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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밤에는 취미삼아 물건을 훔치는 도둑과 여기에 맞서는 ‘소심한’ 가장의 대결을 그린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는 이웃 일본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사무라이 픽션>의 사이토 히로시의 동명소설이 원작. 잘사는 처가 덕에 남부럽지 않게 사는 공무원 고강태는 요 며칠새 출몰하는 도둑 때문에 밤잠을 설치다가 분기탱천, 도둑을 잡겠다고 중무장을 하고 나선다.양수리 종합촬영소에 세워진 고강태의 호화주택. 시가 1천만원이 넘는 TV가 자리잡은 거실에서는 와이어 액션이 한창이다. 엘리트 도둑 최강조 역을 말은 소지섭. 운동으로 단련된 몸매에다 검은색 작업복이 도둑이라기보다는 마치 특공대 대원을 연상시키는 그는 유도복에 헬멧으로 무장한 소심한 가장 고강태를 상대로 화려한 발차기를 뽐내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천만배우’ 박상면은 고강태 역을 맡아 이 멋진 도둑에게 연신 얻어맞는다. 거기다 자기가 파놓은 함정그물에 걸리기까지 하고….♣ “
<도둑맞곤 못살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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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월드컵 경기장 인근의 6차선 도로 위에 40여대의 자동차가 경찰차와 렉카, 구급차 등에 가로막혀 꼼짝도 못하고 서 있다. 짜증이 난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서고 더위를 더한 불만들을 내뱉는다. 그때 멀리서 달려오던 소방차가 중심을 잃으며 자동차들 위로 날아오른다. 자동차들을 연달아 들이받으며 소화전까지 박살낸 소방차는 옆으로 누웠고 소화전에서 터져나온 물줄기는 시원하게 공중을 가른다. 코믹액션영화 의 하이라이트로 단번의 OK를 얻어내야 하는 부담이 컸던 이 장면은 소방차 운전자의 안전을 확인하고서야 스탭들에게서 박수가 터져나온다. “와∼!” 열대야로 더위를 피해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도 헌혈에 가까울 정도로 극성스러운 모기들에게 뜯기면서도 감탄사를 터트리며 자리를 뜰 줄 모른다.♣ 단순무식하고 출세를 위해서라면 사랑도 내동댕이치는 마약 밀매단 부두목인 박태호(전광렬)는 물건을 고추장 단지에 숨기지만 물건은 사라지고 단지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여경 독고진 역할의
<2424>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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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소년과 소녀는 나이를 먹고, 세계는 더욱 복잡하고 어두워진다. <해리 포터> 프랜차이즈의 ‘에피소드2’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은, 시리즈에서 점하고 있는 포지션을 놓고보면 비교적 약한 고리로 여겨질 법한 장(章). <…비밀의 방>에는 천덕꾸러기 꼬마의 눈앞에 다이애건 앨리의 관문이 처음 열린 1편이 제공한 신세계의 경이도,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자극적인 암흑도, 4편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의 장대한 스펙터클도 없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어느 에피소드보다 유머와 액션, 캐릭터의 배합이 매력적인 <…비밀의 방>은 할리우드의 이야기꾼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드라마를 품고 있다.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원작에 대한 절대적 충성으로 크리스 컬럼버스 감독과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만이 얻은 ‘머글(마술사가 아닌 보통 사람)이 부린 마술’이라는 평을 뒤집
해외 신작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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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사부일체>로 데뷔한 윤제균감독이 "두사부 필름"이라는 제작사를 직접 설립해 차기작 <색즉시공>을 찍는다. 윤감독은 <두사부일체>의 흥행성공으로 여러 제작사와 투자사로부터 속편 제안을 받았으나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이야기를 하고자 직접 제작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색즉시공>은 20대 후반 늦깎이 모범 대학생이 발칙 대담한 여대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 황당무계 섹시 코미디로 임창정이 주연으로 캐스팅되었다. 윤감독은 주연배우의 첫째 조건으로 '리얼리티가 묻어나는 탁월한 연기력'을 내세웠고, 전작 <두사부일체>에서 카메오로 등장, 이미 윤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임창정을 낙점했다고 한다.
한편, <색즉시공>은 이달 말 크랭크인해 연말에 개봉할 예정이다.
