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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잠시 귀국했었다. 이민을 떠나면서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자니 유학생 신분보다는 이민자 신분이 유리한 것 같아 수속을 밟았을 뿐 오년쯤 살다가 돌아올 거라고 했다.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녀와 나는 학교를 같이 다닌 것도 태생지가 같은 것도 그렇다고 동갑내기도 아니다. 전업작가가 되기 전 밥벌이로 다니던 일터에서 만났는데, 내게는 일터에서 만나 아직까지 친구로 남아 있는 유일한 경우가 그녀이다. 서로 글을 쓰며 산다는 것이 이토록 긴 인연의 끈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서로 일년씩 이년씩 연락없이 지낸 적이 있어도 그래서 멀어졌다는 느낌은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듯했다. 오래 전 어느 날 그녀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서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 적이 있었다. 동숭동에서 지금은 제목도 잊어버린 무슨 영화인가를 보고 커피를 마시고 잡담을 나누고 헤어졌다. 그로부터 육개월쯤 지났을까. 그녀가 이번엔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왔다.
적막한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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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1년 아니면 72년쯤이었을 것이다. 당시 다섯살 남짓했던 소년은 부모와의 오랜만의 외출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들어갔고 아이는 뭔가 재미있는 영화겠거니 생각하며 텅 빈 극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웬 걸, 그날 보게 된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라는 영화는 데이브라는 심야 라디오 DJ가 이블린이란 여자와 놀아나다 잘못 걸려들어 끈질긴 스토킹을 당한다는 매우 비교육적이며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 무서운 장면이 나올 듯싶을 때마다 꼬마는 어머니의 등 뒤로 고개를 파묻고 “무서운 장면 끝났어?”라고 물어보며 어서 영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한숨을 돌리고 있는 데이브에게 또다시 칼을 들고 방 한구석에서 나타난 이블린의 광기 어린 눈빛, 그리고 언덕 위의 하얀집의 원경과 스토커의 최후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으로 영화는 끝났다. 너무나 오랜 시간 긴장을 했는지 극장을 나와 먹던 불고기도 별로 내키지 않았고, 속만 울렁거릴 뿐이었다.
이
울렁대는 첫 영화의 추억,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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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지, 20살 청춘이라는 거.내가 가진 속도와 세상의 속도가 맞지 않아서 힘들고 애타고, 소중한 시간들이 덧없이 흘러가는 꼴을 보고 견뎌야만 하는…. 질풍노도의 스펙터클 어드벤처가 펼쳐져야 마땅할 인생의 황금기에 모험이라 해봐야 고작 메케한 기침에 메슥거리는 속을 견디며 첫 담배를 배우는 일, 깡소주와 한판 대결을 벌인 뒤 길바닥에 나뒹굴어 보는 것. 그리고 친구네 집에 며칠 머물다가 대부분 제발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가출. 좀 논다는 애들하고 한번쯤 어울려보는 것. 고작 이런 것들이다.지나간 청춘을 돌이켜보는 일은 분하고 원통하고 억울할 따름이다. 모든 청춘은 유보되었다. 잠시 맡겨둔 고양이처럼, 유보된 것이라면 언젠가는 돌려받아야 할 것인데 한번 유보되고 저당 잡혀놓은 청춘은 그걸로 끝이다. 다시는 돌려주지 않는다. 모든 청춘은 그렇게 써보지도 못하고 유실되고 마는 것이다.내가 이팔청춘이었을 때, 내 심장은 스포츠카 엔진처럼 항상 으르렁거렸고 세상은 농구공 정도의 크기라서
김형태의 오! 컬트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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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재야 출신 국회의원의 보좌관 노릇을 하던 선배는 “나중에 노무현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면 발 벗고 뛸 거”라 말했다. 노무현은 처음부터 보기 좋았던 모양이다. 세월이 흘러 노무현은 대통령 선거에 나왔고, 이변이라 불릴 만큼 약진하고 있다. 노무현의 개혁 이미지는 대개 인정할 만한 사실이다. 그는 <조선일보>와 국가보안법에 공개 반대하고 지역주의에 당당히 맞선 유일한 정치인이다. 이른바 ‘비판적 지지’(어차피 당선 가능성이 없는 진보 후보를 찍어 죽은 표를 만드느니 좀더 나은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 진보의 미래를 도모한다는)의 두번째 대상으로 그가 거론되는 건 그런 점에서 당연해 보인다.‘비판적 지지’의 첫번째 대상은 김대중이었다. 밝히자면, 나도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그렇게 했다. 비판적 지지론이 아닌 진보 독자후보론을 주장하던 진영에 더 가까웠지만, 그래서 다들 내가 그렇게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는 망설임 끝에 그렇게 했다. 진보진영의 적지 않
네 이념대로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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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라라클럽을 구하기 위해 네명의 여인이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 <울랄라 씨스터즈> 4인방 가운데 막내인 경애는 고운 얼굴, 고운 마음의 ‘고전적’인 아가씨다. 나이트클럽의 왕언니 은자, 터프걸 둘째 미옥, 음치면서 가수지망생인 셋째 혜영은 ‘말발’로 열 사내 당해낼 여장부들이지만, 경애는 70년대풍의 얌전하고 고지식한 캐릭터. 몸이 편찮으신 엄마와 아빠를 부양하는 ‘천사표’지만,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니”라고 나무라는 웨이터에게 “소주, 참이슬”이라고 답하기도 하는 맹한 아가씨다.
