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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회에는 도끼를 든 살인마들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가 있는 듯하다. 귀신이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전설의 주테마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확실히 도끼로 사람을 난자하는 살인마들에 집착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은 미국의 영화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근에 도끼 살인마를 등장시킨 영화들만 해도 <캠퍼스 레전드> <슬리피 할로우> 등이 있었고, <샤이닝>과 같은 고전이나 <나는 도끼 부인과 결혼했다> 같은 코미디도 도끼 살인마에 대한 미국인들의 공포심리를 잘 드러내준 영화들. 같은 맥락에서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의 <웨이트 오브 워터>도 현대의 미국인들이 도끼 살인마의 이야기에 얼마나 강박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영화에서도 설명된 것처럼 실제 사건이 일어난 것은 1873년 3월6일, 메인주와 뉴햄프셔주의 경계선에 있는 숄스 군도의 스머티노즈라는 이름의 섬에서였다. 희생자였던
<웨이트 오브 워터> 소재, 스머티노즈 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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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와 김윤진이 귀엽게 망가졌다! 이들이 어떤 배우던가? 목소리 깔고 눈에 힘주거나 심각하게 총구를 겨누고 활시위를 당기는 연기에 익숙한 얼굴들이 변해도 한참 변했다. 상상하기 힘든 이들의 망가진 모습을 <아이언 팜> 홈페이지에서 미리 보여준다. ‘아이언 팜’이란 주로 무협지에 등장하는, 뜨거운 모래에 손을 단련하는 기수련 방법의 하나. 영화에서는 주인공 아이언 팜이 모래 대신 전기밥통을 수련의 도구로 사용하는데, 이 엉뚱한 밥통의 이미지를 경쾌하게 그려낸 플래시가 눈에 띈다.LA폭소테러현장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4편의 메이킹 필름은 정성들여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크랭크인하는 첫날의 풍경부터 담기 시작하여 바텐더 아카데미에서 김윤진이 실습하는 모습, 현지인 스탭들인 프로덕션 코디네이터와 동시녹음기사가 즉흥으로 랩핑하는 모습 등 제작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의 주요 장면을 편집한 본예고편 외에도 정훈이의 애니메이션으
<아이언 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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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거의 십년 전의 일이다. 윗집에 사시는 어머니 친구분 딸이 나한테 공짜 영화표를 두장 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인 <슈퍼 마리오>의 주인공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가 나오는 영화였다. 제목까지 확실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지만 신사동 낡은 극장의 몇 안 되는 좌석이 10의 1도 차 있지 않았던 것은 생생하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공룡이 나오고 소녀가 있었는데(공룡소녀였던 것 같기도 하다), 마리오 형제가 소녀를 도와 지구를 구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와 간짜장을 먹으면서 참 내용 없는 영화라고 성토대회를 열었다. 그 정도로 없던 내용이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기억날 리가 없다.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보편화된 지 오래다. 조금만 인기있는 만화는 재빨리 게임으로 만들어진다. TV애니메이션이 반응이 좋다 싶으면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곧 나오고 캐릭터 상품도 엄청나게 쏟아진다. <포켓 몬
게임 원작 영화들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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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대소동 코미디의 진국 <시끌별 녀석들>, 개성만점 동거 로맨스코미디의 고전 <도레미 하우스>, 그리고 소년 변신 무술코미디의 최고 히트작 <란마 1/2>. 다카하시 류미코의 만화들은 그야말로 일본 만화가 이어온 대중오락 노선의 핵심에 걸쳐져 있는 작품들이다. 누구든지 이해하기 쉽고, 한번 열광하면 10권 정도는 쉽게 달려가는 에너지 넘치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단편 연작 <인어의 상처> 등을 보면, 다카하시가 그려낸 일본 중세의 세계가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섬뜩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언젠가 이 세계를 본격적으로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도 된다. <이누야샤>는 바로 이 일본 중세의 세계, 요괴와 도깨비가 뛰어놀고 전쟁과 살육이 끊이지 않는 세계를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작품은 시끌별-도레미-란마의 계보를 잇는 다카하시의 메인 인기물의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주
