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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개, 상어, 곰 - 인간을 습격한 생물들론 채니 주니어가 주연한 <늑대인간> 이후 동물의 습격을 그린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새>는 60년대 이후 동물 공포영화의 전형을 만들어낸 걸작이다. <새>는 왜 새들이 갑자기 인간을 습격하게 되었는가, 에 대해서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 하지만 관객은 새들의 공격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미 인간은 자연에 대해 수많은 범죄와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새들의 공격은 당연한 일이며 언젠가 벌어질 일이라 믿는 것 같다. 그러니 이런 동물 공포영화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적의를 가진 존재로서 흔히 묘사된다. <죠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상어가 등장하여 평화롭게 수영을 즐기던 여인을 습격한다. 거대한 상어는 평범한 인간의 힘으로 결코 대적할 수 없는 막강한 존재다. 그러나 <죠스>의 원작자인 피터 벤츨리는 상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뒤에, “지금
<고질라>에서 <프릭스>까지, 인간을 습격한 변종괴물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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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들의 역습, 특수효과가 도왔다요즘 변종괴물영화들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유 하나는 특수효과의 발달 덕분이다. 과거에는 거대한 괴물 하나가 도시를 활보하는 장면 하나를 찍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어떤 장면도 만들어낼 수 있다. 50년대에 괴물 공포영화가 유행한 것도 전성기를 달리던 특수효과 덕이다. 오리지널 <킹콩>은 지금 봐도 재미있다.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는 건물을 기어올라가는 킹콩이나 공룡과 싸우는 킹콩의 모습은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자연의 광포함까지 함께 드러낼 정도다. 킹콩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던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스톱모션 기술은 당대 최고였고 30, 40년대 특수효과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50년대 들어 오브라이언의 기술은 전설적인 레이 해리하우젠에게 넘어간다. 오브라이언에게 특수효과 기술을 배운 특수효과 감독 해리하우젠은 <마이티 조 영>(1949), (1953), <땅 밑 2천마일>(1957), <비밀의 섬>(1961)
<고질라>에서 <프릭스>까지, 인간을 습격한 변종괴물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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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오타와 애니메이션영화제는 ‘한국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개최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후원으로 마련되는 이번 특별전은 모두 3개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용배 감독의 <와불>을 비롯해 33편이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최승원, 정아영 감독의 <아웃사이드>가 경쟁부문 중 ‘데뷔작(First Film)’에, 한병아 감독의 <이상한 나라>가 비경쟁부문인 ‘인터내셔널 파노라마’에 초청됐다.
(서울=연합뉴스)
오타와 애니메이션영화제서 한국 특별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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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회장 김동원)는 올해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 독립영화감독들의 작품을 13일부터 3일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한다.
‘제36회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주목할 만한 여성감독들’이란 이름으로 소개될 영화는 서울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작 <가족 프로젝트ㆍ아버지의 집>(조윤경)을 비롯해 <미역 먹는 날>(전미랑), <차원의 정의>(김동명), (최진영), <날씨와 생활>(하명미), <이상한 나라>(한병아), <수화(手花)>(오현주),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원숙현), <봄>(이종언), (박효진) 등 10편이다. ☎(02)334-3166
(서울=연합뉴스)
독립영화계의 여성감독 작품 모아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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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비>, <키즈리턴>, <소나티네>의 일본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베네치아 59 초청작 <인형들(Dolls)>이 개막 8일째인 5일(현지시간) 기자시사회에서 공개됐다. 같은 날 오후 기타노 다케시는 각각 남녀 주연을 맡은 히데토시 니시지마, 미호 칸노와 함께 공식 가지회견을 가졌다.<인형들> 은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버린 남자와 그에게 버림받은 여자, 교통사고로 은퇴한 인기 여가수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성 팬, 야쿠자 보스와 평생 그를 기다리는 여인 등 세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과 잔인함을 표현한 영화. 베니스에서 발행되는 영화 소식지 ‘CIAK in Mostra’는 ‘각각 봄,여름,가을,겨울 등을 나타내는 체리나무, 바다, 단풍, 눈 등이 인상적 화면을 이루고 있으며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나는 죽음을 통해 가장 극단적인 폭력을 표현하고 있다’며 영화를
