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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 1972년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출연 안나 마냐니EBS 10월27일(일) 낮 2시
“나는 어느 도시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펠리니 감독이 로마에 얽힌 에피소드와 사건을 자유롭게 회고하는 작품. 이 영화는 1930년대 로마를 여행하듯 되돌아보고 또한 1970년대 같은 장소를 극장과 파티 등의 스케치를 통해 보여준다. 안나 마냐니,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등의 인터뷰도 끼어든다. <길>과 등을 만든 펠리니 감독의 후기작으로 감독이 로마라는 도시에 품고 있는 무한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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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없는 기수, 1979년감독 임권택 출연 하명중EBS 10월27일(일) 밤 11시
신문기자가 된 허윤은 정치사상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한다. 사회현실에 대한 희망을 찾지만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는 어느 날 윤이가 우익진영의 조직에 끌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다. 허 기자는 같은 민족끼리 좌우익의 편을 갈라 적대시하는 상황에 절망을 느낀다. 자신이 나서서 무언가 해야겠다고 다짐하는데 그것은 좌익의 우두머리를 제거하는 것. 해방 뒤를 무대로 한 반공영화로 당시 지식인의 고뇌를 담고 있다.
깃발없는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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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hattan 1979년,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우디 앨런EBS 10월26일(토) 밤 10시“영화란 건 멋진 장면 몇개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워드 혹스 감독의 이야기다. 그의 말을 곱씹으면서 <맨하탄>을 연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우디 앨런의 영화를 논할 때 자주 거론되는 이름들이 있다. 찰리 채플린, 페데리코 펠리니, 잉마르 베리만 등이다. 우디 앨런은 코미디언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유럽영화의 자양분을 자신의 영화로 끌어들였다. 브레히트식 연출기법을 영민하게 소화하고 희비극을 자유롭게 다룸으로써 영화세계를 넓힌 것이다. <맨하탄>은 분류하자면, <애니 홀> 이후 우디 앨런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영화로 논할 수 있다.<맨하탄>엔 아이삭이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이혼경력이 있는 방송작가 아이삭은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전처는 과거의 결혼생활에 대해 쓴 소설을 발표해 아이삭을 곤혹스럽게 한다. 그리고 아이삭은 10대 소녀 트레이시와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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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지도에는 없는 마을. 그러나 “그곳에 누가 사느냐”고 묻는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가 정답을 맞힐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 김 회장이 세명의 며느리를 맞아들이고 영남이와 복길이가 태어났으며 이 노인이 죽어 묻힌 땅. 한국인들의 영원한 고향인 ‘양촌리’가 오는 10월20일로 탄생 22주년을 맞는다.양촌리는 1980년 극작가 차범석씨와 연출가 이연현씨가, 당시 농촌에 살면서 수필을 쓰던 실존인물 김성제씨를 모델로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탄생 이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첫 방송 제목인 <박수칠 때 떠나라>가 당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던 전두환씨를 겨냥한 것처럼 비친다는 이유로 뜻밖의 ‘정치적 탄압’을 받은 탓이다.마을주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독특한 성격과 이력을 부여해 양촌리를 더욱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만든 사람은 <전원일기>의 두 번째 작가인 김정수씨다. 1981년 김정수씨를 처음 소개받은 출연진들
방송 22주년 맞은 <전원일기>,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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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신작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버라이어티> 온라인은 “툼레이더 졸리가 늑대인걋연기한다”는 부제가 달린 기사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워너브러더스스튜디오의 새 영화 <비튼>(Bitten)에 출연하게 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비튼>은 미국 작가 켈리 암스트롱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작품. 여자 늑대인스토리로, 안젤리나 졸리가 늑대에게 물린 뒤 늑대인걋된 여자 역을 맡는다. 늑대 분장을 하고 들판을 네발로 뛰어다니는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졸리가 연기할 늑대인걋늑대로 변한 뒤 캐나다의 비밀스런 늑대 떼 속에 들어가 생활을 함께하게 된다. 그러기를 한동안, 그녀는 엄청난 노력을 통해 동물적인 기질을 억제하고 인걋기질을 살려내는 데 성공, 저널리스트가 되고 인남자와 사랑에도 빠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단순한 해피영若아닌 듯. 자신이 속해 있던 늑대 무리를 다른 깡패 늑대 무리가 침입하자 그녀는 예전의 늑대사회로 귀환한다. 졸리