다카하시 류미코의 <이누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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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호러 판타지의 고전 <악마의 신부>(원제, 데이모스의 신부)가 정식 발간되고 있다. 최근 서울문화사가 발간하기 시작한 이 작품은 이케다 에츠코의 공포이야기에 아시베 유호가 그림을 그린 것으로, 국내의 독자들에서는 <꿈속의 신부>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왔다.주인공 소녀 미나코는 어두운 금요일의 꿈속에서 데이모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친남매 지간인 데이모스와 비너스가 사랑에 빠지자 제우스는 노여움으로 비너스를 죽음의 늪에 가두고, 데이모스를 악마의 형상으로 만들어버린다.2002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공모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창작만화애니메이션 제작지원 공모안이 발표되었다. 4회째인 올해 행사는 5월28일에서 30일까지 단편애니메이션, 출판만화, 연구 및 저술, 시나리오 부문에서 기획안을 받아 심사에 들어간다. 또한 이 기간에 우수기획전시 공모를 받아 만화애니메이션 부문의 기획전시 아이템을 발굴한다. 한편 서울만화모형공모도 2회째를 맞아, 8월13일에서 14일까
악마의 신부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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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원작자나 감독, 디자이너가 엔터테이너가 아닌 ‘작가’로 대접받는 건 더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특이하게 애니메이션 제작관계자가 아닌 원작자가 ‘작가’로서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은하철도999>와 <우주전함 야마토>의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이다. 한국에서야 <마징가Z>나 <들장미 소녀 캔디>, <미래소년 코난>과 같이 한 시대를 산 어린이(뿐만이 아닐지도 모르지만)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 작품 반열에 있는 그의 작품이 새삼 일본이나 해외에서 주목받는 것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은하철도999>와 <캡틴 하록> <퀸 에메랄다스>와 같은 작품의 캐릭터들이 상호 연관되는 스토리를 추가시키면서 하나의 거대한 우주 서사시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하나의 역사적 줄기를 만들어놓고 사건을 배치하는 <기동전사 건담>과 같은 역사성을 가지는 시리즈물이 없진
전설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메텔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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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와 <탱고>로 잘 알려진 필립 누아레 주연작.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와 어느 우편부 사이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파블로 네루다는 고국에서 추방당한 뒤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 머문다. 우체국은 그를 위해 우편배달부를 고용하는데 마리오라는 사람. 그는 성격은 좋지만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네루다는 순박한 마리오에게 호감을 느끼고 마리오가 짝사랑하는 아가씨와 사랑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영화음악이 인상적이다.
[TV영화] 일 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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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등을 만든 고 김기영 감독의 스릴러. 1960년대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본 수작이다. 동식은 여공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동식의 아내가 그를 대신해 수입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형편. 젊은 가정부가 집에 들어오고 동식은 순간적인 실수로 가정부를 범하게 된다. 아내는 가정부의 임신 소식을 듣고 강제로 낙태를 시키려고 든다. 근대화의 미명 하에 희생당하는 여성의 복수극, 한국 남성의 여성 판타지를 절묘하게 조합하고 있다.
[TV영화] 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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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re Sa Vie 1962년, 감독 장 뤽 고다르 출연 안나 카리나 <EBS> 4월13일(토) 밤 10시“고다르와 화가 베르메르는 일상적 대상을 찬미한다. 그들에게 하찮은 것들은 극단적 아름다움의 대상이다.” 평론가 리처드 라우드의 말이다. 영화는 여주인공 나나의 클로즈업으로 시작한다. 다른 방향에서 그녀의 정면과 옆얼굴을 차례로 비춘다. 영화는 열두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은 “나나는… 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짧은 부제가 붙는다. 이렇듯 산만한 구성의 <비브르 사 비>는 역설적으로, 배우의 정물에 근접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있다. 당시 고다르의 아내이자 영화 속 히로인인 안나 카리나의 자태가 그렇다. 영화는, 그녀에게 봉헌된 심미적인 연서다.남자와 헤어진 나나는 형편이 어렵다. 집세를 내지 못한 나나는 자신이 기거하는 방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남은 선택이라곤 길거리에서 몸을 파는 매춘이다. 라울이라는 포주 밑에서 일하기 시작한 나나는 물건 취급당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비브르 사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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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쓸쓸한, 그래서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들도 있다. 