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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의 최근 작업에 대한 글들을 모아놓은 <시네마 얼론>이란 책에서 이 책의 편집자인 마이클 템플과 제임스 S. 윌리엄스는 고다르의 프로젝트는 항상 신선한 주제와 형식을 찾고 있다며 그에 대해 이렇게 단언한다. “고다르는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영화계의 가장 총명한 기대주들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까지도 열정적으로 영화작업을 하고 있는 그를 보건대 분명 이건 틀리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는 누벨바그, 아니면 여기서 조금 더 시기를 확장해봤자 60년대에 속하는 과거의 인물로 여겨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국내의 경우에 이건 고다르의 최근 영화와 사고들이 거의 소개도 되지도 않은 채(물론 60년대 영화의 경우에도 별 차이는 없지만) 영화사 책 속에만 담겨 있는 화석화한 어떤 것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마스터 디렉터’ 섹션은, 현재까지 40여년을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해온 이 ‘현재의 대가’가 80년대 이후에 내놓은 중요작 4편을 모았다
마스터 디렉터 부문- 장 뤽 고다르 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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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서글픈 사랑 이야기 <로드무비>는 작품적 성취에 관한 논의를 별도로 하더라도, 그 용기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한 영화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과 질시가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동성애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동성간 성행위를 적나라한 영상으로 담아냈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는 만만치 않은 의미를 획득한다. 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숫자에 비해 사회적 논의가 턱없이 빈약한 한국사회에서 이 영화는 동성애에 관한 활발하고 진지한 대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일정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동성애 담론에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고, 전주영화제와 퀴어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 뛰었던, 그리고 현재도 뛰고 있는 영화평론가 서동진씨가 <로드무비>의 김인식 감독을 만났다.편집자서동진감독님, 오랜만이네요.김인식그렇군요. 3년 정도 됐나요.(그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던 김인식 감독은 서동진을 찾아가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서동진사실 이
<로드무비>를 보는 김인식,서동진의 두 시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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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그런 말을 할 수 있겠죠. 동성애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세상에 던질 때 꼭 섹스여야 했냐는 등의. 저는 가장 다이렉트한 것을 택했어요. 가족에서 차별받고 직장, 사회에서 차별받고 뭐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원색적이고 직접적인 데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파워와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섹스신을 처음에 넣어 문제제기한 거죠. 또 하나가 있다면,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하기 위한 겁니다. 관객에게 ‘내 영화 장난 아닙니다, 정신 차리고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거죠.서동진그러면 일주라는 여성 캐릭터에 관한 건데요. 게이영화에서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게 애정의 삼각관계입니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서로 원치 않는 관계에 관여하게 되었을 때, 한 여성이 등장해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중재합니다. 뿐만 아니라 관객은 이 관계를 해석해주는 유력한 목소리를 그녀를 통해 듣게 됩니다. 감독들은 대개 이 삼각관계에서 여성의 언어를 통해서 동성애와 이성애의 편견에
<로드무비>를 보는 김인식,서동진의 두 시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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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일단 저는 노동현장이 동성애 남성간의 유대공간이라는 인식은 하진 않았었고요. 실제로 제가 표현하려는 것은 권력관계였죠. 동성애자인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석원이 대식을 따라다니는. 대식의 손에서 벗어나면 생존경쟁에서 죽어버리고 말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끌려다니는 그런 권력관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동현장을 좀 많이 넣었던 거죠.서동진<로드무비>는 말 그대로 로드무비이기도 합니다. 흔히 로드무비라 할 때, 길은 주인공의 내면을 은유하곤 합니다. 배회하거나 방랑하는 자의 내면과 공간, 즉 길이 일치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영화 속에서 길은 내면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 영화 속의 길은 가끔 멈춰서거든요. 가끔 멈춰서 어마어마하게 숭고한 자연을 보여준다거나 하잖아요.김인식이건 우답일 수도 있는데, 길을 항상 움직이면서 보여줄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저는 <로드무비>에서 길이라는 존재가 내면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로드무비>를 보는 김인식,서동진의 두 시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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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05280]이 다음달 14일 개막하는 제7회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입장권예매 전용 네트워크 전자화폐인 `피프캐시(PIFF-Cash)를 발매한다.