안젤리나 졸리 등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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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의 세계는 멀고도 험하다. <소름>에 이은 두 번째 출연작 <스턴트맨>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명민이 지난 10월7일 올림픽공원에서 오토바이신을 촬영하던 중 점프하던 오토바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오른발 두 번째발가락에 금이 가고 가운데발가락이 골정되는 부상을 입은 김명민은 현재 발에 깁스를 한 채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김명민은 크랭크인 전에도 액션 훈련 중에 팔에 금이 가고, 오토바이 연습 중에 턱에 스무 바늘이나 꿰매는 사고를 당했을 만큼 온몸을 던지는 촬영자세로 주변의 칭찬과 걱정을 동시에 받고 있다. 현재 60%가량 촬영진행 중인 영화 <스턴트맨>은 고난도의 오토바이 스턴트와 자동차 추격신이 이어지는 코믹액션물. 내년 설 개봉예정인 영화의 시사회장에서는 몸 성한 김명민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김명민, <스턴트맨> 촬영중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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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대형서점의 잡지 코너. 문학 계간지들이 수북한 진열대 위를 가만 들여다보면 종(種)이 다른 책 한권이 눈에 띈다. 계간 <시나리오>라. “드디어 나왔구나!” 하는 반가움이 아니라 “웬 시나리오” 하고 뜬금없어 하는 이들이라면, 유광(41) 편집장의 설명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영화화되지 못한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사장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영화사의 판단이 옳은 걸까요. 영화사에선 좋은 시나리오가 없다고 하지만, 1∼2년씩 준비하다 엎어지는 영화들이 과연 시나리오가 나빠서인가요. 캐스팅 등 부차적인 요소가 지배적인 경우는 없나요” 그의 반문은 “시나리오가 부속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하는 텍스트”라는 ‘독립선언’이기도 하다.400여 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창간호가 일차적으로 독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시나리오를 읽는 훈련이다. 유하 감독의 글과 함께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시나리오를 전재한 것도 이 때문. “시나리오는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단번
계간 <시나리오> 펴낸 유광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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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가장 더러운 진창과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가장 정결한 나무들이 있다. 세상에는 그것들이 모두 다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함께 있지 않아서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그것들 사이에 찾아야 할 길이 있고 시간이 있다.이보경(30)은 가장 더러운 진창과 가장 정결한 나무를 모두 본 사람 같았다. 오지랖이 닳도록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그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드무비>는 그녀에게 맞춤 맞은 중간 기착지 같았다. 한여름 태백의 미시령 고개에서 시작된 3개월간의 여정에서 그녀는 가장 많은 수확물을 얻은 사람이었다. 서울역 고가도로와 신천 지하보도, 용산 전자상가, 청량리역, 서부 이촌동 육교, 청계천 3가와 4가 사이를 빠져나와 울진으로, 주문진항으로, 계화도 갯벌로 이동하는 그녀에겐 기억의 잔해가 낙엽더미처럼 남았다. 첫 작품 <유령>에서 10개월이나 청춘의 봄날을 내어준 그녀였기에 영화하면 우선 ‘지겹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기간도
<로드무비> 스틸 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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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깃든 ‘빙의’를 다룬 영화, <비밀> 속의 모나미는 어떻게 보면 완벽한 여자다. 20대의 딸이 가질 수 있는 젊은 에너지와 싱싱한 육체, 그리고 40대의 엄마가 가질 수 있는 현명함과 자애로움을 동시에 가진 여자가 어디 그리 흔하랴. 그러나 이 두 사람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낸 히로스에 료코는 빙의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거치지 않고도 그 모든 장점들이 속속 배어들어가 있는 소녀다.
말간 얼굴에 풍부한 감정을 전하는 눈. 쓸쓸한 아버지를 위해 한겨울 눈처럼 반갑게 찾아왔던 <철도원>의 속깊은 딸 유키코만 떠올려본다 해도 <비밀>의 그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1980년 7월18일 요코하마, 겨우 2Kg밖에 안 되는 미숙아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던 히로스에 료코는 아빠를 향해 늘 “TV에 나오고 싶어”를 외쳤다. 그렇게 14살 되던 1994년, ‘P&G 뉴페이스 콘테스트’에 입상하면서 어릴 적 꿈을 향해 첫발을
모범생에서 여인으로, <비밀> 배우 히로스에 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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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라이언 일병이 어떻게 생긴 놈이야” 베를린을 함락시키기 위해 남은 전력을 모두 밀어붙이던 연합군 소속 밀러 대위 수하의 대원들은 자신들에게 떨어진 명령이 한심하고 화가 나기까지 한다. 적과 싸우기에도 힘이 부치는 판에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졸병 하나를 찾아서 고국으로 돌려보내라니.영화 절반이 지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라이언 일병은, 그 모습만으로도 감동이었다. 귀여우면서도 믿음직한, 우리 모두의 막내가 거기 있었다. 전선의 한가운데에서도 기죽지 않고 생기가 남아 입을 활짝 벌리고 웃는 그 청년이라면 세상 어디에서도 남들의 신뢰를 잃지 않고 잘 해나갈 것 같다. 맷 데이먼은 바로 그런 인상이다. 어쩌면 이 인간은 딴따라판보다 건실한 조직사회에 몸담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사소한 감성의 차이에 연연하는 까탈스러움이나, 타인의 감정을 후벼팔 위악적인 느낌이 없다. 대신 긍정적이며 책임감이 강해 보인다. 앞짱구에 주걱턱까진 아니라도 적잖이 솟아난 턱이, 위 아래로 눈·코·입을
21세기판 `성실한` 액션 히어로,<본 아이덴티티> 맷 데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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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아픈 건 아닌가 싶을 만큼, 김윤진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쉬리> <단적비연수> 같은 영화의 당찬 여전사 이미지는 제쳐두고라도, 인터뷰에서 만났던 그는 언제나 사근사근하고 곧잘 웃는 인상이었는데. 어깨가 드러난 붉은 드레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설 때까지만 해도 새초롬하더니, <밀애>의 연인들처럼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비로소 웃는다. 얼굴을 맞대고, 손에 입맞추듯하면서 즉석에서 능청맞게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내는 이종원의 연출에, 쿡쿡 웃음이 터져나왔다.