[베니스영화제] 기타노 다케시의 <인형들>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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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샘 멘데스는 표정 관리에 애를 먹고 있었다.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가 감독상과 작품상을 비롯한 노른자위 부문 5개를 휩쓸면서, ‘뷰티-풀’ 나이트로 기록된 이날 밤, 샘 멘데스는 감독상 트로피를 들고 무대를 내려와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길에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제부터는 뭘 해야 하지? 지금 내가 영화계에서 은퇴하면 전설적인 인물로 남겠군.” 그가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 알아내는 데는 그로부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편의 영화로 남을 전설을 택할 것인지, 소포모어 징크스에 덜컥 발목 잡힐지, 전작을 넘어서 일취월장의 만듦새를 선보일 것인지, 두 번째 영화가 전모를 드러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다.<체리 과수원> <캬바레> 연출한 연극계의 미다스샘 멘데스가 두 번째로 골라잡은 <로드 투 퍼디션>은 여러모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의외의 카드였다. 그 사이 멘데스는 “영화화된다면 꼭 보고 싶겠지만, 어떻게
<로드 투 퍼디션>과 샘 멘데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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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뷰티> - 현세대의, 독창적인 이야기그렇다면, 멘데스는 스필버그의 후광을 입고 할리우드에 무임승차한 ‘러키 가이’인가. 연극 시절부터 유난히 인복과 상복이 많이 따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순전히 운이 좋아 성공했다고 보긴 힘들다. 10년 넘게 연극계에 머물면서 멘데스는 호시탐탐 스크린 진출의 기회를 노렸지만, 마땅한 ‘물건’을 만나지 못해 의기소침해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드림웍스가 <아메리칸 뷰티> 시나리오를 주기 전까지 나는 험난한 길을 걷고 있었다. 크고 작은 실패의 연속이었으니까. 사람들은 ‘샘은 결코 영화를 만들지 못할 거야. 그 많은 프로젝트를 그저 집적대고만 있잖아’라고 수군대곤 했다.” 그가 집적댈 수 있었던 시나리오는 시대극뿐이었고, 그중에는 <도브> 같은 작품도 끼어 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알았던 그는 “현 세대의 이야기, 독창적인 이야기”를 기다렸고, 마침내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과 샘 멘데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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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막바지에, 전혀 이질적인 두 애니메이션 세계로의 초대장 두장이 날아들었다. 한 장은 비상업적이며 실험적 형식과 자유로운 정신이 가득한 캐나다 애니메이션의 전통에로, 또 한 장은 상업적으로 세계를 제패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현재로의 초대다.13일부터 엿새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선 2002 캐나다 애니메이션 특별전-NFBC(캐나다국립영화제작소) 스페셜( www.ani.seoul.kr,02-3455-8363)이 계속된다. 서울시와 주한캐나다대사관이 공동주최하고 서울산업진흥재단 서울애니메이션 센터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엔에프비시의 작품을 위주로 단편 50여편이 선보인다. 특히 전설적인 작가 노만 맥라렌(1914~1987)의 작품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라 애니메이션 팬들의 마음을 달뜨게 할 만하다. 맥라렌은 1950~60년대 ‘실험적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 불렸던 인물. 다정한 이웃간에 사소한 이유로 경계를 만들고 다툼을 벌이는 <이웃>(1952)이나, 사람이 깔고 앉는
가을 문턱 ‘애니 축제’ 알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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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에 발표된. 웰즈의 너무나도 유명한 에스에프 소설 <타임머신>은, 그 이후에 나온 다른 시간여행 이야기들에 비해 대단히 색다른 면 하나를 갖고 있었다. 바로 '너무 많이 올라가 버린 미래는, 그다지 장미빛이 아닐 것이다'라는, 당시로서는 대단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원작의 이야기를 골자로 해서 여러 가지 시대적인 사회문제를 겹겹이 씌워 탄탄한 스토리를 구성한 조지 팔 감독의 1960년 작 <타임머신>은, 당연히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한 영화였다.그러나 2002년 다시 리메이크된 드림웍스의 <타임머신>는, 뭔가 충격적인 내용이나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기대하기는 힘든 영화다.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타임머신>은 특수효과의 향연 위에 적당한 로맨스가 가미된 그저 그런 수준의 오락 영화로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일단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타임머신>DVD - 특수효과 설명한 부록보며 무릎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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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앞으로 <성소>)의 개봉(13일)을 앞두고 마지막 믹싱 작업에 땀흘리고 있는 장선우(50) 감독을 3일 경기도 남양주군 조안면 삼봉리 서울종합촬영소 녹음실에서 만났다. <서울예수>(1986, 선우완과 공동연출)로 데뷔해 <성공시대>(1988), <경마장 가는 길>(1991), <나쁜 영화>(1997), <거짓말>(1999) 등 만드는 작품마다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켜온 장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는 ‘가상현실’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꿈에서 어떤 암시를 얻어 게임이라는 틀 안에 <금강경>의 벼락같은 깨달음까지 녹여넣은 장선우 보살마하살의 이번 ‘설법’도 다양한 논란이 예상된다.- 관객이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가능할 것 같다. 가령 액션 영화로 즐길 수도 있을 것 같고, 사회 현실에 대한 은유를 읽을 수도 있을 것이고, 세상의 본디 모습에 대한 깨달음을 찾아
