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국 감독은 2000년부터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를 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단편영화도 두편 찍었고 새로 나온 디지털 편집기 등 여러 가지 신기술도 익힐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시대감각이 워낙 빨리 변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감독이 많았다. 나만 해도 첫 영화를 할 때는 전부 후시녹음으로 찍었다. <편지>만 해도 스텐벡으로 편집했는데 <산책>은 아비드로 편집했고 영화 한편 할 때마다 기술이 달라졌다. 결국 적응하려면 계속 공부해야 된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밀려난다는 생각이 들고 가만 있으면 불안해진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 감독이라는 직업이 다른 분야보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가 니코틴이나 알코올 대신 영화에 중독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한편으론 “젊은 세대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면서도 “일과 취미가 같아서 좋다”는 그의 말은 쉽게 낙오될 수 있는 경쟁의 장이지만 그 경쟁을 즐겁게
˝작가주의 벗어나니 편해졌다˝,<블루> 감독 이정국 [2]
-
배트맨이야 <메멘토> <인썸니아>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드디어 <배트맨> 시리즈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됐다. 그동안 지속적인 협상이 있긴 했지만 사실 표면적으로 결정된 사항들은 없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배트맨에 대해 “가장 믿을 수 있고 신뢰감 있는 슈퍼 히어로이면서도 가장 복잡한 인간심리를 지닌 인물”이라고 분석했으며, “<배트맨>과 함께 자랐고, 무척이나 매혹되었었다”며 이 시리즈의 감독을 맡게 된 것에 흡족함을 표시했다. <버라이어티>는 놀란을 앞세운 이 새로운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인 다른 배트맨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또 그가 이 프로젝트의 내용에 관해 발설할 일도 없겠지만, 캐스팅에서는 아마 가이 피어스가 주인공 브루스 웨인 역으로 주목받을 배우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프로젝트
-
“밥맛없는 오스카” 아카데미상 후보에 12번이나 노미네이트되어 캐서린 햅번과 함께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갖고 있으며, 또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소피의 선택>으로 두번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상에 비수를 날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녀는 “오스카상을 받기 위한 운동이 마치 정치 캠페인처럼 돼가는 것에 놀랐다”고 말하면서, “이건 정말 밥맛 없는 짓”이라고 단언했다. 그녀는 “최우수작품상이나 배우상 그 모든 다른 부문들도 텔레비전 광고를 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메릴 스트립은 올해 스파이크 존즈의 영화 <어댑테이션>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메릴 스트립,오스카 강하게 비판
-
<오버 더 레인보우> 이후 더딘 행보를 보였던 이정재가 최근 <빌리브>를 차기작으로 정했다. <빌리브>는 “엉뚱한 계기로 만난 이복형제가 우여곡절 끝에 가족애를 느끼게 되고 함께 살아간다”는 내용의 드라마. 이정재는 불륜 남녀의 행적을 뒤쫓는 파파라치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20대 후반의 상우를 맡는다. 흥신소에서 일한다는 설정에서 순간 <태양은 없다>의 껄렁거리는 홍기가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엔 조로증을 앓고 있어 평균 수명의 4분의 1밖에 살지 못하지만 따뜻한 가슴을 갖고 있는 동생 봉구의 온정으로 인해 증오하던 아버지를 용서하게 되고 세상을 긍정하게 되는 인물로 그려진다. 상우와 짝을 이루는 덥수룩한 겉늙은이 봉구는 이범수가 맡았다. 실제 나이는 12살이지만, 노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형인 상우보다 더 늙어 보이는 외모의 소유자. 이에 비해 “오뎅과 덴뿌라를 싫어하고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가를 입에 물고 사는” 것
이정재, <빌리브> 캐스팅
-
-
권상우ㆍ김하늘 주연의 코미디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감독 김경형)가 개봉 5일 만인 11일 전국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지난 7일 간판을 내건 <동갑내기…>는 개봉 첫주에 전국 75만8천명(서울 22만9천명)을 불러모은 데 이어 10일과 11일 각각 15만7천명(5만2천명)과 16만명(5만명)을 동원해 지금까지 108만명(34만명)의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다.이는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최단기간에 100만명 고지에 오른 <조폭 마누라>와 타이를 이루는 대기록.<조폭 마누라>는 2001년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5일간 전국관객 114만5천774명을 동원했는데 개봉 시기가 추석 연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갑내기…>의 기록이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친구>와 <엽기적인 그녀>는 개봉된 후 6일째 100만명을 넘어섰다.CJ엔터테인먼트 배급팀의 신상한 부장은 “현
<동갑내기...> 최단기간 100만명 타이
-
“워메, 나이도 어린 놈의 쉐끼가 뭣 땀시 목숨을 내놓는다냐…. 존말로 할 때 싸게 가라∼잉.” “다 치아삐라 마!”
