌다. 나운규의작품세계가 직관적이고 격정적이라면 이규환의 경우 관조적이며 서정적이어서 ‘한국영화사의 시인’으로 불리며, 일제 말기에도 친일영화 만들기를 거부하고징용생활을 택한 까닭에 ‘한국영화계의 양심’으로 존경받았다.열아홉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영화예술연구소’에서 6개월간 공부했고, 21살 때에는상해로 가서 1년간 체류했으며, 다시 일본 신코(新興) 키네마에 입사하여 2년 동안 본격적인 연출 수업을 받았다. 귀국 뒤에 발표한 <임자없는 나룻배>(1932)는 새로운 영화미를 선보이면서 흥행에도 성공했고 이후 ‘조선영화의 3대 명작’으로 꼽혔다. 다섯편의 작품을 더발표한 그는 1940년 일제가 ‘조선영화통제주식회사’를 만들어 모든 영화인들을 통제하자 영화 활동을 거부하고 일본군에 징발돼 1년5개월간 징용생활을했다.해방이 되자 곧바로 영화 연출을 재개했는데, 1955년작 <춘향전>은 흥행에 크
`새로운` 조선영화를 꿈꾸다...이규환 감독편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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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 청에게 패망할 위기를 맞자 무림의 고수 황주는 구국당을 결성한다. 정보를 입수한 청의 신호당은 구국당원들의 명단이 적힌 단심록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황주는 죽지만 단심록은그의 어린 제자 혜능에게 전해진다. 그 뒷이야기는 능히 상상할 수 있다. 너무나도 친숙한 무협지의 컨벤션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이다. 17년동안이나 산 속에 숨어 무공을 익힌 혜능이 강호로 돌아와 복수혈전을 벌이는 것이다. <사대소림사>는 폼나는 무협영화다. 주연을 맡은황정리의 무술솜씨에 대해서도 아무런 불만이 없다. 다만 하나, 충무로에서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하는 점은 끝내 의문이다. 영화의 내용은우리나라와 아무런 관련도 없다. 게다가 극중인물은 분명히 중국인인데도 번연히 우리말을 쓴다. 그래도 <사대소림사>는 틀림없는 충무로영화다.제작은 태흥영화사의 이태원이었고, 감독은 박우상이었으며, 시나리오는 홍지운이 썼다.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쳐기세를 떨쳤던 속칭 ‘소
국적불명의 액션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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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Will Rock You!”익숙한 퀸의 의 인트로, 그 거친 심장박동 소리를 타고 젊고 매력적인 기사 윌리엄이 우리를 향해돌진한다. 악당의 손에 스승을 잃은 윌리엄은 “내 인생을 무의미한 존재로 살지 않겠어!”라는 결심을 안고 귀족만이 참여할 수 있는 마상 창시합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나는 이 다음에 기사가 될거야”라고 선언하는 듯 외치던 소년의 꿈은 현실이 되어 미천한 신분의 윌리엄 탯처는 고귀한기사, 울리히 폰 리히텐슈타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기사가 가는 길엔 여인의 눈길이 머물게 마련, 윌리엄은 고혹적인 여인 조슬림과 한눈에 사랑에빠진다.흥분한 관중, 처절한 대결, 목숨을 내건 투사. <글래디에이터>가 점잖은 클래식이라면 <기사 윌리엄>은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폭발적인 록이다. 실제로 14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임에도 불구하고 퀸을 위시해 바흐만 터너 오버드라이브, 하트, 신 리지, 슬라이앤 더 패밀리 스톤 같은 70, 80년대 록들이 귀를
록큰롤 글래디에이터, 그가 당신을 뒤흔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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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천의 한 벽돌공장. 어스름 해가 저물자 주위가 소란스러워진다. 30여명의 보조출연자들이 특수제작된 우렁이 옷을 입고 분장을 시작한 것이다. 분장하는 데만 4시간여가 걸려 정작 조명 세팅하고 촬영에 들어간 시간이 새벽 1시경. 우렁각시 설화에서 기본컨셉을 가져온 발칙한 영화 <우렁각시> 촬영현장이다. 다음날 아침 10시경까지 마라톤으로 강행한 촬영은 100% 밤신만으로 만들어질 <우렁각시> 촬영의 시작일 뿐이다.무기를 불법제조 거래하는 ‘뒷거래철공소’ 직원 건태(고구마)가 어느날 우렁이를 사람으로 변하게 하는 독을 얻게 되어 우렁각시(채명지)를 만나면서 좌충우돌 스토리가 전개되는 판타스틱 무비 <우렁각시>는 남기웅 감독의 두 번째 디지털 장편영화로 인츠닷컴의 창립제작영화이기도 하다.오래 전부터 우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남기웅 감독은 96년 잠깐 찍다 돈이 없어 중단했던 <우렁각시>를 5년 만에 살려내 “늘 보는 재미없는 세상말고 볼
우렁이와 고구마의 `죽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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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락 나이트에서 만나요!” 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페스티벌 레이디로 장진영이 선정되었다. 오는 7월12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PiFan2001에서 장진영은 지난해 페스티벌 레이디였던 배두나에 이어 기자회견, 개·폐막식, 자원활동가 발대식 등의 각종 공식행사 참가뿐 아니라 “씨네락 나이트 등의 행사에는 직접 관객으로 참여해 함께 즐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름>의 개봉을 앞둔 장진영은 최근 김건모의 <미안해요> 뮤직비디오에서 안재욱과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부천의 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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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맏형’ 정지영 감독이 지난 6월7일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시청 앞에서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6월의 정오, 그 뜨거운 태양 아래 물 한 모금 먹지 않은 채 샌드위치처럼 피켓을 앞뒤로 매달고 손에 ‘고건 시장은 박정희기념관 상암동 부지 제공을 즉각 철회하라’고 적힌 피켓까지 들고 홀로 침묵 시위를 벌인 정지영 감독. 그는 “박정희씨는 창작의 자유를 억압, 현재의 기형적인 문화예술 환경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며 “국민의 혈세로 박씨의 기념관을 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주최로 지난 2월13일부터 시작된 이번 1인 시위에는 그동안 시인 김지하씨, 독립운동가 조문기 선생, 미술가 임옥상씨, 연극연출가 박인배씨 등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 시위를 이어왔다. 늘 충무로의 크고 작은 일의 ‘조율사’ 역할을 해왔으며 스크린쿼터운동의 선봉에 섰던 ‘지사’로 정평이 나 있는 정 감독은 현재 스타맥스에서 제