윤제균감독의 <색즉시공>에 임창정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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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포영화를 보면 기술의 진보를 가장 적극 활용하는 건 각종 악령들인 모양이다. 예전엔 원귀가 서릴 수 있는 매체가 부채나 인형, 반지 따위의 고답적인 소지품에 머물렀지만, 최근엔 핸드폰(<폰>), 이 메일(<하얀 방>), 인터넷 사이트(<피어닷컴>) 등 기술 진보의 모든 첨단분야를 한을 품은 영적 존재들이 장악했으니 말이다. 이런 작품들이 진정으로 새로운 공포를 담고 있는지, 아니면 진부함을 감추려고 소재만 첨단분야를 동원한 건지 판단하는 건 관객의 몫이다. 1982년 데뷔 이후 공포영화라는 한 우물을 파온 윌리엄 말론 감독의 <피어닷컴>은 인터넷 사이트에 원귀가 서려 있다는 설정의 공포영화다. 잡지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중년 남자가 지하철 궤도에 내려가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독일에서 유학온 여학생이 욕조 안에서 숨지고 용의자인 젊은 남학생 또한 유치장에서 죽음을 맞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눈에서 출혈을 한다는 점이다. 뉴욕시 경찰국 형
fear.com에 접속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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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를 들어볼래요. 컴컴하고 허름한 레스토랑 한 구석에서 거대한 금발머리에 빨간 입술을 굵게 칠한 그가 말을 걸어왔다. 그의 이름은 헤드윅. 베를린 장벽의 동쪽에서 살던 어린 시절엔 한셀이라 불리던 “비쩍 마른 계집애 같은 소년”이었고 지금은 “국제적으로 무시당하는 가수”다. 트랜스젠더 로커의 삶을 담은 <헤드윅>(원제 Hedwig and the angry inch)은 시작부터 끝까지 도발적이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는 록 뮤지컬이다. 언뜻 드랙퀸(여장남자) 무비로도 보이지만 단순히 성적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뛰어넘는다. (한국에서도 15살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 영화는 불완전한 자신을 완성해줄 반쪽을 찾아 끝없이 헤매는 인간의 보편적 갈망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 세상 소외받는 모든 이들에 바치는 헌가다.
70년대 라디오의 미군방송에서 나오는 팝 음악에 젖어있던 소년은 자신을 사랑하는 흑인 미군과 결혼하려고 어머니 헤드윅으로부터 건네받은 가짜신분증을 쥐고 성전환
남자도 여자도 아닌 1인치 살덩이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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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서세원씨가 자신이 사회를 맡고 있는 KBS 2TV토크쇼「서세원 쇼」에 대한 폐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문화개혁시민연대 를 지난 7월26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세원씨의 고소대리인인 신모 변호사는 6일 문화연대가「서세원쇼」폐지 운동을 벌이면서 ‘서세원씨의 독선과 인격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서세원쇼」가 그 어떤 오락프로보다 노골적인 연예 산업의 홍보창구 역할을 했다’ ‘영화<긴급조치19호>에 60여명의 연예인이 출연한 것은 서세원씨가 연예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폐지 이유를 밝힌 것은 서세원씨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서세원씨 문화개혁시민연대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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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의 신기원을 열었던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가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부활된다.퓨즈엔터테인먼트는 오는 8월 11일 낮 12시부터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애니메이션 동호회 신화창조태권브이 주최로 열리는 <로보트 태권V> 무료상영회에서 로보트 태권V 캐릭터를 변형한 1분 가량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예고편을 선보인다. 이어 퓨즈엔터테인먼트는 <로보트 태권V>의 또다른 캐릭터인 청동거인과 함께 로보트킹, 썬더A 등 국산 고전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인터넷 홈페이지(www.chfuse.com)에 공개할 계획이다. 76년 탄생한 <로보트 태권V>는 지난해 9월 2장의 CD로 복원된 데 이어 디지털드림스튜디오와 신씨네에 의해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중이다.한편 11일 개최되는 <로보트 태권V> 무료상영회에서는 77년작 시리즈 3탄 <로보트 태권V-수중특공대>를 비롯해 <마루치
<로보트 태권V>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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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여성감독 김진아(29)의 디지털 장편 다큐멘터리 <김진아의 비디오일기>가 9월 26일부터 10월 11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제21회 밴쿠버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김진아의 비디오일기>는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인 김감독이 미국에 유학하던 6년 동안 셀프 카메라 형식으로 어머니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기록영화로 지난 4월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아시아 신인감독을 위한 용호상(Dragons and Tigers) 부문이나 장편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논픽션 피처스(Nonfiction Features) 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김감독은 슈퍼모델 이선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집앞>으로 장편 극영화 데뷔를 준비중이다.이에 앞서 김인식 감독의 <로드 무비>도 밴쿠버 영화제 용호상 부문 진출이 확정됐다.(서울=연합뉴스)▶[관련기사] 카메라로 치유해가는 거식증의 기록 <김진아의 비디오일기>