김현수를 경애로 낙점한 건 ‘미숙 언니’였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1년 정도 연기와 떨어져 지냈다가 복귀할 무렵 <울랄라 씨스터즈> 오디션을 봤다. “풍기는 이미지를 보고 골랐대요” 하면서 수선화 같은 미소를 한번 날려보낸다. 늘 한 박자 늦는 경애가 처음엔 싫었지만 나중엔 욕심이 났고, “더 멍청하게 해달라”고 감독에게 주문하기도 했다고.
<울랄라 씨스터
천사표 아가씨가 폭발할 때, <울랄라 씨스터즈>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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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키스할까요> 이후 영화계를 떠나 있었던 이경영이 햇수로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무협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가 96년 <귀천도>에 이어 선보이는 두번째 연출작 <몽중인>은 의외로 가족영화다. “평생 당신 아들이 배우이길 바랐던 노모가 ‘이 감독’이라고 부르셨던 순간, 아! 진짜 감독이 되었다는 걸 실감했다”는 감독 이경영에게 물었다.첫 시사를 마쳤다. 개봉을 앞두고 평가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나.사실 내 작품의 단점도 장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평가가 두렵진 않다. 오히려 담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건 조금이나마 바란다. 음, 좀더 열심히 하면 세번째 영화 할 수 있겠다, 그 정도? (웃음) 물론 이런 소재의 영화가 요즘 영화계의 흐름에 발맞출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있었다. 하지만 요즘 관객의 취향에 맞지 않을지라도 누군가 해야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몽중인> 개봉 앞두고 무협영화 준비중인 감독 이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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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와이즈가 <글렌게리 글렌로스>의 제임스 폴리 감독이 만드는 서스펜스영화 <컨피던스>에 캐스팅됐다. <컨피던스>는 ‘제이크 빅’이라는 이름의 거물 사기꾼 이야기. 그가 ‘실수로’ 대형 범죄조직 우두머리의 회계원으로부터 수천달러의 돈을 사취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돌려줘야 할 돈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그는 또 한번의 큰 사기극을 꾸민다. 사기꾼 제이크 역은 에드워드 번즈, 범죄조직 우두머리 역은 더스틴 호프먼이 맡고, 모리스 체스트넛이 범죄조직의 일원 부치로, 폴 지아마티가 제이크의 부하 고르도로 캐스팅된 상태. 레이첼 와이즈는 여주인공 ‘릴리’를 연기한다.
지상 최대의 사기극, 동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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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가 <알리> 이후 행보를 결정했다. 미국 흑인배우들이 주류영화에 진입한 최초의 사례들 중 하나로 기록되는 1974년작 <업타운 새터데이 나이트> 리메이크 영화를 제작, 출연을 하기로 한 것이다. 시드니 프와티에와 빌 코스비가 주연한 오리지널 <업타운 새터데이 나이트>는, 복권당첨금을 도둑맞은 두 흑인이 도둑을 잡으러 ‘업타운’에 진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나나 윌 세대에게, 이 영화는 대단한 코미디였다. 그 새 버전을 늦어도 1년 뒤까지 완성하겠다”라고, 스미스의 사업파트너 제임스 라시터는 말했다. 이들은 이 영화의 리메이크 권리를 취득하기까지 8년을 기다렸다.