맏형의 침묵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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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잔잔한 암자에 돌을 던지는가! 업소들의 주도권다툼에서 패한 조폭들이 산 속으로 숨어들어가 평온했던 절을 ‘접수’하면서 펼쳐지는 황당무계한 코미디 <달마야 놀자>. 이미 조직의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자리에 <인디언 썸머>의 박신양을 앉혀놓았던 <달마야 놀자>가 개성만점의 조직원 모집을 마쳤다. 단순무식함의 화신이자 보스 재규의 오른팔인 ‘불곰’ 역에는 ‘아메바’ 박상면이, 사과에 포크 꽂듯 단도를 던지던 거친 깡패였지만 비구니 연화 스님을 짝사랑하게 되면서 사랑의 포로가 돼버린 로맨티스트 ‘날치’에는 ‘유글레나’ 강성진이 캐스팅되며 <휴머니스트>의 콤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양상이 되었다.그리고 입만 열면 ‘구라’만 날리고, 한시도 입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최고의 강철이빨 ‘왕구라’에는 <리베라 메>의 김수로가, 여린 심성에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막내건달 역엔 <짱> 이후 3년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는 ‘아름
조직원, 다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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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라는 이름만 같다구요!” <진주만>의 케이트 베킨세일이 자신을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럿과 비교하는 시선에 불만을 토로했다. <타이타닉>으로 윈슬럿이 ‘떴듯’, <진주만>은 그녀를 스타덤에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 그러나 그것이 베킨세일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글쎄요, 둘 다 배가 가라앉는 블록버스터에 나왔다는 것 때문인가요.” 더이상 윈슬럿과 비교하지 말아달라며, 베킨세일은 에블린 역에 대한 깜찍한 코멘트를 덧붙이기도 했다. “남자친구가 둘 있다는 건 어쨌든 좋은 거죠.”
비교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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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화면의 반밖에 못 보고 있어요.” 마틴 스코시즈가 미국인들에게 와이드스크린 텔레비전 구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짤뚝한 상자 모양의 TV는 영화의 양옆을 뭉텅 잘라낸 채 내보낸다고. “시청자들에게 보통 TV로는 이미지의 반밖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합니다. 그런 상태로는 극에 몰두하기 어렵죠”라고 스코시즈는 말한다. <벤허> <블레이드 러너>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 그는 와이드스크린으로 보면 좋은 영화 10편을 추천하기도 했다.
숨은 1인치까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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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루즈가 호모섹슈얼이라는 것을 증명해줄 테이프를 갖고 있다.” 이같은 메일을 보낸 마이클 데이비스라는 이름의 한 남자가 톰 크루즈에게 고소를 당했다. 그는 크루즈가 어떤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모습이 담긴 테이프에 대한 주장을 했다고. 이에 대해 크루즈는 “명백한 거짓”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런 일은 크루즈에게 이미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2일, 그는 채드 슬레이터라는 게이 포르노 배우를 고소했다. 그는 자신이 크루즈와 가까운 사이이며, 그 때문에 크루즈 부부가 이혼했다고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었다.
톰 크루즈가 호모섹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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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마틴이 영화배우가 된다. 영화제목은 <그가 돌아왔다>. <더 길티>의 조앤 페일리의 상대역으로, 마틴은 페일리의 전 연인인 살인자를 연기한다. 영화는 워싱턴 상류층의 남자와 결혼한 행복한 영국 여자의 이야기. 보트 사고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전 남자친구가 살아돌아오면서 그녀의 생활은 혼란에 빠진다. 마틴은 현재 정식 시나리오를 기다리고 있는 중. 영화를 찍기 시작하면 곧바로 가수에서 영화배우로 스위치 전환을 할 태세다. 페일리의 남편 역에는 제임스 우즈가 캐스팅됐다.
이젠 배우라 불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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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럿과 페넬로페 크루즈가 본인들도 상상하기 힘든 배역을 제의받았다. 황당하게도 케이트 윈슬럿은 마더 테레사 역을 맡아줄 것을 부탁받은 상태이고, 페넬로페 크루즈는 미 대통령 영부인 역으로 캐스팅될 조짐이다.윈슬럿이 젊은 시절의 마더 테레사를 연기하게 될지도 모르는 영화는 제목 미정의 인도 감독 나지브 라트 작품. 가톨릭 수녀들의 삶을 그릴 작품으로 전 장면을 인도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건강한 육체 안에 싱싱한 리비도를 가득 지닌 이미지의 윈슬럿이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를 연기하게 된다면 흥미로울 듯. 유럽에 있는 라트 감독의 친구들은 요즘 윈슬럿과 열심히 접촉중이라고 한다.한편 크루즈를 영부인으로 추대하려는 영화는 감독 미정의 스릴러물인 <캐피털 오펜스>이다. 이 작품에서 영부인은 테러리스트가 대통령을 납치하고 부통령도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녀가 백악관의 젊은 여직원으로 변모하면서 흥미진진한 국면을 맞는다는 이야기
부적절한 캐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