그러나 그 쓸쓸함의 정체가 단지 소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속은 기분도 든다. 반면 영화에 다 쏟아놓지 못한 또 다른 쓸쓸함이 엔딩타이틀에까지 어른거린다면, 우울한 동조를 보낼 수밖에 없다.이번주 독립영화극장(KBS2TV 금요일 새벽 1시15분) 두편은 여성 감독이 여성을 주인공 삼아 담백하게 드러낸 일기장 같은 영화들이다. <go West…>(홍윤정/ 35mm/ 컬러/ 21분/ 2001)에는 두편의 영화가 있는데, 쓸쓸한 이사준비와 남자선배와의 이별을 동시에 맞는 이야기 하나와 유부남을 사랑하는 어느 여성의 이별을 다룬 시나리오 이야기가 바로 그것들이다. 비록 주인공에 의해 쓰인 시나리오지만 그녀의 과거 혹은 미래의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go West…>의 전략은 그 두 이미지들을 뒤섞어서 관객에게 던지는 것이리라, 아마도. 감독 홍상수 냄새가 옅게 배어 있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관계의 절면을 보
독립·단편영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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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이름의 드라마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SBS의 수·목 미니시리즈 <명랑소녀 성공기>. 그냥 인기가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방송 3주 만에 시청률이 평균 30%를 넘고 있으니 속된 말로 대박난 드라마이다.사실 무슨 성공기라는 식의 제목은 예전 60∼70년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끔 등장했던 스타일이다. 혹 <와룡선생 상경기>나 <쥐띠부인 억척기> 같은 제목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해피투게더> <호텔리어> <애드버킷> 같은 영어 제목이나, <가을동화> 같은 서정적인 제목도 많은데 왜 하필 <명랑소녀 성공기> 같은 제목을 붙였을까? 드라마의 내용도 제목만큼이나 예스럽다. 시골에서 자란 꾸밈없고 밝은 성격의 소녀가 서울로 상경해 부잣집에서 갖은 설움을 겪으며 성공해 가는 이야기이다. 이 과정에서 ‘신분차이’가 나는 대기업체 후계자와 사랑을 느끼고, 그의 약혼자로 세상의 아쉬움이 없는 ‘건방지
아이돌 스타의 인기에 의존한 <명랑소녀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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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제작연도 2002 광고주 진로 제품명 참이슬 대행사 인터막스애드컴<잎새주>제작연도 2002 광고주 보해양조 제품명 잎새주 대행사 베이직거손광고계는 지금 명랑자매의 전성시대다. 밝고 맑은 이미지가 일맥상통하는 김정은(26)과 장나라(21)가 광고계를 갈짓자로 휘젓고 있다. 현재 TV를 켜면 방긋방긋 웃는 이들의 모습을 만나기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지난해엔 ‘산소 같은’ 이영애가 ‘이영애의 하루’란 유머스토리를 낳을 만큼 다작모델로 이름을 날렸다. 올해에는 단연 두 사람이 그 몫을 담당하고 있다.먼저 명랑자매의 언니인 ‘김정은’. 올해 초 BC카드 광고의 ‘부자 되세요’란 덕담으로 홈런을 날리면서 ‘CF퀸’이란 영예를 새롭게 거머쥔 주인공이다. 그의 ‘맛있는 입’을 통하면 모든 광고카피가 유행어로 변한다는 통설이 있다. ‘딱 좋아’(하이주 CF), ‘올라갑니다, 내려갑니다, 캄사합니다’(대우전자 김치냉장고 CF), ‘만지지마’(장인가구 CF) 등이
밝은 이미지의 여자 모델 내세운 소주 광고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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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ander: Endgame 2000년 감독 더글러스 아니오코스키 출연 크리스토퍼 램버트, 애드리안 폴, 브루스 페인, 리사 바부시아 자막 영어, 한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사 메트로 DVD
<하이랜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두장의 디스크로 출시되었다. 첫번째 디스크에는 개봉당시 12분 가량 삭제된 장면을 비롯, 영화 본편과 프로듀서, 편집자의 코멘터리가 담겨 있으며 특수효과 제작기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두번째 디스크에는 감독 및 출연진 인터뷰, 시놉시스, <하이랜더> 시리즈에 대한 소개, 제작과정, 그리고 DVD로 즐길 수 있는 게임 등을 담았다. 다소 많은 분량이지만 곳곳에 숨겨진 스페셜 피쳐를 보는 재미도 영화 본편 못지않게 쏠쏠하다. 코멘터리 전체에 걸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 <엔드 오브 게임> 자세히 보기
엔드 오브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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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감독 민병진 출연 임원희, 신은경, 김민종 자막 영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사 베어엔터테인먼트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더티 하리2>의 부제에서 출발한 작품. 하지만 제목과는 달리 액션장르에 미스터리와 코미디, 그리고 멜로까지 종합선물세트처럼 버무려놓아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3차원 그래픽과 영화장면을 적절히 활용한 메뉴 디자인과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그리고 명암과 색감이 돋보이는 화질은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서플로 극장용 예고편과 TV용 예고편, 메이킹 필름, 뮤직비디오 등을 담았다.▶ <이것이 법이다> 자세히 보기
이것이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