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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내, 은희. 철판을 몇겹 둘렀는지 모르게 못되고 뻔뻔하지만,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확실하게 붙잡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여자. 조은지는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저 그렇게 재미없는 설명? 하지만 이것은 조은지가 “완벽한 외모만 믿고 철없이 행동하는” 시나리오 속의 은희를 자기 나름대로 바꿔낸 설정이라 기특하다. “은희가 그렇게 예쁜 여자면 저를 썼겠어요? 그렇게 예쁘진 않아도 매력있는 인물이니까 제가 캐스팅된 거예요.” 겸손한 건지 자신감이 넘치는 건지 헷갈리고 있는데, 결정적인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눈물> 촬영현장에 강아지가 있었거든요. 근데 스탭들이 다 저만 귀여워해서 제가 강아지였다니까요.” 벌써 네 번째 영화를 찍고 있지만 현장에선 항상 막내, 자유분방한 부모가 놓아 기른 팔팔한 셋째딸. “알고보면 무지 수줍은” 소녀라는 그 자신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조은지는 삐죽한
<...태권소녀>의 배우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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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평양영화제가 4일 개막된다.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특히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영국, 독일의 영화가 출품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북한의 유일한 국제영화제인 평양영화제는 지난 87년 9월 창설됐고, 지금까지 2~3년 주기로 개최돼 왔다. 특히 지난 94년과 96년에는 김일성 주석의 상중이라는 이유로 거의 모든 국제행사가 중단됐었지만 평양영화제 만큼은 차질없이 열려 북한이 이 영화제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 바 있다.이 영화제는 크게 두가지 목적에서 창설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북한은 표면적으로는 평양영화제 창설목적에 대해 "비동맹 및 기타 발전도상나라 인민들과 영화인들 사이의 굳은 친선과 영화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0월에 열린 제7차 영화제 개막식에서도 조직위원장인 강능수 문화상은 "이번 축전은 희망찬 21세기 자주적인 민족영화 발전의 길을 맞이하는 여러나라 영화인들의 귀중한 성과와 경험을
다목적으로 창설된 평양영화제 4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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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이냐? 보급이냐? 한때는 어떤 단어를 쓸 것인지가 논쟁이 되기도 했다. 독립영화를 정치적 무기라고 생각한 이들은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쓰는 ‘배급’이라는 단어를 혐오했고, 독립영화도 ‘독립’ 이전에 ‘영화’로서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들은 ‘보급’이라는 단어에 참을 수 없는 어색함을 느꼈다. 하지만 충무로와 독립영화가 폭넓게 교류하고 있는 지금은 아무도 이런 말다툼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지금은 충무로 상업영화가 아닌 작품들을 어떻게 대중과 만나게 하는가만이 현실적 관심사일 것이다.98년 인디스토리라는 회사가 생긴 것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독립영화 진영이 다다른 당연한 결론이었다. 이보다 앞서 미로비전이라는 영화사가 단편영화 해외배급의 선례를 남겼지만 좀더 폭넓은 독립영화 배급을 위해서는 전문 배급사가 요구됐던 것이다. 문화학교 서울의 초창기 멤버였던 곽용수(34)씨가 대표를 맡아 출발한 인디스토리는 지난 4년간 400여편의 작품을 축적하며 “그런 회사가 수익을 낼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인디스토리 대표 곽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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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6일 양수리 종합촬영소. 체육관을 본뜬 세트장에서 모두 숨을 죽인 채 대기하고 있다. 잠들어버린 아기 연기자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두돌이 채 되지 않은 이 아기는 곧 잠에서 깨어나긴 했으나, 카메라가 돌아가건 말건 NG가 나건 말건, 엄마를 찾으며 울어젖히기 시작한다. 아기의 상대역(?)인 박상면이 달래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이건 실제상황이기도 하고, 영화 <유아독존>의 상황이기도 하다. <유아독존>은 조폭 두목의 아기를 떠맡은 무술체육관 남자들이 아기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내용의 코믹액션으로, ‘한국판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라고 할 만한 영화. <조폭 마누라> 이후 줄곧 약간 모자란 듯한 코믹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박상면, 그리고 <신라의 달밤>에서 인상적인 ‘아줌마 파마’를 선보였던 이원종이 ‘아기 지키기’(키우기)의 미션을 맡은 남자들로 출연한다. <반칙왕>의 조감독을 지낸
<유아독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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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탈취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의 총구는 쉼없이 불을 뿜고 샷건과 M16은 옆구리에서 수없이 많은 탄피들을 토해낸다. 카메라 4대가 동시에 돌아가고 모든 스탭들은 숨바꼭질하기에 바쁘다. 차량 충돌장면과 폭파장면 등 위험한 장면들이 계속되기에 모든 스탭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차량 전복장면을 위해 보호대를 차고 있는 정두홍 무술감독에게 광고기획사 프로듀서 출신의 백운학 감독은 계속해서 무리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촬영을 무사히 끝낸 백 감독은 “영화 <튜브>는 액션과 감동을 태운 지하철(‘튜브’는 영국에서 지하철을 부르는 말)이다. 총 2500여컷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피드와 서스펜스로 스피드액션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며 4대의 모니터로 확인작업에 들어간다. 명령 불복종으로 지하철 수사대로 밀려난 장도준 형사(김석훈)와 자신의 아내를 죽인 범인이자 국가를 향해 총구를 돌린 전직 국가비밀요원 강기택(박상민)의 음모를 저지하려는 힘겨운 싸움을 그릴 영화 <튜브&g