부산은행은 18일 오전 부산국제영화제(PIFF) 조직위원회와 ‘피프캐시’ 업무 조인식을 갖고 영화제발전 기금 3천만원을 전달했다. 피프캐시는 부산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가상의 계좌번호를 부여받아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자동화기기, 창구입금 등을 통해 필요한 금액을 입금해 국제영화제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다. 부산은행 뿐 아니라 타 금융기관에서도 입금할 수 있으며 환불도 가능하다. 피프캐시는 기존의 가상화폐(cyber money)와 달리 실제 현금을 보충해 사이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이며 회원가입은 오는 21일부터 부산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특히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예매하는 개.폐막작 입장권은 피프캐시로만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부산=연합뉴스)
부산은행, 입장권 예매전용 전자화폐 ‘피프캐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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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개막하는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 사회자로 영화배우 안성기와 방은진이 선정됐다. 23일 폐막식 사회는 지난해에 이어 영화배우 문성근과 배유정이 맡기로 했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영화인 중 영어가 가능하고 국내외에 지명도가 있는 배우들을 사회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열린 6회 영화제에서는 영화배우 송강호와 방은진이 개막식을 진행했다.
부산영화제 개막식 사회자에 안성기·방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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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영화 <오아시스>(제작 이스트 필름)가 지난 11일(한국시각) 폐막한 밴쿠버 영화제에서 치프 댄 조지 인도주의상(Chief Dan George Humanitarian Award)을 수상했다고 이 영화의 해외배급을 담당하는 씨네클릭 아시아가 17일 전했다. 치프 댄 조지 인도주의상은 영화 <리틀 빅 맨(Little Big Man)>으로 아카데미 조연배우상에 지명됐던 배우 출신으로 캐나다의 백인문화와 원주민 문화의 화합에 힘쓴 배우 치프 댄 조지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 출품작 중 인류애에 대한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영화에 수여된다.
지난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차지했던 <오아시스>는 올해 안으로 영국 런던영화제와 그리스 테살로니키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일본 도쿄필름엑스영화제 등 4개의 영화제에 초청이 결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오아시스> 밴쿠버영화제서 인도주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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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사 씨네 2000은 25일 개봉 예정인 <중독>이 168개의 상영관을 확보해 최다 개봉관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최다 개봉관 기록은 「챔피언」의 153개(스크린 수 206개)였으며 <보스상륙작전>과 <친구>가 각각 130개(스크린 220개)와 119개(스크린 160개)를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일 현재 <중독>의 상영이 결정된 스크린은 180여개에 이르며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배급을 맡고 있는 쇼박스의 최인수 팀장은 ‘영화 흥행에 대한 기대가 큰데다가 오리온 그룹의 쇼박스가 처음으로 배급하는 작품이어서 극장주들의 호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중독> 최다 개봉관 신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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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큰 만화·애니매이션 행사인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시카프)이 지금까지 격년제에서 내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로 바뀐다. 주최쪽은 준비 작업의 하나로 26~30일 서울 코엑스 야외 밀레니엄 광장에서 ‘2002 시카프 스페셜이벤트’를 연다.행사 기간 내내 캐릭터 포토존, 애니사랑 벽화만들기, 애니메이션 하이라이트쇼, 신작 애니메이션 홍보배너 전시, 시카프 역대테마 전시, 캐리커쳐로 만나는 올해의 인물전 등이 상시 진행되며, 26~27일에는 캐리커처 시연, 피켜콜렉션전, 코스튬 플레이 의상전, 만화벼룩시장 등도 함께 열린다. 또한 ‘만화도 책이다’라는 구호 아래 만화문화를 양지로 이끌어내기 위해 6000여권의 만화책을 행사장에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행사와 김혜린, 원수연, 나예리, 강경옥, 신일숙씨 등 여성 인기 만화가의 사인회도 열린다.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제작 장편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원더풀데이즈><오세암><
닷새간 푸짐한 만화잔치 한판 ‘SIC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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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개봉한 <마리 이야기>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의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원더풀 데이즈>가 그 골격을 드러냈다. 15일 경기도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는 촬영에 사용된 미니어처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상미니어처 체험전시관이라고 이름붙은 250평 규모의 공간에 전시된 10개의 모형들은 이 작품의 거대한 스케일을 가늠케 한다.미니어처들은 마르 지역 주민들이 사는 배무덤,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유전지대, 유기체 식물도시 에코반 등 <원더풀 데이즈>의 주요 배경들을 8분의 1에서 5백분의 1까지 축소해 놓은 것이다. 30여 명의 인원이 1년동안 꼬박 매달려 완성한 작품답게 그 정교함이 놀랍다.미니어처가 배경이라면 등장인물도 모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더풀 데이즈>의 등장인물들은 2D 셀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졌다. 촬영된 미니어쳐들에 컴퓨터그래픽이 덧입혀지고 그 위에 인물들의 움직임이 얹혀진다. 이 작품은 2D와 3D, 미니어쳐