찰방진 전라도 사투리로 어린 관창의 객기를 달래는 계백. 이에 뒤질세라 고성의 경상도 사투리로 늙은 계백의 훈수를 내치는 관창. 서기 660년. 존망을 결정할 황산벌 전투를 앞둔 신라와 백제의 신경전이 현재 경상도와 전라도의 상반되는 사투리로 재연된다면? 유쾌한 상상력을 원동력 삼아 관객 정벌에 나서는 정초신 감독의 <황산벌>이 최근 박중훈, 정진영 등 주연배우 캐스팅을 완료하고 촬영준비에 박차를 가할 채비를 마쳤다.
일단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이는 계백 역할의 박중훈. 연기생활이 무려 19년에 이르는 그지만, 사투리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의 재담만큼 사투리 연기 또한 능수능란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현재 박중훈은 <찰리의 진실> 다음으로 출연할 할리우드 작품 계약을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계백에 맞서게 될 신라쪽
<황산벌>에 박중훈,정진영 캐스팅
-
1990년 <비오는 날의 수채화>로 작품세계의 문을 연 뒤부터 곽재용 감독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유려한 영상과 인상적인 주제곡”이었다. <비오는 날 수채화>는 지금은 고인이 된 김현식과 권인하, 신형원, 강인원이 함께한 주제곡과 함께 아름다운 화면이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하이틴 스타였던 강석현과 옥소리가 주연한 영화지만 오히려 동명 타이틀곡과 <커피향 가득한 거리> <오래 전에> 같은 영화음악과 어우러진 맑은 영상이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2003년 봄을 미리 만끽하게 하는 따뜻하고 애잔한 멜로 <클래식>도 예외는 아니다. 비오는 캠퍼스를 발맞춰 뛰는 남녀 주인공 위로 깔리던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이명을 남겼고, 60, 70년대 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한 수원의 풍경은 고즈넉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이제 멜로는 지겹다”는 미술감독 송윤회(45)씨는, 멜로만
저기선 촬영하고 여기선 못질하고,<클래식> 미술감독 송윤회
-
중력의 법칙에 엿먹으라는 듯 삐쳐오른 번개머리, 주먹 두개를 합해놓은 듯한 얼굴에 대면 족히 10등신은 돼 보이는 큰 키, 한쪽 귀에서만 짓궂게 반짝거리는 귀걸이에 쌍꺼풀 없이도 시원한 눈매, 그리고 날렵한 콧대. 공유(25)를 본 첫인상은, 그에게 “스미마셍” 하고 호객행위를 했다는 나이트 ‘삐끼’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일본 만화에서 숱하게 여주인공을 웃기고 울리던 꽃미남 남자주인공이 살과 피를 얻었다는 것이었다. 성적 평균 8점, 고등학교를 2년 꿇은 주제에 주먹에만 자신있는 문제적 고등학생 지훈(권상우)과 그의 동갑내기 과외선생 수완(김하늘)의 엽기적 러브로망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공유가 맡은 역할도 그 인상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도 ‘나와바리’도 모두 빼앗기고 지훈에게 복수를 꿈꾸는 한때 잘 나갔던 ‘캡짱’ 이종수. 그러나 비장미는커녕 첫 장면부터 우악스럽게 괴성을 지르며 지훈에게 덤벼들기 시작해서 백발백중 얻어맞고 나가떨어지는 순간 그의 얼굴에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배우 공유
-
오언 윌슨은 까다로운 배우다. 그는 대가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서도 “내 대사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고집하는 작가고,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는 에디 머피가 부담스럽다며 촬영 전에 한번 만나지도 않은 소심한 코미디언이다. 그가 왜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는지 궁금해하는 평론가가 많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그 많은 할리우드 감독들이 왜 그를 택했는지. <오즈의 마법사>의 허수아비로 출연한다 해도,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붓질 몇번이면 분장이 끝날 것 같은 윌슨. 미식축구와 험한 영화촬영 때문에 수없이 주저앉아 비뚤어진 콧날을 가진 윌슨은 <샹하이 나이츠>나 <아이 스파이> 같은 영화로 만나게 될 거라고는 예측하기 힘든 배우였다. 그는 잘생기지 않았고, 흔하지 않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일이라고는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바틀 로켓>의 디그넌처럼, 윌슨은 정말 미국 남자 같은 외모 뒷면에서 미국적인 가치와는 정확하
˝내 대사는 내가 알아서 한다˝<샹하이 나이츠>의 오언 윌슨
-
장진영과 박해일은 오래 사랑을 기다린 연인답지 않게 웃음이 많았다. 차가 막힐까봐 너무 일찍 출발한 박해일은 뒤늦게 도착한 장진영에게 낮은 웃음기가 머무는 목소리로 설인사를 건넸고, 선배답게 카메라 앞에서 박해일을 잡아끌었던 장진영은 누나 같고 친구 같은 탁 트인 웃음으로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희재와 인하, 처음 맡은 국화꽃 향기와 국화꽃 같다는 고백으로 건넨 첫 키스를 9년 동안 간직한 연인. <국화꽃 향기>는 대학 선배 희재를 사랑하던 인하가 약혼자의 죽음 때문에 스스로를 벌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희재를 다시 빛 속으로 끌어내는 영화다. 그러나 웃음을 되찾은 어느 날, 희재는 자신 몸 속에서 자라나는 아기와 자신을 파먹는 암세포의 존재를 감지한다.
