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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3 2001년,감독 로버트 만델 출연 티모시 허튼, 바네사 윌리엄스 장르 액션 (폭스)80년대 후반, <그날 이후>라는 TV영화가 비디오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다. 미주리주의 한 작은 마을이 핵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그날 이후’ 벌어진 일들을 다큐멘터리적으로 그린 영화다. 91년작 <터미네이터2>도 핵전쟁의 공포가 주제인 것처럼, 냉전이 한창이던 80년대의 핵전쟁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핵이 떨어지고, 온 마을을 낙진이 뒤덮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어떻게 되었을까. <그날 이후>는 핵전쟁을 흥미 위주로 다룬 액션영화가 아니라 핵전쟁 이후 벌어질 일들을 과학적으로 예측하여 보여준 영화였다. <그날 이후>의 매력은 바로 그 ‘현실 가능성’ 때문이었다.생화학무기를 이용한 테러의 여파를 그린 <최후의 바이러스 전쟁>이 흥미로운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탄저균이 든 편지 때문에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더스
최후의 바이러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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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이 직업이란 게 꽤 고독한 일이라서 방황할 때가 많았다. 일방적으로 고객의 신상정보를 공유한 채 지속적으로 그들을 관찰할 수 있는 일이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예전엔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받기만 하는 이 과정이 무척 부담스러운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일종의 해소방법으로 대여점 문을 닫고 귀가하는 길에 24시간 편의점에 들러 필요없는 물건들을 마구 사는 습관이 있을 정도였다. 뒤늦게 현찰의 중요성을 깨달아, 이젠 그런 낭만적인 취미는 없어진 지 오래다.대여점에 앉아 있다보면 고객의 면면을 관찰하게 되는데, 특히 커플이 함께 뭘 볼까를 정답게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그들이 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사실, 남자친구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서 한번은 집 앞에 있는 대여점에 가서 비디오를 빌려본 적도 있다. 역시, 상상할 때가 가장 좋은 법이다.고상하게 나이 든 고객을 보면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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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조폭마누라>로 인기를 얻고있는 배우 신은경(28)이 미국 배우 앤디 가르시아(45)와 연기 호흡을 맞춘다.
국내 신생 영화사 캐슬인더스카이(대표 이찬규)는 미국 파라마운트사와 공동 제작하는 한미합작 영화 <뷰티풀 라이프(Beautiful Life)>에 신은경이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고 20일 전했다.
<뷰티풀 …>은 의료 사고로 파산한 한 의사(앤디 가르시아)가 동양인 간호사 `안젤라'(신은경)를 만나 결혼한 뒤 완벽한 가정을 꾸리지만 불치병으로 아내를 잃게 된다는 줄거리를 담은 멜로 영화다.
이 작품에서 영어로 연기하게 될 신은경은 `1급 배우'인 한석규의 출연료(3억~4억여원)보다 많은 국내 최고 액수의 출연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TV드라마 에 출연했던 탤런트 김은숙이 신은경의 동료 간호사로 나온다.
이 작품의 주연과 감독을 맡은 앤디 가르시아는 <언터처블> <유혹은 밤 그림자처럼> <대부3>
신은경, 미국배우 앤디 가르시아와 연기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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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서른한살이었다.
당시 나는 영국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덕션에 소속된
촬영감독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었다.
그해 여름 나와 나의 팀은
1737년 금괴를 싣고 아라비아해에 침몰한
영국상선 인양작업을 촬영하기 위해
인도의 뭄바이에 수개월간 머물고 있었다.
우린 뭄바이 시내의 작은 외국인 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바의 한 구석에 홀로 앉아
만취한 프랑스 관광객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당구치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짙은 담배연기와 술 향기 사이로 간간이
그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관광객 중 한명과 인도인 청년 사이에 시비가 붙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고 난 와중에 그가 있는
곳까지 떠밀려갔다.
그는 한국국적 참치잡이 어선의 부주방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다음날이면 뭄바이를 떠난다고 말했다.