<튜브>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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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애니메이션, 출판만화 등 문화콘텐츠 관련업체나 개인이 최첨단 장비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동제작실이 오는 10월 서울 목동에 문을 연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은 3일 문화콘텐츠 관련 중소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320평 규모의 공동제작실을 목동 부영그린타운에 마련,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개발, 제작, 시연, 상품화, 투자유치까지 연속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제작실은 캐릭터, 애니메이션, 출판만화 등을 연계하는 협업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비, 독립된 작업공간, 사무집기 등을 갖춘 공동제작지원실 15개소 등으로 운영된다.
진흥원은 입주 단체나 개인에 대해 프로젝트별 중간평가를 실시, 성과가 부진하면 퇴출시키는 등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6일 오후 2시 목동 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사업설명회가 열린다. ☎ 2166-2902.
(서울=연합뉴스)
문화콘텐츠 공동제작실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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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PIFF) 조직위는 3일 미래 한국영화계를 이끌어 갈 영화과 학생들에게 전용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조직위는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평소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세계 수준 높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각종 공식 세미나에 참석해 세계 영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생 전용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카드는 영화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모두 500매가 발급될 예정이며 신청비는 2만원으로 해당학과 사무실로 문의하면 된다.
(부산=연합뉴스)
부산영화제, 영화과 학생에게 전용카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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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론(34) 감독의 애니메이션 <앤젤>(제작 싸이퍼 엔터테인먼트)이 지난 26일 일본에서 폐막한 제9회 히로시마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영화제는 프랑스의 안시, 캐나다의 오타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애니메이션 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축제 가운데 하나로 지난 8회 영화제에서는 이명하 감독이 <존재>로 신인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앤젤>은 갇혀 있는 곳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을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표현해 낸 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임에도 섬세한 그래픽과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안시, 자그레브, 시그라프 같은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제에 연거푸 초청됐다.
(서울=연합뉴스)
<앤젤> 히로시마 애니메이션영화제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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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론 요새>, <케이프 피어> 등 50여편의 영화를 제작한 영국 출신 영화감독 J.리 톰슨이 지난달 30일 사망했다고 그의 홍보담당자로버 트 루니가 2일 밝혔다. 향년 88세. 루니는 캐나다에 머물며 여름을 보내던 톰슨 감독이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나 한때 권투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던 톰슨은 런던에서 배우, 편집조수, 알프레도 히치콕 영화의 대사 지도자 등으로 영화 인생을 시작했고 1950년 <살인자>로 감독에 데뷔한 후 도미(渡美)해 영미합작 영화들을 다수 선보였다. 그는 긴장감이 감도는 빠른 속도의 오락물을 장기로 해 남성미 넘치는 영화를 주로 만들었으며 <나바론 요새>(1961년)와 율 브린너 주연의 <대장 불리바>(1962년) 등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당대의 미남배우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공포영화 <케이프 피어>(1962년)는 이후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의해