전형적인 눈물의 러브 스토리다. 그러나 일본 삿포로에서 찍었다는 포스터 사진엔 너무 일찍 이별하는 젊은 연인이 아니라 삶의 처음과 끝을 같이한 듯한 평온한 부부의 모습이 있다. 그것은 어른스러운 박해일 덕분이었을까. “해
빛과 어둠의 포옹,<국화꽃 향기>의 장진영+박해일
-
지난 96년 설립된 한국영화교육원(www.kfai.co.kr)이 학점은행제 도입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학위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2년제로 운영되는 영상제작 및 연기, 4년제 영화학 등 3가지 전공분야가 개설돼 있으며 각각 전문학사와 학사 학위가 주어진다. 영화 <선물>의 오기환 감독, <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전만배 감독, <마들렌>의 설준석 작가, <블루>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이성훈 프로듀서, <봄날은 간다>와 <오아시스>의 김용수 편집기사, <복수는 나의 것>의 김병일 촬영기사, <동감>의 김삼진 프로듀서, KBS 드라마 <학교>의 이향희 작가, Q채널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의 임성규 PD 등이 강의를 맡는다.전공 수업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국영화교육원, 교양 수업은 성동구 모진동의 건국대에서 진행된다. ☎(02)422-8977 (서울=연합뉴
한국영화교육원 학위과정 신입생 모집
-
뮤지컬영화 <시카고>(Chicago)가 제75회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최우수작품상 등 13개부문 수상 후보로 선정됐다.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1일 오전 캘리포니아주 베버리힐스에서 오스카상 수상 여배우 마리사 토메이의 발표로 화려한 캐스팅과 강렬한 연출로 쇼 비즈니스 세계의 명암을 그린 `시카고'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대하서사극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디 아워스>(The Hours),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 <피아니스트> (The Pianist) 등 5개 작품을 최우수 작품상 후보로 결정했다.롭 마셜 감독의 <시카고>는 남녀주연상(리처드 기어, 르네 젤위거), 남녀조연상(존 레일리, 캐서린 제타 존스), 감독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다시피 지명됐다.<시카고>는 지난 1월 골든 글로브시상식에서 이미 뮤지컬/코미디부문 작품상과 함께 남녀 주연상
뮤지컬영화 <시카고> 오스카상 13개부문 후보
-
지난해 방송사들은 `한국영화 의무 편성비율`(25% 이상)을 모두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미국영화 편중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모든 방송사에서 `1개국가 제작물 편성비율`(60% 이하)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지방파방송사의 평균 한국영화편성비율은 36%로 2001년에 비해 1% 포인트 낮아졌다.iTV의 비율이 60%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EBS 47%, KBS 27%, MBC 26%, SBS 25% 순이었다. 채널별로 따지면 KBS1이 12%로 기준에 미달했으나 방송사별로 적용하는 현행 규정에 따라 KBS2와 합쳐 평균 25%를 넘겼다.외국영화 중 미국영화가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전년대비 9% 포인트 낮아진 58%로 나타났다. 그러나 월간 단위로 적용하는 현행 규정을 iTV 8회, SBS가 6회, MBC 5회, KBS 4회, MBC 3회 등 위반한 것으로 집계됐다.한국영화를 주시청시간대에 편성한 사례는 EBS 38편을 제외하고는
`방송사 미국영화 편중 여전`-스크린쿼터연대
-
`관용`을 향하여,그리고 흥행도 좀 향하여유난히 춥고 음습한 겨울날씨를 동정받을 때마다, 독일 사람들이 잘하는 말이 있다. “그 대신 우리한테는 따뜻한 난방기가 있잖아요.” 심리상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우울한 기미가 가득한 바깥의 추운 날씨에도, 난방이 잘된 집안에 들어와 ‘하이중’(Heizung)이라고 부르는, 라디에이터 난방기의 온기를 쬐며 창 밖을 내다보면서, 자기들만의 은밀한 위로감을 맛본다는 이야기다.베를린영화제가 2월에 열리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영화관람이 베를린 사람들에게 ‘실내오락’으로서 솔깃할 뿐더러 절실한 것이리라는 계산 내지 배려가 작용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부산영화제를 가본 사람들이라면 깜짝 놀랄 법하게, 베를린영화제가 거리에서는 거의 축제 분위기를 내뿜지 않는 것도 따뜻한 ‘실내’로 파묻히고 싶어하는 독일 사람들 특유의 겨울심리 탓일지 모른다.‘관용을 향하여’(towards tolerance)2월6일 제53회 베를린영화제가 개막했다. 그에 하루
제 53회 베를린영화제 개막리포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