<원더풀 데이즈> 미니어처 “원더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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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4일부터 열흘동안 열리는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역대 최대규모인 228편의 영화를 초청해 관객들과 만난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16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 목록과 특별 프로그램 내용을 발표했다. 아시아 15개국을 포함해 전체 58개국에서 출품한 상영작 가운데 절반 가까운 101편이 아시아에서 처음 상영되는 영화들이고 21편은 세계적으로 첫공개되는 필름들이다.개막작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 <해안선>이, 폐막작은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가 선정됐다. 개폐막작과 오픈시네마 상영은 이전의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벡스코에서 부산시민회관으로 옮겨졌다. 아시안 게임 개최로 영화제 개막시기가 늦춰져 추워진 날씨를 고려해서다. 전체 상영관은 기존의 남포동 극장가에서 시민회관과 해운대 메가박스까지 넓혀졌다.이번 영화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국내의 독립영화 제작 열기를 반영해 한국 독립영화 부분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또한 김선엽,
부산영화제 내달 14일 막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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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안게임으로 남북간에 따스한 바람이 불던 지난 11일 평양국제영화회관에선 한국 이두용 감독의 <아리랑> 상영회가 열렸다. 1926년 춘사 나운규의 동명작에 기반한 무성영화로, 남쪽에선 오는 25일 광주국제영화제의 개막식 야외상영작으로 첫공개되는 작품이다. 변사를 맡은 양택조씨와 함께 방북했던 시오리엔터테인먼트의 이철민 대표와 이두용 감독,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리종혁 부위원장, 조찬구 문화성부상, 최창수 배우단 단장 등이 평양시민들과 상영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사실 북한영화계의 변화는 올해에도 여러 곳에서 감지되어 왔다. 한국영화 <집으로…>가 북쪽에 전달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지난 9월 평양국제영화제에는 영국·프랑스 등 서방영화가 최초로 상영됐다. 2년전 일본영화 상영에 이어 ‘비동맹·비주류’를 표방하는 영화제에 어느정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이번 방북에서 양쪽은 남북 필름교류를 위한 직접연락 창구를
북한 영화계 조심스런 빗장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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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엠 샘>성인이지만 7살 어린이의 지능을 갖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인 샘에겐 딸이 하나 있다. 잘 곳이 필요했던 어떤 여인이 샘과 관계해 낳은 딸, 샘은 딸에게 비틀스의 노래에서 따온 ‘루시’라는 이름을 붙인다. 여자는 애를 낳자마자 샘을 떠나고 혼자 딸을 키우던 샘에게 위기가 닥친다. 8살이 되면서 샘이 루시를 키울 만한 능력이 있는지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법정에서 딸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샘은 전화번호부에 난 광고를 보고 유명한 변호사 리타를 찾아간다. 돈만 아는 변호사라는 주위 시선을 의식하던 리타는 허세를 부리기 위해 샘을 위한 무료 변론에 나선다.제시 넬슨 감독, 숀 펜, 미셸 파이퍼, 다코타 패닝 출연, 모닝캄필름 수입,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배급, 상영시간 132분김봉석 비틀스 노래에는 인생의 모든 것이 있다. ★★★★박평식 그런 사랑으로 키운 딸이라면 열 남자 안 부럽지! ★★★■ <굳세어라 금순아>전직 배구
아이 엠 샘/굳세어라 금순아/로드무비/본 아이덴티티/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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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24년,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한 소녀의 이야기. 과연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우리의 만화적 상상력을 빌려보자. 이미 두어번 외계의 침공을 받아 황폐화된 지구, 수백층 고층 빌딩 사이에서 튀어나와 곧바로 하늘로 올라가는 비행정, 명왕성을 지나자 은빛 날개를 접고 웜홀을 통해 은하 저편으로 순간이동하는 거대 로봇…. 하지만 이처럼 상식적인 미래에 대한 우리의 추측은 오래지 않아 무너지고 만다. 왜냐하면 이 만화는 미래와 그것이 가져올 눈부신 변화가 아니라, 그때쯤에는 당연히 사라져야 마땅할, 그래서 그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한 과거의 꿈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고 있는 <트윈 스피카>(ふたつのスピカ, 세주문화 펴냄)는 신예 만화가 야기누마 고우(柳沼行)가 잡지 <코믹 플래퍼>(Comic Flapper)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이다. 야기누마는 데뷔작 ‘2015년에 쏘아올린 폭죽’과 그뒤의 단편들에서 일본 최초의 유인우주탐사로켓 ‘사자
야기누마 고우의 <트윈 스피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