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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에 프랑스의 유서깊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그 대표격인 총감독(general director)으로 미국인인 피터 스칼렛을 내정한 것은 프랑스 내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창설자인 앙리 랑글루아의 이름 탓에 세계영화사에서 거의 일종의 ‘성소’(聖所)처럼 여겨지던 이곳의 운영을 미국인이 맡게 된다는 것은 많은 프랑스인들에게도 상당히 놀라운 일로 비쳐졌던 것이다.하지만 피터 스칼렛은 19년간 샌프란시스코영화제를 운영하면서 세계 각국의 새롭고 실험적인 영화들을 미국 관객에게 소개함으로써 이미 상당한 명성을 얻은 바 있는 인물이다. 특히 대중성이 없는 프랑스영화들, 가령 필립 가렐이나 자크 리베트의 영화를 적극적으로 소개해 프랑스 내에서도 많은 지인을 얻었고 그리하여 1998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특별공헌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에 서울에서 열린 국제영상자료원(FIAF) 서울 총회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대표로 참석한 이 ‘파리의 미국인’을 만나보았다.지난해에 당신이 시네마테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지휘하는 미국인 피터 스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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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도란 이름 참 많이 들었다. MBC에서 방영되는 거개의 쇼와 드라마 제작진 중엔 꼭 ‘미술 주병도’란 다섯 음절이 꼭꼭 박혀 있었다. 오락 프로그램 <건강백세>와 청춘드라마 <우리들의 천국>부터 슬금슬금 등장하기 시작했으니까 꼬박 15년째다. 그런 그의 이름이 <취화선> 엔딩 크레딧에 척 나타난 건 어쩌면 필연이리라. 20억원이 넘는 돈으로 3천평에 가까운 부지 위에 개화기 조선 종로거리를 재현하는 일은 미술하는 사람에겐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하중의 부담감 역시 뒤따르는 일. 게다가 박광수 감독 등과의 영화작업으로 6편의 필모그래피를 가진 그지만, 영화 안팎으로 사극이 처음이라 더욱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다큐멘터리적 사실성보다는 일단 영화적으로 그림이 될 만한 조선시대 가옥의 모습을 찾는 것으로 작업은 시작됐다. 방송을 통해 카메라가 들어가고 나오는 길에는 익숙할 대로 익숙한 그지만, 정일성 촬영감독과 언제나 함
<취화선> 미술감독 주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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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뉴트론>은 내 어린 시절의 판타지,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살려낸 애니메이션이다. 내가 지미를 보며 즐거웠던 것처럼, 관객도 지미에게서 자신의 판타지를 볼 수 있길 바란다.” 지난 5월6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는 <지미 뉴트론>의 상영에 이어 존 A. 데이비스 감독과의 대화가 열렸다. 천재 소년 지미와 친구들이 외계인에게 납치된 부모들을 구해내는 <지미 뉴트론>은 니클오데온과 파라마운트가 공동제작한 장편 3D애니메이션. 데이비스는 TV물 <산타 vs 눈사람> 등 3D와 2D의 캐릭터애니메이션에서 인정받아온 DNA프로덕션의 공동대표 겸 감독이다. 첫 장편 <지미 뉴트론>과 함께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SIAF)에 초청돼 내한한 것. 상영 도중 어린 관객이 종종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지켜본 감독은 “한국 관객의 반응에 기뻤다”며, 소프트웨어의 종류부터 지미의 발명품 때문에 개미처럼 작아진 선생님은 어떻게 됐냐는 꼬마
애니메이션 <지미뉴트론> 감독 존 A.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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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부시가 맡기로 했던 <터미네이터3: 기계의 봉기>의 여주인공 역이 클레어 데인즈에게 넘어갔다. 4월15일 촬영을 시작한 이 영화의 감독 조너선 모스토는 부시가 캐릭터에 부적합하다는 생각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소피아 부시는 재능있는 배우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가 우리가 원하는 캐릭터를 나타내기엔 조금 어린 외모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고 느꼈다”라고 모스토는 말했다. 데인즈가 촬영장에 합류한 것은 지난 5월5일. 터미네이터의 파트너인 존 코너(닉 스탈)가 사랑하는 여자가 그녀의 역이다. <터미네이터3>는 100회 촬영을 계획하고 있다.