도둑 잡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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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 니로가 자신의 제작사 트리베카가 공동제작하는 뮤지컬 <위 윌 락 유> 홍보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위 윌 락 유>는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 등 퀸의 지난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생생하게 그리는 작품. 퀸이 직접 곡을 쓰며 올 5월 영국 무대에 올려진다.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이 작품의 기자회견에 드 니로는 주최쪽을 애태운 끝에 1시간이나 늦게 당도했다. 그래도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자욱한 무대 위에 등장하여, 퀸의 멤버들과 어울려 기타를 멘 모습을 연출해보였다고. <위 윌 락 유> 참여에 대해 드 니로는 “멋진 아이디어라는 생각에 오래 전에 판권을 사놓았다”라고 말했다.
기타와 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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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배우 겸 음악가 더들리 무어가 3월27일 새벽 4시 친지와 지인들이 애도하는 가운데 뉴저지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향년 66살. 그의 사인은 최근 몇년간 앓아온 진행성 뇌질환의 합병증인 폐렴이라고 대변인은 밝혔다. 무어는 1999년 자신이 병에 걸린 사실을 알렸다. 그의 병은 파킨슨씨병과 흡사한 뇌질환으로, 걷고, 보고, 말하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제반 신체활동을 방해하며 점차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었다.“계급 때문에, 힘 때문에, 키 때문에” 열등감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는 더들리 무어는 런던 근교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영국 극단의 희극배우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1979년 이라는 영화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1981년작 <아서>(Arthur)에서의 알코올중독 백만장자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극장의 코미디언, 영화배우인 동시에 그는 음악가였다. 오르가니스트와 재즈 피아니스트, 작곡가로도 명성을 얻은 무어는, 이른바 전방위 엔터테이너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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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부탁해!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오는 12월 초 일본에서 열리는 제3회 도쿄필름엑스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야기는 지난 2월 베를린에서 시작됐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만난 하야시 가나코 도쿄필름엑스 집행위원장은 “한국의 대표적 배우인 안성기씨를 심사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싶다”며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동호 위원장이 안성기씨에게 의사를 물었고, 안성기씨는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도쿄필름엑스영화제는 2000년에 ‘신작가주의 국제영화제’를 표방하며 시작된 영화제로, 주로 아시아지역 독립영화를 소개한다.
심사위원장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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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를 갖고 튀어라! <생활의 발견>에서 엉뚱하고 솔직한 춘천의 여인 명숙으로 등장했던 예지원이 이번엔 조폭의 여인이 되어 다이아몬드를 갖고 튄다. 이삿짐 속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이삿짐센터 직원과 검찰, 조폭 등이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에 섹시하고 터프한 호스티스 광자 역에 캐스팅된 것. 광자는 부두목의 애인이었다가 부두목이 출세를 위해 두목에게 넘긴 여인. 출세를 위해 자기 여자를 두목에게 넘기는 박태호 역은 전광렬이 캐스팅된 상태. <2424>는 소유진, 정웅인 등 주요배역 캐스팅을 마치고 오는 4월 초 크랭크인한다. 신인 이연우 감독의 데뷔작이다.
예지원, 이번엔 조폭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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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로, 카를로비 바리로,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바쁘다. 오는 7월에 열리는 카를로비 바리국제영화제와 그 전인 5월에 열리는 시애틀국제영화제 ‘트레이드 윈즈’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것. 카를로비 바리영화제는 지난 2000년에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에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여하고, 올해는 유럽지역에서 최초로 김기덕 감독 회고전을 마련하는 등 한국영화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왔다. 올해 행사는 7월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시애틀영화제는 뉴욕, 시카고, 토론토영화제 등과 함께 북미의 권위있는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올해는 5월23일부터 6월16일까지 열린다.
전세계가 나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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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고교 주먹계의 전설인 내게도 사랑이 왔다!” SBS 주말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 천방지축이지만 순수한 고등학생 장철진으로 분해 ‘화려한 시절’을 구가하고 있는 류승범이 영화 <품행제로>에 캐스팅됐다.
<품행제로>는 교복자율화 시대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18살 고등학생의 좌충우돌 성장기와 어설픈 사랑을 그리는 복고풍 코미디. 류승범이 맡은 역은 문덕고 쌈장인 중필이다. 중필은 어리숙해보이고 엉뚱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 싸움의 대가들과 싸워 그들을 때려눕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또래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며 아무도 도전해오지 않아 무료한 나날을 보낸다. 초코우유나 마시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그의 눈앞에 치아교정기를 낀 정란여고 최고의 범생 민희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닭살 돋는 사랑을 알콩달콩 엮어나간다. 민희 역은 ‘TTL 소녀’ 임은경이 이미 캐스팅된 상태다.
<품행제로> 제작진은 4월5일부
나, 품행 제로 소년! 류승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