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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광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 일부가 추가 변경되었다. 존 포드의 <태양은 밝게 빛난다>, 네덜란드영화 <마고니아> 등이 추가되었고, 모리스 피알라의 <룰루>는 <우리는 함께 늙지 않을 것이다>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칠수와 만수> <영원한 제국> 두편으로 대체되었다. 한편, 광주국제영화제는 오는 8월12일(화) 오전 10시부터 온라인, 전화, 지정예매처를 통해 티켓 예매를 실시한다. 자세한 문의는 광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giff.or.kr) 입장권 구입 안내 참조.
광주영화제 상영작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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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가 8월4일 촬영을 시작했다. 정웅인과 채민서가 출연하는 <아빠하고 나하고>는 고등학교 시절 사고를 쳐서 아빠가 돼버린 삼류 카바레 MC와 똘똘한 그 아들이 엮어가는 코미디. <여고시절> 프로듀서였던 이상훈 감독이 연출하며 올해 11월 중순 개봉할 예정.
<아빠하고 나하고>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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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야〉에서 미국 흑인 재즈 댄서로 열연했던 당대 최고의 탭 댄서 그레고리 하인스(57)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난 하인스는 다섯 살 때부터 춤에 재능을 보여 ‘춤의 신동’이라 불렸다.
부드럽고 정교한 탭 댄스로 청년기에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영화 〈코튼클럽〉(84) 〈백야〉(85) 등에서 열연했고, 9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젤리의 마지막 잼〉으로 토니상을 수상했다. 97년부터는 텔레비전에서 자신의 쇼인 ‘그레고리 하인스 쇼’를 진행했고, 영화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2000)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백야’ 출연 탭댄서 하인스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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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원 프로덕션은 ‘다음달 5일 개봉을 목표로 촬영중인 영화 〈조폭마누라 2〉가 공동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제작사인 현진시네마를 상대로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고 11일 밝혔다.
이 회사는 소장에서 “〈조폭마누라 1〉을 공동 제작했던 현진시네마가 서씨가 외국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사전합의 없이 지난 3월 단독으로 촬영에 들어가 공동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속편은 전편의 주연 캐릭터를 계승했을 뿐 아니라 주·조연 이름까지 그대로 이어받아 두 영화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며 “이는 ‘저작 재산권자 전원의 합의 없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저작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서세원프로덕션 ‘조폭마누라 2’ 상영금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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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36)은 국내에 개봉한 영화가 없음에도 소수의 열혈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감독이다. 지난해 10월 예술영화 전용관 ‘하이퍼텍 나다’가 주최한 오종 영화제는 애초 2주 예정이었으나 매진사례가 잇따라 두 달로 연장하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다. 근친상간·동성애 등 사회의 금기를 깨뜨려 프랑스의 ‘악동’으로 불리는 오종은 뜻밖에 섬세한 구석이 많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된 오종의 이 국내에 수입됐으나 개봉이 미뤄지면서, 다음 영화 <스위밍 풀>이 그의 첫 국내 개봉작이 됐다(22일 개봉).
오종은 지난 98년 장편 <시트콤>으로 데뷔한 뒤 센세이셔널리즘을 위한 상업적 감독이라는 반대진영도 적잖게 만들어냈지만, 2000년작 <사랑의 추억> 이후 인간 심리를 능숙하게 꿰뚫는 연출로 프랑스에서 상업적 능력과 예술적 야망을 겸비한 유일한 스타감독으로 떠올랐다. 에선 카트린 드뇌브, 이자벨 위페르, 엠마누엘 베아르 등 프
[인터뷰] <스위밍 풀> 감독 프랑수아 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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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델로>의 오프닝과 엔딩은 셰익스피어 원작에는 없는 장면인, 오델로와 데스데모나의 장례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수많은 군인들이 장례식을 호위하는 원거리 숏과 오델로, 데스데모나, 이아고라는 주요 인물의 극대화된 클로즈업이 차례로 병치되는 식의, 마치 추상화와도 같은 감각이 이 시퀀스 전체를 감싸고 있다. 삐죽삐죽 솟은 창들의 행렬과 무표정한 군인들의 ‘특징없는 얼굴들’은 그 동일성에서 빚어지는 극도로 미니멀한 단조로움을 빚고, 반대급부로 관객의 귀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레퀴엠 사운드가 과잉으로 사용되며 그 극단적인 대조가 이끌어내는 불편한 감각은 관객에게 거의 강요되다시피한다. 이 뚜렷한 대조야말로 오슨 웰스가 <오델로>를 통해 그려내고 싶어했던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오델로>는 너무나 다른 것들이 충돌하면서, 상대적으로 좀더 순진하고 선한 존재가 악에 어떻게 이끌리며 파멸해가는가를 그리고 있는 비극이므로, 오슨 웰스는 그 대조를