클레어 데이즈, <터미네이터3 : 기계들의 봉기>의 여주인공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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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가 유니버설픽처스의 새 영화 <카르멘>의 주연과 공동제작을 맡게 됐다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잘 알려진 카르멘 이야기를 새롭게 이미지화해 현대적으로 각색하는 이 작품에는, <물랑루즈>의 공동각본가였던 크레이그 피어스도 참여해 눈길을 모은다. 로페즈와 함께 <카르멘>을 공동제작할 제작자는 로페즈가 주연했던 <더 셀>의 제작자인 줄리오 카로. 카로는 최근 할리 베리 주연의 <폭시 브라운>을 제작했다. <카르멘>은 현재 헌팅단계. 크레이그 피어스가 뉴욕, 아바나, 마이애미, 마드리드 등지를 다니며 적당한 촬영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제니퍼 로페즈, <카르멘>의 주연과 공동제작 겸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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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이 너무해>의 리즈 위더스푼이 새 영화 <프리덤 라이터즈>에서 창의적인 열정으로 학생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젊은 여교사로 분하며 변신을 시도한다. <프리덤 라이터즈>는 에린 그루웰이라는 23살의 여교사가 방황하는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을 글로 옮기며 스스로를 변화시키게 한 실화를 다룬다. 이들의 글을 묶은 책 <프리덤 라이터즈: 평범하지 않은 십대들이 자신과 주변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어떻게 글쓰기를 이용했나>가 영화의 원작인 셈이다. <금발이 너무해> 이후 위더스푼의 신작인 <진지해지는 것의 중요성>는 5월17일 미국에서 개봉한다.
리즈 위더스푼, 새영화로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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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무> <달마야 놀자> <킬러들의 수다> 등의 영화에서 묵직한 연기든 코믹한 연기든 자유자재로 소화해냈던 배우 정진영이 문성근에게서 TV프로그램 진행자 바통을 이어받는다. 문성근이 터줏대감이었던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새 진행을 맡게 된 것. SBS는 정진영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정진영씨의 지적인 분위기와 신뢰성, 연극 등을 통해 쌓은 정확한 전달력 등이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성근이 <그것이…>에서 도중하차하는 이유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영, <그것을 알고싶다> 새진행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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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면과 송선미가 알콩달콩 살고 있는 집에 소지섭이 밤마다 들어가는 이유는? SBS 드라마 <유리구두> 등에 출연하고 있는 탤런트 소지섭이 처음으로 스크린을 두드린다. 코미디 <도둑맞곤 못 살아>에서 30대 공무원의 집을 신출귀몰하게 털어가는 엘리트 도둑으로 출연하게 된 것. 소지섭의 본업은 천재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도둑질은 취미생활이며, 자신이 가진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박상면의 집을 마음대로 ‘유린’하며 부부의 약을 올린다고. 송선미와 박상면은 소지섭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부부로 출연한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연출부 출신 임경수 감독의 영화감독 데뷔작. 5월 중순에 크랭크인한다.
소지섭, <도둑맞곤 못살아>로 영화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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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한달 만에 전국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집으로…>의 흥행배우(?) 김을분, 류승호 콤비에게 경사가 겹쳤다. 두 사람이 나란히 제39회 대종상영화제 신인 남녀주연상 부문 후보에 오른 것. 만약 77살의 김을분 할머니가 수상한다면 한국영화계 최고령 신인 여배우 기록을 세우게 되며, 류승호군과 동시 수상한다면 최초의 최연소, 최고령 커플 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집으로…>는 신인 남녀주연상 이외에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기획상 등 모두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올해 대종상 시상식은 오는 5월26일 오후 6시에 코엑스 컨벤션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김을분 할머니와 유승호군, 대종상 후보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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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설경구, 차승원
신분 : 어제는 죄수, 오늘은 탈옥수
미션 : 탈옥했던 감옥으로 되돌아가기
이유 : 뒤늦게 광복절 특사로 출감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
<공공의 적> <오아시스>의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신라의 달밤>으로 코믹연기에서도 점수를 딴 배우 차승원이 <광복절특사>에서 만난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의 김상진 감독의 신작 <광복절특사>는 두명의 탈옥수가 광복절 특사 명단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다시 감옥으로 들어가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을 그리는 코미디.
차승원은 사소한 절도 혐의로 감옥에 갇히지만 억울함을 주장하며 계속 탈옥을 감행, 형기가 늘어나 7년째 복역중인 무석으로 등장한다. 그가 탈옥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유를 되찾는 것이다. 설경구는 사기죄로 복역중인 재필. 그가 탈옥하는 이유는 얼떨결에. 무석처럼 치밀하게 준비한 탈옥이 아니라 애인이 변심하자 순간
설경구와 차승원이 <광복절특사>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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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노랑, 빨강. 사진 촬영을 위해 의상을 세번씩 갈아입었건만, 송승헌, 권상우, 김영준은 단단히 약속이라도 한 듯 삼색톤의 화음만은 흐뜨리지 않았다. 미국에서 살다온 불량스런(?) 고등학교 5학년인 ‘거만한 놈’ 성환, “고모, 이모”들의 전화를 싹싹하게 받아가며 웃음을 선사하는 ‘기생오라비’ 우석, 자신의 인터넷 방송 외엔 만사에 무심한 듯 세상을 “따”시키는 ‘심심한 놈’ 진원. 21억원이 든 돈가방을 들고 좌충우돌하는 <일단 뛰어>의 세 친구처럼, 각각의 개성이 그럴듯하게 맞물린 팀워크를 색채로 드러내기라도 하듯 말이다.