사진촬영을 위해 맞대고 선 등의 체온만큼 가깝게 다가왔지만, 엇갈린 시선처럼 처음부터 어긋난 관계. 변영주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 <밀애>는 겉잡을 수 없는 불륜의 사랑에 빠져드는 두 남녀에 대한 영화다. 남편의 외도를 안 뒤 지금껏 버텨온 삶의 균형을 잃어버린 주부 미흔과, 서로 사랑이 아닌 욕망을 나누는 애인이 되어 주자며 관계의 게임을 제안하는 인규. “처음에는 딱 이해
<밀애>의 두 배우 [1] - 김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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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이 돌아왔다. 안방극장의 든든한 지주로 연기를 떠났던 적 없는 그지만, 스크린으로 돌아온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8년 만이에요. 강산에 몇번 주름 잡혔다 펴졌을 시간이죠” 신세대 남녀의 계약동거를 그린 신승수 감독의 코믹멜로 <계약커플>에 출연한 게 94년. 그는 네 번째 영화 <밀애>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염 때문에 병원에 들렀다 오느라 예정보다 조금 늦게 스튜디오에 들어선 그는, 배우로서는 보기 드물게 명함을 내밀며 서글서글하게 인사를 건넸다. 괜찮냐는 물음에 쓱 웃더니 상관없다면서, “아이들이 먼저 걸려서 다같이 앓았는데, 이제 거의 나았다”고 말한다. 그렇지, 그는 어느새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그러니까 10대들이 의자를 넘어뜨리며 무수히도 흉내냈던 리복 광고의 청춘 스타로 떠오른 뒤로도, 참 오랜시간이 흐른것이다. 흰 남방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 사진 촬영 때문에 드러낸 다부진 몸매는 아무래도 ‘아저씨’로 보이진 않지만.
사진 컨셉을 보
<밀애>의 두 배우 [2] -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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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남남북녀’ 스토리, <휘파람공주>는 설정이 너무 황당해서 오히려 궁금해질 수 있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딸 ‘지은’(김현수). 무용을 전공해서 파리에 유학까지 갔다온 지은은 개방적이고 조금은 걷잡을 수 없이 톡톡 튀는 인물이다. 문제는 그녀가 평양예술단의 일원으로 남한에 공연을 왔다가 집단에서 이탈하면서 벌어진다. 김정일의 딸이 남한에서 사라지다니…. 그녀의 안전과 ‘감시’(?) 담당으로 북에서 함께온 요원(성지루)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남한도 두손놓고 볼 수는 없는 일. 국가정보원에서도 비밀요원 팀장(박상민)을 풀고, 미국 CIA에서도 요원을 보내온다.그러는 사이, 지은은 우연히 길에서 만난 한 남한 남자를 따라 록밴드의 매니저가 돼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딸을 매니저로 두게 되는 록밴드의 드러머(지성)와 지은이 어떻게 만나는지는 촬영장에서도 공개할 수 없는 비밀이라고. 밴드가 공연하는 어느 밤, 남북공조프로젝트팀의 성지루, 박상민과
<휘파람공주>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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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하늘과 대지는 피로 물들었다. 전쟁과 살육, 배신과 음모, 원한과 고통의 암흑 속에서 사람들은 구원의 빛을 내려줄 ‘영웅’을 기다린다. 천하통일의 위업을 이루려는 진나라의 야심찬 왕 영정(진시황). 그런 그를 암살하려는 이웃 나라의 자객들, 그 자객들로부터 왕을 지켜내야 하는 장수. 서로 다른 명분으로, 그러나 한결같은 절박함으로, 이들은 칼을 치켜든다.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고독한 몸부림. 그렇게 역사는 흐르고, 영웅은 남는다.<영웅>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야심가인 진시황제처럼, 중국영화 사상 최고의 야심작으로 기록될 만한 영화다. <와호장룡>으로 예기치 않은 장외 홈런을 날렸던 프로듀서 빌 콩이 서구 평단과 관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장이모를 다음 타자로 불러 세운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그런데 거기에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국영화의 얼굴 이연걸(영정의 호위를 맡는 불세출의 장수 무명)과 양조위(영정을 암살하려는 자객 파검), 장만옥(파검의 파
중국영화 사상 최고의 야심작,<영웅(英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