40년 유랑에서 돌아온 오슨 웰스 <오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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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족 추장 울자나와 부하들은 산 카를로스 인디언 보호구역을 탈출한 뒤 발견되는 모든 백인 거주민들을 잔혹하게 학살한다. 나이든 정찰병 맥킨토시와 풋내기 중사 해리가 그들을 추적한다. 신의 존재를 확신하는 이상주의자 해리는 삶에 지친 듯한 현실적인 맥킨토시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차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던 극단적인 인종 혐오의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 이 끊임없는 죽음의 연쇄고리의 법칙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맥킨토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불문율을 해리에게 일러준다. <키스 미 데들리>나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같은 영화들로 잘 알려진 로버트 알드리치의 염세적이고 차가운 시선은 <울자나의 습격>에서도 빛을 발한다. 여기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도 전적으로 악하거나 선하지 않다. 처음 개봉되었을 때 베트남전의 알레고리로 여겨지기도 했을 만큼 관객이 웨스턴에서 기대하는 일반적인 컨벤션이나 섣부른 낙관주의를 거절한 채 인간의 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울자나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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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빠진 시민은 경찰이 구한다면, 위험에 빠진 경찰은 누가 구할까? S.W.A.T.(Special Weapon And Tactics), 바로 특수기동대다. 특수한 체력과 지략, 첨단무기와 전술을 통해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된 시민과 경찰을 보호하는 경찰 중의 경찰. 이들의 활약상이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특수기동대의 기대주 짐(콜린 파렐)은 테러 진압 중 파트너의 실수로 팀에서 방출되고, 베테랑 요원 혼도(새뮤얼 잭슨)가 새로 조직하는 팀에 스카우트돼 막강한 팀워크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악명 높은 마약상 알렉스(올리비에 마르티네즈)가 자신을 탈출시키는 자에게 1억달러를 주겠다고 공언하면서, 온갖 갱스터 조직은 물론 전 S.W.A.T. 멤버까지 가세해, 혼도의 팀을 궁지로 몰아넣는다.기존의 경찰드라마가 너무 밋밋하다는 게 불만이었다면, 이 영화에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70년대 인기 TV시리즈 <경찰특공대>를 영화화한 <S.W.A.T. 특수기동대>는 <분노
경찰을 구하라,해외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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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뻘서 굴러보실라요?“아아….” 버스에서 내린 취재진의 입에서 일제히 아우성이 터져나온다. 작렬하는 ‘땡볕’에 살이 바로 익을 것 같다. 하지만 촬영장 안으로 한발씩 들여놓는 순간, 엄살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두껍고 무겁고 숨막히는 갑옷으로 몸을 둘러싼 200여명의 연기자가 그늘도 거의 없는 벌판에 널브러져 있었던 것. 8월의 태양이 모처럼 본색을 드러낸 8월4일 충남 부여의 <황산벌> 촬영장 공개는 그렇게 숙연하게 시작됐다.이날 촬영은 차라리 처절했다. 날씨도 날씨려니와, 열흘 넘게 커다란 스케일의 액션장면을 찍어온 배우나 스탭들의 피로가 누적된 터라 실제 전장이라도 된 양 모두 헐떡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촬영분이 신라군의 공세에 대해 백제 병사들이 결사항전을 굳게 다짐하는 장면이었던 탓인지 처절함은 더해 보였다.촬영장소인 백제의 목성 안쪽은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폭우가 막 그친 뒤의 진흙탕을 묘사하기 위해 불도저와 소방차가 동원됐으며, 스탭들은 삽을 들고 땅을
`퓨전역사코미디` <황산벌>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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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프랑스혁명 기념일, 나세르(사미 나세리)와 산티노(브누아 마지멜)는 교외의 물류창고를 습격, 성공리에 강탈한다. 같은 시각, 알바니아 출신의 마피아 대부를 호송 중이던 특수부대 요원들은 보스를 구하려는 마피아들의 공격을 받는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요원들이 다다른 곳은 나세르 일당이 선점한 그 물류창고. 서로의 존재를 오해했던 이들은 생존을 위해 단합하기로 한다.
■ Review
<네스트>는 매우 단도직입적인 영화다. 화면 하단에 출몰하는 디지털 시계가 급박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싶더니, 인물과 정황 설명을 과감히 뛰어넘어, 곧바로 본론으로 직행한다. 창고에 갇힌 주인공들. 살아남기 위해선 창고 밖의 적들을 겨눠야 한다. 죽거나 죽이거나. 이야기는 그게 다다. <네스트>는 차라리 스토리가 있는, 서바이벌 게임 혹은 비디오 게임이다.