영화 <케이프 피어> 감독 J.리 톰슨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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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2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막을 내린 제26회 몬트리올 세계영화제에서 감독 데뷔작인 <사랑한다고 말해줘(PARLEZ-MOI DAMOUR)>로 감독상을 차지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별거한 부부가 아이들을 통해 재결합을 꿈꾸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수상으로 소피 마르소는 연기력 못지않게 연출력까지 인정받은 스타가 됐다.이탈리아 크리스티나 코멘치니의 <내 생애 최고의 날(IL PIU BEL GIORNO DELLA MIA VITA)>이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에 뽑혔으며, 심사위원대상과 예술공헌상은 터키 타이펀 피르세리모글루의 <미래가 없는 땅(HICBIRYERDE)>과 스페인 카를로스 사우라의 <살로메(SALOME)>에 각각 돌아갔다.몬트리올영화제는 88년부터 96년까지 신혜수ㆍ이혜숙ㆍ장길수ㆍ도동환ㆍ박철수 등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할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러나 올해에는 <
소피 마르소, 몬트리올영화제서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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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전용관의 지원신청 마감이 이번 주(6일)로 다가왔다.문화관광부가 올해 사업계획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는, 메이저 배급사의 구미와 상업영화 위주로 짜이는 영화시장에 조금이나마 균형을 잡아줄 정책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영화계에선 실망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신청 업체도 극소수에 머물고 선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의 경우 2일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내부에서 ‘상업성이 없는’ 사업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우세하다. 기존의 예술영화 업체들 가운데에는 한 개 업체가 다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이 상황은 무리한 신청기준에서 비롯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의 공고에 따르면 150~200석의 객석을 가진 극장을 전국 7개 관 이상 운영할 1개 사업자에게 2년 동안 물권 담보로 연리 1%의 150억 원이 융자된다. 전용관은 한국 예술영화를 연간 2/5,
문화관광부의 예술영화전용관 사업은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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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교도복에 하얀 고무신, 설경구와 차승원의 모습이 낯설다. 이들 뒤의 벽엔 ‘웃으며 서로 돕는 오수교도소’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함께 출연하는 송윤아씨 등과 진담반 농담반 ‘껄렁껄렁’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두사람은 진흙탕에 뒹군 모습으로 나타났다.지난 29일밤 <광복절 특사>(감독 김상진)의 밤샘촬영이 한창이었다. 8월13일밤 탈옥을 한 두 사람이 8월14일 광복절 특사에 자신들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광복절 특사>는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에 이은 김상진 감독-박정우 작가의 세번째 콤비 작품이기도 하다.드넓은 전주 전주공고 부지 한구석에 두 개의 사동과 수백m 길이의 교도소 벽이 세워졌다. 모두 8억원이 들어간 이 세트의 모델은 서대문형무소에서 따왔다고 한다. 시멘트 바닥을 메우기 위해 1.5t 트럭으로 6대 분량의 모래가 바닥에 부어졌다.이날 촬영은 ‘6년 동안 구멍을 판
“교도소영화 돈 많이 들어요” - <광복절 특사> 밤샘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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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검찰이 룸살롱을 개업한다. 대선과정에 개입한 조폭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 이름하여 보스상륙작전이다. 검사 태훈(정운택)이 웨이터로, 여경찰 유황불(안문숙)과 냉혈녀(김경숙)가 호스티스로 위장해 조폭 중간보스 독사(김보성)가 사모하는 호스티스 최리(이지현)를 스카우트한다. 과연 최리를 미끼로 조폭의 정치개입 증거를 확보, 일망타진하겠다는 검찰의 계획은 성공할 것인가?■ Review조폭을 잡기 위해 검찰이 룸살롱을 연다는 이 영화의 발상은 실로 터무니없다. 검사가 웨이터로, 경찰이 호스티스로 위장한다는 설정 역시 실현가능성 0%이다. 하지만 어이없는 상상이 비판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소림사 무술의 달인들이 축구팀을 만든다는 <소림축구> 역시 현실성 없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문제는 그 다음이다. <보스상륙작전>은 초반 10분과 후반 10분에서만 각자의 임무를 깨닫는다. 검사도, 경찰도, 웨이터도, 호스티스도, 조폭도 모두 본분을 망각한 채 장면마다 한
저급하지만 사실적이게,<보스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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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고등학교의 마지막 방학을 맞이한 테녹(디에고 루나)과 훌리오(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갑부 집안의 테녹과 편모 슬하의 훌리오는, 환경은 다르지만 섹스와 대마초란 공통의 관심사에 탐닉하기 바쁜 단짝들이다. 각자의 여자친구들이 유럽여행을 떠난 사이, 새로운 상대를 찾던 두 사람은 테녹 집안의 파티에서 미모의 스페인 여인 루이자(마리벨 베르두)를 만난다. 연상의 루이자는 테녹 외사촌의 부인. 루이자에게 반한 테녹과 훌리오는 ‘천국의 입’이란 환상적인 해변이 있다는 거짓말을 지어내며 여행을 제안하고, 남편의 불륜에 상심한 루이자는 그들과 함께 길을 떠난다.
■ Review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해변을 향해 무작정 여행을 떠나는 두 소년과 연상의 미인. 심상치 않은 동행을 내세운 <이투마마>는, 리비도와 여행을 바퀴 삼아 굴러가는 성장 로드무비다. 10대들의 성적 욕망에 대한 탐사를 앞세워 성장의 궤적을 좇는 출발은 <포키스>나 <아메
성숙의 비밀에 눈뜨는 청춘의 자화상,<이투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