송승헌, 권상우, 김영준. 세 배우에게 <일단 뛰어>는 각별한 영화다. 시차는 있지만, “뭘 잘 모른 채” <카라>와 <화산고>로 얼떨떨한 신고식을 치른 송승헌과 권상우에게는 내심 별러온 두 번째 영화. <순애보> <신라의 달밤> <달마야 놀자> 등 출연작 편수는 셋 중 가장 많
“영화야 놀자”, <일단 뛰어>의 송승헌, 권상우,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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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심심한 놈
남들이 그렇게 부르죠. 우석과 성환이 사이에서 항상 수수방관, 어리둥절하는 캐릭터니까. 근데 제가 보기에 진원이는 외계에서 떨어진 놈이에요. 왕따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주위 친구들을 왕따시켜요. 동네에 한명씩 그런 놈들 있잖아요. 자신만의 세계로 똘똘 뭉친, 범접할 수 없는 녀석들. 영화를 자세히 보셨나요? 항상 캠코더를 들고 다니고, 인터넷 방송국을 차리는 것뿐만이 아니에요. 녀석 방 안 한쪽에 만화책과 프라모델이 가득하잖아요. 아, 그리고, 이번엔 영화 끝까지 나와요. 데뷔작 <순애보>에선 꺽다리 호텔 벨보이로 0.5초 나왔어요. 이 정도면 출세했죠. 부담이요? 왜 없겠어요. 전에는 이만큼 생각해서 가면 ‘너무 길다’, ‘시간 다 잡아먹는구먼’ 뭐 그렇게 욕 먹었는데, 이번에는 준비를 해가도 난감할 때가 많았으니까.
젊다는 것
어딜 가나 항상 막내였어요. 모델 활동도 고2 때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래서인지 일부러 제 또래보다 어른스럽게 보이
“저, 이번엔 영화 끝까지 나와요” <일단 뛰어!>의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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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만한 놈?
건방지다는 사람도 있고, 예의 바르다는 말도 듣고. 성환이는 건방지다고 볼 수도 있지만, 뭣보다 남의 눈치를 안 보는 인물이죠. 교실에서 담배도 피우고, 욕도 막 하고. 살아가면서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기분 나빠도 웃어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근데 성환이는 안 그렇죠. 개인적으로 친구 하고 싶진 않은데, 매력적이예요. <일단 뛰어>는 드라마보다 많이 풀어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검사나 엘리트처럼 딱딱하고 강직한 역할이나 <가을동화>같은 순정파를 많이 했는데, 절 가두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죠. 고3은 누구나 경험하는 거고, 저도 공부만 한 건 아니라서 자신감 같은 게 있었어요. 그래도 카메라 앞에서 욕하는 건 처음이라 어색하더라구요. 나중엔 시나리오에 없는 욕을 하니까 감독님이 말렸지만.(웃음) 그냥 풀어논 말처럼 편하게 했어요.
젊다는 것
더 젊을 땐 잘 몰랐죠. 언제 스물일곱이 됐는지…. 상우하고도 그런 얘기했어요. 우리, 3
나를 가두는 이미지를 까부수다, <일단 뛰어!>의 송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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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기생오라비? 저, 아녜요. 진짜루. 역할 때문에 의식적으로 가벼워지려고 한 건 있죠. 자기최면식으로. 그게 작품 따라, 역할 따라 달라요. <화산고> 때는 얼마나 폼 잡았게요. 말수도 줄이고 행동도 절도 있게 하고 그랬거든요. <지금은 연애중>이랑 <일단 뛰어> 거치면서, 밝아지고 가벼워진 거죠. <일단 뛰어>의 우섭도 생각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는 진지해요. 우정도 깊고, 순수하고. 얄미워 보이지 않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거의 강요다) 돈을 ‘먹자’고 처음 제안하는 것도 우섭인데, 그냥 돈을 좀 좋아하는 것 뿐이에요. 호스트 일도 그래서 하는 거고. 밤일 뛰는 거, 우섭이 어려서 끈적끈적하지 않았지만, 리얼하게 표현했다 쳐봐요. (몸서리치며) 어휴.
젊다는 것
더 일찍 이 길로 뛰어들지 않았고, 더 일찍 주목받지 못한 게 속상할 때가 있어요. 근데 실은 지금 나이가 고마워요. 목표 정한 대로 중심 흔들리지 않고 뛸 자
지금 아니면 못할 것들을 향해! <일단 뛰어>의 권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