내가 살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적(그조차도 분명치 않은)을 죽여야 한다는 극한 상황을 다룬 &l
프랑스판 액션블록버스터,<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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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연변의 고분발굴 현장, 바람둥이 대학생 김철수(조인성)와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딸 오영희(김사랑)는 남북 합동으로 구성한 발굴단의 일원으로 이곳에 도착한다. 철수는 첫눈에 영희에게 반해 꼬시기 위한 수작에 들어가지만 영희는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결국 철수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한다. 먼저 유물을 발굴한 뒤 영희가 발굴한 것처럼 양보하겠다는 철수의 계획은 성공할 것인가?
■ Review
<남남북녀>의 주인공은 철수와 영희다.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 첫머리에서 따온 이 상징적인 이름은 영화의 지적 수준에 걸맞은 진정 탁월한 선택이다. <남남북녀>는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관객을 초등학생 수준으로 얕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코미디라는 이유로 용납되는 한계에 과감히 도전하며 <남남북녀>는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 전개의 새로운 전범을 창출한다.
<남남북녀>의 과감함은 철수와 영희가 어떻게 만나는지 설정한
사랑이야기에서 발견할 수 없는 `사랑`,<남남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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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전설적인 사냥꾼 앨런 쿼터메인(숀 코너리)은 대영제국이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전령을 따라 런던에 돌아온 쿼터메인은 정보국 요원 M이 결성한 ‘젠틀맨 리그’에 참여하게 된다. 뱀파이어 미나 하커, 미국 스파이 톰 소여, 투명인간 로드니 스키너, 불사신 도리안 그레이, 노틸러스 호의 네모 선장, 이중인격을 가진 과학자 지킬 박사가 쿼터메인과 함께 떠날 멤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세계대전을 일으키려는 정체불명의 악당 팬텀에 맞서 싸운다.
■ Review
<젠틀맨 리그>는 가장 유명한 판타지와 SF, 모험소설을 모아 만든 영화다. 동물에 가까운 생존 감각을 지닌 사냥꾼과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뱀파이어, 21세기에 갖다 놓아도 무리없을 테크놀로지와 최정예 부대를 소유한 함장은 각자에게 영화 한편을 맡겨도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을 만한 캐릭터다. 여기에 네명을 더 보태 진용을 짠 ‘젠틀맨 리그’를 어떤 악당이 당해낼 수 있겠는가. 팬텀
눈부신 액션의 소박한 목적,<젠틀맨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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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브레송 특별전이 하필 한여름에 열린다. ‘위대한 시네아스트’라는 부담감을 안고 보더라도, 희한하게 그의 영화는 피서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이건 흔히 ‘초월적’ 또는 ‘금욕적’ 등의 수식어로 묘사되는 브레송 영화에 대한 모욕이 아니다. 물론 브레송 영화는 호러 장르와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 관습적인 내러티브와는 담을 쌓은 듯 보이는데도 더위를 싹 잊게 할 만큼 시선을 끌어당기는 이상한 흡인력, 인물의 심리가 아니라 행동의 표면만을 툭툭 늘어놓는 듯한데도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에 관한 섬뜩한 진실을 순식간에 깨닫게 해주는 오싹함 때문이다.
브레송 영화는 난해하지 않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분해해서 그의 영화는 이러이러하다고 늘어놓는 건 어쩐지 무모해 보인다. 브레송이 세상을 뜬 1999년, <필름 코멘트>가 36쪽을 할애해서 꾸민 브레송 특집에서 총론을 쓴 켄트 존스는 “카메라, 사운드, 테마, 내러티브, 액션, 색채, 연기 등 모든 영화요소의 정교한 협력, 그리하여
[로베르 브레송 특별전] 금욕의 모더니스트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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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입양한 아들 수인과 나름대로 정의로운 변호사 남편, 까탈스러운 시어머니(윤여정)와 병상에 누운 시아버지(김인문)를 둔 가정주부 호정(문소리). 얼핏 평범해 보이는 집안이지만, 남편 영작(황정민)은 젊은 애인 연(백정림)과의 섹스에 탐닉해 있고, 시어머니는 초등학교 동창과 바람이 나서 “생전처음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고백하며, 호정 역시 옆집 고등학생 지운(봉태규)과 심심풀이 ‘찐한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차 안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던 영작의 차가 술취한 우체부 지루(성지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으면서 이 가족은 아슬아슬한 균열을 넘어 붕괴의 순간을 맞는다.
■ Review
<처녀들의 저녁식사> <눈물>을 잇는 임상수 감독의 세 번째 영화 <바람난 가족>은 대한민국 남성들의, 혹은 감독 스스로의 ‘고해성사’ 같은 영화다. 사회적 우위를 계승받아 고의적이든 고의적이지 않든 폭력의 역사에 동참했던 ‘미성숙’의 남자들이, 길게
서늘한 붕괴가족의 앙상한 기운,<바람난 가족>