우린 많은 인도산 위스키를 마셨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따라 유난히 서늘한 바람이 밤하늘을 메우고
너와 나의 20세기,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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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 스산한 가을 바람에 멜랑콜리해졌거나 아름답고 슬픈 개인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꽤 오랫동안 붙들고 있던 프로젝트를 슬그머니 포기한 까닭이다.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성격 탓이기도 하지만 제작자의 판단과 결정이 감독이나 작가에게는 비정한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자괴감이 컸다. 영화 만드는 일을 시작할 때 나름대로 거창한 청사진을 그리면서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내심 다짐한 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시쳇말로 ‘쪽팔리는 영화’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고(돈버는 오락영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말이 절대 아님), 또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일로 상처주는 짓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제작자가 감독이나 작가와 주고받는 큰 상처라는 건, 기껏 공들여 개발한 프로젝트를 감독이나 작가가 다른 회사에서 제작하겠다고 등을 돌리거나 제작사가 질질 끌다가 결국은 포기해서 감독이나 작가를 상심하게 하는 경우일 것이다. 아직 영화는 한편도 안 만들었으니 한 가지 다짐은 유효하지
가슴앓이, 사람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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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끝없는 사막을 혼자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잡힐 듯해 다가서면 이내 저만치 날아가버리는 허망함. 그 허망함을 오늘도 끌어안고서 확답없는 길을 걷고 있다. 짙은 어둠 속을, 뿌연 안개 속을 그렇게 하루하루 걷는다.명절 때마다 동일한 단어와 말들만이 오가는 듯한 어른들과의 대화들. 영화는 힘든 것이고, 나의 장래는 불투명한 것이고, 돈이란 것은 중요한 것이고…. 세상에서 영화라는 꿈을 쫓아 살아가는 이들은 아마도 피차일반, 이심전심으로 내 맘을 알고 이해해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형제가 함께 감독을 하는 이들은 참으로 대단스럽다. <파고>의 코언 형제,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의 패럴리 형제 등. 사실 감독 자신보다 그들의 주변부 인물들, 특히 부모들의 맘이 힘들었을 테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영화를 하는 모든 어려움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쉼없이 받고 있는 압박감 가득한 상황만인 것은 결코 아니
악몽, 순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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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감옥에는 ‘사상범’이 없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불온한 인물은 ‘총기사범’이 되고, 문화적으로 퇴폐적인 인물은 ‘약물사범’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총기야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약물이란, 위해성에 대한 의학적 논란을 차치한다면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는 수단이라는 말인가? 적당히 방치하다가 필요하면 규제하는 듯한 양상은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불온’이라는 딱지뿐만 아니라 ‘퇴폐’라는 딱지도 자의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은 ‘국가보안법’과 더불어 개인을 통제하는 법인 셈이다. 물론 이런 실정법들과 더불어 “‘빨갱이’와 ‘마약쟁이’는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정서’가 존재한다. 누가 만든 정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과거의 통제전략은 ‘일벌백계’나 ‘발본색원’같이 무조건 족치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건 대체로 격리지구(ghetto)를 만들어주고, ‘여길 벗어나면 큰일날 줄 알아’라고 엄포를 놓는 방향을 취하고
퇴폐와 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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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의 등을 본다. 까만 티셔츠를 걸친 그의 등을 본다. 그는 우리 가까이 있는가 하면 때론 저 멀리 사라져 가는 듯도 하다. 하지만 멀어지는 것은 그가 아니다. 그의 스쿠터는 느리지만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아니 따라잡으려 하지 않는 것은 바로 우리이다. 결국 머뭇거리는 우리 자신이 문제인 셈이다. 그와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상상적 공간의 거리는 어느새 감독의 ‘의도’를 떠나 주저하는 우리의 태도, 혹은 비겁함이 유발하는 심리적 거리에 대한 표상이 된다. 하지만 그는 우리를 기어이 그 자리로 데려가고야 만다. 이것은 영화광의 오마주도, 끔찍하게 죽어간 거장에 대한 우수어린 회고도 아니다. 어느새 현실과의 끈을 놓쳐버린 이미지들에 대한 분노, 살해당한 이미지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여기에 있다. 