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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공간, 인색한 활용이 공포를 반감시킨다호정과 창훈 부부가 새로 구입한 저택, 죽은 여고생의 시체가 감추어져 있는 그 저택이 영화 속에서 전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영화 <폰>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원혼은 분명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줄 중개자로 더없이 적격인 직업을 가진 지원을 곁에 불러들였다. 귀신들린 집은 생명력을 지니고 집안 어디에나 편재하는 귀신의 존재를 환기시킬 때만이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집은 어서 뛰쳐나가고 싶은 곳이거나 숨겨진 비밀을 찾아 인물들이 집요한 탐색을 벌이는 그러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휴대폰의 ‘광역성’과 귀신에 의한 희생자 선택의 무작위성은 자꾸 지원의 발길을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만든다. 지원은 좌표없는 장소를 찾아헤매는 존재이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휴대폰 벨소리와 노트북 화면에 뜨는 괴이한 메시지로 대치해놓은 것이 장르의 성공적이고 현대적인 변용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토록 널찍한 집을
공포의 근원을 오해하고 있는 공포영화,<폰>의 오류와 실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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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과외를 했던 애와 집 앞에서 마주쳤다. 한동네에 산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란 바로 이런 때다. 우리의 관계는 헬렌 켈러와 설리반 선생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돈이나 좀 벌어볼 양으로 전단지를 붙였던 나는 중고생 대신 맞벌이 부부의 초등학교 3학년짜리 딸을 제자로 삼게 되었다. 그리고 그애의 엄마로부터 떨어진 지령은 과외선생이라기보단 차라리 바쁜 엄마아빠와 오냐오냐 하는 할머니를 대신한 보모 노릇이었다. 숙제검사부터 시작해서 준비물 확인, 피아노 연습 체크, 같이 6·25 포스터 그려주기 등등….게다가 그 또래다운 엄청난 산만함과 자기가 짝사랑하는 애와의 로맨스에 대한 상상, 자기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에게 일러서 해고시키겠다는 둥의 유치한 협박 따위를 매번 듣고 있으려니 아주 신물이 나서 결국 딱 한달 만에 전화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고야 말았다. 무척 섭섭해하던 그애의 엄마와 할머니는 나중에 그애한테 마지막 인사라도 하라고 했으나 일단 “네…”라고 겸손하게 말해둔
<라이온 킹>,호밀밭 파수꾼과 마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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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2년, 감독 유하 출연 감우성, 엄정화 장르 드라마 (엔터원)
이뤄질 수 없는, 혹은 통속적 결말을 기피하는 기묘한 사랑 이야기. 연희는 맞선보는 자리에서 가난한 대학강사 준영을 만나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둘은 ‘결혼’이라는 단어와 정면충돌하고, 연희는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다. 그리고 두달쯤 지나, 연희는 준영을 찾아와 그의 자취방에 또 하나의 신혼살림을 차린다.
결혼은,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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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der Patrol 2000년, 감독 마크 하버 출연 마이클 델로렌조, 클레이튼 로너 장르 SF액션 (파라마운트)
저승에서 도망친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저승경찰의 활약을 그린 액션영화. 연쇄살인범 헬름스를 쫓던 샤베즈는 마침내 그를 사살하는 데 성공한다. 헬름스의 칼에 찔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샤베즈는 자신에게만 유령들이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헬름스가 다시 나타나지만, 총으로 쏴도 죽지 않는다. 놀란 샤베즈에게 저승 경찰 뉴만이 협조를 부탁한다.
데드 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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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roads 2002년, 감독 탐라 데이비스 출연 브리티니 스피어스, 조 살다나, 앤슨 마운트, 태린 매닝 장르 드라마 (폭스)
섹시한 브리티니 스피어스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영화.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모범생 루시, 성폭행으로 임신한 뒤 왕따가 된 미미, 심각한 공주병 환자 키트는 고등학교 졸업파티에서 만나 의기투합하고 각자의 꿈을 찾아 함께 여행을 떠난다. 뮤지션인 벤의 차에 동승한 세 여자는 힘든 여정을 거쳐 서부에 도착하고, 각자의 꿈은 좋건 나쁘건 현실이 된다.
크로스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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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패밀리 2002년, 감독 박상원, 박광현, 이현종 출연 신하균, 류승범, 임원희, 정재영, 박선영 장르 코미디 (아이비젼)
장진의 수다 프로덕션에서 만든 옴니버스 코미디영화. <사방에적>은 조폭, 킬러, 아내의 불륜을 쫓는 남자 등이 한 호텔에 모여 대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 <내나이키>는 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나이키 신발을 신는 게 소원인 소년의 가족을 화사하게 그린다. <교회 누나>는 짝사랑하다가 고백 한번 못하고 군대를 가야 하는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다.
묻지마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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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髮魔女傳 2002년, 감독 우인태 출연 임청하, 장국영자막 영어, 한국어화면포맷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2.0출시사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김용과 더불어 중국 신무협의 양대 산맥인 양우생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금상장 3개 부문 수상과 대만 금마장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전형적인 홍콩 무협영화의 전통에 기묘한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담아 흥행에도 성공했다. <동방불패>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임청하의 모습과 장국영의 수려한 용모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며 신비스런 영상미와 화려한 의상이 매력적이다. 서플로 감독 코멘터리와 극장용 예고편, 감독 및 배우 프로필 등을 담았다.