<김진아의 비디오일기> 밴쿠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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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안으로 전국 주요도시에 7개 이상의 예술영화 전용관이 들어설 전망이다.영화진흥위원회는 예술영화 전용상영관 운영지원 융자사업 계획안을 마련하고 오는 9월 2∼6일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융자 대상 사업자는 서울 2∼3개관과 광역시 1개관씩을 포함해 전국 7개관(150∼200석 규모) 이상을 운영하는 동시에 국내 예술영화 5분의 2,외국 예술영화 5분의 1 이상을 상영해야 한다. 영진위는 예술영화전용관 시설과 상영영화 목록, 최근 2년간 사업실적, 예술영화 관객 확대방안 등을 심사해 연리 1%로 150억원까지 융자할 계획이다.예술영화전용관 설치 움직임을 촉발시킨 계기는 지난해 영화인과 예술영화 마니아 사이에서 펼쳐진 이른바 `와라나고' 캠페인이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열성 관객들의 관람운동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흥행에서 참패하자 영화계
연내에 예술영화관 7개이상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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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한국 극장가는 여섯 달 중 거의 석 달 동안 한국영화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상반기 결산자료에 따르면, 실제상영을 기준으로 전국 584개의 스크린을 조사한 결과 한국영화 평균상영일수(날짜 점유율)는 총 상영일수인 173.7일 중 79.19일로 45.5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4.3일(37%)에 비해 15일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문화연대는 관객 동원력이 높았던 한국 영화가 추석과 연말 등 하반기에 집중 개봉되어온 관례로 볼 때 올해의 한국영화 평균상영일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극장용 영화에서와는 달리, 텔레비전 영화의 경우는 아직까지 ‘미국영화 편중’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연대에 따르면 방송에서 문화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올해 처음 시행된 ‘월간 1개 국가 제작물 편성 비율을 60% 이하로 한다’는 규정은 5개 방송사(KBS, MBC, SBS, EBS, iTV)가 모두 상반기 6회 중 2회 이상
한국영화 석달간 극장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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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끌려온 독일 교환학생의 집에 간 마이크 형사는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다. 시체의 입과 코에서 흘러나온 피를 본 마이크는 보건국에 연락한다. 보건국 조사원 테리는 시체와 아파트를 조사하지만 바이러스의 흔적은 없었다. 며칠 뒤 테리의 상관인 담당부장이 코에서 피를 흘리며 자동차로 벽을 들이받아 숨진다. 두 사건의 공통점을 찾던 마이크와 테리는 컴퓨터 전문가인 드니스에게 부장의 컴퓨터 조사를 의뢰한다. 드니스는 희생자들이 동일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음을 알고, ‘피어닷컴’에 들어가 본다. 그러나 드니스마저 죽어버리자, 마이크는 직접 피어닷컴에 접속한다.■ Review 서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미 <링>을 본 사람들에게 <피어닷컴>의 아이디어는 진부하다. <피어닷컴>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이 일정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죽음을 당하는 이야기다. <링>이
[Review] 피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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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베를린에서 미군 라디오방송을 들으며 성장한 한셀(존 카메론 미첼)은 어느 날 성전환수술을 하고 결혼해주면 미국에 보내준다는 한 미군(모리스 딘 윈트)의 제안을 받아들여 수술대에 오른다. 그러나 수술은 실패로 돌아가, 그는 1인치의 남자성기는 남고 질과 유방은 없는 몸을 가지게 된다. 이름을 헤드윅으로 바꾼 그/그녀는 미국에 가서 우여곡절 끝에 드랙퀸 로커가 된다. 자신의 신체 일부분에서 이름을 딴 앵그리 인치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레스토랑을 떠돌며 자신의 절절한 삶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헤드윅의 여정은 자신을 떠난 또 다른사랑 토미 노시스(마이클 피트)를 쫓는 길이기도 하다.
■ Review
<헤드윅>은 말이 필요없는 영화다. 말 대신 노래가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주장하는 노래영화다. 작은 드랙퀸 바에서 록뮤지컬 공연으로 첫선을 보인 뒤 오프 브로드웨이의 명작이 되고 그뒤 영화화된 이 록뮤지컬영화는, 뮤지컬의 명성보다 더 뜨거운 찬사를 영화로서 받아냈다. 2001년 선
가장 탁월한 정치적 드랙퀸무비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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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학교 다닐 때부터 주변 남녀 짝지어주기를 좋아하고 잘했던 효진(신은경)은 성공확률 100%를 자랑하는 유능한 커플 매니저가 돼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남자친구와의 결별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은 채 ‘임자 있는 몸’으로 위장하고 다닌 지 어언 1년째다.
그런 효진 앞에 외모와 학벌, 집안, 성격 등 모든 조건이 완벽한 VIP 고객 현수(정준호)가 나타나는데, 그는 지각 아니면 펑크를 일삼는 불량 고객이기도 하다. “고객을 남자로 보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닌 프로 매니저 효진은 현수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그에게 이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한다.
■ Review
극장 커플석을 메운 연인들 사이로 불편한 표정의 여자들이 궁시렁댄다. “해피엔딩 좋아하시네. 나 로맨틱코미디 안 본다고 그랬지.” “그냥 성룡 나오는 액션 볼걸.” 만남부터 엇갈린 남녀주인공이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다가, 키스신을 끝으로 행복한 결합을 알리는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이 뻔한데다 비현실적
[Review]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