아쉬운 것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실어다 줄 매개로서의 이름, 파졸리니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틈새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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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랑이 나치스 치하 독일영화계의 양심으로 꼽힌다면, 일제시대 조선영화계에는 윤봉춘(1902∼75)이 있었다. 1940년에 ‘조선영화령’이 발표된 뒤 대다수의 영화인들은 하나의 국가기구에 묶여 노골적인 군국주의 선전영화를 만들어야 했는데, 낙향하여 농촌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세운 윤봉춘을 비롯한 극소수의 영화인들만이 완벽하게 눈부신 해방을 맞았다.중학교 시절부터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윤봉춘은 함북 회령 만세운동과 독립군 활동으로 죽마고우인 나운규와 함께 1년6개월간의 옥고를 치렀다. 출소해서 고향에 머무르던 그는 먼저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한 나운규의 권유에 따라 1927년 <들쥐>에 출연함으로써 영화 인생을 시작했다. 그러나 윤봉춘의 본령은 감독으로서, 1930년 <도적놈>을 시작으로 <큰무덤>(1931), <도생록>(1938), <신개지>(1942) 등을 연출했다.작품을 통해서나 삶을 통해서나 일관되게 민족주의 사상을 견지했
“일장기에 코푸는 선생보며 반항정신을 배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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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섬 화장실에서 애를 낳아 변기에 흘려보낸 17살 소녀 혜나, 딸에게 피아노를 사주려고 매춘을 하다 성관계하던 할아버지가 복상사하는 바람에 남편에게 들통난 옥남, 설암에 걸린 뮤지컬 배우 유진은 상처와 슬픔을 잊으러 꽃섬으로 떠난다. 송일곤 감독, 서주희, 임유진, 김혜나 출연, 씨앤필름 제작, 상영시간 110분김봉석 날개없는 천사들의, 성지순례기 ★★★☆심영섭 꼬마 거장, 관념의 섬으로 가다 ★★☆유지나 영혼의 슬픔을 잡아내고 치유하는 송일곤 이미지의 매혹!★★★★■ 와니와 준하동화부 작화감독으로 애니메이터 와니(김희선)는 시나리오 작가 준하(주진모)와 같이 산다. 이들의 안온한 동거생활에, 와니의 동생 영민의 귀국 소식이 파문을 던진다. 김용균 감독, 김희선, 주진모, 조승우, 최강희 출연, 청년필름 제작,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급, 상영시간 113분김봉석 너무나 세련된 포장의 순정만화 ★★★☆박평식 애니메이션, 그 순정의 씨알만 다시 보고 싶다 ★★★심영섭 아깝다, <
꽃섬/와니와 준하/키스 오브 드래곤/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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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영화감독이 된다고? 최근 9년 만에 발표한 신보 <인빈시블> 중 첫 번째 싱글커트된 <유 록 마이 월드>로 차트 1위를 랭크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마이클 잭슨. 오랜 친구인 브라이언 마이클 스톨러와 공동으로 연출할 예정인 영화 <홈 오브 더 엔젤>은 “8살 소년의 실연에 대한 이야기”라고. <언더커버 엔젤> <랜덤 팩터> 등을 연출했던 마이클 스톨러는 이 영화가 “소년의 섬세한 감정을 포착하는 <올리버> 같은 <스탠 바이 미>”가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이 영화는 2002년 5월부터 스톨러의 고향인 캐나다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황제, 카메라를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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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아래 내리는 슬픔 같은 비. 멜로영화 <여우비>에 <가위>의 최정윤이 캐스팅되었다. 최정윤이 맡은 역할은 스물세살 여대생 아름. 주말이면 아버지가 목사로 있는 시골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아름은 소리없이 다가와 미묘한 설렘을 남기고 사라지는 남자 현우에게 용기를 내어 프로포즈를 한다. 그러나 현우에게는 옛사랑이 남기고 간 상처가 너무 크다. 현우 역은 아침드라마를 통해 낯익은 탤런트 정유석이 맡았다. 각각의 시점에 따라 3부로 구성된 영화 <여우비>는 신인감독인 김진옥이 메가폰을 잡았고 지난 11월5일 크랭크인하여 전북 김제에서 촬영중이다.
여우비 맞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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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스쿨’을 통해 만났을까?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앤디 맥도웰이 고등학교 동급생이었던 레트 드캠프 하트조그와 지난 11월13일 결혼식을 올렸다. 맥도웰의 두 번째 결혼식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개프니고등학교가 위치한 곳이자 그녀가 어린 시절을 보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이브닝 파티로 이루어졌다. 지난 99년 전 남편 폴 퀼리와 3명의 아이들을 두고 이혼했던 맥도웰. 언니의 두 번째 결혼식에 참여한 여동생 밥스 로저스 리처드는 “단출하지만 정말로 달콤했던 결혼식이었다”며 새로운 출발에 축복을 보냈다.
고향에서, 고등학교 동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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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수선>의 배창호 감독이 2002년 11월 열리는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지난 11월9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차 부산을 찾은 도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가와구치 미치야스는 개막작으로 상영된 <흑수선>을 관람한 뒤 “인간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며 매우 감동적인 영화였다. 상영 내내 매우 흥미진진했다”라고 극찬하며 “배창호 감독을 내년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잔잔한 찬사를 받았던 <정> 이후 야심만만하게 준비했던 <흑수선>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던 배창호 감독은 뜻밖의 해외영화제 초청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엔 도쿄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