백발마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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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game 2002년, 감독 토니 스콧 출연 로버트 레드퍼드, 브래드 피트자막 영어, 한국어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DTS & 돌비디지털 5.1출시사 유니버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CIA의 활동을 그린 액션물. 두 스파이간의 우정을 다룬 영화로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스파이들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서플로 제작과정 현장 스케치와 개봉시 삭제된 장면에 대한 감독의 설명, CIA 요원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 설명, 감독 코멘터리, 극장용 하이라이트 예고편, DVD롬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 보너스, 토니 스콧 감독이 전하는 완성된 장면과 스토리보드 비교 등을 서플로 담았다.
스파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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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 of Egypt 1998년, 감독 브렌다 챔프만출연 발 킬머, 샌드라 불럭, 랠프 파인즈 자막 영어, 한국어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5.1출시사 CJ엔터테인먼트
성경의 출애굽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애니메이션. 신앙문제와 종족갈등, 형제간의 우애라는 주제에 화려하고 정교한 특수효과가 더해지면서 색다른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홍해가 갈리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당대 최고의 여성 팝가수인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가 함께 부르는 주제가도 감미롭다. 서플로 감독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소개, 특수효과 설명, 아트 갤러리, 2가지의 극장용 예고편, 출연진 및 제작진 소개 등을 담았다.
이집트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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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山高 2001년 감독 김태균 출연 장혁, 신민아, 김수로, 권상우자막 영어, 한국어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DTS EX & 돌비 디지털 5.1 EX출시사 비트윈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액션과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해 만화적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되었으며 영화 본편 외에 감독과 특수효과 담당자가 들려주는 CG 메이킹 음성해설, 장혁의 제작일지와 배우 및 스탭 인터뷰, 8개의 챕터로 구성된 제작 메이킹, 스토리보드와 실제 장면 비교, 극장용 예고편, 프로덕션 노트, 스토리 등을 서플로 담았다. 특히, 한국영화 타이틀로는 최초로 DTS EX와 돌비 디지털 5.1 EX가 지원되는 사운드를 귀담아들을 것.
화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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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햇빛과 흐르는 땀은 환희로 들뜬 해변가와 얼음같이 차가운 계곡물을 위해서는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 8월이다. 휴가다. 모두가 그리는 휴가지만 젊은 연인들에게 휴가는 더 각별하다. 동시에 8월의 한가운데에는 광복절이 떡 버티고 있다. 이 요사스런 세상에 일본의 종군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2>(KBS 2TV, 8월9일, 밤 12시50분)가 있듯이, 그렇게 8월에는 광복절이 있다. 1부에서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증언과 일본대사관 앞 시위를 볼 수 있었다면, 2부에서는 그들의 일상 혹은 숨겨진 얘기들을 들을 수 있다. 할머니들은 타고난 성질대로 살아가신다. 끝까지 일하고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는 분이 계신가 하면, 어떤 분은 자주 술을 드시며 ‘서방을 그리워하는’ 속내를 탁월한 은유와 능청으로 드러낸다. <낮은 목소리 2>(감독 변영주, 35mm, 컬러, 71분)에는 감독이 내레이터인 동시에 직접 화면에 나와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독립·단편영화 <낮은 목소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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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Blue Sea 1999년, 감독 레니 할린 출연 새뮤얼 잭슨 SBS 8월11일(일) 밤 12시55분
수상연구소에서 수잔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이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상어를 이용해 인간의 뇌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길을 연구하는 것. 수잔 등은 상어 뇌세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에 손을 대고 그 결과 상어들은 무기로 변한다. 마취에서 깨어난 상어는 연구소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상하기 시작한다. 스필버그의 <죠스>를 업그레이드한 영화로 CG 등의 특수효과가 볼거리다. 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보낼 수 있는 오락영화.
딥 블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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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rcist 1973년,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출연 린다 블레어 EBS 8월10일(토) 밤 10시
어느 사제의 악마와의 싸움을 다룬 공포영화의 고전. 소녀인 리건에게 악령이 씌운다. 리건의 엄마인 크리스는 배우로, 그녀는 리건의 행동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처음에 크리스는 리건을 데리고 병원을 찾지만 의사들은 치료법을 내놓지 못한다. 리건의 행동이 차츰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서자 크리스는 성직자의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프렌치 커넥션>을 만든 윌리엄 프리드킨의 영화로 엘렌 버스틴, 린다 블레어, 막스 폰 시도 등이 출연.
엑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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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r of Echoes 1999년, 감독 데이비드 코엡 출연 케빈 베이컨 MBC 8월10일(토) 밤 11시20분“그래서 니가 죽은 거였어?” 아이는 허공을 향해 묻는다. 아니, 정확하게 보자면 허공이 아니라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과연 아이는 무엇을 보고 대화를 청하는 것일까. <스터 오브 에코>는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공포스릴러다. 아버지와 아들은 같은 현상을 눈앞에 두게 된다. 그들은 남들보다 영적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최면상태를 경험한 뒤 귀신의 모습을 마주치는 것이다. <스터 오브 에코>의 공포는 여기서 출발한다. 괴물의 출현이나 정신병자의 학살극 대신 무엇인가를 함께 ‘볼 수 있다’는 행위에서 비롯된 공포다.톰은 아내와 다섯살난 아들을 거느린 가장이다. 그는 전선공으로 일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최면술사인 처제는 어느 날 심심풀이로 톰에게 최면을 건다. 그런데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아들인 제이크의 행동이 그렇다. 허공을 향해 대화
데이비드 코엡 감독의 <스터 오브 에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