장선우감독 인터뷰 - “예단은 금물 어느 길 가든 종착역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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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로 친숙한 유지나 동국대 교수가 지난달말 배우 문성근씨에 이어 2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앞으로 쿼터연대) 이사장을 맡았다고 했을 때 고개를 갸우뚱 한 이들도 적잖을 것이다. 작은 체구에 연약해보이는 이미지의 그가 때로는 거리투쟁도 마다않는 쿼터연대의 험한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90년대 스크린쿼터 감시단 시절부터 직간접적으로 활동에 참여해왔고, 2000년 감시단이 사단법인으로 바뀐 뒤에는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던 강단있는 인물이다. 4일 쿼터연대 사무실에서 유 이사장을 만났다.-쿼터연대의 성과는.=90년대초 출발할 때만 해도 ‘스크린쿼터’를 지키자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판도 있었고 분명 자성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점차 이것이 단순히 한국영화를 며칠 상영하는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는 길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자유경제라는 이데올로기는 문화상품을 하나의 교역대상으로 본다. 이 논리라면 소수언
유지나 “다양한 문화의 공존 이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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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는 올해 하반기 극영화 개발비 지원사업 신청작을 23∼27일 접수한다. 장편 극영화 기획 및 시나리오 개발안을 대상으로 5편 안팎을 선정해 작품당 1천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신청 희망자는 영진위 인터넷 홈페이지(www.kofic.or.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은 뒤 기획안과 자기소개서 등을 첨부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206-46으로 보내면 된다. ☎(02)9587-572
(서울=연합뉴스)
영진위, 장편극영화 개발비 지원작 신청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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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통해 성장하는 어른의 영화는 많다. 굳이 멀리가지 않더라도 <어바웃 어 보이>도 그런 유의 영화 중 하나이다. <기쿠지로의 여름>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기쿠지로의 여름>은 할리우드의 성장영화들보다 훨씬 허허실실하다. 뚜렷한 기승전결도 없고 어른들과 아이는 신나게 놀다가 그냥 헤어진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성과 인간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로드무비는 많다.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부터 <아이다호>까지 주인공들은 모두 길의 감식가를 자처하고 나선다. <기쿠지로의 여름> 역시 로드무비다. 그런데 이 어른은 경마장에 가서 돈을 탕진하고 남의 도시락이나 빼앗아먹는다. <기쿠지로의 여름>은 다케시 스스로 토니 레인즈와의 인터뷰에서 인정했듯이 <파리 텍시스>보다 <오즈의 마법사>에 가까운 영화이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고,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들은
폭력에 대한 강박 사라진 다케시의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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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잘 알려진 대로 다케시의 모든 영화에서는 바다가 등장한다. 그리고 바닷가로 간 다케시들의 주인공들은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닷가에서 놀다 바닷가에서 죽어갈 팔자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기타노 다케시의 인터뷰에서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 바다에 관한 것인데, 이에 대해 다케시는 한결같이 바다는 시원의 장소이고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평화의 원점이라고 모범 답안을 들려준다.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상심한 마사오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바닷가의 기쿠지로는 유난히 긴 롱테이크로 잡혀 있다. 이때만큼은 다케시의 카메라도 그지없이 참을성 있고 따뜻하게 기쿠지로를 바라본다.그렇다면 왜 기타노 영화에 그토록 일관되게 현실로서의 여성이 부재하는가? 바다같이 넓고 깊은 마음을 지닌 수호천사 같은 여자, 이것이야말로 다케시가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완전한 결핍이자 그러기에 유일한 판타지는 아닐까. 기타노 영화에서 바닷가와 천사는 완전무결한 깨끗함으로 주인공들
폭력에 대한 강박 사라진 다케시의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